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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 관리감독책임자인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묻는다 - 2편

18-02-02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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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0개 작성자 묻는다일보 조회 3,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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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 시설관리가 고속터미널보다도 못한 적폐를 아는가?


올해는 세종문화회관 개관 40주년 되는 해이다.

디자인경영을 모토로 2015년 시즌제 도입과 함께 팝아트 스타일의 홍보물을 제작하며 낡고 딱딱한 이미지 대신 밝고 강렬한 이미지를 내세우기 시작했다. 이 같은 변신에 힘입어 시민 만족도 지수는 2013년 88.4에서 2016년엔 92.1로 뛰어올랐고, 지난 해 제19대 대한민국디자인대상에서 공연예술계 최초로 디자인경영 부문 우수상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또한 어제 칼럼에서 이미 밝힌 바와 같이 세종문화회관은 누가 뭐래도 우리나라 최고의 문화공간이다. 그만큼 높은 품격이 요구되는 곳이다. 따라서 고객에 대한 서비스는 물론 모든 시설이나 공간이 그 품격에 맞아야 한다.

 

그런데 어제 고객마인드가 전혀 없고 저렴해 보이는 ‘소비자 플라자’ 칼럼에 이어, 이번엔 다른 쪽을 살펴보고자 한다.

 

세종문화회관 정면을 보면 회관을 상징하는 계단이 있다. 그 위로 올라가면 회관 뒤로 통하는 통로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다니기도 하고 회관의 한가운데 위치한다. 그만큼 회관의 성격이 잘 나타나야 한다. 그런데 막상 가보면 정말 우리나라 최고의 품격을 갖춘 세종문화회관이라고 하기엔 믿을 수 없는 장면이 펼쳐진다.

 

 

이 사진은 동네 뒷골목이 아니다. 2018년 2월 2일 오전 10시에 필자가 직접 세종문화회관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일단 반대 방향인 분수가 있는 회관 뒤쪽 계단에서 오르면 왼쪽에 꽃집이 있다. 공연이 많은 회관의 특성상 꽃집은 필수일 것이다. 그런데 너무 지저분하다.

 

 

많은 제품에 박스와 진열대가 밖에 아무렇게 나와 있다. 분명 임차 공간이 아닌 공유공간을 점유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정도는 예고편에 불과하다.

 

바로 옆 편의점을 보면 정말 깜짝 놀란다.

현수막에 냉장고와 자판기 같은 집기가 밖에 나와 있고, 상품 박스도 밖에 여러 개 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게다가 손으로 적은 수많은 가격표와 쪽지, 포스터들이 정말 아무렇게나 붙어 있다.

 

 

간판만도 중앙, 좌 우에 세 개나 붙어 있고, 편의점 배너만 두 개다. 더욱 놀라운 것은 배너의 상태이다.

 

 

요즘 어디서도 보기 힘든 수준의 조악한 디자인에 낙서처럼 펜으로 화살표 등을 그린데다가, 양초 판매 등을 적은 종이까지 붙어 있다. 한눈에 봐도 꽤 오래 이 자리를 지킨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야말로 세종문화회관 시설관리의 치부를 보여주는 상징이라 하겠다.

그런가 보다 하고 사진을 찍고 돌아서는데 이건 또 뭔가? 또 다른 편의점 광고물이 통로 입구에 버젓이 있다.

 

 

정면 계단을 내려오니 대로변에도 또 있다!

 

 

정말 놀라운 일이다. 세종문화회관은 편의점 하나를 위해, 품격이고 뭐고 모든 걸 아낌없이 다 내어 주고 있었다!

한편 서울강남고속터미널, 그것도 지은 지 꽤 오래된 경부선을 가보자.

일반 서민들이 많이 왕래하는 곳이고, 고품격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편의점도 밖에 나와 있는 물건 같은 것 없이 깨끗하다.

 

 

긴 상가 통로엔 그 흔한 배너 광고 하나 없다.

 

 

(이 사진 역시 같은 날 오전 11시에 촬영한 사진이다.) 적극적으로 시설관리를 해서 가능한 일이다.

 

서울시장과 세종문화회관 사장에게 묻는다.

 

“디자인상까지 받은 세종문화회관이 시설물 관리를 엉망으로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어떻게 저런 시설물이 최고의 품격을 요구하는 세종문화회관에 버젓이 오랫동안 방치될 수 있는가?”

“시설미화 차원에서 그 편의점을 도와줄 수는 없었는가?”

“어떻게 세종문화회관 시설물 관리가 고속버스터미널만도 못한가?”

 

세종문화회관에서 시설관리를 담당하는 부서는 임대차계약 당시부터 간판의 크기와 개수, 미관 정리, 외부 광고물 금지 등에 대해 합의를 했어야 한다. 사실 요즘 웬만한 건물들도 이러한 사항을 포함하여 임대차 계약을 한다. 만약 계약서에 없었다면 계약을 잘못한 것이고, 또 계약서에 없다 하더라도 최소한 세종문화회관의 품격을 깎아먹는 외부 진열이나 배너광고 등은 못하게 했어야 한다. 물론 계약서에 있는데 지금 상태라면 당연히 담당부서에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다.

세종문화회관이나 서울시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도와줄 수 있었다. 즉 배너나 간판이 꼭 필요하다면 실력 있는 세종문화회관 디자인팀에서 수고를 해줄 수도 있고(절대 그렇게 안하겠지만), 서울디자인재단에 의뢰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다 서울시 산하기관 아닌가?

별도의 사업체라는 이유로 내팽개쳐 두다 보니, 세종문화회관 자체 디자인은 잘 했을지는 몰라도 이런 허점이 크게 부각되며 전체 품격을 깎아 내렸다.

 

이러한 문제들은 세종문화회관이나 관리감독 책임자인 서울시의 잘못이다. 서울시 담당자가 걸어서 5분 거리인 세종문화회관을 가끔이라도 안 가봤을 리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종문화회관이나 서울시가 이렇게 눈에 잘 띄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거나 알면서도 그냥 넘어간 것, 이런 것만 봐도 세종문화회관과 서울시의 무책임과 무관심을 알 수 있다.

 

예전부터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대충 넘기는 게 바로 ‘적폐’다. 세종문화회관과 서울시의 적폐 청산 노력을 지켜보겠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askin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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