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 앞두고, ‘좌빨 vs 수구꼴통’ 대결하나?
점입가경이다.한쪽은 북한에 끌려 다니면서도 더 못해줘서 안달이고, 한쪽은 생트집에 있을 수 없는 짓을 하고 있다. 현 정부와 보수야당의 얘기다. 최근 노동신문은 "남조선 각계도 정세 악화로 역대 최악의 인기 없는 경기대회로 기록될 수 있는 이번 겨울철 올림픽경기대회에 우리가 구원의 손길을 보내주고 있는데 대해 고마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라는 논평을 냈다. 북한은 그들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김정은 위원장이 대한민국에 베푼 시혜처럼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필자는 지난 1월 18일 칼럼 ‘문재인 정부, 그동안 못 해줘서 안달이 났나?’를 통해 평창 올림픽 관련하여 최근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게 지나치게 일방적으로 해준다고 쓴 적이 있다. 또 지난 1월 4일자 ‘남북대화는 무조건 환영이지만?’이란 칼럼에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이미 발표한 대로 ‘조심스럽고 신중한 환영’을 하고 ‘진의를 파악’하며 천천히 진행하길 바란다‘고 했었다. 언론도 너무 앞서가지 말아달라고 당부했었다. 아니나 다를까, 북한 사전점검단 현송월 단장 일행에 대한 지나친 의전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국빈급 예우를 해줬기 때문이다. 게다가 방송들도 참 한심스러웠다. 북한의 사전 점검단이 오는 게 그렇게 대단한 뉴스인가? 입국부터 쫓아다니며 생중계 할 정도로 대단한 인물들인가? 스스로 자존감을 낮추는 일이다. 전파 낭비에, 방송이 참 할 일도 없어 보인다. 많은 국민들이 그렇게 호의적으로만 보지 않는다. 이번엔 대통령까지 나섰다. “지금 같은 기회를 다시 만들기 어려운 만큼 국민들께서는 마치 바람 앞에 촛불을 지키듯이 대화를 지키고 키우는 데 힘을 모아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문재인 정부에 묻는다. “지금의 남북대화를 ‘바람 앞에 촛불 지키듯’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북한에서도 그렇게 생각할까?” 남북대화를 이어가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점에 대해선 전적으로 동감한다. 또 남북관계 개선이나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북한 선수단과 관련 단체의 비용을 우리가 모두 부담하는 것은 그럴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신중하고 균형 잡힌 대북정책에 대한 언급은 없고, 우리만 조심하고, 북한이 원하는 대로 다 해주고, 이용당해 주면서라도 남북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일방적인 구애처럼 느껴진다. 정말 안타깝다. 한편 자유한국당이 이런 저런 사소한 것까지 물고 늘어지며 여당의 대북 정책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이번 동계올림픽이 MB정부 때 유치한 것을 강조하면서도, 그 실행에 대해서는 사사건건 비판을 하고 있다. “평양올림픽으로 전락했다”에서 “동계올림픽을 반납하라”까지 지나친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더구나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이 IOC에 남북한 한반도기 공동입장을 우려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하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문제는 그러한 서한을 IOC에 보냈다는 점이다. 비판을 하려면 국내에서 해야지 그런 걸 왜 IOC에 보내는가? 일종의 사대주의다. 더 큰 문제는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서울역에 도착한 날, 대한애국당을 중심으로 하는 극우보수단체가 같은 장소에서 인공기와 김정은 사진 '화형식'을 했던 사건이다. 이번엔 자유한국당과 대한애국당에 묻는다. “도대체 평창 동계 올림픽을 하자는 건가? 말자는 건가?” “북한도 엄연한 올림픽 참가국인데, 개최국 입장에서 이렇게까지 결례를 해야 하나?” 정부가 북한에 일방적으로 해주는 것이 잘못이라고 생각하더라도, 이미 합의했으면 비판을 할지언정 무조건 하지 말라거나 취소하라고 할 수는 없다. 또한 올림픽 주최국 입장에서 모든 참가국은 손님이고, 그들을 잘 대접해야 하는 게 기본이고 예의이다. 참가국 국기와 국가 원수의 사진을 불태우는 건 올림픽 정신에도 크게 벗어나고 남북대화조차 하지 말자는 것과 같다. 거꾸로 생각해 보자.만약 평양에서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이 열린다고 할 때 우리나라가 참가해야 하는가? 참가해야 할 것이다.그런데 북한에서 태극기와 대한민국 국가 원수 사진을 불태우는 시위를 하고, 이미 사전에 합의된 걸 파기하자는 목소리가 나오면 어떻게 하겠는가?아마도 많은 국민들이 그 대회에 참가하지 말라고 할 것이다. 특히 이번 화형식의 주최인 대한한국당은 얼마 전 대통령을 문재인씨라고 호칭을 해서 파장을 일으킨 정당이다. 이번에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극우보수라는 선명성을 보이기 위해 이런 짓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정당이라면 국익을 먼저 생각하는 게 도리다. 이건 국제적 대망신이다. 북한의 평창 동계 올림픽 참가는 남북관계 회복은 물론 올림픽의 흥행을 위해서도 정말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작금의 상황을 보면 시쳇말로 ‘좌빨 vs 수구꼴통’의 대결을 보고 있는 것 같다. 이런 극단적 남남갈등이야말로 북한이 내심 원하는 장면 중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국민들의 생각은 필자의 생각과 비슷하리라 본다. 남북관계에 있어 제발 좀 이성적으로 균형 잡힌 생각을 하며 진중하자.
가상화폐 거래, 투자? 투기? 도박?
투자: 이익을 얻기 위하여 어떤 일이나 사업에 자본을 대거나 시간이나 정성을 쏟음투기: 기회를 틈타 큰 이익을 보려고 함. 또는 그 일도박: 요행수를 바라고 불가능하거나 위험한 일에 손을 댐 3일 전 박상기 법무부장관이 ‘가상화폐는 도박’이라며 거래소 폐쇄를 언급했었다. 말 한마디에 전세계 가상화폐 가치가 순간적으로 120조원이 증발해 버렸다고 한다. 바로 청와대가 이를 일부 부인하는 내용을 발표했지만,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1월 15일 정부의 가상화폐 규제를 두고 제기되는 비판 여론에 대해 "욕을 먹더라도 할 일은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경제·사회·개인의 손실 예방이 목표이며 과도한 투기를 진정시키자는 것"이라 했다. 또한 "정부의 규제 조치는 블록체인이나 가상화폐 그 자체를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다"며 "블록체인의 발달은 최대한 장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필자는 이에 대해 늦었지만 적절한 조치라 본다. 최근 유시민 전 의원이 JTBC '썰전'에서 가상화폐 비트코인에 대해 "비트코인은 진짜 손대지 말라고 하고 싶다"라며 "주식 시장 자본은 산업 생산 일부분에 기여한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아무런 사회적 기능이 없다. 오로지 투기적 기능, 범죄에 이용될 수 있다는 것뿐 긍정적 기능이 전혀 없는 화폐"라며 "사람들이 빠져드는 '바다이야기' 같은 도박판"이라고 비판했다. 필자는 이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일단 가상화폐에 대한 논란은 끝이 없다. 이를 규제한다고 하자 시대에 뒤떨어진 발상이라는 둥, 교각살우(矯角殺牛)라는 둥 많은 비난이 쏟아졌다. 그 중에 가장 많은 비난은 바로 블록체인 기술의 퇴보를 걱정하는 내용이다. 자 이쯤에서 솔직해지자.우리나라에서 비트코인을 구입한 적이 있는 사람이 300만 명이고 대부분이 젊은 사람들이다. 그들이 자기가 피해를 입을까봐 블록체인 기술이 퇴보하네 어쩌구 하는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이 중요한 건 필자도 잘 안다. 그러나 그게 반드시 가상화폐가 아니면 쓸데가 없나? 만약 그렇다면 쓸모 없는 기술이다. 다른 응용분야가 아주 많아서 중요한 기술이다. 즉 가상화폐가 아니라도 다른 분야에서 얼마든지 활용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 가상화폐의 문제점은 이미 많이 회자가 되었다.우선 우리나라에선 가상화폐 관련한 사기가 많았다. 가상화폐를 채굴합네 하면서 투자금을 끌어다가 사실상 흉내만 내고 꿀꺽한 사건들이 많았다. 또한 해킹으로 자신의 가상화폐를 도난당하거나, 거래소가 해킹으로 문을 닫는 경우도 있었다. 가상화폐 빗섬 같은 경우 해킹으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걱정 말라고 큰 소리 치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앞으로 얼마든지 해킹이나 악성 바이러스 유포가 가능하다.강력한 익명성 때문에 얼마 전 악성바이러스를 퍼트리고 비트코인으로 대가를 요구하는 범죄를 비롯, 마약이나 무기 등 검은 돈의 거래에도 악용되고 있다.더구나 일부 가상화폐는 주식의 ‘작전’처럼 시세 조작으로 ‘장난’을 치는 일도 잦다. 한편 우리나라에선 같은 가상화폐 열풍으로 외국에 비해 20~30% 더 높게 거래 된다. 소위 ‘김치 프리미엄’이다. 이는 국부의 해외유출에 일확천금을 쫓는 투기의 산물이다. 외환을 대상으로 하는 환투기나 부동산 투기하고도 또 다르다. 가상화폐의 경우 잘못되면 남는 게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이다. 가상화폐를 거래하는 사람들에게 묻는다. “한마디로 말해 가상화폐 거래로 쉽게 돈을 벌려고 (적나라하게 얘기하면 돈을 따려고) 하는 것 아닌가?” 흔히 일본은 제도권에서 가상화폐를 관리하면서 가상화폐 선진국이 되었는데 우리나라가 뒤 처지만 큰 일 날 것처럼 주장하지만, 그것도 알고 보면 개가 웃을 얘기다. 이미 중국은 가상화폐 문제가 심각해지자 이미 지난 해 9월 가상화폐 거래소 출금 중단 등 규제를 발표했다. 중국은 바보란 말인가?만약 나중에라도 가상화폐가 정말 필요하면 그때 가서 도입하거나 거래하면 된다. 가상화폐가 이미 그렇게 대단한 기술도 아니고, 가상화폐 선진국이 경제 선진국도 아니다. 그렇게 따진다면 지금 선진국들 간 가상화폐 경쟁이 심하게 일어났어야 했다. 지금 문제는 가상화폐 자체보다 투기적 또는 도박적 거래다. 정부 당국자는 블록체인 기술 발전을 적극 장려한다고 했다.가상화폐와 관련 있는 사람들이 자신들에게 손실이 올까 봐, 나서서 그 폐해를 덮으려고 ‘가상화폐가 발전해야 블록체인 기술이 발전하고 그래야 우리나라가 기술 선진국이 된다’는 식의 과장된 발언이나 시도는 너무 속 보이므로 이쯤에서 그만하길 바란다. 지금 상태로의 가상화폐 거래는 폭탄 돌리기와 비슷하다. 그런 걸 알면서도 ‘단기간에 쉽게 돈 따려고’ 많은 사람들이 투기적 거래 또는 도박을 하고 있다. 어떤 이유로 폭락하거나 뻥하고 폭발하면 그때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망한다. 아무데서 보상을 받거나 하소연할 데도 없다. 오롯이 큰 거 한방 또는 노름에 가까운 돈 따기에 급급했던 투자자의 잘못이다.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연합하여 정부를 압박하려 한다는 얘기가 있다. 특히 올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압력단체를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한번 정부가 칼을 빼 든 이상 절대 물러서면 안 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늘 한 얘기처럼 ‘정의가 살아 있는 세상’ 즉 열심히 일한 사람이 대우 받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주길 바란다.
남경필 지사에게 왜 ‘속았다!’는 생각이 들까?
남경필 지사는 일찍 정계에 입문하여 5선 의원을 거친 뒤 경기도지사에 당선, 지금 현직에 있다. 남지사는 명문 예일대 경영대학원을 나온 재원으로, 보수 정당 내에서 개혁성향의 젊은 의원으로 차세대 대권주자로도 기대를 모으고 있었다. 박근혜 전대통령의 문제가 붉어졌을 때 가장 먼저 탈당을 한 사람이 남경필 경기도지사였다. 그 때만해도 ‘역시 남경필이다’라는 찬사와 함께 소신껏 행동하는 그가 필자의 눈에도 호감이 갔다. 얼마 후 역시 탈당한 유승민, 김무성 의원 등과 함께 바른정당을 창당했다. 그랬는데...........필자는 지난 해 10월 21일 ‘바른정당 탈당파, 국회의원 맞나?’라는 제목의 칼럼을 쓴 적이 있다. ‘“자유한국당은 가짜 보수이고 자신들만이 진정한 보수”라 하며, 대통령과 관련하여 책임을 통감하며 무릎 꿇고 사죄를 구한 바른정당 의원들이다. 그런 의원들이 불과 9달만에 ‘가짜’ 보수들과 만나서 ‘우리는 하나다’를 외쳤다니, 이걸 코미디에 비유하자니 코미디언들이 화를 낼 것 같고, 동물에 비유하자니 동물보호단체에서 들고 일어날 것 같아 차마 비유도 못하겠다.‘라고 비난했었다. 남경필 지사가 탈당할 때와 지금 자유한국당이 바뀐 건 당명,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출당한 것, 홍준표 대표가 전권을 휘두르고 있다는 점, 그리고 지지율이 그 당시보다 더 떨어졌다는 점 정도이다. 소위 최경환, 서청원 등 친박, 진박 내지 잔박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모두 그대로 있고, 하는 것이나 이미지나 눈을 씻고 봐도 예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 그런 곳으로 다시 돌아간단다. 남경필 지사는 탈당의 이유로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통합에 반대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비슷한 경우에 있는 원희룡 제주 지사와도 다르다. (원희룡 지사는 탈당은 하지만 자유한국당으로 복당은 안한다고 했다. 물론 그 말도 끝까지 지켜봐야겠지만)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1월 5일 발표한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을 전제한 정당지지율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44%,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 정당 17%, 자유한국당 9% 순이었다. 정당 지지율만 볼 때에 남지사의 복당은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다. 남경필 지사에게 묻는다. “이런 당에선 도저히 안 되겠다고 하며 탈당했던 당으로 돌아가는 이유가 무엇인가?” “당신을 지지하는 많은 유권자가 등을 돌릴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자유한국당 공천으로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하면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겠는가?” 남지사가 자유한국당으로 원대복귀하는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바른정당에 남는 것보다 재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계산이 섰기 때문이리라. 또한 자식 문제로 이미지가 실추되어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고,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해법을 찾아 주겠다며 손을 내밀었는지 모른다. 인물난에 빠진 자유한국당에서야 남지사정도 되는 인물에게 뭔 들 못해준다고 했겠는가? 한 때 남지사에게 작은 호감이라도 가졌던 필자 같은 사람에게 이번 남지사의 자유한국당 복당은 큰 충격과 함께 ‘속았다’라는 생각을 가지해줬다. 그동안 소신과 개혁 등의 가면을 벗어 던지니, 그 뒤에 감춰져 있던 후안무치(厚顔無恥)의 민낯을 봤기 때문이다. 정치인에겐 소신과 신념, 신뢰가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한때 소신과 개혁의 아이콘처럼 기대를 모았던 남지사는 스스로 그런 이미지를 집어 던지고, 구렁텅이 속으로 풍덩풍덩 걸어 들어갔다. ‘잠깐 망신스러운 것만 참아내면 된다, 결과만 좋으면 되지’라고 생각했나 보다. 흔히 ‘우리나라 국민들은 시간만 좀 지나면 금방 다 잊어 버린다‘는 자조 섞인 얘기들을 스스로 많이 한다. 이제부터라도 절대 그렇지 않다는 걸 국민들이 보여줘야 이 사회가 발전하고 미래가 있다. 국민 여러분,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소신이나 신념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철새’들을 절대 잊지 말고 반드시 표로 응징하시길 바란다.
문재인 정부의 외교적 대참사!
도대체 왜 이럴까?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어 말이 안 나온다. 이걸 외교라고 하고 앉았나 싶다. 어제 (1월 9일)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당시 한일 간 위안부 합의에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하면서도 "2015년 합의가 양국 간에 공식 합의였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이를 감안하여 재협상은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늘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재협상 얘기는 없었다. 필자는 지난 해 12월 29일 ‘문재인 정부, 이게 외교인가?’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한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 발표와 그 이후 진행상황을 보면서 정부 외교를 호되게 비판한 적이 있다.‘문재인 정부가 국민적 공분을 사게 해서, 기존 합의를 파기하는 동력으로 사용하려 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외교는 냉정하게 봐야 한다. 항상 상대방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썼다.게다가 불과 5일전에는 대통령이 위안부 할머니들을 청와대로 모셔서 극진한 대우와 함께 대신 사과도 했다. 대통령은 “진실과 정의라는 원칙에 어긋나는 그런 합의였고, 또 절차적으로 피해자인 우리 할머니들의 의견을 제대로 듣지 않았다”하며, 재협상을 하겠다고 구체적으로 언급은 안했지만 그에 대한 의지는 재확인할 수 있었다. 주지하다시피 재협상은 문대통령의 중요한 대선 공약 중 하나였다. 그런데 이게 뭔가? 재협상 요구를 하지 않겠단다! 문재인 정부에 묻는다. “두 주일 아니 5일 앞도 못 내다보고 외교를 하는가?” “이럴 거 같으면 국민적 공분을 사는 합의과정이나 이면 합의를 굳이 왜 발표해서, 일본 여론을 들끓게 하고 외교 사회에선 왕따가 되는 걸 자초했는가?” 물론 대선 공약이라고 다 지킬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현재의 한일관계 나아가 국제관계를 볼 때 재협상을 안 할 수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마치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재협상을 할 것처럼 하다가 느닷없이 안 하는 것으로 바꿨다는 점이다. 그것도 두 주일도 안 지나서....게다가 5일 전엔 위안부 할머니들까지 초청했는데, 그분들은 지금 정부에 배신감을 느낀단다. 차라리 그런 행사를 하지 말았거나 나중에 했어야 했다. 필자는 외교 전문가가 아니다. 하지만 외교는 국내 문제와 달리 항상 상대가 있다는 정도는 안다. 즉 국내 문제는 일단 저질러 놓고 나중에 수습할 수도 있지만, 외교는 절대 그렇지 않다. 협상의 산물이므로 비밀도 필요하다. 그런데 이번에 그 과정이나 이면합의를 홀라당 다 까발려서 국민적 공분을 사게 해놓고, 그냥 넘어간단다. 그냥 넘어갈 일을 왜 한일 양국에서 사단이 나게 했는가 말이다. 도대체 뭐 하자는 건가? 외교가 어린 애들 간의 관계인가?덕분에 우리나라는 국제 외교가에선 비밀을 지킬 수 없는 나라로 불신의 낙인이 찍히면서 왕따가 되게 생겼다. 국내에서도 많은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외교적 대참사다. 왜 이렇게 됐는지 문재인 정부는 잘 따져봐야 한다. 아마추어보다도 못한 수준의 외교로 국내외적 참사를 일으킨 점을 엄중하게 다루어 반드시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세종문화회관, 고객 마인드와 품격은 어디로 갔나?
세종문화회관은 누가 뭐래도 우리나라 최고의 문화공간이다.세계적 또는 국내 정상급 예술인이나 단체가 아니면 대강당에서 공연을 못한다. 그만큼 높은 품격이 요구되는 곳이다. 따라서 고객에 대한 서비스는 물론 모든 시설이나 공간이 그 품격에 맞아야 한다. 2016년 9월 세종문화회관 2층에 ‘서비스플라자’라는 공간이 문을 열었다. 티켓이나 패키지를 상담하고 예매하는 곳이다. 고객과의 접점이기 때문에 세종문화회관의 이미지나 품격과 잘 어울리는 장소여야 한다. 그런데 막상 가보면 전혀 그렇지 못하다. 들어가 보면 첫 인상이 품격하고는 거리가 멀다. 한마디로 어수선하다. 한쪽에서는 티켓을 상담하고 파는 데스크가 있고 반대쪽은 카페이다. 가운데 공간만 보면 도무지 컨셉을 알 수가 없다. 우선 의자나 탁자만 봐도 그렇다. 소파가 있는가 하면 이동식 플라스틱 의자도 있고, 탁자와 그에 딸린 의자도 다 제각각이다. 마치 짝도 안 맞는 중고가구 대충 갖다가 늘어놓은 것처럼 보인다. 게다가 의자와 탁자가 품격은 커녕 싸구려로 보인다. 도대체 세종문화회관의 품격은 어디로 간 걸까? 고객 마인드도 전혀 없어 보인다.명색이 서비스플라자인데 상담 데스크에 있는 의자는 너무 높고 좁아서 마치 식당의 어린이용 의자를 보는 것 같다. (사진) 역시 품격은 없어 보인다.) 그러다 보니 고객들은 의자가 불편해서, 차라리 서서 상담한다. 짧지도 않은 시간동안 상담을 하는데, 직원은 앉고 고객은 서는 구조다.뒤편 대기실 같은 곳의 의자도 마찬가지다. 이런 공간이 왜 필요한지 모르겠지만 의자가 작고 불편하기 짝이 없다. 등받이가 있다 말아서, 실수로 몸을 뒤로 젖히다간 뒤로 나자빠지기 십상이다. 이 의자 역시 품격은 없어 보인다.또한 그 흔한 TV모니터도 없다. 세종문화회관 공연 같은 것을 틀어줄 만도 한데, 한 대도 없다. 회관의 품격에 맞게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올 것 같지만 아무 소리도 안 난다. 작은 소리까지 다 들려 대화하기도 불편하다. 더 놀라운 것은 명색이 서비스플라자인데 와이파이도 안 된다는 것이다. 요즘 지하철을 비롯하여 웬만한 공공장소나 커피샵을 가도 와이파이 안 되는 데가 없는데, 세종문화회관의 ‘서비스’플라자에선 안 된다. 정말 서비스가 단 1도 없는 것 같다. 카페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외부에 임대한 것으로 보이는데, 오전 11시 넘은 시간에 진열장 용기 안은 텅 비어 있다. (사진) 제품이 안 팔려서 비워놨는지 모르겠지만, 그렇다면 진열장 자체를 치웠어야 한다. 이 역시 품격을 까먹는 일이다. 세종문화회관에 묻는다. “세종문화회관 품격에 맞는 고객 서비스나 인테리어를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서비스플라자에서 (티켓 판매와 상담을 제외하고) 고객에게 서비스해주는 게 뭐가 있나?” 만약 예산이 부족했다면 이런 공간을 처음부터 만들지 말거나 공간을 작게 축소해서 예산에 맞게 그러나 품격은 지켜가며 제대로 만들었어야 한다. 특히 TV모니터나 와이파이 같은 것은 큰 예산이 들지도 않는다. 고객 마인드가 없다는 뜻이다. ‘공무원들 하는 일이 다 그렇지 뭐’라고 생각할 만하다. 이것이야 말로 청산해야 할 회관의 가장 큰 적폐이다. 필자가 위에서 서비스플라자와 관련하여 지적한 것들은 세종문화회관의 적폐 중 극히 일부이다. 관장을 비롯 전 직원들이 스스로 나서, 세종문화회관 수준에 맞는 고객 서비스 마인드 제고와 품격 있는 발상으로 이런 적폐를 조속히 청산해야 한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askingnews.com>
관리감독책임자인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묻는다 - 2편
세종문화회관 시설관리가 고속터미널보다도 못한 ‘적폐’를 아는가?올해는 세종문화회관 개관 40주년 되는 해이다.디자인경영을 모토로 2015년 시즌제 도입과 함께 팝아트 스타일의 홍보물을 제작하며 낡고 딱딱한 이미지 대신 밝고 강렬한 이미지를 내세우기 시작했다. 이 같은 변신에 힘입어 시민 만족도 지수는 2013년 88.4에서 2016년엔 92.1로 뛰어올랐고, 지난 해 제19대 대한민국디자인대상에서 공연예술계 최초로 디자인경영 부문 우수상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또한 어제 칼럼에서 이미 밝힌 바와 같이 세종문화회관은 누가 뭐래도 우리나라 최고의 문화공간이다. 그만큼 높은 품격이 요구되는 곳이다. 따라서 고객에 대한 서비스는 물론 모든 시설이나 공간이 그 품격에 맞아야 한다. 그런데 어제 고객마인드가 전혀 없고 저렴해 보이는 ‘소비자 플라자’ 칼럼에 이어, 이번엔 다른 쪽을 살펴보고자 한다. 세종문화회관 정면을 보면 회관을 상징하는 계단이 있다. 그 위로 올라가면 회관 뒤로 통하는 통로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다니기도 하고 회관의 한가운데 위치한다. 그만큼 회관의 성격이 잘 나타나야 한다. 그런데 막상 가보면 정말 우리나라 최고의 품격을 갖춘 세종문화회관이라고 하기엔 믿을 수 없는 장면이 펼쳐진다. 이 사진은 동네 뒷골목이 아니다. 2018년 2월 2일 오전 10시에 필자가 직접 세종문화회관에서 촬영한 사진이다.일단 반대 방향인 분수가 있는 회관 뒤쪽 계단에서 오르면 왼쪽에 꽃집이 있다. 공연이 많은 회관의 특성상 꽃집은 필수일 것이다. 그런데 너무 지저분하다. 많은 제품에 박스와 진열대가 밖에 아무렇게 나와 있다. 분명 임차 공간이 아닌 공유공간을 점유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정도는 예고편에 불과하다. 바로 옆 편의점을 보면 정말 깜짝 놀란다.현수막에 냉장고와 자판기 같은 집기가 밖에 나와 있고, 상품 박스도 밖에 여러 개 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게다가 손으로 적은 수많은 가격표와 쪽지, 포스터들이 정말 아무렇게나 붙어 있다. 간판만도 중앙, 좌 우에 세 개나 붙어 있고, 편의점 배너만 두 개다. 더욱 놀라운 것은 배너의 상태이다. 요즘 어디서도 보기 힘든 수준의 조악한 디자인에 낙서처럼 펜으로 화살표 등을 그린데다가, 양초 판매 등을 적은 종이까지 붙어 있다. 한눈에 봐도 꽤 오래 이 자리를 지킨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야말로 세종문화회관 시설관리의 치부를 보여주는 상징이라 하겠다.그런가 보다 하고 사진을 찍고 돌아서는데 이건 또 뭔가? 또 다른 편의점 광고물이 통로 입구에 버젓이 있다. 정면 계단을 내려오니 대로변에도 또 있다! 정말 놀라운 일이다. 세종문화회관은 편의점 하나를 위해, 품격이고 뭐고 모든 걸 아낌없이 다 내어 주고 있었다!한편 서울강남고속터미널, 그것도 지은 지 꽤 오래된 경부선을 가보자.일반 서민들이 많이 왕래하는 곳이고, 고품격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편의점도 밖에 나와 있는 물건 같은 것 없이 깨끗하다. 긴 상가 통로엔 그 흔한 배너 광고 하나 없다. (이 사진 역시 같은 날 오전 11시에 촬영한 사진이다.) 적극적으로 시설관리를 해서 가능한 일이다. 서울시장과 세종문화회관 사장에게 묻는다. “디자인상까지 받은 세종문화회관이 시설물 관리를 엉망으로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어떻게 저런 시설물이 최고의 품격을 요구하는 세종문화회관에 버젓이 오랫동안 방치될 수 있는가?”“시설미화 차원에서 그 편의점을 도와줄 수는 없었는가?”“어떻게 세종문화회관 시설물 관리가 고속버스터미널만도 못한가?” 세종문화회관에서 시설관리를 담당하는 부서는 임대차계약 당시부터 간판의 크기와 개수, 미관 정리, 외부 광고물 금지 등에 대해 합의를 했어야 한다. 사실 요즘 웬만한 건물들도 이러한 사항을 포함하여 임대차 계약을 한다. 만약 계약서에 없었다면 계약을 잘못한 것이고, 또 계약서에 없다 하더라도 최소한 세종문화회관의 품격을 깎아먹는 외부 진열이나 배너광고 등은 못하게 했어야 한다. 물론 계약서에 있는데 지금 상태라면 당연히 담당부서에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다.세종문화회관이나 서울시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도와줄 수 있었다. 즉 배너나 간판이 꼭 필요하다면 실력 있는 세종문화회관 디자인팀에서 수고를 해줄 수도 있고(절대 그렇게 안하겠지만), 서울디자인재단에 의뢰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다 서울시 산하기관 아닌가?별도의 사업체라는 이유로 내팽개쳐 두다 보니, 세종문화회관 자체 디자인은 잘 했을지는 몰라도 이런 허점이 크게 부각되며 전체 품격을 깎아 내렸다. 이러한 문제들은 세종문화회관이나 관리감독 책임자인 서울시의 잘못이다. 서울시 담당자가 걸어서 5분 거리인 세종문화회관을 가끔이라도 안 가봤을 리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종문화회관이나 서울시가 이렇게 눈에 잘 띄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거나 알면서도 그냥 넘어간 것, 이런 것만 봐도 세종문화회관과 서울시의 무책임과 무관심을 알 수 있다. 예전부터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대충 넘기는 게 바로 ‘적폐’다. 세종문화회관과 서울시의 적폐 청산 노력을 지켜보겠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asking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