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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회와 IMF

참치회와 IMF   참치를 국어사전에서 검색하면 “‘다랑어’를 일상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나온다. 일설에 의하면 다랑어회를 팔기 위해 참치란 말을 만들어 냈다고도 한다.   참치회가 일본의 영향을 받아 대중화된 것은 80년대 말에서 90년대다. 그 전까진 국내에선 잘 먹지도 않았고, 다랑어라고 불렀다. 동원과 사조 등 원양선단들이 잡은 다랑어의 거의 전량을 수출했다.   어쨌든 참치가 대중화 된 것은 동원과 사조가 앞다퉈 참치횟집을 보급하면서부터다. 필자도 처음 참치회를 보면서 ‘뭐 이런 회가 다 있나’ 싶었다. 부위마다 맛과 생김새가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에 싸서 먹고 다양한 메뉴가 등장하는 것도 흥미로웠다. 그런데 필자의 입맛이 싸구려라 싼(최고급은 아닌) 부위가 맛있게 느껴졌다. 필자는 질긴 결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결이 없는 새빨간 부위와 약간의 기름기가 느껴지는 하얀 부위를 좋아한다.   그런데 어느 날 신입 사원 시절에 팀 회식으로 참치횟집을 갔는데, 주방장이 참치 눈알을 들고 왔다. 한 마리에 두 개만 나오는 귀한 부위(당연한 얘기)라고 자랑했다. 팀장이 신입사원인 내게 권했다. 입이 짧은 필자는 참치 안구 안의 미끈한 액체를 구역질하듯 억지로 마셨다. ‘귀하긴 무슨... ㅠㅠ’   참치횟집을 가면 꼭 망설여지는 대목이 나온다, 주방장 특선이라며 주방장이 따로 추가 회를 가져오는 경우다, 이럴 때 팁을 줘야 하는 게 불문율이다. 당시에 우리 부서장이 2만원을 건넸다. 지금 생각해 보면 엄청난 금액이다. 하지만 참치회가 성행한 시기와 우리나라가 IMF 전에 흥청망청하던 시기와 묘하게 겹쳐진다. 그래서 당시엔 ‘통이 좀 크구나’ 정도로 생각했다.   당시 참치회는 분위기가 깔끔하고 좀 고급스러운 느낌이었다. 주방장들도 떼돈을 벌었다.하지만 흥청망청하던 분위기가 IMF로 사라지면서 참치횟집 인기도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동원이나 사조참치도 크게 줄었다. 지금도 가끔 생각나지만, 참치회에는 기본 단가가 있다 보니 내 돈 내고는 선뜻 가게 되지 않는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에어컨이 없으면?

에어컨이 없으면?   요즘 같은 이상 더위 즉 폭염인 여름에 에어컨 없이 산다는 건 상상하기 싫다. 하지만 필자가 어렸을 때만 해도 에어컨은 구경하기도 힘들었다. 그나마 쉽게 볼 수 있는 곳이 은행이었다. 대형 에어컨에서 시원한 바람이 쏟아져 나오는데, 그렇게 시원하고 신기할 수 없었다.버스에도 에어컨은 없었다. 그러다보니 여름엔 (비가 오면 못하지만) 창문을 모두 열고, 천장에 있는 환풍구도 열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터널을 지날 때면 모두 닫아야 했다. 만약 터널이 막히기라도 하면 찜통 더위와 냄새 속에서 신음해야 했다. 특히 비가 오면 창문도 못 열고 습한 기운에 찜질방이 따로 없었다.지하철도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지하철 천장엔 돌아가는 선풍기라도 있었지만 큰 소용이 없었다.버스나 지하철에서 내리면 옷이 다 젖고 땀으로 목욕하다시피 했다.   일반 사무실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최신식 빌딩이 아니면 에어컨이 없었고, 그나마 선풍기라고 있으면 다행이었다. 그런데 사무실에 선풍기가 돌아가면, 서류가 날아다니고 심지어 (당시엔 사무실에서 담배를 피웠으므로) 담뱃재와 먼지들도 허공에 날아다녔다.   식당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여름엔 펄펄 끓는 뜨거운 음식 먹기가 힘들었다. 가끔은 이열치열이라고 일부러 땀을 줄줄 흘리며 굳이 뜨거운 음식을 먹는 경우도 있긴 했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학교엔 방학이 있어 좀 덜하긴 하지만, 필자가 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무더위에 꽤 고생했다. 하지만 요즘 학생들은 무조건 에어컨을 찾는다. 그래서 더위에 약하다.   하지만 지금은 에어컨 없는 건물이나 사무실은 사실상 없다. 집에서도 에어컨은 필수 가전이다. 그러니 전기 사용량이 급증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서울 시내 한복판에 에어컨이나 난방이 안 되는 상가가 있다. 대표적인게 낙원상가다.특히 낙원상가 지하는 식당가인데 냉난방이 모두 안된다. 지하라 좀 덜 춥거나 덜 덥긴 하지만, 음식을 조리하는데 발생하는 열 때문에 아주 시원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니 한여름에 선풍기에 의지해 음식을 먹어야 한다. 따라서 가격은 싸다. 주머니가 가벼운 사람들은 더워도 그곳을 찾는다.   만약 에어컨이 사라진다면?그동안 에어컨에 익숙해져서 더위를 많이 타게 된 사람들에겐 지옥이 따로 없을 것 같다. 선풍기로도 충분한데도 특히 젊은이들은 더운 걸 더 못 참는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다. 집에서라도 에어컨을 켜지 않고 선풍기나 사워로 버티며 살아가는 보는 게 건강이나 환경 보호에 좋지 않을까?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이성교제 금지

이성교제 금지   필자가 중고생 시절, ‘이성교제 금지’란 말을 많이 들었다. 실제 학칙에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성교제를 하다가 걸리면 정학당한다는 설이 있을 정도였다.   당시만 해도 사회 분위기가 ‘남녀칠세부동석’이란 문화의 끝자락에 있었다. 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 남녀 반을 가르고, 중고교도 거의 남고나 여고였다. 한창 사춘기 시절에 피 끓는 청춘 남녀가 분리되어 있으니, 환상과 호기심이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고2 때 친구 하나가 “여자도 똥을 누냐?”라고 말해 주변 친구들을 놀래킨 적이 있을 정도였다. 필자가 “너희 어머니는 여자 아냐?“라고 물으니, 그 친구는 ”엄마도 여자인 건 맞는데...“라며 혼란스러워했다.심지어 여성이 ‘여중 - 여고 – 여대’ 졸업한 걸 ‘남자를 모르는 정숙한’ 여성인 것처럼 생각하기도 했었고, 일부러 여대를 선택하기도 했었다.   또한 부모님이나 선생님들은 이성을 사귀면 엇나가거나 공부를 못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고등학교까지 열심히 공부만 하고, 대학 가서 실컷 미팅하고 여자 만나라’라는 얘길 많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학생들은 과감하게 이성교제를 했다. 빵집에 모여서 미팅도 했다. 그런데 이성교제도 하고 공부도 아주 잘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부모님과 선생님 말씀이 아주 틀린 건 아니다. 하지만 이성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을 키워준 사회와 교육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요즘 학생들에게 이런 얘길 하면 이해를 못 한다.우선 남녀공학이 많아졌다. 필자의 딸과 아들 모두 남녀 공학 출신이다. 공학을 다니면 이상에 대한 환상이 사라진다. 같은 반 남녀 친구들에게 이성 교제를 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또한 이성에 대한 사회 분위기가 크게 바뀌면서, 남고나 여고를 다녀도 과거처럼 심하게 문제가 되진 않는다. 이성 문제로 공부를 망쳤다는 얘기도 별로 없다.   옛날식 사고방식으론 이해가 안 되겠지만, 요즘 세대에게 건전한 이성교제는 교육적 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이성교제 금지’로 생기는 문제가 더 크지 않을까 싶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남성들만 가능했던 목물

남성들만 가능했던 목물   필자가 어렸을 때만 해도 대부분 가정엔 목욕 시설이 없었다. 그래서 남성들은 여름에 더울 땐 수돗가나 우물가에서 목물(등물 또는 등목이라고도 함)을 하고 머리도 감았다. 상의를 벗고 엎드려 등에 찬물을 부으면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었다. 사실 더울 때 땀과 열이 가장 많이 나는 곳이 목과 등 그리고 머리다.   그런데 목물은 남성들에게나 해당되는 일이다.그러면 여성들은 그 더운 여름에 어떻게 씻었을까?   대부분 여성들은 남성보다 의상을 더 많이 걸친다. 그리고 과거엔 노출을 심하게 입을 수도 없었다. 여름에도 속옷과 속치마 등을 입고 또 겉옷을 입었다. 그 상태에서 한여름 땡볕에 밭일이나 길쌈 등 노동까지 했다. 남성들이야 마당에서 목물을 하든 (밤에) 벌거벗거나 팬티 바람에 씻기라도 했지만, 필자의 어머니 세대만 해도 드러내고 씻을 수도 없었다. 고작 밤에 광 같은 곳에 물 조금 떠다가 숨어서 요기조기 씻으면 그나마 다행인 경우도 많았다. 물론 시골에선 여성들끼리 밤에 냇가에 가서 씻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밤까지 참고 기다려야 그나마 가능했다.그래서 조악하더라도 여름에 물을 끼얹을 수 있는 공간이면 땡큐였다.   지금 여성들은 여름이면 어디서나 에어컨 틀고, 짧은 옷을 입고, 언제든 샤워를 할 수 있다.하지만 예전 여성들은 더위에 못 이겨 땀 줄줄 흘리다 땀띠가 나도, 치마를 함부로 걷지 못했다.   남성들처럼 목물도 못하던 예전 여성들의 여름나기는 정말 힘들었다. 한여름 어머니 이전 세대 여성들은 무더위를 어떻게 버텼을지, 새삼 대단하단 생각이 든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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