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멋‘만 부리던 철부지 시절
’공부 멋‘만 부리던 철부지 시절 올해 수능은 11월 17일로 정해졌다.수능이란 말이 나올 때마다 필자의 철없던 고교시절이 떠오른다.(또 ‘라떼’ 얘기임) 필자는 중학교 때까지는 그런대로 공부를 좀 했다.그런데 중3에 올라가며 사춘기가 찾아왔다. 고등학교 진학하면서 친구들과 어울리며 노는 게 그렇게 재미있을 수 없었다. 공부는 해야겠는데 능률이 안 올랐다. ‘공부 맛’은 못 느끼고, ‘공부 멋’만 부렸다. 당시엔 ‘밤을 잊은 그대에게’나 ‘별이 빛나는 밤에’ 같은 음악방송이 인기였다. 책상머리에 라디오를 켜놓고 들으며 공부한답시고 앉아 있었다. 공부 못하는 학생들은 ‘음악을 들어야 공부가 잘된다’고 강변했다. 가끔은 사연(편지)이나 요청곡(엽서)를 보내 방송에 소개되기도 했다. 이러니 공부에 집중할 수 없었다. 그때엔 엽서를 예쁘게 꾸며 보내는 게 유행이었는데, MBC에서는 매년 말 ‘예쁜 엽서 전시회’도 열었다. 필자도 한 번 가봤는데, 엽서 여러 장을 이어 붙여 ‘작품’을 만든 솜씨와 정성에 탄복했다. 한때 단과 학원 새벽반을 수강하기도 했다. 새벽 6시에 종로에 있는 학원까지 가면, 커다란 교실에 2~300명의 학생들이 다닥다닥 앉아 있었다. 앞에서 선생님은 녹음기처럼 중얼중얼 설명을 하는데 열정이나 감정은 전혀 없었다. 게다가 새벽에 나왔으니 강의는 귀에 들어오지 않고 잠만 쏟아졌다. 하지만 강의가 끝나면 수 많은 학생들이 동시에 여기저기 학원에서 쏟아져 나왔다. 나도 이들 중 하나라는 부뜻함을 느꼈다. 공부한 건 없지만 공부한 척은 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돈 버리고 시간 버리고, 참 한심한 짓이었다. 더욱 가관은 ‘정독도서관에서 공부하기’였다.토요일이나 일요일에 친구들끼리 새벽부터 정독도서관에 모여서 공부하는 것이었다.하지만 학생들이 얼마나 많이 모이는지, 새벽 5시에 도착해도 대기번호표를 받아야 했다. 그런데 웃기는 건, 대기를 하다보면 불과 6~7시만 되어도 입장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누군지 몰라도 새벽에 와서 일찌감치 나간다는 것이다. 그렇게 어렵사리 입장해서 책을 펼치면 10분도 안돼 졸음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버티다가 대개 2~3시쯤 도서관을 나섰다. ‘정독도서관에 가서 공부하게 성공’이란 뿌듯함만 안고서, 친구들과 놀았다. 공부를 안 하면 걱정되고, 하자니 잘 못하고... 공부 못하는 학생들의 전형이었다.그러니 그해 수능 결과가 좋을 리 없었다.“재수는 필수, 삼수는 선택‘이란 말처럼, 필자도 재수 학원으로 향해야 했다.재수하는 동안 많은 반성과 노력으로 어느 정도 공부는 만회했지만, 그 재수 1년은 필자의 인생을 바꿔 놓는 아까운 한 해가 되고 말았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이준석 대표, 패기와 겸손 그리고 포용
이준석 대표, 패기와 겸손 그리고 포용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대단한 사람이다.사실상 궤멸됐던 보수정당을 짧은 기간 안에 여당으로 바꿔놓은 인물이기 때문이다.지난 11일 대한민국 헌정사상 첫 30대 당대표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 1주년을 맞이했다. 그는 보수정당 사상 처음으로 2030 세대 지지를 끌어냈고, 탄핵 정국 이후 연전연패를 거듭하던 전국 단위 선거를 두 차례나 승리로 이끌며 정권 교체를 이뤄냈다.이 대표는 특히 2030세대에게서 큰 관심과 인기를 가져왔다. 취임 직후부터 2030세대의 당원 가입에 앞장서면서 20여만명이었던 당원이 80여만명으로 늘었다. '나는 국대다'를 통한 대변인 선발대회도 기존 정당의 이미지를 바꾸는데 큰 힘이 되었다.하지만 이 대표는 여러가지 이유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등 기성 정치인들과 잦은 갈등을 빚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그런데 젊음을 바탕으로 많은 활약을 해온 이 대표가 받는 비판의 대부분은 아이러니하게도 ‘젊다(어리다)’이다.국민이나 당 내에서 이준석 대표를 비판할 때 자주 앞에 붙는 수식어가 “젊은(어린) 사람(놈)이...”다. 하지만 이렇게 얘기하는 사람들은 정말 ‘꼰대’다. 이준석 대표를 우선 대표로 인정하기 보다, 옛날식 장유유서로 우선 판단하기 때문이다. 프랑스 미테랑 대통령도 지금 이 대표와 같은 나이에 대통령이 되었다.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사람의 직책이 더 중요한 세상이다. 얼마 전 국민의힘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이 대표와 설전을 벌이다 “정치 선배의 우려를 ‘개소리’로 치부하는 만용”이라고 말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물론 이준석 대표라고 다 잘한 건 아니다.정진석 부의장의 ‘개소리’ 발언에 대해 “1년 내내 (당대표를) 흔들어놓고 무슨 싸가지를 논하냐”고 응수했다. 심지어 정진석 의원을 향해 “아무리 나이가 더 있으신 국회 부의장과 당대표의 관계라 하더라도 서열상 당대표가 위”라고 말하기도 했다. 꼭 이런 식으로 응수했어야 했을까?그리고 이준석 대표는 12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남은 임기동안 “이제 제대로 자기 정치 한번 해 보겠다”고 당 쇄신을 밝혔다.하지만 이준석 대표는 본인이 당대표라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대통령이 국민 위에 군림하는 자리가 아니듯, 당 대표 역시 당원 위에 군림하는 자리가 아니다. 게다가 아직도 나이가 많은 유권자들이 다수를 이루고 있는데, 나이 많은 선배들과 ‘말로 맞짱 뜨는 모습’은 본인의 위상을 깎아 먹는 일이다. 순화된 정치적 언어로 얼마든지 유사한 의미의 발언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당대표라면 당 내 지도부는 물론 다른 계파와의 대화를 자주 해야, 당내 통합을 가져올 수 있다.물론 당의 혁신이 중요하다.하지만 아무리 당대표라 해도, 일방적으로 한 방에 다 끝내려 하다간 역풍을 맞을 수 있다.정치에서는 최선이 아니면 차선, 단계적으로 한 단계씩 해야 할 때도 있다.이 대표의 젊은 패기도 좋지만, 당대표로서 보다 겸손하고 포용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오히려 그런 당대표에게 더 큰 박수와 호응이 있을 것이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젊은 정치인들은 토사구팽의 대상인가?
젊은 정치인들은 토사구팽의 대상인가? 며칭 전 박지현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의 당대표 출마가 무산됐다. 이에 대해 박 전 위원장은 ‘토사구팽’이라고 주장했다. 선거 때 젊은 층의 표가 필요하니까 본인을 데려다 비대위원장으로 앉혀 놓고, 선거가 끝나니 당대표 출마도 막는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한편 7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당윤리위원회로부터 ‘6개월 당원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이 대표는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제3자 입장에선 대선과 지선 두 차례 승리를 이끈 이 대표를 토사구팽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박 전 위원장과 이준석 대표는 격이 다르고 불거진 문제도 다르다.하지만 이준석 대표의 경우 아직 확인되지 않고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윤리위가 앞서 결정을 내릴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남는다. 필자가 전에도 올린 바 있지만, 이준석 대표가 성상납을 받았다면 당연히 물러나야 할 일이다. 하지만 윤리위의 성급한(?) 결정에 다른 의도나 작당이 없는가가 문제다. JTBC는 이를 충분히 의심할만한 녹취파일까지 공개한 바 있다. 이준석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측과 부딪히며 척을 진 바 있다. 이 때문에 ‘윤핵관’들의 눈 밖에 났고, 그들은 ‘선거만 끝나면 두고 보자’라며 벼르고 있었을 수 있다. 하지만 필자는 당시 윤석열 후보가 ‘윤핵관’ 말만 듣고 당을 멀리하다 보니, 답답한 이준석 대표 입장에선 어쩔 수 없이 배수진을 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이 대표는 젊은 층의 표를 모을 뿐만 아니라 선거기술자가 되어, 두 번의 선거를 모두 승리로 이끈 일등 공신이다. 그리고 당의 쇄신을 위해 나름대로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하지만 이 대표가 주도하는 꼴을 보기 싫은 ‘윤핵관’들이, 다음 총선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지금 이 대표를 쫓아내려 하는 게 아닌가 의심이 든다. 여당이나 야당이나 젊은 정치인들을 쫓아내는데 혈안이 되고 있다.이래 가지고 어떻게 거대 두 정당이 젊어지고 쇄신될 지 알 수가 없다. 젊은 정치인들을은 보호하고 키워줘야 하는 대상이지, 세력이 없다고 쉽게 토사구팽하는 대상이 아니다.말로만 나라와 국민을 위한다고 하지만, 기득권 세력들이 오로지 ‘내가 한 번이라도 더 해 먹어야 한다’는 게 우리나라 정치의 현 주소이자 정치인들의 철학이다. ‘정치판’이라는데가 젊어지고 쇄신하기가 이렇게 어렵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민주당 조응천 의원마저...
민주당 조응천 의원마저...지난 14일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법률 취지에 맞지 않는 정부 시행령에 대해 국회 통제권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정부 시행령이 법률 취지와 맞지 않을 경우 국회 상임위가 정부에 수정이나 변경을 요청하면, 정부가 요청받은 사항을 처리하고 그 결과도 상임위에 보고하도록 하는 '강제조항'이 담겨있다. 즉 정부의 '시행령 통치'에 제동을 걸겠다는 취지다.필자가 법률전문가가 아니라 잘 모르지만, 이는 헌법에 있는 삼권분립과 대통령제도를 부인하는 발언이라 생각된다.정부의 시행령이 법률 취지와 맞는지 맞지 않는지를 국회가 한다면, 이는 얼마든지 다수당이 정부를 지나치게 간섭 내지 통제하게 된다.또한 정권이 바뀐다는 건 그만큼 새 대통령에게 많은 기대를 갖게 하는는 절차인데, 그걸 차단해버리는 건 민심을 무시하는 것과 다름없다.이럴 바엔 차라리 헌법을 바꿔 의원내각제를 하자고 하는 게 낫다.이 법안은 역지사지(易地思之)로 볼 때, 당장만 생각한 졸속 법안이다.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했으면 이런 얘기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그런데 거꾸로 언젠가 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했지만, 지금처럼 여소야대의 상황에서 이런 얘기가 나오면 민주당은 과연 쌍수를 들고 환영할까?더욱 놀라운 것은 이 법안을 발의한 사람이 바로 민주당 내 ‘쓴소리’ 조응천 의원이라는 사실이다.조 의원은 검사 출신으로 김대중 대통령 비서실에서 근무했지만 박근혜 대통령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내는 등, 민주당 내에선 보기 드물게 균형 감각을 갖고 있다는 평을 듣는 의원이다. 필자도 조 의원의 그동안 활동해 온 부분에 대해 여러차례 호감을 가지며 지지했고, 민주당 내에 이런 의원이 많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었다.그런 그가 이런 무리한 법안을 발의했다니, 상당히 실망스럽다.이번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것처럼, 민주당이 무조건 새 정부의 발목을 잡으려 한다면 국민들은 다음 총선에 여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기 바란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아베 is Gone
아베 is Gone 지난 8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어이없는 경호 속에 엉성한 괴한의 피격을 받고 숨졌다. 아베는 전통적인 우익 정치인 가문 출신이다. 고조부 오시마 요시마사는 1894년 약 1만명의 병력을 동원해 고종이 기거하는 경복궁을 장악한 후 조선 정부 내각을 강제로 친일내각으로 바꾼 인물이다.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는 56 57대 총리를 지냈고, A급 전범이다. 집안 전체가 이런 사람들 속에서 자란 아베이니, 우익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아베가 총리가 된 후 힘을 쏟은 게 ‘강한 일본’ ‘전쟁할 수 있는 일본’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러니 그가 보는 한국은 한 때 식민지였던 조선의 후예 정도였을 수 있다. 어쨌든 아베는 우리나라에 강경책을 고수했다. 그런데 이 시점에 우리나라 정부와 대통령들의 외교적 미숙함이 한일 관계에 찬물을 끼얹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시절, 역사와 위안부 문제 등으로 한일관계가 악화되자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화해를 위한 3자 회담을 가졌다. 일본 아베 총리는 당시 박근혜 대통령에게 우리말로 ‘반갑습니다’라며 인사했지만, 박 대통령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가운데서 오바마 대통령만 억지 웃음을 지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 먹는 표정을 하고 딴 데만 보고 있었다. 끝나자마자 박근혜 대통령은 인사도 제대로 안 하고, 마치 ‘정말 있기 싫은 자리에서 벗어나듯’ 후다닥 자리를 떴다.오바마 대통령의 부탁에 ‘할 수 없이 자리를 했더라도’, 최소한의 인사와 예의를 갖추는 게 외교적 관례이자 예의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자 이번엔 박근혜 정부 때의 ‘위안부 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그 과정에서 문 정부는 협상 과정 등 외교적 기밀까지 까발리며 국제 관례를 개무시하며, 친일청산이라고 기뻐했다. 이에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를 믿을 수 없는 상대라고 한심하게 생각했다. 나아가 평창올림픽에는 아베 총리가 축하사절로 직접 방한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북한에서 온 사절단에만 온 신경을 썼지, 아베 총리에게 점심 한 끼 대접도 안 하고 그냥 돌려 보냈다. 돌아가는 아베 총리의 심정이 어땠을까?누구라도 ‘뭐 이런 나라나 정부 또는 대통령이 있나’ 하는 불쾌감을 충분히 가질 만 하다. 필자가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아베 전 총리를 아주 싫어하지만, 우리나라 정부나 대통령의 외교적 미숙함이나 결례가 어느 정도 원인 제공을 했다는 걸 강조하기 위함이다.아베가 최연소에 최장수 총리를 지냈다는 건 일본 입장에서 그만큼 일본을 위해 나름대로 열심히 일했다는 방증이다. 필자는 아베 전 총리가 우리나라에 대해 여러가지 반감을 갖게 한 경우는 있지만, 그렇다고 그를 ‘이토 히로부미’ 급으로 생각하면 안된다고 말하고 싶다. 중국이나 북한과 대적하기 위해선 이웃나라 일본의 협력이 필수다.7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과거 청산에만 매달려, 죽창가를 부르며 무조건 반일하는 게 애국이고 실익일까?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여탕에 갔던 추억(?)
여탕에 갔던 추억(?)필자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어렸을 때 식모나 어머니와 함께 여탕에 갔었다. (당시엔 웬만한 집에도 식모가 있었다) 초등학교 2학년까지 여탕에 갔었다, (그 다음부턴 형이나 친구들하고 같이 남탕에 갔다)여탕에서 기억나는 장면이 몇 개 있다.우선 하수구에 가는 머리핀이 많이 모인다는 것이다. 어린 마음에 머리카락과 분리해 물에 잘 씼었는데, 어머니로부터 ‘그런 걸 더럽게 왜 모으냐“는 핀잔을 들고 버렸다.한번은 탕안에 앉아 있었는데, 맞은 편에 우리 반 여학생이 있었다. 그런데 그 여학생의 엄마가 ’이제 나가자‘라며 그 여학생을 일으키려 하자, 자신의 신체를 필자에게 보여주기 싫었던 그 여학생은 ’안 나가겠다‘고 버텼다. 하지만 그 어머니는 ’애가 갑자기 왜 이래!‘ 하시면서 그 여학생을 끌고 나갔다. 나는 그 여학생에게 나의 신체를 보여주기 싫어서, 머리가 어지러울 때까지 한참을 탕 안에 앉아 있었다.그런데 여탕은 유독 시끄럽다. 특히 아기나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엄마들이 많아서였다. 그래서 늘 엄마들의 고성과 함께 찰싹찰싹 아이들 등짝 때리는 소리와 앙앙 우는 아이들의 소리가 사방에서 들렸다.5~6살 때쯤인가, 저쪽에서 어떤 아가씨가 긴 머리를 날리며 걸어왔다. 그런데 그 어린 눈에도 정말 너무 아름다웠다. 미모는 물론 조각 같은 몸매였다. 지금도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이래서 남자아이를 여탕에 데려오면 안된다.거꾸로 드물지만 남탕에 여자아이를 데려오는 경우도 있었다. 필자가 20대 때, 4살 정도 되는 예쁘장한 여자 아이가 대야 같은 걸 가지고 놀며 남자 목욕탕 안을 활기차게 움직였던 기억이 난다. 그 여자 아이가 지금 나이가 한 40 정도는 되었을 것 같다. 그런 기억을 할까?그땐 그냥 그러려니 했다. 집안에 목욕 시설이 대부분 없었기 때문이다.그런데 요즘 남자 아이들은 조숙한데다 체격이 커서, 초등학생만 되어도 여탕에 가면 다른 여성들이 싫어한다. 따라서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22일부터 만 4세 이상 남자아이들은 엄마 따라 여탕 출입이 금지 된다고 한다.아파트와 보일러 보급으로 집에서 목욕할 수 있게 된 게 한참 됐는데, 이런 조치는 늦은 감이 있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