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과의 인터뷰> 최저임금 인상과 경기 침체에 운다
1월 15일 서울 방배동에서 한 커피샵 체인점을 운영하는 조○○(여, 56세)를 만나 소상공인의 하소연을 들었다. 문: 카페를 운영하기 전엔 얼마나 벌었나?답: 연봉으로 3,800만원 정도 받았다. 그런데 사업을 해보고 싶어서 커피샵을 차렸다. 정말 후회가 된다. 문: 커피샵 차리는데 비용이 얼마나 들어갔나?답: 2억7천만원 정도 들어갔다. 문: 융자 받은 자금이 있나?답: 1억원을 융자 받았는데 이자율이 점점 오르고 있어서 그것도 문제다. 문: 요즘 사업은 어떤가?답: 매상이 1년 전에 비해 한 20% 줄어든 거 같다. 월 2천만원정도 올랐는데 지금은 월 1,600만원 수준이다. 문: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이 있나?답: 그것 때문에 아주 죽겠다. 주휴수당까지 합하면 시간당 9천원 정도로 오른 셈이다. 하루 7시간 일한다고 보면 월 20~30만원 정도 오른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알바는 줄이고 내가 일을 더 할뿐만 아니라 가족(딸 둘)까지 나와서 일한다. 문: 알바는 얼마나 줄였나?답: 작년에 8명까지 고용했는데 지금은 2명이고 그것도 한 명을 더 내보내려고 한다. 문: 사장님은 하루 몇 시간 일하나?답: 오전 근무 알바도 내보낸다 보면 앞으로는 아침 8시부터 밤 11시 넘어서 까지 일해야 하고 마감하면 자정 넘어 퇴근한다. 문: 근무 시간을 좀 줄이면 어떤가?답: 본사 규정 상 늦어도 오전 8시에는 열어야 한다. 원래는 10까지 영업하지만 최근 한 대기업 커피샵이 10시에 문 닫는 것으로 바뀌면서, 혹시 그 이후 시간에 손님이 올까 해서 밤 11시 넘어서까지 영업을 한다. 정말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문: 휴일에는 좀 쉬나?답: 우리는 365일 오픈을 하기 때문에 쉬는 날이 없다. 문: 그럼 돈은 얼마나 버나?답: 벌긴, 요즘은 한 달에 거의 4백만원 적자다. 업주는 죽어라 일하고도 돈을 박아서 알바비 주는 격이다. 문: 그럼 알바들 일자리가 줄겠다.답: 당연하다. 그리고 초짜들은 안 쓰게 된다. 전에는 2인 1조로 해서 초짜들이 배워가며 일했지만, 지금은 경력자만 골라서 쓴다. 아마 알바를 줄여서 소비가 더 위축되는 악순환도 생길 것이다. 문: 가족들이 대신 알바자리를 메운다는데답: 딸이 둘인데 둘 다 직장에 다닌다. 걔들이 저녁에 나와 일하고, 휴일에도 나와서 일 한다. 서로 얼굴보고 밥 먹을 시간도 없다. 알바비를 주지만 가족이니까 주휴나 야근 수당 없이 준다. 걔들도 굉장히 힘들어 한다. 완전 가족 전체의 심신이 망가지고 있다. 문: 최저임금 인상 때문인가?답: 당연하다. 이건 알바비 올리려고 업주들과 업주들 가족까지 다 죽으라는 얘기다. 나만 그런 게 아니다. 소상공인들 다 그렇다. 만약 경기가 좋아서 매상이 확 오르면 최저임금 인상이 흡수 되겠지만, 그렇지 않고 경기는 더 나빠지는데 최저임금만 올리는 정부가 이해가 안 간다. 소상공인들 알기를 봉으로 안다. 문: 지금 문재인 정부가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원까지 올린다는데 괜찮겠나?답: 한마디로 문 닫아야 한다. 많은 소상공인들이 그럴 것이다. 내 돈 들여 사업하는데 알바보다 못 벌거나 손해가 나면 누가 하겠는가? 시간당 1만원이면 주휴 야근수당 합하면 그보다 훨씬 더 줘야 한다. 나도 커피샵 접고 차라리 알바 하겠다. 문: 지금 가장 문제는 무엇인가?답: 당연히 경제적인 문제가 크지만, 더 걱정되는 건 건강이다. 나도 꽤 건강한 편이지만 지금 알바 내보내고 내가 그 자리를 메우다 보니 몸에 무리가 많이 간다. 언제 쓰러질지 모르겠다.게다가 가족들한테까지 피해가 가니 정말 심각하다. 최저임금을 그렇게 인상을 할 경우 소상공인들한테 어떤 영향이 미칠지 전혀 생각도 안한 그야말로 탁상행정의 전형이자 인기 영합이라고 본다. 문: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답: 최저임금 인상은 언뜻 보면 약자를 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고용을 줄이고 업주와 가족들이 그 자리를 메운다. 업주도 힘들고, 알바 자리가 줄어 알바도 힘드는 이런 정책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 업주들도 국민인데, 업주와 그 가족까지 다 죽이고 일자리도 줄이는 이런 정책은 재고하길 바란다. <묻는다읿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문재인 정부, 그동안 못 해줘서 안달이 났나?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대북관이나 대북 정책에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많았다. 정권 초기에 베를린 구상을 발표했지만 우스운 꼴이 되었던 경험도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 남북협상 초기에는 진행하는 모습이 차분하고 신중해 보여서 잘 되겠지 싶었다. 얼마 전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와 대남 관계 개선 의지를 밝혔을 때, 필자는 지난 1월 4일에 ‘남북대화는 무조건 환영이지만?’이라는 칼럼을 썼었다. ‘문재인 정부는 이미 발표한 대로 ‘조심스럽고 신중한 환영’을 하고 ‘진의를 파악’하며 천천히 진행하고, 언론도 앞서가지 말고 제발 진중하길 바란다.‘라는 내용이었다. 이번 남북회담도 정부의 발표대로 잘 진행하길 바랐다.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10명중 8명이 찬성한다고 했지만 2명은 반대한다고 했다. 반대하는 이유가 대부분 북한의 동계올림픽 참가가 북한 체제 선전에 이용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였다. 반대하는 사람들이 약 20% 정도의 소수라고 그 의견을 무시하면 안 된다. 사실 지난 여러 차례 북한 응원단 방문이 인기를 많이 끌었지만, 그들의 만들어진 것 같은 부자연스러운 행동에 왠지 뒤끝이 깨끗하지 않은 느낌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협상에서 올림픽 선수단 참가보다 예술단 방문을 먼저 논의한 것도 좀 꺼림칙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어제 남북 차관급 협상에서 한반도기 동시 입장, 마식령 스키장 공동 훈련, 여자 아이스하키팀 단일팀 구성에 북한 응원단 230명, 태권도 시범단 30명 등이 방남하여 응원이나 공연 등을 하기로 했고, 패럴림픽에도 선수단, 예술단 등 150여명을 파견하기로 합의했단다. 얼마 전에는 북한 마술단 파견 보도도 있었다. 일단 한국리서치가 지난 9~10일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를 보자.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환영한다는 의견은 81.2%나 됐지만 ‘한반도기 동시입장’에는 찬성이 50.5%, ‘무리해서 할 필요는 없다’는 답변이 49.4%로 비슷했다. 단일팀 문제에선 부정적 의견이 압도적이었는데, ‘가급적 단일팀을 구성하는 것이 좋다’는 27.0%에 그쳤고, ‘무리해서 단일팀을 구성할 필요는 없다’는 답변이 72.2%였다. 한반도기 동시입장에 대한 의견이 반분되는 이유는 지금까지 11차례 동시입장이 있었지만 전혀 소득이 없었다는 점이다. 취지나 모양만 좋았지 실제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것까진 그럴 수 있다고 치자. 그런데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얘기다. 처음부터 단일팀을 구성해 예선을 치러왔다면 문제가 없지만, 지금 갑자기 단일팀을 만들면 그동안 같이 고생했던 우리 선수 몇 명은 꿈에도 그리던 올림픽 무대를 밟지도 못한다. 그걸 어떻게 보상할 수 있겠는가? 게다가 시간도 별로 없는데 북한 선수들과 합해져 팀웍이 제대로 발휘되겠는가? 또한 마식령 스키장 공동 훈련이라니? 그것도 ‘평화올림픽 구상의 하나’로 우리 측에서 제안했다니 제정신인가 싶다.마식령 스키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치적으로 선전하고 있는데, 외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만들었지만 방문객이 없어 사실상 폐업상태인 곳이다. 거길 일부러 우리가 먼저 가서 국제적으로 홍보해 준단다. 지금 남북관계가 아주 좋고 핵문제 같은 게 없으면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북핵문제로 거의 전 세계가 대북제재를 하고 있는 판에 북한 스키장을 홍보해 주러 간다니, 북한에서는 그걸 가지고 대내외에 얼마나 선전하겠는가? 체제 홍보를 아주 제대로 도와주는 일이다. 필자를 비롯해 많은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는 게 바로 이것이다. 그런 우려를 뒤로 하고 이렇게까지 알아서 해주는 이유가 뭔가? 그게 평화 올림픽 구상하고 무슨 관계인가? 문재인 정부의 대북관인가? 예술단이나 시범단, 마술단의 경우도 그렇다.외교나 남북관계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상호주의 즉 균형이다.북한에서 공연단들을 파견한다면 우리 쪽에서도 그에 상응하는 뭔가가 있어야 하는데 그에 대한 얘기는 없다. 역시 일방적이다. 문재인 정부에 묻는다. “김정은 위원장 신년사에 대해 정부는 ‘조심스럽고 신중한 환영’이라며 ‘일단 대화 나누며 진의 파악’한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 너무 일방적으로 속도를 내는 것 아닌가?” “마치 우리 정부가 그동안 북한에 뭘 못 해줘서 안달이 났었는데, 이번 기회에 그동안 못 해준 걸 한꺼번에 다 해주려고 하는가?” “여자 아이스하키팀 단일팀 구성은 자국민을 희생이 전제가 되는데, 그렇게 해서 뭘 얻겠다는 건가? 이게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는 정의로운 나라, 국민이 주인이 되고 존중받는 나라인가?” 필자는 지난 1월 9일 ‘북한, 이 시기에 이런 삐라(전단)을 살포해야 하나?’라는 칼럼에서 필자가 수거한 삐라(전단)을 공개했었다. 그런데 며칠 전 또 사진과 같은 삐라(전단)를 집 주변에서 수거 했다. 한편에선 유화정책과 회담을 하면서 또 한편에선 이런 책동을 계속 하는 게 북한이다. 지금 문재인 정부의 남북협상을 보면 마치 자기들이 평소에 머릿속에 그려왔던 대로 만들고 싶어 밀어붙인다는 생각이다. 남북관계를 환상으로 보면 안 된다. 냉정하고 현실적으로 판단하고 실리를 추구해야하는데, 북한 비핵화를 위해 국제사회가 대북제재를 이행해가고 있는 입장에서 볼 땐 이해가 안 갈 뿐만 아니라 당황스럽고 문재인 정부의 저의를 의심할 것이다. 정부는 우려를 최소화한다고 했지만 믿음이 안 간다. 이런 식이라면 또 언제 틈만 나면 퍼주려고 할지 모른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실망스럽고 걱정된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통합개혁신당(가칭), 기대? 우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지난 18일 합당을 통한 통합개혁신당(가칭) 출범을 공식 선언했다. 두 사람은 "국정의 모든 과제에 대해 통합개혁신당은 우리의 원칙과 우리의 대안을 먼저 제시하겠다"며 "(정체성이) 확장되는 것이지 충돌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양 극단의 두 거대 정당 사이에 중도정당이 새로 통합, 출범한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이 옳은지 혹은 정체성의 차이를 메울 수 있는지 또는 국민의당 통합 반대파의 신당 창당 등에 대해서는 논외로 한다.) 두 대표는 통합 선언과 기자회견에서 웬만한 좋은 말들을 다 했다."통합개혁신당은 낡고 부패한 구태정치와 전쟁을 선언한다. 패거리·계파·사당화 등 구태정치를 결연히 물리치고 한국정치를 바꾸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되겠다.""시민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국가 권력기관을 개혁하고 헌법의 전면 개정에 나서고 민주적인 선거제도를 만들겠다.""한미동맹을 약화시키고 중국 눈치 보는 외교정책, 북한에 유화적인 대북정책으로는 대한민국을 지켜낼 수 없다.""국가안보는 한 치의 빈틈도 없이 튼튼하게 지키겠다.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전쟁 억제와 북핵문제 해결을 대북정책과 외교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이라는 환상에 사로잡혀 세금으로 공무원 일자리를 만드는 사이에 청년실업은 최악의 상황이다.""무능과 독선, 오만에 사로잡혀 있으며 부동산·가상화폐·최저임금·영어교육 정책 등에서 실패만 하고 있다."“중부담중복지의 원칙을 지키고, 기득권을 양보하는 노사정 대타협을 통해 함께 사는 공동체를 만들겠다." 사실 이날 발표 내용만 보면 대부분 지역이나 이념을 넘어 다수 국민들의 공감을 사기에 충분하다. 어떻게 보면 중도의 힘이라고 할 수 있고, 지금의 정치 역학적 상황에서 잘만 하면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두 대표에게 묻는다. “이론을 넘어 선거에서 승리해야 성공하는 건데, 실제 선거에서 고질적인 이념과 계층의 대립 그리고 지역주의를 넘을 수 있겠는가?” “더불어민주당을 넘을 수 있는 후보들을 영입할 수 있겠는가?” 두 대표가 말한 것처럼 그동안 우리나라 정치에서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대안 없는 반대, 즉 ‘묻지마’식 반대를 하는 행태였고 지금도 그렇다. 통합개혁신당은 앞으로 그런 비생산적인 정치를 지양하겠다니, 일단 반갑고 기존의 야당들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한편 좋은 말을 많이 했지만 이미 어디선가 나왔던 얘기들이다. 신선하진 않다. 그야말로 중간 또는 중도층의 생각을 잘 정리해 담은 수준이라고 생각되며, 단순히 말잔치로 끝나지 않길 바란다. 또 능력 있고 참신한 새로운 인물을 많이 등용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얼마나 가능한지 장담할 수 없는 현실이다. 어느 나라 어느 사회나 중도층이 두터워야 건전하고 발전적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정치적 중도세력을 대상으로 하는 정당 창당이라니, 정치 발전을 위해 반갑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극단적 이념과 계층의 대립과 지역주의 등이 남아 있다. 정당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선거에서 현실적으로 절대 무시하지 못하는 요소들이다. 통합개혁신당이 여러 문제점들을 극복하겠다고 나선 이상, 그 결과는 전적으로 신당이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달린 문제이다. 다만 중도라는 것은 잘못하면 이도저도 아닌 게 될 수 있다. 보수와 진보의 사이에서 성공하면 대박이겠지만 실패하면 좌우에서 뜯겨 있으나마나한 정당으로 전락하게 된다. 어쨌든 전국에 기반을 둔 통합개혁신당의 등장은 이번 지방선거를 흥미진진하게 하는 새로운 흥행 요소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동계올림픽 앞두고, ‘좌빨 vs 수구꼴통’ 대결하나?
점입가경이다.한쪽은 북한에 끌려 다니면서도 더 못해줘서 안달이고, 한쪽은 생트집에 있을 수 없는 짓을 하고 있다. 현 정부와 보수야당의 얘기다. 최근 노동신문은 "남조선 각계도 정세 악화로 역대 최악의 인기 없는 경기대회로 기록될 수 있는 이번 겨울철 올림픽경기대회에 우리가 구원의 손길을 보내주고 있는데 대해 고마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라는 논평을 냈다. 북한은 그들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김정은 위원장이 대한민국에 베푼 시혜처럼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필자는 지난 1월 18일 칼럼 ‘문재인 정부, 그동안 못 해줘서 안달이 났나?’를 통해 평창 올림픽 관련하여 최근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게 지나치게 일방적으로 해준다고 쓴 적이 있다. 또 지난 1월 4일자 ‘남북대화는 무조건 환영이지만?’이란 칼럼에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이미 발표한 대로 ‘조심스럽고 신중한 환영’을 하고 ‘진의를 파악’하며 천천히 진행하길 바란다‘고 했었다. 언론도 너무 앞서가지 말아달라고 당부했었다. 아니나 다를까, 북한 사전점검단 현송월 단장 일행에 대한 지나친 의전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국빈급 예우를 해줬기 때문이다. 게다가 방송들도 참 한심스러웠다. 북한의 사전 점검단이 오는 게 그렇게 대단한 뉴스인가? 입국부터 쫓아다니며 생중계 할 정도로 대단한 인물들인가? 스스로 자존감을 낮추는 일이다. 전파 낭비에, 방송이 참 할 일도 없어 보인다. 많은 국민들이 그렇게 호의적으로만 보지 않는다. 이번엔 대통령까지 나섰다. “지금 같은 기회를 다시 만들기 어려운 만큼 국민들께서는 마치 바람 앞에 촛불을 지키듯이 대화를 지키고 키우는 데 힘을 모아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문재인 정부에 묻는다. “지금의 남북대화를 ‘바람 앞에 촛불 지키듯’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북한에서도 그렇게 생각할까?” 남북대화를 이어가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점에 대해선 전적으로 동감한다. 또 남북관계 개선이나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북한 선수단과 관련 단체의 비용을 우리가 모두 부담하는 것은 그럴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신중하고 균형 잡힌 대북정책에 대한 언급은 없고, 우리만 조심하고, 북한이 원하는 대로 다 해주고, 이용당해 주면서라도 남북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일방적인 구애처럼 느껴진다. 정말 안타깝다. 한편 자유한국당이 이런 저런 사소한 것까지 물고 늘어지며 여당의 대북 정책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이번 동계올림픽이 MB정부 때 유치한 것을 강조하면서도, 그 실행에 대해서는 사사건건 비판을 하고 있다. “평양올림픽으로 전락했다”에서 “동계올림픽을 반납하라”까지 지나친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더구나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이 IOC에 남북한 한반도기 공동입장을 우려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하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문제는 그러한 서한을 IOC에 보냈다는 점이다. 비판을 하려면 국내에서 해야지 그런 걸 왜 IOC에 보내는가? 일종의 사대주의다. 더 큰 문제는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서울역에 도착한 날, 대한애국당을 중심으로 하는 극우보수단체가 같은 장소에서 인공기와 김정은 사진 '화형식'을 했던 사건이다. 이번엔 자유한국당과 대한애국당에 묻는다. “도대체 평창 동계 올림픽을 하자는 건가? 말자는 건가?” “북한도 엄연한 올림픽 참가국인데, 개최국 입장에서 이렇게까지 결례를 해야 하나?” 정부가 북한에 일방적으로 해주는 것이 잘못이라고 생각하더라도, 이미 합의했으면 비판을 할지언정 무조건 하지 말라거나 취소하라고 할 수는 없다. 또한 올림픽 주최국 입장에서 모든 참가국은 손님이고, 그들을 잘 대접해야 하는 게 기본이고 예의이다. 참가국 국기와 국가 원수의 사진을 불태우는 건 올림픽 정신에도 크게 벗어나고 남북대화조차 하지 말자는 것과 같다. 거꾸로 생각해 보자.만약 평양에서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이 열린다고 할 때 우리나라가 참가해야 하는가? 참가해야 할 것이다.그런데 북한에서 태극기와 대한민국 국가 원수 사진을 불태우는 시위를 하고, 이미 사전에 합의된 걸 파기하자는 목소리가 나오면 어떻게 하겠는가?아마도 많은 국민들이 그 대회에 참가하지 말라고 할 것이다. 특히 이번 화형식의 주최인 대한한국당은 얼마 전 대통령을 문재인씨라고 호칭을 해서 파장을 일으킨 정당이다. 이번에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극우보수라는 선명성을 보이기 위해 이런 짓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정당이라면 국익을 먼저 생각하는 게 도리다. 이건 국제적 대망신이다. 북한의 평창 동계 올림픽 참가는 남북관계 회복은 물론 올림픽의 흥행을 위해서도 정말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작금의 상황을 보면 시쳇말로 ‘좌빨 vs 수구꼴통’의 대결을 보고 있는 것 같다. 이런 극단적 남남갈등이야말로 북한이 내심 원하는 장면 중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국민들의 생각은 필자의 생각과 비슷하리라 본다. 남북관계에 있어 제발 좀 이성적으로 균형 잡힌 생각을 하며 진중하자.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askingnews.com>
[남정숙칼럼]국립극장∙예술의전당 적폐청산하라!
블랙리스트로 멍든 문화 예술계를 살려내자 국립극장과 예술의전당은 대한민국 국가문화예술센터(National Theatre)이다. 국가문화예술센터라는 곳은 국가가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한 곳이 아니라 비영리적이지만 예술성이 풍부한 문화예술가와 예술작품들이 상업성에 휘둘리거나 도태되지 않고 창작∙보급∙보호∙발전을 지속할 수 있도록 국비로 지원하는 기관이다. 국가문화예술센터는 단지 자신들 국가의 문화예술을 보호하고 성장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예술을 소수가 아닌 국민 다수가 향유할 수 있도록 문화예술 강좌와 경험을 지원하고 자라나는 어린국민들의 창의력을 돕고 교육시키는 역할도 한다. 따라서 미국의 링컨센터, 프랑스의 퐁피두센터, 캐나다의 오타와 국립예술센터 등 세계 각국의 국가문화예술센터는 그 나라 문화수준과 국력의 바로미터가 되기도 한다. 여기에 더해서 대한민국의 국가문화예술센터인 국립극장과 예술의전당은 대표 복합문화예술센터로서 지방의 수많은 복합문화예술센터들과 문화재단들의 문화행정에 표본이 되고 있으며, 이에 예술의전당에서 행한 지원정책, 대관정책, 사업 등이 그대로 지방문화 정책 및 나아가 지방문화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한국적인 상황 때문에 매우 중요하고 나아가 국립극장과 예술의전당의 적폐청산이 블랙리스트로 멍든 문화예술계 정상화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국립극장은 제대로 기능하는가?국립중앙극장의 설립목적은 ‘순수 무대 예술만을 사업대상으로 삼고, 자체 공연, 대관사업, 시상제도의 실시, 연극연기자와 전통예술 계승자 양성, 무대예술에 관한 조사와 연구, 무대예수의 보급∙선전∙국제문화교류사업(문화체육관광부 기록정보콘텐츠)’라고 분명히 적시되어 있다. 즉 국립중앙극장은 순수예술 특히 대한민국 전통예술의 보존과 대중화를 위해서 설립되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대한민국 전통예술은 현재 지원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려운 지경에 처했기 때문이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는 국악보다 뮤지컬 공연이 10배 이상 많았다.문체부에서 관리하는 KOPIS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의 통계에 의하면 국립극장에서 가장 큰 공연장인 해오름극장 2014년 ~ 2016년 3년 간 통계를 보면 2014년에는 총 37편이 공연되었는데 국악이 10편, 비국악이 27편 공연되었다. 2015년과 2016년에도 국악이 20편, 16편 공연되는 동안 비국악은 32편, 35편으로 국악에 비해 비국악을 두 배 이상 대관해 주었다. 비국악이 해오름극장을 대관공연하고 있는 동안 원래 설립목적인 국악은 공연할 수 없게 된다.국립극장에서 2차례 연임하고 6년 8개월 근무했던 안호상 전 극장장은 국립극장의 설립목적을 알고 있었는가? 혹은 국립문화예술센터이자 전통예술 전문공연장의 수장으로서 자신의 임무를 다하였는가?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년도2014년 (37편)2015년 (52편)2016년 (51편)구분국악비국악국악비국악국악비국악공연편수10편27편20편32편16편35편공연일수75일 20일 16일 뮤지컬공연일수141일191일141일국립극장 해오름극장 (KOPIS 공연예술통합전산망 / 공연시설별 통계)자료출처 : http://www.kopis.or.kr/por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은 뮤지컬 전용공연장인가?3년 동안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의 대관상황을 보면 더 처참하다. 2014년 국악의 공연일수는 75일이었고 뮤지컬의 공연일수는 141일이었다. 2015년에는 국악이 20일 공연했고 뮤지컬은 191일 공연했다. 2016년에는 국악이 16일로 더 줄어들었고 뮤지컬은 141일 공연했다. 뮤지컬 전용공연장인지 국립극장인지 알 수가 없다.안호상 전 극장장은 재임시절 국악보다 뮤지컬을 더 많이 대관한 사실이 있는가? 안호상 전 극장장에게 왜 그렇게 운영했는지에 대해서 질문해야 한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의 리노베이션 사업비의 문제국립극장은 해오름극장의 리노베이션 공사를 위해서 443억 원을 투입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상하다.국립극장의 해오름극장은 1,563석이다.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은 2,283석이다. 2008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리노베이션 공사비는 250억 원이 들었다.교문위원이라면 객석공사도 하지 않는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을 예술의전당에 비해 200억을 더 들여서 공사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예술의전당 토월극장은 1,004석인데 80억 원이 들었고, 당시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과 토월극장 리노베이션 비용은 문체부가 지원하지 않았다.아무리 세월이 흘렀다고 하더라도 2,283석에 250억 원이 들었는데 국립극장은 1,563석에 443억 원이 든다고 하니 이상하지 않은가? 통영국제음악당 전체를 건립하는데 총 450억이 들었는데 국립극장 홀 하나를 공사하는 비용만 443억 원이라니 대형 공연장 하나 지을 금액이다.우리는 국민의 자격으로 문체부에게 국립극장 리노베이션에 대한 예산을 검토해 보았는지?를 물어볼 수 있다. 문체부의 담당자에게는 예술의전당 리노베이션할 때는 예산을 주지 않더니 국립극장에는 왜 예술의전당보다 2배나 되는 예산을 지원했는지 그 이유도 물어야 한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의 리노베이션 이유는?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은 당연히 순수예술과 전통예술을 위한 공연장으로 설립되었다. 순수예술인 오페라와 전통예술은 아시다시피 마이크와 스피커를 사용하지 않는 예술로 음향시설이 최소화되어 있다. 그러므로 자연적인 목소리를 잘 전달하는 잔향시간을 과학적으로 계산하고 벽 마감재로 반사지를 쓰는 등최대한 적합한 건축자재를 사용한다. 또한 뮤지컬과 달리 대규모의 무대시설이 필요치 않으므로 백스테이지와 후 무대의 규모가 클 필요가 없었다. 뮤지컬은 대형 음향시설과 쾅쾅 울리는 확성기가 필요하다. 잔향시간이 생음악보다 짧아야 하며 벽자재는 소리가 뭉개지지 않기 위해서 흡음제를 써야한다. 국립극장의 무대와 객석 구조 역시 생생한 라이브를 듣기 위해서 설계되었다.애초에 국립극장 해오름극장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은 마이크와 스피커를 사용하지 않는 오페라와 전통예술을 공연하기 위해서 건립된 전문공연장인 것이다. 특히 예술의전당은 해외 공연장 전문가들도 극찬하는 오페라에 최적화된 음향시설을 갖추고 있다. 안호상 전 극장장에게 국립극장장으로서 임무에 충실하지 않고 왜 임무를 위반하는 위험을 감수했는지 질문해야 한다. 국립극장이 상업공연에 투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국립극장이 공동주최하는 프로그램들이 있다.물론 마당놀이나 국민들의 문화향유 프로그램들에 대한 공동주최라면 권장해야 할 일이지만 ‘양방언 20주년 특별공연’ ‘완승’ ‘블루 사이공’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잭더리퍼’ ‘천국의 눈물’ 등의 상업공연과 상업적인 뮤지컬 공연에 공동주최, 공동기획이라는 명목으로 투자해 왔다. 공동주최, 공동기획 등은 작품마다 혹은 기획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국립극장이 직접 작품제작비를 지원하거나 대관료를 무료로 하거나 후불로 처리하기도 한다. 국립극장을 건립한 이유는 상업 뮤지컬을 도우라는 의도가 아니라 어렵고 힘든 전통예술을 이어나가는 국악인과 전통예술인들을 도우라는 의도였다. 물론 국립극장 측에서는 재정자립을 이유로 들겠지만 국가의 지원을 받는 공공공연장이자 전통예술 전문공연장으로서의 고유한 기능과 특성을 벗어나서 노골적으로 상업공연 기획사에 투자하고 수입 뮤지컬에 장기대관 기회를 제공하므로 외려 국악인과 전통예술을 국립극장으로부터 소외시키고 있다. 국가문화예술센터로서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다.우리는 안호상 전 국립극장장에게 국악이나 전통예술에 대한 공동주최 혹은 대관료 무료나 후불처리 등에 대한 지원을 한 적이 있는지 반드시 집고 넘어가야 한다.
[남정숙칼럼]국립극장∙예술의전당 적폐청산하라! 2
예술의전당은 전문적으로 운영되고 있는가?대표적인 국가문화예술센터인 예술의전당을 망칠 권한이 누구에게 있는가?예술의전당은 88올림픽을 계기로 1988년에 설립되어 내년이면 건립 30주년을 맞는다. 예술의전당은 ‘우리나라 최대의 복합예술공간이자 최초의 장르별 전문공연장으로 설립되었다(문화체육관광부 기록정보콘텐츠).’ 특히 오페라극장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오페라 전문 공연장으로 오페라와 발레, 클래식공연을 위해서 특화되어 건립되었다. 오페라극장은 세계 유수의 극장에 견주어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전문공연장으로서 해외 예술가와 전문가들로부터 극찬을 이끌어내고 있는 살아있는 문화유산이다.현재 예술의전당 상황을 보면 다음과 같다. 예술의전당 (공연예술통합전산망 / 공연시설별 통계)년도2014년 (26편)2015년 (32편)2016년 (29편)구분클래식뮤지컬오페라발레클래식뮤지컬오페라발레연극복합클래식뮤지컬오페라발레공연편수0편3편14편9편3편2편15편10편1편1편3편4편12편10편공연일수0일141일48일39일3일191일52일42일1일1일3일115일40일44일 자료출처 : http://www.kopis.or.kr/por 그런데 이상한 일은 2014년도에는 클래식 전문공연장에서 클래식 공연이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뿐 아니라 오페라는 단지 48일, 발레는 39일만 대관했고 이에 비해 뮤지컬은 141일간 대관되었다. 2015년과 2016년에도 예외 없이 클래식은 3일 간만 공연했다. 반면에 뮤지컬은 191일, 115일 배가 터지도록 공연했다.앞서 말했듯이 예술의전당과 국립극장의 음향시설은 마이크와 확성기가 필요없는 순수예술에 최적화되어 건립되었다. 그런 전문공연장에서 확성기를 빵빵 울리는 뮤지컬을 공연한다는 것은 뮤지컬 공연배우들에게도, 듣고 있는 관람객들에게도 여간 고역이 아니다. 또한 전문가로서 할 짓도 아니다.박근혜 정부의 1호 문화예술 기관장으로 임명된 고학찬 사장에게 문화예술 전문가로서 국가문화예술센터를 운영할 역량이 되는지 스스로 질문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 예술의전당을 호화의전당으로 만든 이는 누구인가?예술의전당은 국민세금으로 건립되고 운영되므로 사실 국민들 것이다.나는 2007년 예술의전당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2010년 예술의전당 비전위원으로 경영자문을 하면서 가장 크게 비중을 둔 부분이 국민들이 예술의전당을 더 친근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대중화시키는 일이었다. 당시 내가 제시한 문화마케팅 전략과 전당 조직원들의 노력으로 다행히 예술의전당은 국민들이 사랑하는 국가문화예술센터로서 위상을 되찾았고 아이들부터 학생들까지 지갑이 가벼운 사람들도 즐겨 찾을 수 있는 대중적이고 친근한 공간으로 거듭났다. 특히 커피숍, 식당 등 서비스 시설을 직영체제로 운영하면서 국민들이 저가로 사용할 수 있도록 컨설팅하였다. 그것이 국가 공공기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관리영역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2013년 고학찬 사장이 취임한 이후 직영체제로 운영되던 커피숍, 식당, 악세서리숍 등이 임대로 전환되면서 임대한 업체들은 고가의 임대료와 인테리어 비용 등을 이유로 비용을 올려 받기 시작했다.예술의전당의 임대업체들인 테라로사는 약 23억 원, 모차르트는 약 25억 원, 벨리니는 약 30억 원, 바우하우스는 약 23억 원, 푸치니는 약 8억 원의 보증금을 지불하고 있다고 한다. 임대전환 이후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왔다. 예술의전당 커피숍의 커피값은 5000원~8000원까지 시중 유명 커피숍 가격에 못지않고, 스테이크 값은 10만원이 넘는 곳도 있고, 출연자들이나 기념품을 판매하던 저가의 악세서리 대신에 1억 원이 훌쩍 넘는 다이아몬드 반지도 판매하고 있다. 예술의전당은 혼자가기 보다 친구∙가족들과 함께 가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가족 4인이 뮤지컬을 보고 스테이크를 먹는다면 일반시민의 한달 치 월급이 날아가 버릴 것이다. 예술의전당은 이렇게 국민들에게서 점점 더 멀어져가고 있다. 예술의전당의 서비스시설은 공공시설의 일부인가? 아니면 영리시설인가?예술의전당은 국가기관이지만 독립법인이다. 독립경영체로서 자율적으로 운영하라고 했더라도 사기업처럼 경영하라는 뜻은 아니다. 보통 공공기관들은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약칭 공유재산법)’을 기준으로 ‘공유재산 및 물품을 보호하고 그 취득, 유지, 보존 및 운용과 처분의 적정을 목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더 기가 찬 사실은 2017년 11월 13일 국회예산정책처에서는 예술의전당이 매년 20억~40억의 적자를 내고 있으면 2016년 한 해에만 54억 4900만원의 손실을 냈고, 더 심한 건 2016년 말 기준으로 예술의전당이 보유하고 있었던 임대보증금 74억 8539만원을 모두 지출경비로 소진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임대보증금은 운전자금으로 사용하면 안되는 고정비용이다. 그건 경영하는 사람이라면 상식이다. 정상적인 국민이라면 고학찬 사장에게 물어야 한다. 109억 원은 적은 돈이 아니다. 웬만한 공연장을 지을 수도 있는 돈이고, 전당 내 노후 된 극장들을 리모델링 할 수도 있는 돈이며, 수백 명의 예술가들에게 공연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금액이기도 하며, 수천 명의 사회소외계층에게 예술교육과 예술향유를 제공할 수 있는 금액이다. 터무니없는 높은 보증금을 받아서 어디에 쓰셨는가? 예술의전당은 전문가들이 우선 사용해야 한다.예술의전당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공연장과 공연시설을 갖춘 최고의 공연장이다.그런데 이상한 것은 국내 주둔 미국 장병을 위문한다는 취지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아마추어인 ‘미8군 군악대 연주회’가 9회째 열리고 있다. 전문가들도 대관하기 어려운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 아마추어인 미8군 군악대가 9년 동안 대관할 수 있는 능력은 무엇일까?이상하기는 국립극장도 마찬가지다. 전문예술가들이 사용할 공간을 종교행사가 대관하여 사용한 일도 있다.또한 고학찬 사장은 예술의전당에 어린이예술단을 창단했다. 어떤 기관에 고정급을 지불하거나 고정 공연을 지속해주어야 할 상주단체를 창단하는 것은 장기적인 책임감을 요하는 일이다. 나도 어린이들이 예술의전당을 사용하거나 공연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하는 것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과연 예술의전당에 어린이예술단이라는 상주단체를 창단하는 것이 현 시점에서 적합한 일인지는 의문이 든다. 이번 국감에서도 예술의전당 4층 상주단체동은 문체부 퇴직자들의 텃밭이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상주단체에 대한 경영적 부담감∙문체부의 부조리보다 더 걱정되는 것은 예술의전당이 건립목적에서 점점 더 멀어져 가고 있는데도 고학찬 사장은 자신만의 신념에 차 있다는 것이다. 예술의전당은 당신들의 놀이터가 아니다. 고학찬 사장에게 대한민국 최고의 예술 공간인 예술의전당 수장으로서 미8군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왜 9년 동안이나 운영하고 있으며, 이 공연이 예술의전당이나 국민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대답해 보라고 질문할 수 있을 것이다. 상업뮤지컬과 공동주최를 하는 목적이 무엇인가?예술의전당은 2015년 한엔터테인먼트라는 회사와 연극 페리클레스를 공동 주최했고, 2016년에는 역시 한엔터테인먼트와 라비다를 공동주최했다. 2016년 신시컴퍼니와 뮤지컬 렛미인을 공동주최했다.현재 대한민국의 대형 공연장은 대부분 뮤지컬을 뮤지컬기업과 공동주최하거나 공동기획하고 있다. 그 일은 국가문화예술센터인 예술의전당이 1997년 에이콤과 겨울나그네라는 뮤지컬을 공동주최하면서 시작되었을 것이다.아래는 내가 예술의전당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던 당시 조사한 자료로 2007년까지 예술의전당이 상업공연인 뮤지컬과 공동주최한 현황이다. 공연명 공동주최사공연기간(회수)겨울나그네에이콤1997. 2.14 ~ 3.13(40회)앵콜 겨울나그네에이콤1997. 4.18 ~ 4.27(15회)더 라이프신시뮤지컬컴퍼니1998. 8. 1 ~ 8. 9드라큘라서울방송,극단 갖가지1998. 9.12 ~ 9.30(27회)명성황후에이콤1999.10.16 ~ 10.31명성황후에이콤2000. 2.21 ~ 3.12렌트신시뮤지컬컴퍼니,미래에셋, MBC2000. 7. 5 ~ 8. 6렌트신시뮤지컬컴퍼니,미래에셋, MBC2001. 2.17 ~ 3.11키스 미 케이트신시뮤지컬컴퍼니,미래에셋, SBS2001. 7. 5 ~ 7.19,9.15 ~ 10. 3둘리에이콤, SBS2001. 7.27 ~ 8.19(35회)몽유도원도에이콤2002.11.15 ~ 12.1(20회)맘마이아신시뮤지컬컴퍼니,에이콤, MBC2004. 1.17 ~ 4.24(114회)명성황후에이콤, CJ엔터테인먼트2005. 2. 4 ~ 2.22(25회)오페라의 유령설앤컴퍼니, CJ엔터테인먼트2005. 6. 8 ~ 9. 1(100회)맘마이아신시뮤지컬컴퍼니,에이콤2006. 6.15 ~ 9.10(106회)댄싱 섀도우신시뮤지컬컴퍼니,조선일보, SBS2007. 7. 5 ~ 8.26(62회)예술의전당 공동주최 현황(1997년~2007년) 예술의전당은 본질적으로 공간지원 기관이지 현금지원 기관이 아니다.그런데도 당시 예술의전당은 공동주최하는 상업적인 뮤지컬기업에게 수십억을 투자하였으며, 대관료를 무료로 해주거나 후지불하게 편리를 봐주었다. 어떤 부도덕한 뮤지컬기업은 자신의 돈을 한 푼도 투자하지 않으면서 예술의전당에서 십여억 원 이상의 현금지원도 받았으며, 3개월에 15억 원이나 되는 대관료를 무료로 제공받거나 공연수익을 얻은 후 후불로 지불하는 등 엉망으로 운영된 경우도 있었다. 예술의전당은 설립목적에 따라 순수예술을 지원해야 하는 공간지원 기관이다. 그런데 왜 상업적인 일개 뮤지컬 기업에게 공간지원뿐만 아니라 현금지원을 한 이유가 무엇이며 공동투자를 통해서 예술의전당은 높은 수익을 얻었는가? 또한 클래식, 발레, 오페라도 뮤지컬처럼 3개월에 15억 원이나 하는 대관료를 후지불 할 수 있도록 지원한 적이 있는지 물어 보고, 예술의전당의 경영방식에 대해 문체부는 어떤 평가와 감시를 해 왔는지도 물어보아야 할 것이다. 고학찬 사장은 전문성을 갖춘 리더로서 역량을 갖추었는가?고학찬 사장이 대한민국 국가문화예술센터의 수장으로서 역량을 갖추었는가라는 논란은 취임초기부터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심지어 2017년 9월 29일에 예술의전당 노조에서는 「예술의전당, 언제부터 1인을 위한 사기업이 되었나?」라는 노조소식지를 발행해서 고학찬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고, 2017년 12월 23일에는 「정유7적, 무술년에 청산」이라는 노조소식지를 통해 예술의전당 내 고학찬 사장포함 부역세력인 7인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노조는 ‘단지 소극장 운영경력 3년에 불과한 사람이 박근혜정부의 낙하산 인사로 취임해서 예술의전당을 문화예술기관의 운영과 발전을 추구하기 보다는 예술의전당를 이용해서 사적 인프라를 얻으려고 하며, 30년을 맞이하는 예술의전당은 개인의 허영심과 욕심을 채우기 위해 한 사람의 놀이터로 전락하고 있다’라고 쓰고 있다.특히 ‘영상화사업’ ‘예술대상 사업’ ‘가곡의 밤과 동요콘서트’ ‘C채널 클래식 비타민’ 등의 사업이 모두 전문성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으며 아마추어적이고 개인을 위한 방송제작비 지원 등 무분별한 예산낭비로 인해 직원들은 전문가로서의 자부심을 잃어버리고 통탄스러울 뿐이라고 적고 있다. ▲ 2017 예술의전당 노조 소식지 고학찬 사장은 이미 수장으로서 조직 내에서 리더십을 잃었다. 외부에서는 끊임없이 적폐인사임을 지적하고 있고 내부적으로는 직원들까지 사장을 불신임하는 예술의전당의 수장을 건립이후 최초로 재임명하는 문체부는 무슨 배짱인지에 대해 문체부장관은 대답해야 한다. 기관장 업무추진비는 전국에서 1등!더 기막힌 사실은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의 발표다.예술의전당은 109억이나 되는 임대사업에도 불구하고 만성적자에, 경영악화에 시달리면서 국가지원금을 신청했던 그 시기에 예술의전당은 우리나라에서 기관장 업무추진비를 가장 많이 사용한 기관으로 선정되었다. 2017년 12월 20일 일제히 발표된 기사에 의하면 2016년 대한민국 공공기관들 중에서 기관장의 업무추진비를 가장 많이 사용한 곳은 예술의전당으로 4천743만6천원을 사용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 2017년 12월 20일 연합뉴스 기사 만일 나라면 공공기관 사장이 아니라 일반기업의 사장이라고 하더라도 회사가 경영악화가 심화되고 있는 상태라면 성과급은 사양했을 것이다. 아니 책임 있는 국가문화예술센터 수장으로서 책임감과 양심에 따라 그동안 받은 성과급과 업무추진비를 반환하는 퍼포먼스라도 할 필요성이 있으셨다. 꼭 집어 국립극장과 예술의전당이 아니더라도 그동안 설립목적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자신들의 이익과 정치적 목적만을 추구했던 부패∙적폐세력들에 의해서 농락당했던 문화예술기관들의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그리고 노파심에서 말씀드린다면 실력 없고 전문성 없는 기관장 임명은 지난 정부로 족하다.현 정부 들어서도 이미 많은 문화예술계 기관장들 역시 청와대에 들어간 민예총 간부였던 사람들이 좌지우지 한다는 둥, 신임 장관들이 국가지원금이 내려오는 길목에 자기사람들을 심는다는 둥, 문체부 간부들이 주요요직에 전문가 대신 자기 대학원 은사로 바꿔치기 한다는 등 새 정부가 적폐청산을 하는 척하면서 새로운 화이트 카르텔을 만들고 있다는 험악한 풍문이 흉흉하다.국민들은 이런 꼴을 보려고 촛불을 든 것이 아니다. 전국에 있는 문화예술센터들이 다시 국민에게 친근한 곳으로 거듭나고 미래 우리나라 창조경제의 기틀이 되기 위해서는 전문성과 공공성을 갖춘 기관장들이 임명되어야 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권에 따라 얼굴을 바꾸고 매번 재 등판하는 정치예술가, 정치교수, 정치기관장들을 솎아내고 구분해서 적재적소에 맞는 인재를 등용시키는 임명권자의 현명한 책임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