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를 위한 반대?
반대를 위한 반대? 동덕여자대학교가 '남녀공학 전환'을 논의한 사실이 알려지자, 총학생회는 학교가 학생과 상의 없이 공학 전환을 추진한다며 학교 건물을 검거하고 수업을 거부하고 있다.'공학전환 결사반대' '소멸할지언정 개방하지 않는다' '명예롭게 폐교하라' '민주동덕 다 죽었다' '여자들이 만만하냐' 는 현수막이 걸려 있고, 공학 전환에 반대하는 문구가 적힌 근조 화환이 곳곳에 설치돼있다. 참 이상한 현상이다.남녀공학을 추진했거나 하고 있는 대학은 ‘교세’ 즉 ‘경쟁력 강화’를 위한다는 이유를 든다. 사실 여자대학의 설립 취지는 대부분 ‘여성 교육’을 위해서였다. 설립 당시엔 여성이 교등교육을 받거나 대학에 가는 게 힘들었던 시대였다. 동덕여대의 경우 1908년에 설립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100년 전 설립 이념을 2024년 현재에 갖다 끼워 맞추려는 게 이상한 세상이다. 오히려 동덕여대의 교표(사진)의 설명엔 ‘현실적이고도 미래지향적인 대학으로 발전하는 교운의 영원성을 상징’한다고 되어 있다. 따라서 학생들이 나서서 고리짝 이념을 버리고 현 시대에 맞는 이념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해야 정상이고 시대정신에도 부합한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선지 엉뚱한 주장을 늘어놓고 있다. 요즘 젊은이들이 맞나 싶다. 그러면 과거 세종대나 최근 상명대같은 경우는 아무 생각없이 남녀공학으로 전환했을까?게다가 우리나라엔 남자대학이 없다. 사관학교나 해양대 등도 모두 여성에게 개방했다. 양성 평등의 취지다. 그런데 여자대학을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면 안된다? 반대하는 주장을 보면 논리도 없고, 반대를 위한 반대로 보인다. 대학생이면 지성인답게 시대에 맞는 정신과 논리로 주장을 해야 한다.동덕여대 학생들의 수준이 실망스럽고 안타까울 뿐이다. * 현재 전국 4년제 여대는 이화·숙명·성신·동덕·덕성·서울·광주여대 등 7곳뿐이 다. 상명여대는 1996년 상명대로, 부산여대는 1997년 신라대로 이름을 바꾸며 남녀 공학으로 전환했다. 성심여대는 가톨릭대와, 효성여대는 대구가톨릭대 와 통합돼 남녀공학이 됐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미팅과 소개팅
미팅과 소개팅 ‘이성교제 금지’를 당하던 중고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하면 제일 먼저 한 게 ‘미팅’이었다. ‘과’ 차원에서 하는 단체 미팅도 있었는데. 주로 여대와 남학생이 대부분인 학과끼리 했다. 필자는 여대 4학년에 재학 중이었던 누님 덕에 미팅을 여러 번 할 수 있었고, 친구들로부터 부러움을 샀다. 그런데 만날 미팅시켜달라고 조르다 막상 나가면, (특히 초기엔) 어색하고 할 말이 없었다. ‘취미가 뭐냐’ ‘어느 동네 사냐’ ‘가족관계가 어떻게 되냐’ 등 소위 ‘호구조사’를 했다. 게다가 마음에 들고 또 만나고 싶어도, 그 말이 잘 안 떨어졌다. 당시엔 휴대폰이나 삐삐가 없던 시절이라, 그 자리에 다음 약속(‘애프터’라고 했다)을 잡지 않으면 ‘끝’이었다. 그러려면 우선 단호한 결단과 용기 또는 뻔뻔함이 필요했다.그래서인가, 미팅의 성공확률은 아주 낮았다.파트너를 정하는 방법 중 가장 흔했던 건 남학생의 소지품을 내놓고 여학생이 고르는 방식이었다. 파트너를 정하지 않고 단체로 노는 경우도 있었다.그런데 여럿이 함께하는 단체 미팅을 나가면, 가끔 자꾸만 딴지를 거는 여학생이 한 명 있었다. 어차피 자신을 마음에 두는 남학생이 없을 거라 자포자기한 상태여서, 남 잘되는 꼴을 못 보겠는 여학생이었을 것이다. 소개팅도 했다.여자 친구가 있는 친구에게 ‘새끼 치라’고 강요해서 여자 친구의 친구를 데리고 나오게 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대개 자기보다 예쁜 친구를 데리고 나오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러면서도 자기 친구가 어디가 어떠냐며, 칭찬을 무지하게 했다. 그래도 미팅에 비해 성공확률은 높은 편이었다. ‘007미팅’도 있었다.약속 시간과 장소에 **하고 있는 사람을 재주껏 찾아 만나는 방식이다. 필자도 학교에서 딴 장미꽃 한 송이를 들고, 노량진역에 서 있었던 적이 있었다. 그렇게 만나긴 만났는데 서로 스타일이 달라, 다른 친구들 미팅 시켜주고 끝났다, 요즘은 대학생들보다 직장인들 내지 동호인 또는 주최가 있는 미팅이 많은 것 같다. 그리고 미팅이든 소개팅이든 전번을 교환하기 때문에 다음에 만나긴 훨씬 쉬워졌다. 연애 하기도 참 편리해진 세상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수능일에...
수능일에... 오늘(2024년 11월 14일)은 수능일이다. 수능일엔 출근 시간이나 은행 증시 개장시간도 늦춰지고 비행기 이착륙 시간도 조절된다니, 이런 나라가 또 있을까 싶다. 어쨌든 수능일이다 보니 어릴 적 생각이 난다. 필자가 어렸을 땐 대학입학 예비고사와 본고사가 있었다. 예비고사는 모든 수험생이 대부분의 과목을 객관식으로 치렀고, 본고사는 국영수 중심으로 각 대학에서 주관식 위주로 치렀다. 예비고사는 그야말로 ‘예비’고사였는데, 각 지역별로 대학 본고사 자격을 주는 시험이었다. 당시엔 서울의 커트라인이 가장 높고 제주가 가장 낮았다. 예를 들어 서울이 180점이고 제주가 160점이라고 가정했을 때, 180점 이상 맞으면 전국 어디서나 대입 본고사를 치를 수 있고, 160점이면 제주 지역 대학에서만 본고사를 치를 수 있었다.하지만 예비고사 점수는 대학 입시 전형에 반영되지 않았다. 따라서 공부를 좀 한다는 학생들은 예비고사보다 본고사인 국영수 위주로 어려운 공부를 했다. 그래서 해법수학이라는 어려운 수학책으로 공부하기도 했었다. 그래도 예비고사는 어느 대학에 응시할까를 정할 수 있는 기준이 되었다. 지금처럼 점수별 대학과 학과 지원 가능 예상표가 있었다. 하지만 당시엔 본고사를 한 대학에만 응시할 수 있었기 때문에, 예비고사 점수와 별개로 본고사 준비를 얼마나 했는가가 아주 중요했다. 한편 예비고사 최고 득점자가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었는데, 별 인정을 받지 못했다. 오히려 인정을 받는 사람은 서울대 본고사 수석 입학자였다. 물론 예비고사 최고 득점자와 서울대 수석입학자가 동일인물인 경우도 있었다. 또한 본고사 시절엔 전기와 후기 대학이 나뉘어 있었다.전기 입시에서 탈락한 학생들은 후기 대학에 응시했는데, 대표적인 대학이 성균관대와 한양대 그리고 외국어대였다. 서울대와 연고대 응시생 중, 문과생들은 성균관대와 외국어대로, 이과생들은 한양대로 응시했다. 필자가 고3 시절인 1980년 여름, 나름대로 본고사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본고사가 폐지되고 학력고사와 내신으로만 대학에 가는 제도로 바뀌었다. 당시 신군부가 과외 등 사교육 부담을 줄이겠다는 의도로 전격 발표한 것이다. 이는 후기대학이 전기대학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었다. 당시 학력고사는 예비고사와 비슷한 유형이었다. 학력고사는 1994년 대학수학능력시험 즉 수능으로 바뀌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요즘은 대학 입학 전형이 수시에 정시에 하도 복잡해서 이게 뭔가 싶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동거 고독사’까지...
‘동거 고독사’까지... 우리나라에서 고독사가 문제가 된 건 이미 오래전 일이다. 국내에서 한해 3,600여 명이 고독사를 맞이한다. 지난 24일(현지시각) CNN은 ‘외로움이라는 전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데, 서울은 이를 막기 위해 3억2700만 달러(약 4511억)를 지출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고독사가 전 세계적 문제지만, 우리나라가 유독 심하다는 얘기다. 그런데 요즘은 '동거 고독사'라는 말이 나온다. 거주 동거인이 있어도 주변과 단절된 채 홀로 사망하는 것을 '동거 고독사'라고 한단다. 지난 18일 90대 노모와 동생과 함께 거주하는 A씨는 오후 4시쯤 귀가해 사망한 어머니를 발견했다. A씨는 곧바로 동생 방을 열어 봤는데, 며칠 만에 본 동생 역시 숨을 거둔 뒤였다고 한다. 또한 부산지법 형사4단독 장병준 부장판사는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70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방 안에서 극단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아들의 시신이 백골이 될 때까지 4년간 방치해 재판에 넘겨졌는제, 아버지가 무죄를 선고받은 것이다. 한편 보건복지부가 2022년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고독사 예방 실태조사 연구'에 따르면, 함께 사는 사람이 있더라도 고독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57.7%에 달했다고 한다.전문가들은 △노인 구성원끼리 가구를 이루는 노노가정 △동거인 간 교류 단절 △동거인이 장애나 병을 앓는 경우 등에서 동거 고독사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의 예를 보니 한편 이해가 간다. '고독사'든 ‘동거 고독사'든 어찌 보면 죽는 건 마찬가진데, 고독사가 아닌 것과 무슨 차이가 있겠냐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평생 살다가 마지막 가는 시점에 아무도 관심 없이 쓸쓸히 간다면, '죽은 사람은 그동안 어떻게 살았길래 저럴까' 하는 평가가 될 것 같다. 물론 본인이 죽은 다음의 평가에 관심 없는 사람도 있겠다. 그래도 ’사람이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도 있는데, (동거) 고독사는 좀 슬픈 일이라 생각된다. 그런데 막상 나이를 먹다 보니 '고독사'나 '동거 고독사'라는 게 상황에 따라선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남의 일 같지 않게 느껴진다. 누군 (동거) 고독사를 하고 싶어 하겠는가?다 사람 팔자인 것 같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3金여사 新(신)3金
3金여사 新(신)3金 우리나라 현대 정치사(史)상 3김(김영삼, 김대중, 김종필)을 빼놓고는 이야기를 할 수 없다. 그만큼 그 세 사람의 족적이 크다. 3김은 라이벌 정치인이었지만, 정치를 하면서 대화와 타협의 끈을 놓지 않았던 인물들이다. 그만큼 지금의 정치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런데 요즘 3김여사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윤 대통령의 아내 김건희 여사와 이재명 대표의 아내 김혜경 씨 그리고 문재인 전 대통령의 아내 김정숙 여사가 그 주인공이다. 김건희 여사는 공천 개입 등의 특검, 김혜경 씨는 공직선거법위반으로 벌금형, 김정숙 여사 인도 타지마할 외유성 출장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그래서 남편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또한 신3김이란 단어도 등장했다.더불어민주당의 간판 대권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선고에서 피선거권 박탈형을 선고받으며 대권 가도에 비상이 걸리자, 비명계 잠룡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대표적인 인사들은 '비명계 신(新) 3김'으로 불리는 김동연 경기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경남지사다. 현직인 김동연 지사의 경우 정치 행보가 제일 두드러진다.김동연 지사는 이달 초 독일 출장 중 현지에 유학 중인 김경수 전 지사와 회동해 관심을 모았다. 비명계 낙선자 중심 원외 모임 '초일회'는 다음 달 1일 김부겸 전 총리를 초청해 '미국 대선 평가와 한미관계 및 국제 정세 전망'을 주제로 특강을 듣기로 했다.여러 상황을 봐도 신3김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이에 대해 친명계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 선고 다음날인 16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3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 현장에서. 비명(非이재명)계를 향해 "움직이면 죽일 것"이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물론 ‘OO3김’은 우리나라에 김씨 성이 많다 보니, 호사가들이 만들어낸 말이다. 그런데 김씨가 많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 인구의 약 22%에 불과(?)하다. 게다가 역대 대통령 중 김씨는 고작 김영삼 김대중 두 사람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판에 이래저래 김씨가 자주 등장하는 건 재미있는 현상이긴 하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노인 사장님은 빚투성이?
노인 사장님은 빚투성이? 필자가 어렸을 땐 '사장님'이라고 하면 '자신의 회사를 운영하며 돈 좀 버는 사람'을 의미했다. 즉 '사장님 = 돈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개나 소나 다 사장님이기도 했다. 그래서 다방에 전화해서 '김사장님 바꿔달라'고 하면, 여기저기서 김사장님들이 서로 자기인 줄 알고 나섰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였다.이렇게 사장님이 흔해지자, 이번엔 회장님이 등장했다. 지금도 '학고방'만한 사무실에서 회장님 노릇을 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어쨌든 지금도 '사장님'이라고 하면 어떤 업체를 운영하는 대표자다.그런데 사장님도 종류가 있다. 번듯한 법인 기업 대표일 수도 있고, 작은 식당의 대표자일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기업다운 기업에선 사장님이라기 보다 대표 또는 대표이사라고 칭하는 게 보통이다.규모가 작은 영업장에서나 사장님이라고 한다. 사장님의 격이 많이 내려갔다. 어쨌든 아직도 사장님이라고 하면 돈을 좀 버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쉽다.하지만 나이가 많은 고령 자영업자일수록 ‘빛 좋은 개살구’일 가능성이 높다. 김현열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이 27일 발표한 '고령층 자영업 차주의 부채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의하면,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65세 이상 자영업자는 부채 규모가 연 소득의 10배를 넘는 것으로 분석됐다. 즉 올해 2분기 말 기준 65세 이상 자영업 차주의 총대출잔액은 평균 4억5천만원으로 나타났는데, 65세 이상 자영업 차주 평균 연 소득은 4천600만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농림수산업, 교육업, 부동산업 등 과밀업종 종사자가 많다고 한다.일 년에 4,600만원 버는데, 은행빚이 4억 5천만원이란 얘기다. 연리 5%만 쳐도 월 이자만 187만원에 연이자는 2,250만원이다. 버는 돈의 거의 절반이 이자로 나간다. 원금 상환은 꿈도 못 꾼다.그러니 말만 사장님이지, 빚투성이다. 하지만 폐업을 하면 원금을 갚아야 하는 경우도 많아, 폐업도 못하고 눈물로 버티는 자영업자가 한둘이 아니다. 물론 이 수치는 은행에서 돈을 빌린 사람들의 경우다. 사업이 잘 되어서 은행 빚이 없는 사람들은 제외된 수치이다. 하지만 코로나19와 이후 불경기를 겪으며 은행빚이 없는 자영업자가 얼마나 될까 싶다. 나이도 많아 다른 일을 할 수도 없고, 벌어 놓은 것 없이 빚만 잔뜩 지고 있다. 경기가 좋아질 기미도 안 보이는데,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