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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 식가위

23-12-27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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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1개 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 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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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가위

 

며칠 전 지인과 고깃집을 갔다. 연말이라 손님이 많았는데, 서양 사람들이 여기저기 자리하고 있었다. 특히 눈에 띈 건 서양인들도 능숙하게 가위로 고기를 자르는 모습이었다. 전세계를 통틀어 식당에서 손님이 직접 가위로 음식을 잘라 먹는 나라가 또 있을까 싶다. 외국인들이 대한민국에서 신기하게 보는 것 중 하나가 소위 식가위. ‘식당에서의 가위질문화가 K-pop이나 K-Culture를 넘어, 한류의 하나로 자리 잡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나라에선 웬만한 식당에서 가위가 사용된다.

중식이나 냉면집에서도 가위는 필수다. 특히 고깃집에선 식탁마다 가위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손님이 직접 고기를 굽고 가위로 잘라먹는다.

 

그럼 언제부터 식가위가 일반화되었을까 생각을 해봤다.

(이하는 필자의 개인 견해이므로 토 달지 마시길)

 

필자의 생각으론 80년대 돼지갈비가 확산되면서 손님에게 식가위를 제공한 게 시작이다. (물론 일부 식당에서 이미 사용했겠지만 일반화를 기준으로 한다) 그 전까진 직원이 잘라줬는데, 저렴한 식당일수록 인건비 때문에 손님이 직접 가위를 들게 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직원이 잘라주는 경우도 많지만, 대충(?) 잘라주곤 가위와 집게를 놓고 간다. 더 잘라먹든 알아서 하란 의미다.

 

그런데 80년대까진 삼겹살이 주로 냉동이었다. 모양도 가로세로 5cm 정도 네모난 모양이라 굳이 가위가 필요 없었다. 그런데 90년대 생삼겹살이 등장하면서 두툼한 삽겹살을 써는 가위가 필요해졌다. 전반적으로 식가위가 식당마다 일반화되는 시기이다.

 

그후 가위는 어디서나 음식을 만들 때 아주 요긴하게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유는 단 하나, ‘편리해서. 음식 재료를 칼로 자르려면 반드시 도마가 필요하고, 자른 후엔 어딘가로 옮겨야 한다. 하지만 가위를 사용하면 도마도 필요 없고, 옮길 필요가 없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분식집에 가면 떡을 가위로 썰면서 떡볶이 냄비 등으로 투하시키거나, 튀김을 가위로 썰면서 접시에 담는다.

 

가정에서도 식가위는 필수다. (음식을 자를 때만 사용하는 건 아니지만) 필자의 부엌에 가위가 세 개 있다. 필자는 아내가 대파를 가위로 썰면서 바로 냄비에 투하시키는 걸 목격한 적도 있다.

 

이렇게 식당과 부엌에서 가위 사용을 많이 하다 보니, ‘()가위제품이 별도로 생산 판매되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가위는 자르는 용도로만 사용된 건 아니다. 대표적인 게 엿장수 가위다. 소리 내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가위다.

 

또한 누구나 가위에 눌리는 경험도 한다.

 

이쯤 되면 백의민족이나 배달의 민족을 넘어, ‘가위의 민족이라고 해야 할까?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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