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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받은 한국인 유전자

축복받은 한국인 유전자   외국인 특히 백인이나 흑인들이 한국에 와서 ‘기분 좋게’ 깜짝 놀라는 경우가 있다. 여름에 승객이 많은 지하철을 탔는데, 역한 땀냄새가 나지 않아서다. 이들이 당황하는 경우도 있다. 올리브영에서 데오드란트(겨드랑이 냄새 제거제)를 사려는데, 구석에서 힘들게 겨우 찾고 보니 가격이 엄청 비싸기 때문이다. (한국인들은 사용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모두 겨드랑이에서 나는 냄새 즉 암내 때문에 일어나는 일들이다.사람의 겨드랑이에 집중된 아포크린샘에서 나오는 분비물이 피부 표면의 박테리아와 만나 분해되면서, 특유의 시큼하고 지독한 암내(액취증)를 풍기게 된다. 이 아포크린샘의 분비 활성도를 조절하는 것이 바로 ABCC11 유전자인데, 이 유전자는 두 가지 타입으로 나뉜다고 한다.우성인 대립유전자 G의 경우, 아포크린샘 분비가 활발하여 땀 냄새가 강하게 난다. 하지만 열성인 대립유전자 A의 경우, 아포크린샘 분비가 극도로 적어 땀 냄새가 거의 안 난다.중요한 건 한국인들은 거의 100%가 A 타입 유전자를 갖고 있어서 냄새가 안 나지만, 신기하게도 한국에서 멀어질수록 냄새 날 확률이 올라간다는 점이다. (지도 참고)* 냄새 안 나는 A 유전자 보유 비율: 중국인 약 80% ~ 90%, 일본인 약 70% ~ 80%, 동남아시아 약 30% ~ 60%, 북중남미 원주민들 약 30% ~ 50%, 유럽 및 아프리카계 약 1% ~ 3% 미만)   지도를 잘 보니 “어떻게 이렇 수가 있지? 정말 기가 막힌다”라느 말이 절로 나온다. 한국인 자체로 ‘축복받은 신체’이자, 자랑스런 유전자다.   이렇게 된 이유를 제미나이에게 물었다.약 3만~4만 년 전 마지막 빙하기 때, 인류가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추운 북방을 통과했다. 극도로 추운 환경에서는 몸의 열을 보존하는 것이 최우선이므로, 분비물이 많은 아포크린샘의 활동을 줄이는 것이 유리했다. 겨드랑이나 몸에 땀이 많이 나면, 그 땀이 얼어붙으면서 치명적인 동상에 걸리기 때문이다. 결국 땀과 냄새 유전자(G 타입)를 가진 사람들은 대부분 도태되거나 다른 지역으로 흩어졌고, 반면 땀과 냄새가 안 나는 유전자(A 타입)를 가진 극소수의 사람들이 살아남아 동북아시아 지역에 자리를 잡고 번성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이렇게 한반도로 들어온 초기 정착민 집단(창시자 집단)이 유독 이 A 타입 유전자를 순도 높게 가지고 있었고, 지금까지 이어내려 왔다고 한다.(‘한국인은 북방계와 남방계의 이주민들로 이루어졌다고 배웠는데?’라고 물으니, 제미나이는 ‘유전적 대융합’에 의해 우성이지만 소수였던 남방계의 '땀 냄새 유전자(G)'만 싹 걸러져 소멸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 시베리아와 만주에 사는 사람들도 한국인과 같아야 하지 않을까?만주는 중국인과 시베리아는 러시아인과 섞이며, 냄새가 안 나는 A 타입 비율이 줄었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인만은 한반도의 지리적으로 닫힌 구조로 인해, 다른 민족들과 섞이지 않고 순도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한반도 안에 갇혀서, 좋은 점도 있다는 건 처음이다.요즘 국제결혼이 증가추세인데, 배우자에게서 냄새가 나는 지를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냄새나는 유전자가 우성이므로, 2세 역시 냄새날 확률이 높다. 평생 같이 살다 보면, 냄새에 익숙해지겠지만...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실금 하나 갔을 뿐인데

실금 하나 갔을 뿐인데   어쩌다 등쪽 갈비뼈에 실금이 갔다. (사진은 자료사진임)처음엔 담인가도 싶었지만, 증상이 너무 깊게 느껴져 정형외과로 향했다. 결과는 ‘갈비뼈에 가는 금이 살짝 갔다’고 한다. 고작 실금 하나 갔을 뿐인데, 느끼는 통증은 몸 전체로 퍼진다. (당해 본 사람만 알 것임)나이 먹은 건 생각하지 않고, 그동안 건강을 자신하며 너무 나댔나 보다.   살다살다 뼈에 손상이 간 건 처음이다. 골다공증도 아닌데, 허무하게(?) 당해서 억울하기도 하다.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창피해서 말도 못 한다.   일단 몸에 힘을 줄 수가 없다. 과격한 움직임은 당연히 안되고, 재채기라도 하는 순간 등쪽에서 시작된 통증이 온몸에 퍼진다. 심지어 코도 못 푼다. 상체를 움직이지도 못한다. 상체를 숙일 것 같으면, 다리를 굽혀 해결한다. 배변도 힘들어, 유산균 등을 총동원하고 있다. 예약되어있던 치과치료도 연기했다.가장 힘든 건 누웠다 일어 나는 행동이다. 몸을 이리저리 굴려 가며 간신히 상체를 세운 뒤. 다리 힘만을 이용해 일어선다.   얼마 전 필자의 지인이 발에 금이 갔다고 깁스를 했는데, 별 통증 없이 술만 잘 마셨다. 하지만 갈비뼈는 발하고 달라서, 웃지도 못하고 숨도 크게 못 쉰다. 손발을 깨작거릴 뿐,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어쨌든 갈비뼈에 금이 가고 나니 생활이 바뀌었다.우선 필자가 거의 매일 마시던 술을 끊었다. 저녁 시간이 텅 비었다. 아침마다 하던 실내 운동도 접었고, 계단이나 파워워킹 등의 실외 운동도 못한다. 하루에 두 번, 20분 쯤 동네를 살살 산책하는 게 전부다. 시간이 남아 난다.사무실에 나와서 글 하나 올리고 집으로 퇴근한다. 집에 있는 시간만 늘고 있다.   이러니 갑자기 여유가 넘친다.뭐라도 (운동이라도) 해야 된다는 잠재적 중압감마저 없어지니, 마음까지 편하다. 이런 느낌은 태어나서 처음인 것 같다.몸은 힘들지만, 오랜만에 아무런 부담 없이 좀 쉬어야겠다.   아울러 나은 후에도, 행동에 조심해야 할 나이임을 확인했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자리양보

자리양보   며칠 전에 종로5가에서 대학로를 지나는 버스를 탔다. 마침 뒤쪽에 자리가 비어서 앉았다. 다음 정류장에서 여러 사람들이 탔는데, 그중 80 정도 연세가 돼 보이시는 분이 저 앞에 섰다. 주변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둘러보니, 필자가 그 할머니 다음으로 나이가 들은 것 같았다. 하지만 이리 오시라 해서 자리를 양보하고, 그 할머니가 계셨던 자리쯤에 섰다.   그런데 주변을 둘러보니 죄다 20대로 보이는 젊은이들이었다. ‘요즘 젊은이들 다 그렇지, 뭐’라고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다음 정류장인 대학로에서 그 젊은이들이 모두 우르르 내리는 것 아닌가?순간 ‘이게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다.어차피 다음 또는 다다음에 내릴 건데, 조금 일찍 일어나서 노인에게 양보하면 얼마나 보기도 좋고 본인도 뿌듯할까?   필자만 해도 국민(초등)학교 때부터, 어른들에게 자리 양보해야 한다고 배웠다. 지금으로 치면 노약자/어린이에 속할 나이였지만, 당시엔 9살짜리 어린이가 50대 어른에게 자리를 양보해야 했다. 지금도 그 영향으로 자리에 앉아 있는데 노인이 앞에 서면 영 마음이 편하지 않다. 차라리 일어나 자리를 양보하곤 한다.   그런데 요즘은 그렇게 가르치지 않는 건지, 젊은이들이 배려심이나 예의가 없는 건지, 이기적인 건지 모르겠다. 자리 양보하는 경우를 점점 보기 어렵다.   물론 노인에게 자리를 양보해야 할 의무는 없다. 그리고 요즘은 자기만 생각하는 젊은이들에게 그런 걸 바라는 마음도 많이 줄었다.하지만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어차피 곧 내릴 건데 좀 일찍 일어나 양보하는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어떤 이들은 요즘 젊은이들이 휴대폰에 정신을 팔려서 그렇다는 변론도 한다.글쎄...다수의 젊은이들이 노인이 옆에 선 것도 모를 만큼 휴대폰에만 빠져서 집중하다가, 내릴 때가 되니 모두 정확히 알아서 내린다?필자도 버스에서 휴대폰을 보지만, 사람들이 계속 부딪히며 가다 서다 반복하는 버스의 속성상 설득력이 떨어진다.   부모를 모시지만, 처음 자식들과는 따로 사는 세대.노인들에게 자리 양보하지만, 젊은이에게 자리 양보 받을 수도 생각도 없는 세대.바로 필자가 속한 베이비붐 세대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미래를 위한 투자

미래를 위한 투자   요즘 반도체를 비롯한 한국 산업의 진격을 보고 있자면, 가끔 가슴이 웅장해지곤 한다.이는 우리나라 산업의 경쟁력이 우위에 있음을 방증하기도 한다.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대표적인 사례가 저렴한 전기요금이다. 특히 일본과 비교하면 더욱 차이가 난다.   1970년대에 들어서 한국은 급격한 산업화로 전력 수요가 폭증했는데, 전기를 보낼 때 ‘송배전 손실률’이 무려 30%에 달했다. 발전소를 아무리 지어도 전기의 3분의 1이 길바닥에서 증발하는 셈이었다.이때 한국 전력 산업의 아버지라 불리는 한만춘 박사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220V 전압 승압을 정부에 제안했다. 전압을 높이면 같은 전력을 보낼 때 에너지 손실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산업화의 천재’ 박정희 대통령은 (언제나 그랬듯이) 주변의 수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를 받아들이기로 결심했다. 당장 먹고 살기도 힘들었지만 미래를 보고 투자를 시작한 것이다. 승압 사업을 시작할 때가 한국은 전기 보급을 한창 시작과 맞물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 사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1973년에 시작된 '배전 승압 사업'이 사업은 국가 전역의 전력 인프라를 완전히 바꾸는 거대한 작업이었기에 무려 32년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되었으며, 2005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전국적인 승압이 완료될 수 있었다. 그 결과 한국은 송배전 손실률을 3.5%대까지 떨어뜨리며, 세계 최고 수준의 전력 효율을 가지게 되었다.   이것은 단순히 전력망이나 전력 설비만 바꿔서 되는 일이 아니었다. 자의든 아니든 모든 국민이 동참해야 했다. 따라서 1990년대만 해도 집집마다 변압기(트랜스)가 몇 개씩 있었고, 2000년대 초까지 신축 건물엔 110V 콘센트가 같이 설치되기도 했다. 심지어 가전제품의 경우 110V와 220V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모델들이 출시되었다. (제품 가격은 당연히 올라간다)   반면 일본은 정반대였다. 일본은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근대화에 성공했고, 그 덕분에 1970년대 이미 전 국가에 100V 기반의 전력망과 가전제품이 촘촘히 보급되어 있었다. 역설적이게도 이 '너무 일찍 이룬 성공'이 덫이 되었다.일본 전력업계도 200V대로의 승압이 효율적이라는 것을 진작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미 1억 명이 넘는 인구와 수억 대의 가전제품, 전국의 모든 전신주와 변압기를 뜯어고치는 비용은 국가 예산을 통째로 쏟아부어도 모자랄 지경이었다. 지금도 100V를 사용하는 일본은 상대적으로 비싼 전기료를 부담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유럽과 대비된다.유럽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폐허간 된 상태에서, 1950년대부터 220V를 채택하며 재건했다. 일본도 마찬가지로 폐허를 복구하면서 승압할 기회가 있었다. 다만 그냥 안주했을 뿐이다. 한국전쟁으로 인한 갑작스런 특수를 누리면서, 기회를 놓쳤을 수도 있다.   어쩄든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 전기차(EV)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첨단 산업 시대가 도래하면서, 100V는 일본 경제의 목을 죄고 있다.가장 치명적인 것은 전기차(EV) 보급이다. 글로벌 표준인 220V 기반의 완속 충전기는 밤새 차를 세워두면 완충이 되지만, 일본의 가정용 100V 콘센트로는 하루 종일 꽂아두어도 충전이 불가능하다. 결국 일본 소비자가 전기차를 사려면 주차장까지 고압선을 새로 까는 별도의 대공사를 해야 한다. 이 장벽은 일본의 전기차 전환을 늦췄고, 일부 일본 자동차 기업은 전기차 생산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무엇보다 노후화된 100V 배전망을 유지하기 위해 일본 전력회사들이 지불하는 비효율 비용이 고스란히 기업용 전기요금 단가에 녹아있어, 일본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한국보다 2.5배에서 3배 가까이 비싸다.따라서 빅테크 기업의 초거대 데이터 센터와 반도체 공장 유치에서도 한국이 우위를 점한다.   약 50년 전, 미래를 내다보는 과감한 인프라 투자와 결단이 지금의 기술 패권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자산이 되었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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