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을 잡아라
이준석을 잡아라 한동훈 전 장관이 오늘(26일)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한다.한 전 장관의 비대위원장 차출에 대해 그동안 논란이 많았다. 대부분 단점으로 정치 경험 부족과 윤 대통령과의 관계설정에 어려움을 들었다. 하지만 한 전 장관이 젊은 세대를 중용하겠다고 밝힌 것과 등판 확정 이후 국민의힘 지지도가 올라간 걸 보면, 일단은 절반의 성공이라고 볼 수 있겠다. (물론 아직 총선 결과와는 무관하다) 그런데 우연히도 이준석 전 당대표가 예고한 탈당 시점이 내일(27일)이다.이 전 대표는 천지개벽 수준의 변화가 없는 한 탈당을 결행할 것이라 말한 바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선 한 전 장관의 등장에 이준석 대표의 동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주장이 있다. 그리고 일부 간신배 친윤의원들은 ‘이 전 대표가 내부 총질하느니 탈당하는 게 오히려 낫다’는 반응까지 보이고 있다. 과연 그럴까?선거는 총력전이다. 특히 박빙지역일수록 사소한 차이가 승패를 좌우한다. 승리를 위해서라면 (불법이 아닌 한) 뭐든 해야 한다. 한 사람이라도 힘을 보태야 할 판국에, 국민의힘 사쿠라들은 윤 대통령이 싫어한다는 것 이유 하나만으로, 귀중한 자원을 내팽겨치려 하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는 당대표 시절 열세라고 판단되었던 대선과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 장본인이다. 그 정도 능력과 경험을 가진 사람이 대한민국에 또 있을까? 물론 최근 이 전 대표가 보인 언행에 문제가 다소 있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너무나 억울해 그렇게 했을 수도 있다. 그 정도 실수하지 않은 정치인이 얼마나 될까? 어쨌든 한 전 장관의 비대위 성패는 얼마나 윤 대통령과 차별성을 보이는가에 있고, 그 첫 단추는 이준석 전 대표를 어떻게 해서든 끌어안는 것에 달렸다. 이준석 전 대표에게 과감하게 일정 지분과 역할을 주고, 젊은 두 사람의 쌍두 체제로 선거에 임해야 한다. 만약 이 전 대표를 내치고 선거에 승리하지 못한다면, 신참 정치인 한동훈에 치명적 결과가 될 것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모기와의 전쟁
모기와의 전쟁오늘 새벽, 천둥 번개 비바람 소리를 뚫고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렸다. 벌써 이틀째다.가을 모깃소리는 사이렌 소리처럼 유난히 크게 들린다. ‘가을 모기가 더 독하다’는 말처럼 올해도 또 모기와의 전쟁 중이다.잠을 곤히 자고 있으면 귓가에 모깃소리가 흉측하게 들린다. 그 소리에 절로 잠을 깬다. 기분 나쁘다. 이놈의 모기를 잡아야지 하고 불을 켜고 앉는다.공격을 위해 필자의 몸을 미끼로 모기를 유인한다. 하지만 모기는 숨은 채 나타나지 않는다. 슬그머니 이불 속에 눕는다. 얼굴만 빼꼼하게 내밀고, 안경이 없어서 잘 보이지도 않는 눈을 동그랗게 부릅뜨고 모기를 기다린다. 자다 깨서 그런지 눈이 따갑다. 모기는 나타나지 않는다. 이번엔 눈을 감고, 영화의 ‘맹인 검객’처럼 온 신경을 귀에 모은다.아무리 기다려도 모깃소리는 안들린다. 결국 불을 끄고 잠을 청한다... 할라치면 어김없이 모기가 귓전에 나타난다. 모기의 날개 바람이 빰에 느껴진다. 힘껏 손으로 친다. 결국 스스로 따귀를 갈긴 셈이다. 억울하고 화가 난다.다시 불을 켜지만 똑같은 과정을 밟다가, 결국 다시 불을 끄고 잠을 청한다.하지만 어김없이 나타나는 모기.할 수 없이 이번엔 방어태세에 들어간다. 공습하는 모기를 피해 방공호처럼 이불을 둘러 쓴다. 손이나 귀를 물릴까봐 코만 내놓고 잠을 청한다. 하지만 덥고 답답해서 잠이 안 온다. 하지만 잊을 만하면 모기의 공격은 반복되고, 필자는 스스로 따귀를 자꾸만 때리는 자해를 하고 있다.모기와의 사투 3시간.결국 5시 20분에 모기와의 전쟁을 휴전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사무실에 출근하니 6시 50분. 잠을 설쳐서 피곤하다.월요일 아침부터 이게 뭔가 싶고, 하루를 어떻게 버티나 한숨만 나온다.오늘도 집에 가면 모기가 기다리고 있을까, 벌써부터 걱정이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식가위
식가위 며칠 전 지인과 고깃집을 갔다. 연말이라 손님이 많았는데, 서양 사람들이 여기저기 자리하고 있었다. 특히 눈에 띈 건 서양인들도 능숙하게 가위로 고기를 자르는 모습이었다. 전세계를 통틀어 식당에서 손님이 직접 가위로 음식을 잘라 먹는 나라가 또 있을까 싶다. 외국인들이 대한민국에서 신기하게 보는 것 중 하나가 소위 ‘식가위’다. ‘식당에서의 가위질’ 문화가 K-pop이나 K-Culture를 넘어, 한류의 하나로 자리 잡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나라에선 웬만한 식당에서 가위가 사용된다.중식이나 냉면집에서도 가위는 필수다. 특히 고깃집에선 식탁마다 가위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손님이 직접 고기를 굽고 가위로 잘라먹는다. 그럼 언제부터 ‘식가위’가 일반화되었을까 생각을 해봤다. (이하는 필자의 개인 견해이므로 토 달지 마시길) 필자의 생각으론 80년대 돼지갈비가 확산되면서 손님에게 식가위를 제공한 게 시작이다. (물론 일부 식당에서 이미 사용했겠지만 ‘일반화’를 기준으로 한다) 그 전까진 직원이 잘라줬는데, 저렴한 식당일수록 인건비 때문에 손님이 직접 가위를 들게 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직원이 잘라주는 경우도 많지만, 대충(?) 잘라주곤 가위와 집게를 놓고 간다. 더 잘라먹든 알아서 하란 의미다. 그런데 80년대까진 삼겹살이 주로 냉동이었다. 모양도 가로세로 5cm 정도 네모난 모양이라 굳이 가위가 필요 없었다. 그런데 90년대 생삼겹살이 등장하면서 두툼한 삽겹살을 써는 가위가 필요해졌다. 전반적으로 식가위가 식당마다 일반화되는 시기이다. 그후 가위는 어디서나 음식을 만들 때 아주 요긴하게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유는 단 하나, ‘편리해서’다. 음식 재료를 칼로 자르려면 반드시 도마가 필요하고, 자른 후엔 어딘가로 옮겨야 한다. 하지만 가위를 사용하면 도마도 필요 없고, 옮길 필요가 없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분식집에 가면 떡을 가위로 썰면서 떡볶이 냄비 등으로 투하시키거나, 튀김을 가위로 썰면서 접시에 담는다. 가정에서도 식가위는 필수다. (음식을 자를 때만 사용하는 건 아니지만) 필자의 부엌에 가위가 세 개 있다. 필자는 아내가 대파를 가위로 썰면서 바로 냄비에 투하시키는 걸 목격한 적도 있다. 이렇게 식당과 부엌에서 가위 사용을 많이 하다 보니, ‘식(당)가위’ 제품이 별도로 생산 판매되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가위는 자르는 용도로만 사용된 건 아니다. 대표적인 게 엿장수 가위다. 소리 내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가위다. 또한 누구나 ‘가위에 눌리는 경험’도 한다. 이쯤 되면 ‘백의민족’이나 ‘배달의 민족’을 넘어, ‘가위의 민족’이라고 해야 할까?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코로나 후유증
코로나 후유증필자가 코로나에 걸린 지 한 달 가까이 지났다.여태 몇 년 간을 안 걸리고 잘 버티다가, 끝물에 재수 없게 그만 코로나에 걸리고 말았다.약 한 달 전 어느 날, 일찍 퇴근해서 집에 왔다. 그런데 저녁 8시 무렵부터 갑자기 오한이 들고 온몸이 쑤시기 시작했다. 밤새 잠도 못 자고 앓았다. 그런 건 난생처음이었다.처음엔 단순 감기몸살로 생각했다. 평소에 마스크도 잘 쓰고 조심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침에 병원에 가서 검사해 보니 코로나란다. 사흘치 약을 받아 왔는데, 의사는 증상이 호전되면 중간에 약을 끊어도 된다고 했다.첫 날은 꽤 고생했다, 둘째 날부턴 어디가 특별히 아픈 건 아닌데 몸이 너무나 무거웠다. 누워 있으면 온몸이 땅으로 꺼지는 느낌이었다. 닷새쯤 지나니 그만하고 일주일 지나선 술도 마셨다.일반적인 감기라면 지금쯤은 완전히 회복되었다고 볼 수 있다.한 달 가까이 지난 지금은 언뜻 보면 모든 게 완전히 회복된 것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코로나는 다른가 보다. 일단 코로나에 걸린 후 체중이 3kg 정도 빠졌는데, 아직 회복이 덜 됐다. 기력도 약간? 5% 정도 달린다.게다가 가장 문제는 무기력증 또는 의욕상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만사가 귀찮고 하고 싶은 게 없다.가급적 즐겁고 희망적으로 살자는 생각이었는데, 지금은 아무 생각이 없다.코로나의 후유증은 사람마다 다르다.요즘은 코로나 증세가 크게 약해져서 고생하거나 치명률은 줄었지만, 후유증은 오래가는 것 같다. 냄새를 못 맡는 증상이 반년 넘게 가는 경우도 있다.필자에게 코로나 후유증은 무기력과 의욕 상실인가보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꼰대의 역사
꼰대의 역사필자가 진갑까지 지났으니 나이상으론 ‘꼰대’에 속한다.‘꼰대’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은어로, ‘늙은이’를 이르는 말‘ 또는 ’학생들의 은어로, ‘선생님’을 이르는 말‘이라고 나와 있다. 그런데 ‘꼰대스럽다’라는 뜻으로는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하여 그것만이 옳다고 주장하며 남을 가르치려 드는 데가 있다’라고 정의한다.또한 ‘젊은 꼰대’라는 신조어는 ‘기성세대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 사이들에서도 '꼰대'와 같은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고 하고, ‘청바지 입은 꼰대’는 ‘후진적 조직문화에서 탈피하기 위해 소통을 앞세우나 정작 본인의 스타일을 여전히 고수하는 직장 상사(무늬만 혁신)를 일컫는다’는 신조어라고 나와 있다.이처럼 국어사전에는 ‘꼰대’에 대해 아주 자세하게 나와 있다.한편 최근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직장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 꼰대 관련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조사 대상자 가운데 무려 87%가 꼰대 성향을 가늠할 수 있는 요소로 '말투'를 꼽았으며, 응답자 가운데 93.5%가 '나이가 많다고 다 꼰대는 아니다'라는 결과가 나왔다. '나이'는 29.2%에 불과했다. 또한 국어사전에도 나와 있듯, 84.6%가 '요즘은 젊은 꼰대도 많다'는 의견을 보였다.꼰대의 특징으로는 '굳이 안 해도 될 조언이나 충고를 한다'(57.8%), '요즘 젊은 애들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50.7%), '옛날에 비하면 나아졌다는 말을 종종 한다'(49.5%)를 꼽았다.그런데 재미있는 건, 응답자 47.0%는 '나도 언젠가 꼰대가 될 것 같다'고 말했고, '꼰대가 될까 두렵다'는 응답 비율도 44.8%에 달했다는 사실이다. 어찌보면 나이를 먹다보면 누구나 ‘꼰대’가 된다고 의미이기도 하다.필자를 비롯해 주변 지인들 중, ‘꼰대’라고 불리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필자 역시 ‘꼰대’처럼 보이지 않으려고 청바지를 입기 시작했다. 물론 바지 하나 바뀐다고 ‘꼰대’에서 벗어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만큼 ‘꼰대’처럼 늙어 보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조사 결과에도 나와 있듯, ‘꼰대’의 기준은 나이가 아니라 ‘말투’다. 따라서 자식을 비롯해 젊은이들과 대화할 땐 더 조심하게 된다.어쨌든 수 천년 전 유적에서도 ‘요즘 젊은이들은 버릇이 없다‘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이렇게 썼던 사람이 바로 당시 ’꼰대‘였다.조사 결과처럼 ’버릇 없는 젊은이들‘은 나이가 들면서 ’꼰대‘로 진화(?)한다. 인류가 태어난 이후 ’버릇없는 젊은이‘들과 ’꼰대‘는 늘 병존해 왔다. 즉 ’인류의 역사‘는 ’꼰대의 역사‘다.하지만 누구도 ’꼰대‘가 되고 싶진 않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제야의 종소리
제야의 종소리 필자가 제야의 종소리를 듣기(보기) 시작한 건 20대 초반이었다.매년 12월 31일이면 가족들이 모여 TV를 봤다. 필자가 어렸을 땐 ‘10대 가수쇼’에서 가수왕을 뽑는 장면을 보면서, 12시까지 TV를 시청했다. 제야의 종소리를 듣고 자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당시 TV마다 제야의 종소리를 생중계했는데, 타종이 시작되면 가족끼리 “새해 복많이 받으시라” 서로 덕담을 나눴다. 결혼해서도 ‘제야의 종소리’ 시청은 이어졌다. 방송사가 주최하는 각종 시상식을 보다 보면 12시가 되었고, 어김없이 타종행사를 생중계했다. 수 십년간 한 번도 직접 가보진 않았지만, 제야의 종소리를 듣는 건 이래저래 의미가 있었다. 새해를 맞는 의미가 컸기 때문이었다.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면서 지난 해의 좋지 않았던 일을 잊고, 새해의 계획을 다짐하며 가정의 평화를 기원했다. 아이들에게도 ‘새해 복많이 받으라’는 인사를 건넸다. 그런데 어느 순간 ‘제야의 종소리’ 중계방송을 보지 않게 되었다. 한번 안 보니, 지금까지도 안 본다. 한 십 년 정도 된 것 같다. 족히 40여 년 간 해 온 연례행사였는데, 왜 갑자기 바뀌었을까?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부푼 새해에 별다른 기대나 계획이 없어서였을까?타종 소리를 들으며 여러가지를 계획했는데, 성과가 시원치 않아서였을까?한 해가 하도 빨리 가다 보니, 제야의 종소리를 너무 자주 듣는 기분이었나?늙어가다 보니, 한 살 더 먹는 게 즐겁지 않아서? 올해 제야의 종소리도 듣지 않았다. ‘까짓 종 치거나 말거나’ 내 일이 아닌, 남의 일 같다.새해 별 새로운 계획도 없고, 그냥 조용히 건강하게 지내자는 생각일 뿐이다. 게다가 바뀐 것도 있다. 바로 나이 계산이다.정부에서 만나이를 사용하도록 권장하다 보니, 올해 몇 살인지 헷갈린다. 2023년이 된 것도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24년이고, 그럼 내 나이가 몇 살인가 계산해야 한다. 허~ 벌써 우리 나이로 벌써 63살이다. 어머니 연세가 몇 살 되셨는지도 계산해야 한다. 점점 ‘새해’라는 게 별 의미가 없다고 느껴진다.할 일은 줄고 세월은 빨리 가면서 생긴 현상인가 보다. <묻는다칼럼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