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 ‘싹쓸이파’
무안공항 ‘싹쓸이파’ 최근 외국인들은 우리나라에서 이어지고 있는 집회와 시위를 보며, 높은 시민의식에 대해 찬사를 보낸다. 어떠한 폭력이나 소요 없이, 평화적인 집회와 시위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얼굴도 모르는 시민들이 집회 참가자들을 위해 식사나 음료를 ‘선결제’하며 감동을 주었다. 또한 안전과 치안에 대한 시민의식도 크게 높아졌다.지하철 보관함 위에 가방을 며칠 동안 놔둬도 아무도 손을 대지 않는다. 현금 다발 같은 중요한 물건을 잃어버렸는데, 금세 되찾았다는 건 이제 뉴스거리도 아니다. 이렇게 시민의식이 높아졌다고 자부하고 있을 무렵, ‘싹쓸이파’가 나타나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최근 제주항공 사고와 관련해 무안공항에는 분향소와 유가족과 봉사자들을 무료 지원센터가 설치되어 있다. 그런데 일부 추모객들이 합동분향소를 참배한 뒤 컵라면, 음료수, 물티슈, 화장지, 세면도구, 보건용 마스크 양말, 속옷, 수건 등 생필품을 쓸어갔다고 한다. 그런 ‘싹쓸이파’ 중엔 심지어 수도권에서 내려온 추모객도 있다고 한다. 하~~ ‘공짜면 양잿물도 마신다’라는 속담이 있지만, 이건 해도 너무 한다. 수년 전 서울의 무료 급식소에 벤츠 타고 온 모녀가 밥을 타려 했다가 제지 당했다는 얘기가 생각난다. 멀리서 안타깝게 사망한 사람들을 추모하러 와서, 희생자의 유족과 봉사자들을 위한 물품을 가져가고 싶을까?온 김에 기름값이라도 빼고 가자는 욕심일까?사람이 ‘염치’도 없고, ‘양심’도 없다. 그런 사람들에게 왜 가져가냐고 물으면 이렇게 답할 것 같다.“물품이 이렇게 많은데, 어차피 남을 거, 좀 가져가면 어떠냐?”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든다.그런 사람들은 일반 장례식장에 가서 옆 테이블에 놓인 거 다 쓸어가나? 예전에 지하철 무가신문이 한창 유행할 때, 어떤 할머니가 뜯지도 않은 신문을 뭉터기로 가져져다 폐지로 팔았다. 그런데 그 할머니는 절도죄로 처벌받았다. 공짜 신문이라도 용도에 맞게 가져가야 한다는 것이다. 무안공항의 지원센터 물품들은 관계 기관과 시민들의 ‘선결제’ 등으로 모아진 것들이다. 이 또한 시민의식의 발로다. 하지만 일반 시민 아무나를 위한 게 아니다. 따라서 시민의식이라곤 없는 무안공항의 ‘싹쓸이파’도 절도죄로 처벌해야 한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눈에 빠져 죽는다?
눈에 빠져 죽는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창밖엔 눈이 내리고 있다.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장면은 장관이면서 아름답고 낭만적이다. 아이들과 눈사람을 만들면서, 혹은 스키장 사람들의 얼굴엔 함박웃음이 피어난다. ‘눈 축제’도 있다. 모든 게 그렇듯, 눈도 적당해야 아름답다.얼마 전 일부 지역에 눈이 80cm 내렸다고 난리 난 적이 있었다. 특히 비닐하우스 피해가 컸다.그런데 만약 눈이 3m 넘게 오면 어떻게 될까? 지난 10일까지 일본 니가타현 쓰난마치에 330㎝ 등 일본에 기록적인 폭설이 내리면서, 1주일 동안 7명이 제설 작업을 하다 숨졌고 부상자도 54명에 이른다고 한다. 헐~ 3.3m면 웬만한 일층집 지붕까지 눈에 파묻힌다.그러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지 궁금하기도 하다.문이 열릴까?집안에 공기가 통할까?눈을 치우려 해도 치운 눈을 버릴 데가 있어야 할텐데, 3m 위로 눈을 어떻게 버리지?출근이나 등교 등 외출을 할 수 있을까?휴대폰이나 인터넷 등 통신은 될까? 그에 대한 보도가 없어 자세히 알 수 없다.눈이 내리는 동안 한편에선 계속 치웠기 때문에, 그나마 버틸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하지만 자칫 눈에 빠지면 마치 수렁에 빠진 것처럼 헤어나지 못하면서, 물이 아니라 눈에 빠져 사망한 사람이 생겼다. 그래서 제설 작업 중 61명의 사상자를 낸 것 같다. 재산상의 피해는 집계도 못하고 있다. 일본은 지진이 많아서 그나마 집을 튼튼하게 짓는데, 우리나라에서 이런 폭설이 내렸으면 어땠을까? 지붕이 내려앉는 집도 많고, 사상자는 물론 재산피해는 얼마나 클까 생각이 든다. 이웃 나라의 재앙을 너무 쉽게 얘기하는 것 같아 미안한 미음이 들지만, 어쨌든 큰 눈이 우리나라를 비켜간 게 다행(?)이라 생각해야겠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꿈
꿈 우리나라에는 꿈(길몽)을 사고 파는 풍습이 있다.가장 유명한 일화가 신라 김유신의 여동생 꿈 매매다.김유신에게는 두 여동생이 있었다. 언니 보희와 동생 문희다. 어느 날 언니 보희가 꿈을 꿨는데, 산에 올라가 오줌을 눴는데 도시가 온통 오줌으로 가득 찼다. 아침에 동생 문희에게 꿈 이야기를 했더니, 문희가 비단 치마로 값을 치르고 그 꿈을 샀다. 그 꿈 덕인지 결국 동생 문희가 김춘추를 만나 결혼하게 되었다. 한국국학진흥원이 8일 조선시대 길몽 매매문서 2점을 처음으로 공개했다.한 문서에 따르면 1814년 2월 대구에 살았던 박기상은 청룡과 황룡이 웅장한 자태로 승천하는 꿈을 꿨다. 그는 다음 달 3일 과거시험을 보려고 한양으로 떠나는 친척 동생 박용혁에게 꿈 이야기를 들려주고는 1,000냥에 팔았다. 대금은 과거 급제 후 관직에 오르면 지급하는 조건이었다. 길몽 매매문서에 '꿈 주인'(몽주, 夢主) 박기상, '꿈을 산'(매몽주, 買夢主) 박용혁이 날인을 했다. 또한 두 당사자 말고도 친척 두 명이 증인으로 참석했다.또 다른 꿈 매매 한 건도 내용이 비슷하다.그런데 안타깝게도 꿈의 결과에 대한 기록은 없다. 꿈 매매는 대개 구두로 하고 그 자리에서 대가를 지불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문서로 남기고 날인에 증인까지 있었으니, 마치 집이나 땅 또는 귀한 물건을 거래하는 것과 같다. 그만큼 길몽 매매를 예사로 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사실 꿈(예지몽)이 잘 맞는 사람들이 있다.대개 마음이 맑은 사람들이 그렇다. 대학입학이나 취업 등에서 탁월한 적중을 보여준다. 심지어 ‘꼴찌로 간신히 합격했는지 또는 아주 수월하게 합격했는지’까지도 안다.본인이나 직계가족은 물론 다른 사람들의 꿈을 꾸기도 한다. 꿈을 돈 받고 팔지는 않지만, 가끔은 남의 꿈을 잘 꿔줬다고 선물을 받는 경우도 있다. 필자는 마음이 혼탁해서인지, 늘 만화같은 개꿈만 꾼다.그래서 꿈을 팔거나 선물 받을 일도 없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될...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될... 학교에서 교사에게 살해당한 8살 초등학생 김하늘 양(사진)의 발인식이 오늘(14일) 진행된다. 김하늘 양은 지난 10일 40대 여교사 명 모씨에 의해 흉기로 난자당해 사망했다. 전국민을 충격에 빠트린 사건이다.필자도 6살 손녀가 있다 보니, 더욱 가슴이 아프고 답답하다.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꽃다운 아이인데, 그 아이가 학교에 가서 교사에게 흉기에 찔려 사망할 것을 누구라도 생각이나 했을까? 초등학교라면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장소이고, 교사라면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이다.그런데 바로 학교에서 교사에게 8살 초등학생이 죽임을 당했으니, 피해자 김하늘 양의 부모와 가족은 얼마나 황당하고 가슴이 메어질까? 문제의 교사는 이미 5년 전부터 정신과 치료를 받아왔는데, 회복과 재발을 반복하다가 2023년 12월 초에 휴직계를 냈다. 그런데 21일 만에 ‘정상 근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라는 진단서로 복직을 신청하고, 바로 복직이 됐다. 복직 후 컴퓨터 접속이 잘 안 된다고 짜증을 내면서 컴퓨터를 부수는 일이 있었고, 그다음 날 동료 교사의 팔을 꺾고 목을 졸랐다고 한다. 이 정도면 완전 중증 환자다. 학교에선 조치한다고 했지만, 화만 더 키우는 꼴이 되었다. 여기서 드는 궁금한 점이 있다.해당 여교사는 아이가 없을까? 결혼은 했을까?그런데 가해자인 교사 명 모씨는 26년의 교직 생활 중 교육감 표창을 포함해 9차례 수상 경력이 있다고 한다.아무한테나 상을 준 건가?아니면 원래 실력 있는 교사였는데, 우울증이 와서 변한 걸까? 아무런 관계도 없고 원망을 살 일도 없는 8살 꽃다운 어린이를, 다른 사람도 아닌 선생님이 학교 내에서 참혹하게 살해했다니... 과거에나 앞으로도,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되길 바라는 참담한 사건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지하철에 외국인이 많은 이유
지하철에 외국인이 많은 이유 요즘 낮에 지하철을 타면 외국인들이 부쩍 많아졌다. 어떤 때엔 절반이 넘는 느낌이 들 정도다.가장 큰 이유는 개별관광객들이 많아져서로 보인다. 코로나19 전에는 중국 단체관광객들이 많았지만, 요즘은 다양한 나라에서 개별 관광을 온다. 한류가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지하철에 외국인이 부쩍 늘어난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서울 지하철 타보기’ 자체가 관광 코스가 되었다고 한다. 최근 ‘묻지마 밀치기’ 범죄가 발생한 미국 뉴욕 지하철에서 뉴요커들이 승강장 벽에 붙어 열차를 기다리는 모습이 화제가 된 가운데, 서울 지하철이 주목받고 있다. 외국인들은 이처럼 모든 지하철역에 스크린 도어가 설치된 것을 신기하게 생각한다.(스크린 도어는 오세훈 시장 재임 시절인 2006년 본격적으로 설치를 시작해 2009년 지하철 1~8호선 전 역사에 설치했다. 현재는 9호선 및 우이신설선 등을 포함해 345개 역사에 스크린 도어가 설치돼 있다.) 또한 외국인들이 볼 때 서울 지하철은 역사나 열차는 물론 화장실까지도 아주 깨끗하고 층고가 높아 쾌적한 느낌이 든다.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도 잘 되어 있다.하물며 무료 와이파이도 된다!게다가 교통카드 한 장이면 전국에서 지하철과 버스를 모두 편리하게 사용하고, 요금도 아주 저렴하다. 그런데 외국인들이 감동하는 게 또 있다. 바로 지하철 이용 예절 즉 매너다.한 미국인의 유튜브 영상을 보면 이런 내용이 있다.한국인들은 지하철을 이용할 때 남을 배려하는 게 몸에 배어 있다. 우선 에스컬레이터에선 왼쪽을 비워두고 오른쪽에 한 줄로 선다, 왼쪽은 급한 사람에게 지나가라는 의미다. (사실 지하철 당국에선 고장 원인이 된다며 양쪽 이용을 권하고 있지만, 이미 문화로 정착되어 버렸다)또한 열차에 탈 땐 내리는 사람들이 모두 내린 후 차례로 탑승한다. (미국에선 사람이 많을 땐 엉망이라고 한다) 열차 내에서도 큰 소리로 떠드는 사람이 없어 조용하다.특히 열차에 탈 때 사람이 많아도 뒤에서 미는 경우가 없다. (미국에선 마구 민다고 한다) 언젠가부터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하나하나에 세계인들이 주목하고 있다. <묻는다칼럼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충무로엔 ’펫 스트리트‘가 없다
충무로엔 ’펫 스트리트‘가 없다 바야흐로 반려인 1,500만 시대가 눈앞이다.2024년 농식품부 동물보호복지 동물보호복지 조사 결과 반려동물 양육비율은 28.6%로 추정됐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4집 중 한 집이 넘은 것이다. 같은 조사결과, 사람들은 반려동물을 어떤 경로로 입양했을까?지인으로부터 무료분양 받았다는 응답이 30.9%로 가장 많았다. 2위가 펫샵(26.2%) 3위가 동물보호시설(12.2%) 4위가 지인으로부터 유료분양(10.8%) 순이었다.그런데 고양이만 분리해서 보면 지인으로부터 무료분양이 30.9%로 가장 많았지만, 2위가 간택 받았음 즉 길에서 데려다 키움이 24.9%나 되었다. 펫숍에서 구입은 15.1%로 그 뒤를 이었다. 그런데 강아지 유료 분양의 경우, 예전엔 강아지 가격이 꽤 비쌌다. 약 20년 전 만해도 ’믿거나 말거나‘ 순종 증명서가 있으면, 말티즈 강아지 한 마리에 200~300만원이 갔다. 순종처럼 생겼으면, 증명서가 없어도 50~60만원에 팔렸다. 그리고 강아지 파는 가게도 많았다. 그래서 한때 충무로역 일대엔 ‘애견거리(당시엔 애완견이라고 했음)’와 관련 제품 판매하는 가게가 수십 곳 이상 밀집해 있었다. 영어로는 소위 ‘펫 스트리트(Pet Street)라고 했고, 외국인 관광객들은 ’서울 관광 안내서‘에 따라 일부러 구경 오기도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Pet Street라고 할 수 없다. 펫샵이나 관련 용품 가게가 죄다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사진) 눈으로 얼추 보면 두세 군데 정도만 영업을 하고 있다. 충무로 펫스트리트는 왜 이렇게 망가졌을까?한편 강아지를 유료 분양하기 위해 찾아보면 20년전 가격이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다. 오히려 떨어지고 있는 느낌이다. 왜 그럴까? 필자가 전문가가 아니므로, 순전히 개인적으로 추측해봤다.가장 큰 요인은 경제가 나쁘기 때문이다. 2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는 가파르게 경제발전을 하고 있었고, 지금보다 풍족하게 산다고 느끼고 있었다. 저녁에는 어디가나 사람들이 많았고 장사도 잘 되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조금씩 경제가 나빠지기 시작하더니, 지금까지 계속 하향세다. 또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식의 변화도 있다.처음엔 귀여운 마음에 일단 키우고 봤는데, 동물이 성장하고 나니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고 손도 많이 가고 특히 아프면 돈이 크게 든다. 그러다 보니 쉽게 파양하거나 유기해 버렸다. 하지만 지금은 인식이 바뀌어 입양 자체를 신중하게 생각한다. 게다가 가급적 동물보호시설에서 입양을 하려는 문화, 그리고 비위생적이고 잔인한 농장 사육 환경 등도 펫샵에서 분양 받는 게 줄어드는데 한몫했을 것 같다. 사실 외국엔 별로 없는 펫샵에서 동물을 사고 파는 게 맞나 싶은 생각도 있다.오다가다 펫샵에 진열된 귀여운 강아지들을 보고 웃음 짓는 건 좋았지만, 요즘 상황에서 펫샵이 문을 닫는 건 안타깝게도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