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올림픽과 공중화장실
오늘은 88올림픽이 개최된 지 33년 되는 날이다. 당시엔 88올림픽을 ‘단군이래 최대 행사’라고도 했다.88올림픽은 우리나라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계기가 되었다.우리나라에 대한 인식 또는 인지도가 좋아졌고, 무엇보다 국민들에게 자신감과 긍지를 불어넣었다.특히 당시는 냉전의 끝자락이었던 시기라 이전 모스크바와 LA올림픽은 반쪽으로 치러졌지만, 88올림픽은 모처럼 북한을 제외한 모든 국가가 참가한 뜻깊은 대회였다. 그것도 분단국가에서 ‘평화’를 기치로 내세우며, 세계적으로 더욱 큰 관심을 받았다.서울시민들 역시 올림픽의 덕을 많이 봤다.88도로(지금의 올림픽대로)가 개통되고 지하철 2 3 4호선이 조기 개통되었다. 갑자기 교통이 크게 좋아진 것이다. 그런데 그때 강조한 사업 중 하나가 바로 공중화장실 개선이다. 외국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데 화장실이 더럽거나 공중화장실이 없으면 안된다는 취지였다.사실 이전까지만 해도 더러움의 대명사가 ‘공중변소’였다.학교에서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왔는데 교실이 지저분하면 “여기가 공중변소야? 왜 이렇게 더러워!”라고 꾸짖기도 했다. 그만큼 당시 공중변소는 큰 인내심과 비위를 가져야 사용할 수 있었다. 공중변소엔 화장지도 없었다. 화장지를 비치해 놔도 누군가 금방 집어가기 때문일 수 있다.그래서 유료 공중화장실이 있었다. 대학생이던 필자가 종로 지하상가에서 50원을 내고 이용한 기억이 난다. 당시 50원은 결코 작은 돈이 아니었지만, 그런대로 깨끗하게 관리했다. 입구에서 요금을 받는 아주머니는 1회용 티슈도 팔았다.그런데 이런 공중화장실이 88올림픽을 계기로 깨끗하게 변신하기 시작했다.지금은 대한민국 어딜 가나 더러운 (공중)화장실은 없다. 어떤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은 호텔 수준이다. 이제는 만약 어떤 업소의 화장실이 더러우면 고객이 다시는 찾지 않게 되므로, 어느 업소나 화장실을 깨끗하게 관리하는 건 기본이 되었다. 이젠 화장실이 더러우면 그 업소나 업체는 없어 보인다.사용하는 국민들의 인식과 민도도 높아졌다. 화장실 휴지를 집어가는 경우도 크게 줄었고, 깨끗하게 사용하려 한다. 그러다 보니 대한민국 (공중)화장실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화장실이 깨끗해지니 외국인들의 인식도 좋아졌다.이렇게 88올림픽은 알게 모르게 우리나라 여러 분야의 발전에 정말 큰 기여를 한 행사다. 요즘도 깨끗한 화장실을 이용할 때마다 88올림픽이 생각나곤 한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10년의 집요함이 ‘김미영 팀장’을 잡았다
집요함이 ‘김미영 팀장’을 잡았다 지난 4일(현지시간) 필리핀에서 ‘보이스 피싱의 원조(?) 또는 1세대’라고 할 수 있는 ‘김미영 팀장’ 박 모씨를 체포했다.그런데 ‘김미영 팀장’ 즉 총책을 잡고 보니 전직 경찰임이 밝혀져 국민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그는 경찰서 사이버수사팀에서 근무했던 경험으로, 지난 2012년부터 필리핀에 콜센터를 개설한 뒤, '김미영 팀장'이라는 문자를 보내 보이스 피싱수법으로 사기행각을 벌였다. '김미영 팀장' 명의의 문자 메시지를 불특정 다수에게 보낸 뒤, 자동 응답전화(ARS)를 통해 대출 상담을 하는 척하며 상대의 개인정보를 빼내 돈을 가로채는 수법이다.당시 밝혀진 것만 수백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보이스피싱 사기범죄였다. 박씨는 경찰로 복무하면서 얻은 경험과 지식을 기반으로 보이스 피싱을 설계하고 운영했을 뿐만 아니라, 경찰을 했던 경험으로 도망도 잘 다녔다. 그는 지난 2008년 수뢰 혐의로 경찰에서 해임되었던 화려한(?) 전적을 갖고 있다. 2013년에 국내 조직원을 대거 검거해 20 여 명을 구속했지만, 박 씨를 비롯한 주요 조직 간부들은 이미 필리핀으로 도주했었다. 하지만 경찰은 거의 10년간의 집요한 추적 끝에 체포에 성공한 것이다. 그런데 박씨는 체포 당시 무장 경호원만 17명이나 두고 있었다니, 돈을 정말 많이 갖고 튄 모양이다. 현지 특수경찰대까지 동원한 대대적인 작전으로 힘들게 체포에 성공했다고 한다, 아직도 일부 경찰들의 행동이 종종 문제가 되고 있다.하지만 이번 사건은 우리나라 경찰의 집요하고 전략적 작전이 존재함을 보여준 좋은 사례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흐지부지가 아닌, 범죄자에게는 반드시 죗값을 치르게 하는 집요한 경찰 수사를 기대해 본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고발 사주’ 대(對) ‘제보 사주’
지금 한창 뜨거운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고발 사주’를 요약하면 이렇다. ‘지난 총선 앞두고 민주당과 야권을 비판한 언론인을 표적수사하기 위해 손준성 검사를 통해 고발장 초안을 작성하게 하고 김웅 의원이 받아 미래통합당(국민의힘)이 고발장을 접수했다’는 사건이다. 여기에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지시나 묵인 또는 사주가 있었는가 하는 게 쟁점이다. 만약 윤 전 총장의 ‘사주’가 맞다면 윤 전총장의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된다.한편 이 사건의 중심에 있는 자칭 ‘공익제보자’ 당시 조성은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선거부위원장은 ‘당시 김웅 의원이 대검에 고발하라고 지시했었다’라고 밝혔다.제보자 33살의 조성은이라는 사람은 참 특이한 전력을 가졌다.민주당에서 정치에 입문한 뒤 국민회의 국민의당 민주평화당을 거쳐 국민의힘으로 온 사람이다. 경력만 본다면 젊은 사람이 권력을 위해 앞뒤 안 가리고 마구잡이식으로 좌충우돌 헤집고 다녔다는 생각이 든다.그런데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했다.조성은이 제보 전에 박지원 국정원장과 공관에서 점심식사를 하며 제보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조씨는 SBS뉴스8에 출연해 "이 9월2일(최조 보도날짜)은 우리 원장님이나 제가 원했거나, 배려했던, 상의했던 날짜가 아니다"고 밝혔다.문재인 정부는 국정원의 국내정치 참여에 반대하며, 국정원이 더이상 국내 정치에 관여할 수 없도록 법까지 개정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정원장이 업무상 굳이 만날 필요가 없는 사람을 공관에서 만나 ‘제보를 사주 또는 조언’하면서, 국내정치에 관여한 꼴이 되었다. 만약 조성은 씨의 말이 맞다면 국정원장은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그러자 국민의힘에선 조성은 박지원 두 사람이 ‘내밀한 관계’라거나 ‘정상적이지 않다’며 공격에 나섰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공익신고자가 대검 감찰부장의 전화번호를 직접 구해서 소위 ‘딜’을 했다는 것이 이례적”이라며 “대검 감찰부장에게 ‘쳐들어 가다시피했다’는 이야기는 매우 자신감이 있었거나, 그런 경로를 알려준, 관철시킬 수 있다는 확신을 준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윤석열의 ‘고발 사주’인가?빅지원의 ‘제보 사주’인가?둘다일까?시간이 가면 진실이 드러날까?필자처럼 힘없는 국민은 그저 지켜만 볼 뿐이지만, 여야 모두에게 엄청난 부담이 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게 되었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大백제인은 ‘말의 껌딱지’인가?
고정관념에 비해 서로의 차이가 너무 크면 ‘고무신에 껌 붙은 것 같다’ 또는 ‘고무신에 껌딱지’라는 말을 한다. 비슷한 말로 ‘고목에 매미’가 있다.그런데 송파구청 주최로 열리고 있는 제21회 한성백제문화축제 ‘대백제전’의 한 조형물(사진)이 그렇다. 원래 의도한 것은 ‘말 타고 달리는 강인하고 진취적인 대백제인’을 표현하고자 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보면 사람이 말에 붙은 껌딱지 같다. 멀리서 보면 사람인지 짐인지 안장인지 알 수 없을 정도다. 진취적인 대백제‘말’로 보인다.왜 이런 작품이 생겨났을까?필자는 작가와 송파구청 담당자의 역사인식 부족이라고 생각한다.우선 말에 비해 사람이 너무 작다. 또한 사람이 경마의 기수처럼 말에 딱 붙어서, ‘강인하고 진취적인 대백제인’이 아니라 ‘도망가기 급급한 백제인’처럼 느껴진다.그럼 뭐가 잘못됐을까?우선 말의 크기나 종자다.문제의 작품에 있는 말은 경주마가 모델인 거 같다. 경주마는 아랍말을 데려다 영국에서 개량한 말이다. 중국 한나라 때 서역에 애걸복걸해서 얻어온 한혈마(汗血馬)가 바로 아랍말이다. 관우의 적토마가 이 종자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크고 근육이 많다. 사람으로 치면 100미터 육상선수다. 그렇다면 과연 백제의 말은 어땠을까?아마도 현재 몽골의 말과 비슷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런데 몽골의 말은 작다. 어른이 타면 말이 작아서 불쌍해 보일 정도다. 경주마처럼 빠르진 않지만, 그래도 잘 달리고 지구력이 좋다. 일각에선 현재의 제주도 조랑말과 같은 종자라고도 한다.종합해 보면 조형물의 문제는 말이나 사람의 비율의 잘못이다. 우리가 실제 또는 영화나 드라마 또는 승마장에서 보는 말들은 거의 경주마 품종이다. 태어나서 경주마가 못되었거나 은퇴한 말들이므로 체격이 크다. 따라서 작가는 그런 말을 모델로 삼은 것 같다. 더 문제는 말을 탄 대백제인의 모델을 경마의 기수로 삼은 것 같다는 것이다. 그런데 경마 기수가 되려면 키 168cm가 넘으면 안되고 몸무게도 49kg 이하여야 한다. 실제 기수들은 키 160cm 남짓에 45kg 정도다. 즉 왜소한 사람이 경마 기수를 하는데, 그런 사람을 모델로 삼았으니 말만 크고 ‘강인하고 진취적인 대백제인’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당시 사람들의 체격이 현재의 기수와 비슷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말의 크기를 생각한다면 지금의 조형물은 ‘대백제인’이라고 하기엔 너무 작다.물론 작가의 의도를 살려야 하는 명제도 있다.그렇더라도 대백제인이 너무 작고 볼품없이 보이는 건 분명한 문제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이젠 주먹악수보다 목례!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생활 습관이 참 많다. 그 중 하나가 악수다. 주로 주먹 악수로 대체한다. 악수 대신 주먹악수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한 결과, 대통령을 비롯해 고위 공무원과 정치인 등 공적 만남에선 모두 주먹악수를 한다.필자 역시 손을 맞잡는 악수는 왠지 찝찝해서 하고 싶지 않다,필자보다 나이가 많은 분들은 아직도 악수를 좋아한다. 손을 맞잡지 않으면 인사한 것 같지 않아서, 필자가 주먹이라도 내밀려면 손을 덥썩 잡는 바람에 할 수 없이 악수를 하게 된다. 하지만 틈을 봐서 화장실에 가 손을 비누로 씻거나 손소독제로 씻어야 안심(?)이 된다.그런데 지하철 차내 광고에 ‘목례는 주먹악수보다 안전합니다’라는 광고가 붙었다.생각해보니 맞는 말이다. 주먹 악수를 하려면 굳이 가까이 다가가야 하는데, 목례는 멀리서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럼 목례는 어떻게 하나?사전에 보면 “눈짓으로 나누는 간단한 인사. 서로 눈이 마주쳤을 때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눈으로 하는 인사”라고 되어 있다.순간 “이렇게 좋은 캠페인을 왜 대대적으로 홍보하지 않을까?”지하철 한 쪽에만 붙어 있는 걸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주먹악수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지도급 인사들이 모범을 보여서 대중화된 것처럼, 목례 역시 대대적 홍보와 함께 지도급 인사들의 실천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일반인들이 목례하자고 하면 졸지에 ‘버릇 없는 사람’이 되기 때문이다. 앞으론 목례를 하자!그러려면 대대적인 홍보부터 하자!<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주술적 이름으로 작명한 결과는?
원래 주역은 자연과 천지만물의 흐름을 연구한 학문이고, 주역의 64괘는 인간과 자연의 존재 이용해 점을 치면서 점술처럼 여기고 사용하게 되었다. 필자는 지난번 대장동 사건과 관련하여 등장하는 회사 이름들이 무협소설에 나오는 것 같다고 글을 올린 바 있다. 그런데 화천대유의 회사 마크가 64괘 중 하나인 것처럼 보여져 검색을 했더니 주역의 64괘 중 하나가 맞았다. 천화동인 역시 마찬가지였다. 핵심인물 중 한 사람인 남원 변호사의 회사 이름도 지천태로, 역시 64괘 중 하나다. 뜻을 찾아보면 화천대유(化天大有)는 ‘크게 만족하다’는 뜻으로 64괘 중 가장 좋은 괘라고 한다. 천화동인(天火同人)은 ‘협력하다’로, 화천대유와 합치면 ‘힘을 합쳐 크게 성공시켜 만족한다’는 뜻이 된다.지천태(地天泰)는 ‘태평하다’는 뜻이니, 끼리끼리 좋은 건 다 나눠 가져 태평성대를 누리며 호의호식할 이름들이다.실제로 이들은 최근까지 이름대로 엄청난 성공과 부를 거머쥐었다. 억원을 남들 만원처럼 사용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성명 또는 작명학에 의하면 좋은 글자만 조합한다고 좋은 이름이 되는 건 아니라고 한다. 그런 이치라면 누구나 좋은 글자를 조합하면 무조건 성공해야하는데, 실제론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이름을 짓기 위해 작명소에 가면 우선 생년월일시 즉 사주를 풀어서 오행을 본다. 그리고 그 사람의 오행의 균형을 맞춰 그에 해당하는 글자를 조합한다. 이때 글자의 획수도 중요한 지표다. 하지만 이 부분에 있어 작명가들에 따라 의견이 좀 엇갈리는 부분이 있는데, 넘어가기로 한다. 한글 이름도 음가(音價)에 따라 의미가 있으므로, 이를 이용해 한글 이름을 짓는다고 한다. 최근엔 한글 이름(발음)을 먼저 짓고, 그에 따라 한자를 선택하는 방법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어쨌든 이들이 왜 주역의 괘로 회사 이름을 정했는지 모르겠다.주술적 의미일까?아뭏든 좋은 괘만을 선택해 사업을 시작했는데, 최근까진 괘대로 진행되어 왔지만 앞날을 예측할 수 없게 되었다. 과연 이들의 앞날은 무슨 괘일까? 묻고 싶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