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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명소 | 신문 배달과의 전쟁

23-05-22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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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0개 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 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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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배달과의 전쟁

 

필자가 자주 지나가는 마트 앞에는 어김없이 한 아저씨가 만원 지폐 여러 장을 보이면서 신문 영업을 하고 있다. “8만원 받고 1년간 무료똑같은 말을 수도 없이 주저린다. 그걸 보니 또 옛날 생각이 난다. 

 

필자가 어렸을 때 신문배달은 대부분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했다. 당시엔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그 학생들을 고학생이라고 불렀다. 필자의 기억으론 80년대 까지만 해도, 신문을 보기는 쉬워도 끊기는 정말 어려웠다. 좀 과장되게 얘기하면 두 집 걸러 한 집엔 ○○신문 사절이란 종이가 문 앞에 붙어 있었다. 당시엔 신문사마다 사활을 걸고 보급 확장에 나서며, 원래 필요 신문의 10% 이상의 신문을 배급소마다 확장분(프로모션)으로 무료 배포했다. (동시에 보급소에 확장에 대한 압력을 넣었다) 따라서 보급소 입장에선 사절이라고 해도, 막무가내로 더 넣는 건 돈 안 드는 일이었다. 보급소 소장이나 총무들은 고학생들에게 무조건 신문을 배달하라고 강요했고, 애꿎은 고학생들만 가운데서 욕을 먹었다.

 

보급소장이나 총무들은 신문대금을 내지 않는 집에 일일이 직접 찾아가 미납 대금을 받아내야 했다. 하지만 미납 대부분은 이미 신문 사절을 통보한 집이었기 때문에 항상 실랑이가 벌어졌다. 보급소장이나 총무는 이번 한 번만 내면 다시는 넣지 않겠다라며 밀린 대금을 받아갔다. 하지만 대부분은 또 신문을 넣었다. 이쯤 되면 고객은 속았다는 생각과 함께 괘씸해서 화가 난다.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하자 대문에도 ○○신문 사절에서 ○○신문 절대 사절내지 ○○신문 사절, 절대 돈 안 줌으로 발전했다. 그래도 신문 보급소장이나 총무는 돈 달라고 찾아갔고, 심지어 그동안 배달한 신문을 도로 달라며 뻔뻔스럽게 나왔다. 사용해서 없어졌으니 돈 내놓으라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고객들에겐 배달과의 전쟁이 되었다.

우선 고객들도 약아졌다. 해당 신문을 차곡차곡 고스란히 모아서, 신문값 받으러 오면 여기 모아 놨으니 다 가져가라라고 대응했다. 또한 석 달치가 밀렸을 경우 소장이나 총무가 한 달치만 달라고 하면, 고객은 그 얘길 어떻게 믿냐?”며 영수증 뒤에 더 넣을 경우 절대 대금을 받겠다고 하지 않겠다는 각서까지 쓰라고 했다. 그럴 경우 더 이상 안 되겠는지, 정말 더 넣지는 않았다.

 

이 정도로 고객들이 대응하고 나서야 배달과의 전쟁은 줄어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국민 대부분은 무리한 배달과 신문 사절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겼다.

 

마트 앞에서 “8만원 받고 1년간 무료라고 하는 아저씨 말을 들으면, ‘저거 끊을 땐 얼마나 힘들까하는 생각도 같이 드는 이유다.

 

이렇게 죽음을 무릅쓰고(?) 악착같이 신문 배달을 해서 배달의 민족인가?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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