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밥맛
세계 최고의 밥맛 필자라 어렸을 때 ‘아키바리’란 단어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아키바리는 일본의 대표적인 쌀 품종으로 밥맛이 좋기로 유명하고, 지금도 그 품종을 우리나라에서 생산하고 있다.하지만 그런 뜻 외에 핵심 또는 알짜 등의 의미로도 사용했다. 그만큼 일본의 쌀이 좋다는 의미기도 했다. 지금도 일본은 ‘쌀’만큼은 일본 쌀이 세계 최고라고 생각하고, 품종만 거의 천 가지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실제 일본인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밥을 먹으면 그 맛에 놀란다. 밥맛이 생각보다 좋기 때문이다. 어떻게 된 일일까?사실 우리나라는 통일벼 재배 등으로 맛에선 일본에 비해 크게 떨어졌었다. 하지만 이후 지속적인 개량사업으로 지금은 쌀의 질이 크게 개선되었다.그런데 최근 일본의 쌀값이 3배로 급등하고 품귀현상까지 일면서, 우리나라 쌀이 일본으로 수출되고 있다.일본에 한국 쌀이 판매된 것은 2011년과 2012년 동일본 대지진 때 구호용을 제외하고 이번이 처음이다.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농협은 지난 10일 쌀 2톤을 일본에 수출했고, 이 쌀은 판매 시작 열흘 만에 완판됐다. (사진) 20일에는 10톤 규모의 추가 물량 선적도 이뤄졌고, 또 추가 10톤의 수출 시기도 조율 중이라고 한다.그만큼 우리나라 쌀의 질이 좋아졌다는 의미기도 하다. 하지만 밥맛이 크게 좋아진 또 하나의 비결은 바로 밥솥이다. 필자가 어렸을 때엔 누구나 일본에 가면 무조건 사 오는 상품이 ‘코끼리밥솥’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나라의 밥솥 성능이 훨씬 좋아졌다. 압력으로 밥을 지어서 밥맛도 좋고, 보온 기능도 뛰어나다.그러다보니 지금까진 중국인들이 밥솥을 많이 사 갔지만, 이젠 일본인들도 종종 사 간다고 한다. 이제 대한민국은 ‘밥맛’에서 세계 최고인 나라가 되었다.따라서 ‘밥맛 없다’는 말을 하면 안 되는 나라다.(입맛이 없다고 해야 한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한덕수는 어디에?
한덕수는 어디에? 대선 사전투표일이 불과 이틀 남았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이 좁혀져 가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한 표가 아쉬운 입장이다.이유와 과정이 어떻든 한동훈 전 대표도 김문수 후보의 선거 유세에 합류했다. 또한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를 포함해, 국민의힘 입장에선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쏟아 붇고 있다. 그런데 꼭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안 보이는 사람이 한 사람 있다.바로 한덕수 전 총리(이하 호칭 생략)다. 한덕수는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윤빠 똘마니들이 온갖 편법을 동원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옹립하려 했던 인물이다. 그리고 단일화에 모든 걸 걸겠다고 했다. 본인으로 단일화가 될 것으로 확신했던 것 같다. 하지만 너무나 치졸하고 악랄한 방식에 당원들과 국민이 등을 돌리며, 결국 김문수로 후보 단일화가 되어 버렸다. 한덕수는 속은 쓰렸겠지만, 당시 김문수 후보를 만나 지원할 것처럼 보였다.그랬던 한덕수가 지금까지 김문수 후보를 위해 한 게 아무것도 없다. 한덕수는 5 18 묘역에 참배하러 갔다가 군중들에게 저지당하자, ‘저도 호남사람입니다’라고 외친 바 있다. 윤석열과 똘마니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최종 후보 단일화까지 갔던 사람이라면, 호남을 중심으로 김문수 후보의 유세를 도와야 했다. 그게 정치적 도리 아닌가? 만약 한덕수가 국민의힘에서 정치를 계속할 사람이라면 어떻게든 김문수 후보를 지지하며 도왔겠지만, 앞으로 그럴 가능성이나 생각이 없다는 얘기다. 또한 그 만큼 사람이 딱 공무원 할 사람이지, 정치할 사람이 아니란 방증이다. 그런 사람이 대통령 후보를 하겠다고 나선 걸 보면 참 한심스럽다.정말 깜이 안 되는 인물이다. 그런 사람을 옹립하려 했던 윤석열과 똘마니들은 한덕수에게 김문수를 지지하라고 보채지 않고, 지금 뭐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해서라도 모두 쓸어버려야 할 사람들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벚꽃축제, 차라리 하지 말지...
벚꽃축제, 차라리 하지 말지... 지난 해 이맘 때, 필자는 “벚꽃 구경하기 가장 좋은 곳에 대한 조사 결과 1위에 잠실 석촌호수가 선정되었다”는 내용을 올린 적이 있었다. 그만큼 필자가 운동 삼아 자주 찾는 석촌호수는 벚꽃놀이 하기 정말 좋은 곳이다. 그런데 벚꽃축제 계획은 최소한 몇 달 전에 확정해야 하지만, 기후온난화로 벚꽃축제 날짜 잡는 게 정말 힘들다. 아마 기상청도 제대로 못 잡을 것 같다.2년 전인 2023년 3월엔 기온이 높아 벚꽃이 일찍 폈다. 평년에 비해 14일 정도나 일찍 개화하여, 3월 26일경에 만개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4월 5일부터 9일까지로 잡혔다. 벚꽃이 다 지고 난 뒤에야 벚꽃축제를 했으니, 주최 측인 송파구는 상당히 곤혹스러웠을 것이다. 그래서 다음해인 2024년에는 또 벚꽃이 일찍 필 것으로 예상해, 나름 잘한다고 일정을 3월 27일로 당겨서 벚꽃축제를 열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또 불행하게도 3월에 날씨가 쌀쌀해서 벚꽃이 4월 3일에나 개화했다. 또 벚꽃 없는 벚꽃축제를 했으니, 통탄할 노릇이다. 그럼 올해는 어떻게 됐을까?주최측인 송파구에선 지난 2년간의 경험에서 교훈을 얻어(?), 애매하게 4월 2일부터 6일까지로 벚꽃축제 일정을 잡았다.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필자는 축제 이틀째 되는 날인 4월 3일 오후에 석촌호수를 찾았다. 올해 꽃샘추위가 늦게까지 이어져서인지 벚꽃이 이제야 피기 시작했다. 정확히 표현하면 볕이 잘 드는 곳은 일부 꽃 피기 시작했지만, 대부분의 벚꽃은 봉오리 수준이다. (사진) 축제가 끝나는 날인 6일엔 비로소 벚꽃이 꽤 보일듯하다. 벚꽃이 몇 개라도 달려 있으니 지난 2년에 비해선 선방(?)한 셈이지만, 축제라고 해서 일찌감치 구경 온 사람들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한 수준이다. 축제 날짜를 사나흘 또는 일주일 정도 뒤로 미뤘으면 좋았을 것 같다. 벚꽃 피는 날짜 때문에 여러 사람 피곤하다.지자체들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려고 ‘축제’ 같은 것에 너무 집착(?)하는 것 같다. 쓸데 없이 예산 낭비하면서 벚꽃 없는 벚꽃축제를 하느니, 차라리 ‘축제’를 하지 않는 게 낫다. 굳이 축제를 하지 않아도 벚꽃은 피고, 구경 올 사람들은 다 온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존속유기치사?
존속유기치사? 최근 중앙일보에 게재된 기사로, 몇 년 전 얘기라고 한다. 68세 여성 이 모씨는 요로상피암 말기 환자였는데, 수차례의 항암 치료에도 끝내 치료 불능 판정을 받았다. 남편은 이미 10년 전 세상을 떠났고, 그녀 곁엔 딸 하나뿐이었다. 이 씨의 몸이 점점 움직이지 않게 되자, 출가한 딸이 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함께 살기 시작했다.그러나 이 씨에겐 살아 있는 것 자체로, 또한 딸에게 짐이 되는 것이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고통이었다. 암세포는 폐로, 간으로 전이됐다. 병원비는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미래는 막막했다. 통증이 심할 때마다 어머니는 말했다. “한강에 가서 죽고 싶다”그러던 어느 날 아침 어머니는 말했다. "한강에 바람 쐬러 가자"딸은 어머니에게 말없이 하얀 양말을 신겨주고, 택시를 불러 타고 한강 근처에 도착해 휠체어를 밀며 둔치로 향했다.강 가까이 휠체어를 세우고 딸은 멀찌감치 물러섰다. 이 씨는 몸을 간신히 움직여 강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경찰이 딸에게 적용한 죄는 ‘존속유기치사’ 참 슬픈 얘기다.딸에게 죄가 있다면 스스로 죽어가는 어머니를 구하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그 어머니는 살아가는 자체가 엄청난 고통이고 딸에게도 너무 미안해, 스스로 선택한 죽음이다. 그런 어머니를 잘 아는 딸은 어머니의 선택을 도왔을 뿐이다. 법이나 이론과 실제와는 다르다. 막상 자신이 저런 상태라면, 어떻게 하는 게 효도이고 잘한 선택이라 할 수 있을까? 필자도 나이를 먹다보니 남의 일 같지 않다.만약 내가 저 어머니의 경우라면, 사는 것 자체가 고통이고, 치료가 되지 않는 치료비도 문제다. 게다가 가족의 희생도 가슴 아프다. 그러면 차라리 죽는 게 나을 것 같다.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사람들에게 자신의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안락사)가 필요하다. 국가도 누구도 죽을 때까지 고통을 강요할 수는 없다. 못 죽게 하는 게 인권이 아니라, 자신의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게 환자의 인권이다. 그래야 위의 경우처럼, 가족에게 죄를 씌우지 않고 편안히 갈 수 있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애국 vs 매국
애국 vs 매국 얼마 전 경복궁역 근처에 갔다가 3번출구 근처에 걸려 있는 현수막을 보고 깜짝 놀랐다.(사진) 해당 현수막에는 '중국 유학생은 100% 잠재적 간첩'이라고 적혀 있는 게 아닌가? 외국인 특히 중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지나는 길에 이런 현수막이 있다니. 자세히 보니 해당 현수막은 내일로미래당에서 게시한 것이었다. 내일로미래당은 박석우 대표가 이끄는 극우정당으로, 충청의미래당이 최근 당명을 바꾸었다. 그런데 이 당은 지난달 '한국인은 1등급이 의대 탈락! 중국인은 6등급이 의대장학금!'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중국인들이 집회에 참석한다며 반중정서가 확산된 적이 있었는데, 그의 연장이 아닌가 싶다. 참으로 어이가 없다.물론 극히 일부 중국인들이 집회에 참석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참석했다 하더라도, 표현의 자유라고는 없는 중국에서 벗어난 유학생들이 제대로 된 정치의 자유를 처음 느껴보고 싶어서 참가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런 근거 없이 중국인들을 혐오할 이유도 없고, 그것을 (잠재적) 간첩이라 할 수 있나 싶다.만약 중국 베이징에 ‘한국 유학생은 100% 잠재적 간첩’이라는 현수막이 내걸리면, 우리나라 국민은 기분이 어떨까? 또한 교육부에서 '한국인은 1등급이 의대 탈락! 중국인은 6등급이 의대장학금!'이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발표도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내일로미래당’은 반중정서의 가짜 뉴스를 계속 퍼트리고 있다. 내일로미래당이 극우정당이어서, 친미를 강조하기 위함으로 추정된다.하지만 모든 국제 관계는 국익이 우선이다. 아무 근거 없이 중국인을 배척하고 가짜 뉴스를 양산하는 건 국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들은 국격과 국익을 까먹고 있다. 내일로미래당과 그 주장을 보면 마치 사이비 종교와 광신도 집단을 보는 것 같다. 국회의원에서 지자체 단체장이나 의원까지 단 한 명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당의 법률적 특혜를 이용해 말도 안되는 반(反)국가적 선동질을 하고 있다. 그들은 ‘애국’하고 있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실은 ‘매국’하고 있을 뿐이다. 국익을 위해서 반국가적인 이런 정당을 해체해야 한다. (종로구청은 해당 현수막이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옥외광고물법) 제8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통상적인 정당활동으로 보장되는 정당의 정책이나 정치적 현안에 대한' 현수막인지, 종로구선거관리위원회에 질의한 상태라고 한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소 잃고 외양간 확실히 고쳤다
소 잃고 외양간 확실히 고쳤다 우리는 22년 전 ‘대구 지하철 방화 사건’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사진)2003년 2월 18일 오전 9시 53분경, 대구 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에서 김대한(당시 56세)이 휘발유를 이용해 방화를 저질러 대형 화재가 발생한 사건이다. 이 사고로 192명이 사망하고 151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인명 피해가 큰 철도 사고로 기록되었다.당시 화재 열차 기관사가 전원을 끄고 대피하는 바람에 출입문이 닫혔으며, 맞은 편에서 옆으로 들어 온 열차에 옮겨 붙어 화재를 키웠다. 역 전체가 유독 가스로 꽉 찼고,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 온 국민이 슬픔에 잠김과 동시에 분노에 찼었다. 대응에 이렇게 취약한지에 대해 질타가 이어졌다. 당시 지하철 공사에선 내부에서 누군가 방화할 것에 대해 전혀 예측이나 대비가 없었다. 이후 화재의 원인이 된 지하철의 바닥이나 의자 등 내장재들이 모두 불연 또는 내연 소재로 바뀌었고, 칸마다 소화기가 비치되었다. 또한 내부에서 문을 개방할 수 있도록 바뀌었으며, 화재에 대한 대응 매뉴얼 마련과 직원 교육도 실시되었다. 지금도 열차 내 모니터에선 화재 대비 요령에 대한 영상이 나온다. 물론 이를 위한 많은 비용도 감내해야 했다. 그로부터 약 22년이 지난 2025년 5월 31일 오전, 지하철 5호선 열차 안에서 60대 남성이 방화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렀다. 다수의 승객들은 놀라서 열차 맨 끝 칸으로 대피했다. 어떤 승객은 마치 영화 부산행 같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승객과 기관사의 적절한 대처로, 21명이 경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되는데 그쳤다. TV 뉴스에 소개된 현장을 보면 그을음은 있지만 불에 크게 망가진 모습은 잘 보이지 않고, 소화기가 여러 대 놓여 있었다. 누군가 소화기로 불을 껐음을 보여준다. 22년 전의 교훈으로 그동안 화재에 대비한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입증하는 순간이었다.(지하철 1량이 일부 소실됐고 2량이 그을렸으며, 소방 당국이 추산한 재산 피해액은 3억 3천만 원이다) 지하철처럼 여러 사람이 있고 밀폐된 공간에서 불이 나면 대구 지하철 참사처럼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아주 크다. 하지만 이번 5호선 지하철 방화 사건은 미리 준비하고 대비하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보여주었다. 비록 안타깝게 소는 잃었더라도, 외양간을 확실히 고친 덕이다.(속담에 대한 비유이므로, 사람을 소에 비유했다고 딴지 걸지 마시길)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