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 수능일에...
24-11-14 10:14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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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일에...
오늘(2024년 11월 14일)은 수능일이다. 수능일엔 출근 시간이나 은행 증시 개장시간도 늦춰지고 비행기 이착륙 시간도 조절된다니, 이런 나라가 또 있을까 싶다. 어쨌든 수능일이다 보니 어릴 적 생각이 난다.
필자가 어렸을 땐 대학입학 예비고사와 본고사가 있었다. 예비고사는 모든 수험생이 대부분의 과목을 객관식으로 치렀고, 본고사는 국영수 중심으로 각 대학에서 주관식 위주로 치렀다. 예비고사는 그야말로 ‘예비’고사였는데, 각 지역별로 대학 본고사 자격을 주는 시험이었다.
당시엔 서울의 커트라인이 가장 높고 제주가 가장 낮았다. 예를 들어 서울이 180점이고 제주가 160점이라고 가정했을 때, 180점 이상 맞으면 전국 어디서나 대입 본고사를 치를 수 있고, 160점이면 제주 지역 대학에서만 본고사를 치를 수 있었다.
하지만 예비고사 점수는 대학 입시 전형에 반영되지 않았다. 따라서 공부를 좀 한다는 학생들은 예비고사보다 본고사인 국영수 위주로 어려운 공부를 했다. 그래서 해법수학이라는 어려운 수학책으로 공부하기도 했었다.
그래도 예비고사는 어느 대학에 응시할까를 정할 수 있는 기준이 되었다. 지금처럼 점수별 대학과 학과 지원 가능 예상표가 있었다. 하지만 당시엔 본고사를 한 대학에만 응시할 수 있었기 때문에, 예비고사 점수와 별개로 본고사 준비를 얼마나 했는가가 아주 중요했다.
한편 예비고사 최고 득점자가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었는데, 별 인정을 받지 못했다. 오히려 인정을 받는 사람은 서울대 본고사 수석 입학자였다. 물론 예비고사 최고 득점자와 서울대 수석입학자가 동일인물인 경우도 있었다.
또한 본고사 시절엔 전기와 후기 대학이 나뉘어 있었다.
전기 입시에서 탈락한 학생들은 후기 대학에 응시했는데, 대표적인 대학이 성균관대와 한양대 그리고 외국어대였다. 서울대와 연고대 응시생 중, 문과생들은 성균관대와 외국어대로, 이과생들은 한양대로 응시했다.
필자가 고3 시절인 1980년 여름, 나름대로 본고사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본고사가 폐지되고 학력고사와 내신으로만 대학에 가는 제도로 바뀌었다. 당시 신군부가 과외 등 사교육 부담을 줄이겠다는 의도로 전격 발표한 것이다. 이는 후기대학이 전기대학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었다.
당시 학력고사는 예비고사와 비슷한 유형이었다.
학력고사는 1994년 대학수학능력시험 즉 수능으로 바뀌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요즘은 대학 입학 전형이 수시에 정시에 하도 복잡해서 이게 뭔가 싶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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