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배달과의 전쟁
신문 배달과의 전쟁 필자가 자주 지나가는 마트 앞에는 어김없이 한 아저씨가 만원 지폐 여러 장을 보이면서 신문 영업을 하고 있다. “8만원 받고 1년간 무료” 똑같은 말을 수도 없이 주저린다. 그걸 보니 또 옛날 생각이 난다. 필자가 어렸을 때 신문배달은 대부분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했다. 당시엔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그 학생들을 ‘고학생’이라고 불렀다. 필자의 기억으론 80년대 까지만 해도, 신문을 보기는 쉬워도 끊기는 정말 어려웠다. 좀 과장되게 얘기하면 두 집 걸러 한 집엔 ‘○○신문 사절’ 이란 종이가 문 앞에 붙어 있었다. 당시엔 신문사마다 사활을 걸고 보급 확장에 나서며, 원래 필요 신문의 10% 이상의 신문을 배급소마다 확장분(프로모션)으로 무료 배포했다. (동시에 보급소에 확장에 대한 압력을 넣었다) 따라서 보급소 입장에선 ‘사절’이라고 해도, 막무가내로 더 넣는 건 돈 안 드는 일이었다. 보급소 소장이나 총무들은 고학생들에게 무조건 신문을 배달하라고 강요했고, 애꿎은 고학생들만 가운데서 욕을 먹었다. 보급소장이나 총무들은 신문대금을 내지 않는 집에 일일이 직접 찾아가 미납 대금을 받아내야 했다. 하지만 미납 대부분은 이미 신문 사절을 통보한 집이었기 때문에 항상 실랑이가 벌어졌다. 보급소장이나 총무는 ‘이번 한 번만 내면 다시는 넣지 않겠다’라며 밀린 대금을 받아갔다. 하지만 대부분은 또 신문을 넣었다. 이쯤 되면 고객은 속았다는 생각과 함께 괘씸해서 화가 난다.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하자 대문에도 ‘○○신문 사절’에서 ‘○○신문 절대 사절’ 내지 ‘○○신문 사절, 절대 돈 안 줌’으로 발전했다. 그래도 신문 보급소장이나 총무는 돈 달라고 찾아갔고, 심지어 “그동안 배달한 신문을 도로 달라”며 뻔뻔스럽게 나왔다. 사용해서 없어졌으니 돈 내놓으라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고객들에겐 ‘배달과의 전쟁’이 되었다.우선 고객들도 약아졌다. 해당 신문을 차곡차곡 고스란히 모아서, 신문값 받으러 오면 “여기 모아 놨으니 다 가져가라”라고 대응했다. 또한 석 달치가 밀렸을 경우 소장이나 총무가 “한 달치만 달라”고 하면, 고객은 “그 얘길 어떻게 믿냐?”며 영수증 뒤에 “더 넣을 경우 절대 대금을 받겠다고 하지 않겠다”는 각서까지 쓰라고 했다. 그럴 경우 더 이상 안 되겠는지, 정말 더 넣지는 않았다. 이 정도로 고객들이 대응하고 나서야 배달과의 전쟁은 줄어들기 시작했다.하지만 국민 대부분은 무리한 배달과 신문 사절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겼다. 마트 앞에서 “8만원 받고 1년간 무료”라고 하는 아저씨 말을 들으면, ‘저거 끊을 땐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도 같이 드는 이유다. 이렇게 죽음을 무릅쓰고(?) 악착같이 신문 배달을 해서 ‘배달의 민족’인가?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국민들이 아프다,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이 아프다, 아프가니스탄아프가니스탄은 2021년 8월 탈레반이 재집권한 뒤 가뭄 등 자연재해까지 겹쳐 4천만 인구의 58%가 극심한 기아에 직면했다. 아프가니스탄 서부 도시 헤라트 시내의 벽과 가로등에는 신장 매매 광고지가 곳곳에 붙었다. 온 마을 사람들이 신장 하나를 팔고 남은 하나로 살아 ‘하나의 신장 마을’(One Kidney Village)이라 부르는 곳까지 생겨났다고 한다. 심지어 10대 청소년들도 신장이 하나밖에 없다.(사진) 신장을 하나 파는 게 죽기보단 낫기 때문이다.아프가니스탄 국민들이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가장 큰 이유는 미국이 주둔할 당시 아프가니스탄의 거의 모든 국민들이 미국에 ‘빨대 꽂고 빨아 먹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을 비롯해 주요 정부 관리들은 온갖 방법을 동원해 미국의 지원금을 받아 횡령했다가, 그 많은 돈을 들고 나중에 해외로 도망쳤다. 심지어 시골 마을의 주민들도 미군들에게 이런 저런 이유로 돈(달러)을 받아 냈다.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지역의 주민들의 협력이 필요했기 때문에, 수시로 돈을 줬다.하지만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은 탈레반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려는 노력 없이 그저 미군에게 떠맡겼고, 미군이 철수하자 허망하게 탈레반에게 나라를 내줬다.내가 미국이라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이런 아프가니스탄에 계속 돈을 처 바르진 않았을 것 같다.그런데 막상 탈레반이 장악하자 경악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일부 아프간 주민들이 탈레반을 피해 공항에 몰려갔고, 심지어 이륙하는 비행기에 매달렸다가 추락해 숨지기도 했다.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후, 전 정부의 군인이나 관료들은 죽임을 당했고 여성들의 인권은 완전히 무시되었다. 경제는 피폐해졌고, 이제 절반 이상의 국민들은 굶어 죽어 가고 있다.이럴 때 드는 의심이 있다.아프간 국민들은 미국에 빨대를 꽂고 쪽쪽 빨아먹을 때는 좋았겠지만, 미군이 철수하면 어떻게 될 지 몰랐을까?뭐든 적당히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군인과 국민들이 힘을 합쳐 끝까지 죽음을 각오하고 탈레반과 싸웠어야 하는 것 아닌가?그것을 지휘해야 하는 지도부가 제일 먼저 도망갔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남은 군인이나 일반 국민들에게도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자기 나라는 자기가 지켜야 한다는 사실은 최근 복잡해지고 있는 국제 정세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우리를 끝까지 먹여주고 지켜주는 나라는 어디에도 없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허문도의 ‘언론 개혁’이 생각나는 이유
허문도의 ‘언론 개혁’이 생각나는 이유 필자가 어렸을 때 한 어른한테 ‘커서 절대 되어선 안 될 3가지 직업’에 대한 얘길 들었었다. 3가지는 바로 정치인(국회의원)과 경찰 그리고 기자다. 이들은 앞에선 국민과 정의를 찾지만 뒤에선 국민을 협박하고 뇌물을 받아먹는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물론 당시 얘기다. 그중 기자는 한때 지성과 양심의 표상이었다. 우선 아무나 기자가 될 수 없었고, 상당한 지식 수준이 필요했다. 기자는 독재 정부에 어느 정도 맞추 줄 수 밖에 없는 상황도 있었지만, 독재에 맞서 나름 역할을 하려 노력했다. 그래서 한때 다수의 기자들이 국회의원 등 정치권으로 영입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런 기자는 중앙지 등 일부 신문이었고, 특히 지방이나 지역에선 소위 ‘사이비 기자’들이 넘쳐났다, 그들은 약점을 잡아 기사화하겠다며, 뇌물(촌지)이나 광고를 달라고 협박을 일삼았다. 대부분 그런 기자들은 급여가 아예 없이, 따오는 광고 등의 일부를 가져갔다. 이런 신문이 늘어나면서 국민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일부 신문들을 강제로 폐간을 시킨 파격적인 조치가 단행되었다. 바로 전두환 시절, 허문도가 중심으로 추진한 ‘언론 개혁’이었다. 신아일보 같은 반정부적 신문사가 폐간되는 등 엄청난 언론 탄압이었지만, 엉터리 신문 때문에 피해를 봤던 일부 국민들은 환호하기도 했다. 지금은 신문사가 정말 많다. 인터넷 신문만 4천개 정도 된다. 유사한 유튜브까지 넘쳐난다.그만큼 경쟁이 심하다 보니, 다수의 언론사들은 과거의 행태로 돌아갔다.대부분 지역이나 지방 그리고 인터넷 신문사 기자들은 정식 급여가 아예 없거나 약간의 기본급만 받고, 나머진 인센티브다. 기자가 광고나 협찬을 따오면, 절반을 가지는 구조다. 기자가 영업사원인지 뭔지 구별이 안된다. 그러니 사실에 입각한 제대로 된 기사가 나올 리 만무하다. 관공서나 기업 출입 기자들은 어떻게 해서든 돈을 따내야 하고, 실제 관공서나 기업들은 이들을 위한 예산을 따로 준비해 놓기도 한다. 당연히 지자체나 관공서 또는 기업에 대해 우호적인 기사가 나올 수밖에 없다.(다만 김영란법 등으로 현금이 오가는 촌지는 많이 줄었다)이런 신문사들은 그러면서도 스스로를 ‘정론지’라고 주장한다. ‘삶은 소대가리가 웃을 일’이다. 언론은 장사고, 기자가 영업하는 시대다. 언론이나 기자들에 대한 믿음도 없다.필자도 ‘묻는다일보’를 운영하고 있지만, 어떤 때에는 허문도처럼 ‘가혹한 언론 개혁’을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다 꼴 보기 싫다
다 꼴 보기 싫다최근 연이은 여론조사 발표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더 떨어지면서, 30% 밑으로 내려간 조사도 발표되었다. 일본 굴욕 외교에 미국 도감청 사건까지 합해지면서 민심이 이반한 결과다. 피해국인 우리나라가 가해국 일본과 미국을 감싸고 도는 데 대한 반감이 그만큼 크다는 게 중론이다.한편 16일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결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33.9%로 더불어민주당 48.8%를 한참 밑돌았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진 이유에, 김기현 당대표가 전광훈 목사는 감싸면서 홍준표 대구시장을 당 상임고문에서 해촉하는 등의 ‘기행’을 벌인 이유가 더해졌다.대통령이나 여당이나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이다.많은 국민들이 대통령과 여당을 신랄하게 비난하는 와중에, 이번엔 야당이 문제다. 과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당시 송영길 후보가 돈봉투를 살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늘 그러하듯 이번에도 야당에선 처음엔 ‘야당 탄압’이라며, ‘고작 300만원 봉투 가지고 꼬투리 잡는다’는 식으로 반발했다. 하지만 겉으로는 항상 ‘깨끗한 척’ ‘정의의 사도인 척’ 하던 민주당이 이번에도 상당수 의원들이 관련되면서 받을 듯하다. 민주당의 ‘내로남불’은 개 못 주나 보다.참 너무나 한심한 정치다.오죽하면 ‘정치와 선거 전문 신문’을 표방한 ‘묻는다일보’가 정치 관련 글을 최소한으로 줄일까?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치인들에게 들어가는 혈세가 아깝다.정치인들은 말로는 만날 ‘국가와 국민’을 내세우지만, 사실은 오로지 ‘자신의 권력과 자리 보전’만 쫓을 뿐이다.대통령이나 여나 야나 ‘도긴개긴’이다.생각만해도 지긋지긋하고, 다 꼴 보기 싫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가장 무서운 병, 치매
가장 무서운 병, 치매요즘 필자 나이 또래 사람들에게 어떤 병에 걸리는 게 가장 무섭냐고 물으면 ‘치매’라고 대답하는 사람들이 많다. 과거엔 ‘암’이었던 것 같은데, 사람들의 수명이 길어지다 보니 지금은 ‘치매’로 바뀐게 아닌가 싶다. 치매는 본인도 괴롭지만 가족 등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필자는 가까이에 치매 환자가 없어서 잘 모르지만, 치매 걸린 노인을 모시는 가족들 얘길 들으면 정말 가슴 아프다. 오죽하면 치매 걸린 부모 등 가족을 죽이는 경우까지 있다. 본인도 늙어가는데, 치매 걸려 막무가내에 대소변도 못 가리는 부모님을 모시며 한계를 느끼기 때문일 것 같다.그러다보니 치매 걸린 노인들을 요양병원에 모시게 되는데, 노인들은 힘들겠지만 자식 입장도 이해가 간다. 그런데 문제는 요양병원에서 치매노인이나 장애인들을 학대한다는 점이다.인천 남동경찰서는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간병인 A(68)씨를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4일 사이 인천의 한 요양병원에서 중증장애인 B(64)씨의 항문에 25cm 배변 매트 조각 4장을 강제로 집어넣은 혐의를 받고 있다. 자주 갈아주기가 귀찮아 그런 짓을 벌였다. 한편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요양원에서 일회용 비닐봉지를 OO에 묶어 놓았습니다'는 글이 올라왔다. 여성 작성자는 남편 A(57)씨가 여성 어르신들과 함께 지내던 4인 생활실에서 요양원 직원이 가림막도 없이 남편 기저귀를 가는 것을 보고, 남편을 그날 바로 퇴소시켜 집으로 데려왔다고 한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온 아내는 남편의 몸에서 더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한동안 소변을 보지 않아 이상하다고 느낀 아내가 기저귀를 확인해 보니, A씨의 신체 주요 부위가 비닐봉지에 묶여 있었던 것이다. 요양병원에서 노인이나 장애인들이 학대를 당하고 때로는 사망에 이른다는 소식은 가끔 들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해당 간병인들이 늙어서 똑같은 일을 당했으면 좋겠다. 나이 먹을수록 건강이 최고라지만, 노력한다 해도 뜻대로 되지 않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필자도 나이를 먹다 보니 추한 모습 보이기 전에 아름답게 세상을 뜨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 역시 뜻대로 잘 될까?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설탕 중독
설탕 중독‘단맛’은 대부분 사람들이 좋아하는 맛이다. 당뇨 같은 병이 없으면, 누구나 단 음식을 좋아한다. 일부러 설탕이 많이 들어간 음식을 찾지 않더라도, 과일 같은 건 단 걸 선호한다.필자가 아주 어렸을 때만 해도 단맛이 귀했다. 지금은 거의 사라졌지만 엿도 인기였다. 한때 설탕이 명절선물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설탕이 귀한 대접을 받았다. 당시엔 손님이 집에 오시면 콜라 같은 걸 내놓을 정도였으니, 지금의 문화화는 명확히 달랐다.설탕 소비량은 경제적 수준과 어느 정도는 비례한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수입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역시 경제가 성장하면서 설탕이나 단맛이 보편화되었다.그럼 사람들은 설탕을 얼마나 많이 먹을까?좀 오래된 자료이지만 2003년 ISO 연감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1인당 설탕 소비량이 가장 많은 나라는 싱가포르다. 한 사람이 한 해에 75.1kg의 설탕을 먹는다고 하니, 거의 쌀 한 가마에 육박하는 엄청난 양의 설탕을 먹는다. 우리나라는 23.7kg으로 세계 평균 22.1kg과 비슷한 수준이다.그러다보니 전세계인들은 자신도 모르게 설탕에 중독되어갔다.이를 입증하는 게 바로 군대다.필자가 신병 훈련소에 입소하고 난 뒤, 뭔가 허전함을 느꼈다. 담배 끊은 것과 유사한 느낌이었다. 바로 설탕 또는 단맛에 대한 금단현상이었다. 훈련소 음식엔 단맛이란 게 없었다. (설탕을 누군가 빼돌린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확인할 수는 없었다) 그러다보니 아주 가끔 이용할 수 있는 PX에선 단 게 인기였다. 밖(사회)에선 거저 줘도 안 먹을 것 같은 단팥빵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이유는 한 하나, 아주 달기 때문이었다.요즘 젊은이들은 크리스피 같은 단 도넛을 즐겨 먹지만, 필자는 이가 시리고 머리가 띵해서 못 먹는다. 설탕보다 더 단 느낌이니, 이 정도 단맛을 어떻게 내나 궁금하다.필자를 비롯한 대부분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서, 어렸을 때보다는 단 음식을 덜 좋아하게 된다. 특히 당뇨 등을 우려해 더 그렇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훈련소에 있을 때처럼, 단맛이 하나도 없는 음식만 먹으면 금단현상이 나타날 것 같다.자신도 모르게 설탕 또는 단맛 중독에 걸려있을 거란 생각이 드는 이유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