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흑서’와 ‘시무7조’
조국 전 장관을 일방적으로 두둔하는 ‘조국백서’에 대응해 '조국흑서(黑書)'란 별칭이 붙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가 출간하자마자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이 책은 ‘문재인 정부의 위선을 벗기겠다’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출신인 권경애 변호사, 참여연대 출신 김경율 회계사, 기생충 전문가 서민 단국대 교수, 강양구 TBS 과학전문기자 등 진보지식인 5명이 펴낸 대담집이다. 공동저자인 기생충학자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는 지난 25일 초판으로 찍은 5000부가 하루 사이에 다 팔렸다며, 책의 흥행에 감사할 사람으로 문재인 대통령, 추미애 법무부 장관,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꼽았다. 서교수는 또한 "그밖에도 고마운 분들이 많이 계시다"며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 '문빠들'(문 대통령 극성 지지자를 의미)을 거론하며, "이분들이 아니었다면 이 책은 나오지도 팔리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아울러 “'조국백서'가 걷은 3억원이면 우리 책 10권은 만든다"며 "'조국백서' 제작진님, 걷은 3억원 어디다 쓰셨어요?"라고 묻기도 했다. 한편 이달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진인(塵人) 조은산이 시무 7조를 주청하는 상소문을 올리니 삼가 굽어살펴주시옵소서’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 왔다. 조선 시대 상소문 형식으로 쓴 청원으로 이 글은 현재 1만 8000여명이 동의했으나,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조회가 불가능하게 막아버렸다.필자도 그 내용을 알 수 없어 보도된 내용으로 살펴보니, 문재인 대통령을 폐하로 칭하며 상소문 형식으로 적은 장문으로 글 쓰는 게 직업인 필자가 봐도 구구절절 촌철살인의 명문이다. 예를 들면 시무(時務) 7조 가운데 1조는 세금 문제이다. “부유한 것이 죄는 아니거늘 소득의 절반을 빼앗고 부자의 자식이 부자가 되면 안 되니 다시 빼앗고 기업을 운영하니 재벌이라 가두어 빼앗고 다주택자는 적폐이니 집값 안정을 위해 빼앗고 일주택자는 그냥 두기 아쉬우니 공시가를 올려 빼앗고 임대사업자는 토사구팽하여 법을 소급해 빼앗고 한평생 고을 지킨 노인은 고가 주택에 기거한다 하여 빼앗으니”라며 “조세는 나라의 권한이고 납세는 백성의 책무이나 세율은 민심의 척도이옵니다” 라고 적었다.그런데 워낙 적확한 비판에 켕기는 게 많았는지, 청와대는 이 게시내용을 볼 수 없게 조치했다. 언로를 막은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고, 그 내용 또한 감정적이 아닌 합리적 논리적 이성적 지적이다.그런데 늘 그렇듯이 오만하고 언로는 막으며 귀를 닫은 정부는 독재로 간다. 문재인 정부가 진정한 진보인지, 진보를 가장한 독재정부로 역사에 기록될지는 앞으로 그들이 하기에 달렸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전광훈을 왜 풀어 줘서...
“'국민 민폐' 전광훈 재수감을 촉구합니다”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8월 18일 오전 9시 30분 현재 26만 8천명을 넘어섰다.공교롭게도 ‘국민 민폐’ 전광훈 목사는 아내 · 비서와 함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병원에 입원했다.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에선 불과 닷새만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벌써 300명을 넘어섰고,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어 제2의 신천지 사태로 판단하고 있다. 그런데 안타까운 건 지난 4월20일 전 목사에 대한 보석을 허가해 풀어줬던 판결이다. 당시 재판부는 "이 사건과 관련될 수 있거나 위법한 일체의 집회나 시위에 참가해서는 안 된다"는 조건 등을 붙였다. 그러나 전 목사는 보수단체 '일파만파'가 주최한 집회에 참석해 "저를 이 자리에 못 나오게 하려고 중국 우한바이러스 테러를 한 것"이라며, "바이러스가 점진적으로 일어난 게 아니라 바이러스균을 우리 교회에 갖다 부었다"고 주장했다. 정치적으로 종교적으로 자신과 교회를 탄압하려고 코로나를 걸리게 했다는 뜻이다. 참 어이상실이다. 검찰은 16일 "오늘 서울중앙지법에 보석 조건 위반(재판 중인 사건과 관련될 수 있거나 위법한 집회 또는 시위에 참가)을 이유로 보석 취소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전광훈 목사가 어떤 사람인가?지난해 10월 22일 청와대 앞 집회에서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라는 발언을 해 기독교계에서 조차 맹비난을 받았던 인물이다.또한 그는 극우단체 집회를 이끌며 헌금을 요구해 장삿속이냐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나아가 코로나19 사태에서도 극우단체 집회에서 “코로나 걸린 사람들도 여기 오면 하나님이 다 고쳐주신다”는 허무맹랑한 주장을 해 왔다.그런데 지난 15일 그는 보석 조건과 자가격리 지침을 어기고 광화문 집회를 주도해, 현재 전국에 코로나 재유행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만약이지만 지난 4월 전광훈 목사의 보석을 기각했으면, 광화문 집회도 없었고 사랑제일교회 확산도 없었을 수 있다. 한 사람으로 인해 전국 많은 국민이 고생을 해야 한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그런 전광훈 목사가 완치 판정을 받고 나면, 하나님이 자신을 치유해 주셨다고 설레발 떨며, 종교와 정치 탄압이라고 교인들을 혹세무민할 것이다. 아무리 미워하는 사람이라도 그 사람이 어디가 아프면 쾌유를 비는 게 인지상정이다.그런데 법도 없고 하나님도 우습게 아는 전광훈 목사만은 이번에 고생 좀 했으면 하는 건 필자가 옹졸해서일까?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전공의 전면 파업, 환자들은 어떻게
지난 21일부터 단계적으로 시작된 전공의들의 파업에 따라 많은 대학병원들이 사실상 진료를 못하고 있다. 특이 세브란스 병원의 경우 응급실과 중환자실 그리고 내과 등이 사실상 마비되었다. 다른 전공의들이 주축이 된 병원들도 마찬가지다.이번 의사들 특히 전공의들의 파업은 대한민국 전체를 뒤흔들었다.응급이나 중환자 그리고 수술을 앞둔 환자들은 물론 정기적으로 투약해야 하는 희귀병질환자들에겐 사형선고나 다름없었다. 폐암 말기로 수술날짜를 잡아놨다가 연기된 가족들은 그동안 상태가 악화될까 애가 타들어 간다. 필자의 장인도 희귀피부질환을 앓고 계신데, 병원에 갔다가 투약을 받지 못하셨다. 정부가 의사수를 늘리고 공공의대를 신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었다. 그 이유는 OECD 국가 중 우리나라 의사수가 상대적으로 가장 적은 편이며, 특히 지방의 경우 의사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근거를 들었다. 특히 지방의대를 나와도 수도권 등으로 이전하고 전공의들이 인기 과목에 집중되면서, 꼭 필요한 외과 등의 전공의가 크게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지방의대를 졸업한 의사들은 일정기간동안 그 지역에서 전공과목으로 근무해야 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의사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양쪽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데 대해 필자의 의견을 밝히고자 한다. 우선 정부에 주장에 대한 반론이다.지금 당장 의대생을 추가로 뽑아도 빨라야 10년 정도 이후에야 전공의로 활동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매년 3,500명 정도의 전공의(치의, 한의 제외)가 배출되는데 10년 후면 3만5천명이다. 과연 그때에도 지금처럼 의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지 모르겠다. 또한 개업의의 경우 시장 논리에 따라 개원을 하게 된다. 즉 굳이 지역이나 과목을 특정하지 않아도 자신에게 유리한 지역이나 과목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굳이 정부가 나서서 강제적으로 조절하기 보다는 의료수가 등 다른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다음엔 의사협회에 대한 반론이다.말로는 ‘의사 증원에 대한 반대는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정말 ‘밥그릇 싸움’이 아닌지 묻고 싶다. 정부에서 의사 수를 늘여 지방에서 의무 활동을 하게 한다면, 그 지역 의대 출신 전공의들에게는 경쟁자가 생긴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이를 방지하기 위한 반대가 아닌가 싶다. 또한 그동안 전공의들이 피부과나 성형외과 등 ‘편하고 돈 잘 버는’ 분야를 전공하려 하고, 외과 등 ‘힘든 분야’를 기피하거나 전공하고도 진료과목을 바꾸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는 전공의들이 스스로 만들어 놓은 문제다. 따라서 정부가 나서서 이를 조절하려 할 수 있다. 정부는 코로나19사태를 겪으며 의사 수의 부족을 절실히 느껴 의사 증원을 생각해냈다.의사들은 지역과 진료과목 선택의 자유를 내세우며 반발하고 있다. 둘 다 일리가 있으면서도 한편 비판을 받을 만한 부분도 분명히 있다.정부는 충분한 논의 없이 일단 밀어 붙였고, 의사들은 밥그릇을 지키려고 반대하고 나섰다. 이젠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의사들을 보수층이 지지하고, 정부 정책을 진보층이 지지하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사람의 생명보다 더 중요한 건 없다. 이념과 정쟁의 문제가 아니다.정부가 일단 ‘유보하겠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믿지 못하겠다며 환자들의 생명을 담보로 파업을 한 건 의사들의 분명한 잘못이다.전공들은 필수 인력조차 남기지 않고, 환자와 그 가족의 급박함을 볼모로 파업을 했기 때문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생업’과 ‘생명’의 차이
서울대 의대 내과 교수들은 27일 회의를 열어 31일부터 서울대병원 내과 진료가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외래를 비롯 신규 입원과 각종 검사 업무도 완전히 중단된다. 내과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와 전임의(펠로)에 이어 교수까지 집단휴진에 나서기 때문이다. 나아가 기존 입원환자 진료도 중단하는 ‘셧다운’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의사들이 초기에는 정부 정책에 반발해 집단행동을 하더라도 응급실이나 수술 등의 진료공백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금 그런 약속은 사라진지 오래다. 개원의들도 파업에 동참해 동네 병원도 문을 닫은 건 물론, 대형 병원의 응급실과 수술 등 생명을 다루는 업무마저 올스톱 상태다. 의사들은 ‘생업’ 때문에 파업을 한다지만 환자들은 ‘생명’이 걸린 문제다. 정부가 의사 수를 좀 늘린다고 해도 의사들 간의 경쟁이 좀 생길뿐, 의사들이 먹고 살기 힘들 정도로 생업이 위태로워지진 않을 것이다. 게다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환자수와 검사 등 의료업무가 가중되는 급박한 상황에서, 단지 자기들이 좀 더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파업에는 공감할 수 없다. 지금 환자들과 그 가족들은 애간장이 타들어간다.사고나 갑작스런 질병 등으로 응급환자가 생겨도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파업하는 의사들에게 묻는다.“만약 당신들의 가족이 위중한 상황이라도 파업을 하겠는가?” 의사들의 ‘생업’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 세상에 ‘생명’보다 더 중요한 건 없다.의사들의 밥 그릇 싸움 때문에 환자들이 죽거나 상태가 더 악화되면 파업한 의사들이 책임지겠는가? 문제가 있으면 대화로 해결하거나 파업을 하더라도 부분 파업을 해야지, 환자의 생명을 볼모로 하는 파업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의사들의 완전 파업을 반대하는 이유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그 많던 지지율은 누가 다 까먹었을까?
문재인 정부와 여당은 시작부터 견고하고 높은 지지율로 거침없이 국정을 이끌어왔다. 그것엔 한심한 야당이 한 몫 한 덕도 있다. 그런데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전국 유권자 1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문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는 43.3%, 부정평가는 52.5%로 집계됐다. 한때 90%를 넘던 지지율이다.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은 정당 지지도의 역전이다.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각각 33.4%, 36.5%로 나타났다. 지지도 격차는 오차범위 내인 3.1%포인트지만, 탄핵정국 이후 처음으로 통합당이 민주당을 앞서게 됐다.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무려 176석을 몰아준 민심이 불과 몇 달도 지나지 않아 싸늘하게 돌아선 것이다. 가장 큰 이유로 전문가들은 부동산 정책을 손꼽는다.부동산 관련법안을 검토나 공론화 과정도 없이 머릿수로 밀어붙이며 통과시켰지만, 집 가진 사람이나 없는 사람 모두가 불만인 괴물 같은 법을 만들어 버렸다.그럼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과열 현상을 빚던 주택 시장이 안정화되고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대책의 효과가 본격화되면 이런 추세가 더욱 가속화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한 바 있다.지난달 23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문재인 정부 3년간) 집값이 어느 정도 올랐다고 보고 있나'라는 질문에 "(한국)감정원 통계로 11%가 올랐다고 알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연)의 김헌동 부동산개혁본부장은 “현실과 동떨어진 대통령의 인식에 기가 찼다”며 “문재인 정부는 집값이 급등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한편 KB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3년간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 상승률은 52%나 된다. 대통령과 정부 그리고 거대 여당이 삼위일체로 온 국민이 울화통 터지게 하고 있다. 오죽하면 ‘딴나라’ 또는 ‘달나라’대통령이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더불어민주당이 총선에서 압승했을 때 이해찬 대표는 ‘엄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런데 말뿐이었다. 대통령과 민주당은 그 많던 지지율을 누가 다 까먹었는지 스스로 반성하고 바로 잡을 때이지만, 특유의 패거리 의식과 ‘내가 하면 정의’라는 착각 때문에 개선이 가능할지 모르겠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짧고 굵게’ 사상 처음 겪는 거리두기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19일부터 시작했던 거리두기 2단계의 효과를 이번 주에 실감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며, 더 강력해진 거리두기 2.5단계를 ‘짧고 굵게’ 잘 마쳐서 효과를 내자고 당부했다. 정부에서 ‘짧고 굵게’란 단어를 사용한 건 처음인 것 같다. 어제 필자는 오래전 약속한 지인을 만나러 나갔다.일반음식점이 9시에 문을 닫는다는 것만 알았는데 그 정도가 아니었다. 일단 삼겹살을 먹으러 식당에 갔는데, 본인인증을 위한 QR코드를 찍어야 했다. 익숙하지 않은 필자와 일행들을 직원의 도움으로 절차를 마쳤다. 원래는 줄서서 먹는 식당이지만, 이번만은 달랐다. 꽤 넓은 식당이지만 손님은 세 테이블에 불과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와서 호프집에 갔다. QR코드 인증이 귀찮아서 이번엔 모두가 전화번호를 적었다. 상당히 넓은 가게지만 역시 우리까지 세 테이블에만 손님이 있었다. 9시가 안된 8시 45분쯤 마지막 손님으로 나왔다.거리에 사람도 적고, 음산한 기분마저 느껴졌다. 태어나서 처음 겪는 일이다.외국에서만 이런 일이 있는 줄 알았는데, 이젠 남의 일이 아니다.슬그머니 8일간 실시하는 2.5단계 기간 중 지인들과 식사하고 술 마신 게 부끄러워졌다. 한편 저녁에만 영업하는 호프집 같은 영세상인들은 정말 타격이 크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번 방역기간을 정말 잘 넘겨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어야 상인들도 산다. '주당' 필자는 아쉽지만 최소한 2.5단계 기간 동안 식사 약속을 취소하거나 잡지 않고, 아예 재택근무로 전환할 생각이다.정말 중요한 ‘짧고 굵은’ 방역기간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