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을 얼마나 어떻게 늘려야 하나?
의대 정원을 얼마나 어떻게 늘려야 하나? 필자가 어렸을 땐 지금처럼 의사가 되겠다는 학생들은 많지 않았다. 그리고 ‘왜 의사가 되려고 하냐?’고 물으면 대부분 ‘아프고 불쌍한 사람들을 치료해 주려고’라는 답을 했다.만약 지금 의사가 되겠다는 학생들에게 똑같은 질문을 하면 ‘돈을 잘 버니까’라는 대답이 돌아올 것 같다. 어쨌든 지금 의사가 없다고 난리다.지방 어느 지역에선 내과 전문의 한 사람 뽑는데 연봉 3억 5천만원을 줘도 지원자가 없다고 한다. 의사에게 있어 직업적 소명보다 돈을 얼마나 많이 버느냐가 중요한 시대다. 비인기 학과 전공의들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그래서 정부가 2025학년도부터 의대생 정원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더니, 의사협회에서 반대하고 나섰다. 의사협회는 이런저런 이유를 댔지만, 의사 수가 늘면 기존 의사들에게 불리할 것 즉 밥그릇 싸움 때문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는 건강보험이 잘 되어 있다 보니, 노인들이 병원을 많이 찾는 제도다. 게다가 노령화가 진전될수록 의사 수는 부족해질 것이다. 따라서 현재 의사 수가 많이 부족한 건 사실이다. 그러면 의대 정원을 늘리면 문제가 해소될까?필자는 의사협회의 주장에 문제가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 의대 정원을 크게 늘리는 게 정답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긴 한다. 왜냐하면 의사 수가 부족한 건 현재지만, 의대 정원을 늘려 그 의사들이 활동하는 시점은 미래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25년부터 10년간 매년 1,000명의 의대 정원을 늘렸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그들이 정식 의사로 활동할 수 있는 시기는 약 10년 후인 2035년부터다. 그렇게 2045년까지 10년간 1만명의 의사가 더 늘게 된다.2045년이면 베이비붐 세대의 나이가 80~90살 정도 되고, 전체 인구는 출산율 저하로 꽤 줄 것이다. 게다가 아무리 의술이 발달한다고 해도, 10년 정도 지난 2055년이면 노령인구 수도 줄고 전체 인구는 더 크게 줄 것이다.의사는 늘었는데 전체 인구와 노령인구 모두 줄어드는 상황이 온다.즉 의대 정원을 늘리면 얼마간은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그 효과는 얼마 못가고, 줄어드는 인구 때문에 상대적으로 의사가 많아지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의대 편중현상이 심하고, 의대 정원을 늘리면 의대 편중 현상이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그렇다고 늘리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이긴 하다.의대 정원을 얼마나 어떻게 늘려야 하는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대목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제일병원에 이어 백병원마저...
제일병원에 이어 백병원마저... 서울 중심에 자리 잡은 서울백병원이 사라진다고 한다. 오는 20일 이사회에서 최종적으로 결정하는데, 지난 1941년 '백인제외과병원'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지 83년 만이라고 한다. 백병원 덕에 인제대학교 의과 대학이 존재 한다.물론 명동입구에 위치한 본원 백병원이 사라진다 해도, 일산 상계 부산 등 지역에 분원이 있어 백병원이 아예 사라지는 건 아니다. 본원의 직원들도 그쪽으로 분산 배치한다고 한다. 문을 닫는 이유는 경영난.2004년 73억원 적자로 시작해 그동안 누적적자가 1,745억원이라고 한다. 그러니 문을 닫을 수밖에 없나 보다. 경영난의 이유는 인구 공동화 현상.도심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 수가 급격히 줄다 보니 대형 병원의 존립이 위험해졌다. 같은 이유로 퇴계로에 있는 제일병원도 문을 닫았다. (지금은 내과와 건강검진센터 그리고 한의원 등이 들어있는데, 환자 수가 적다) 필자가 을지로4가에서 근무한 지 10년 정도 됐다. 필자는 족저근막염에도 백병원을 찾아 치료했고, 건강검진이나 코로나 검사도 백병원에서 했다. 제일병원은 과거에 산부인과로 유명했던 곳이다. 필자의 딸을 그곳에서 출산했다. 그래서 제일병원이 문을 닫을 때 기분이 영 좋지 않았었다. 그동안 사무실 근처에 큰 병원이 있어서 안심하고 편했는데, 문을 닫았거나 닫는다고 하니 한편 섭섭하지 그지없다. 아프거나 검진 등을 받을 때 이젠 어디로 가야 하나?근방에 사는 임산부들은 어디로 가야 하나?도심에서 사고가 났는데 가까운 백병원이 없어지면 더 멀리 가야 하나? 의사 수는 부족하다고 난리인데, 서울 중심의 큰 병원은 속속 문을 닫고 지방엔 연봉 4억원을 줘도 의사를 못 구한다니 헷갈리기도 한다. 있을 땐 좋은 줄 몰랐는데,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키던 대형 병원들이 하나둘 사라지니 격세지감이면서도 한편 안타깝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2naver.com>
아저씨가 ‘이놈’ 한다!
아저씨가 ‘이놈’ 한다!어제 석촌호수를 걷다가 귀에 확 들어오는 말이 있었다.앞에 70대 할머니와 손자로 보이는 어린 아이가 가도 있었다. 아이가 말을 안 듣거나 떼를 썼는지, 할머니가 갑자기 “(너 자꾸 말 안 들으면 또는 떼를 쓰면) 아저씨가 ‘이놈’ 한다”짜증이 나면서도, 순간 어릴 적 생각이 떠올랐다.당시에 엄마나 할머니들은 위와 같은 경우에 이런 말을 자주 썼다.엄마나 할머니가 아이에게 “너 말 안 들어서 엄마는 같이 못 살겠다”라며, 지나가는 아저씨에게 “아저씨 얘 좀 데려가세요”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면 가끔 친절한(?) 아저씨는 “그래 나랑 같이 가서 살자”라며 아이의 손을 잡기도 했다. 그러면 아이는 겁에 질려 울면서 엄마나 할머니 뒤에 숨곤 했다.그러면 아저씨는 “엄마 말 잘들어야 돼”라고 교훈(?)을 주곤 지나갔다.심지어 지나가던 경찰관에게 “경찰 아저씨, 얘 좀 잡아가 주세요, 말을 너무 안 들어서 안 되겠어요”라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 아이들은 경찰이 무서운 사람이란 건 안다. 가끔 친절한(?) 경찰관이 아이에게 “너 자꾸 엄마 말 안 들으면 경찰서 데려간다”라고 호응해 주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면 아이는 당연히 기겁했다.필자도 이런 경우를 당했는지 기억은 없다. 그런 경우가 없었는지, 있었는데 기억을 못 하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이런 가족의 협박을 볼 때마다 정말 불쾌하게 느꼈다.필자가 대학생 때 교련복을 입고 길을 가는데 어떤 할머니가 나에게 어떤 아이를 가리키며, “아저씨 얘한테 ‘이놈’ 하고 야단 좀 쳐주세요”하는 게 아닌가? 필자는 그렇지 않아도 이런 걸 싫어하는데다, 하도 당황스럽고 황당해서 “제가 왜요?” 하며 자리를 급히 피해 간 적이 있다.이런 경우는 지나던 사람이 엿장수나 군인이나 가리질 않았다. 집에 찾아 온 엿장수에게 “얘 강냉이랑 바꿔줄테니 데려가세요”라고 말하는 것도 봤기 때문이다.지금 생각해보면 정서적 아동 학대다.그런데 당시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웬만한 아동 학대는 그러려니 했기 때문이다. 키우는 자녀 수가 많기도 했고 경제적으로 힘들다 보니, 애들이 원하는 걸 해줄 수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하지만 위와 같은 방식은 효과는 빠를지언정, 아이들의 가슴에 깊이 남을 수 있는 상처를 줄 수 있다.언젠가부터 아이들이 줄다 보니, 이런 학대(?)는 없다고 생각했었다.요즘도 아무런 생각 없이 이런 협박을 쉽게 하는 할머니를 보니, 기분이 영 찜찜했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가장 무서운 병, 치매
가장 무서운 병, 치매요즘 필자 나이 또래 사람들에게 어떤 병에 걸리는 게 가장 무섭냐고 물으면 ‘치매’라고 대답하는 사람들이 많다. 과거엔 ‘암’이었던 것 같은데, 사람들의 수명이 길어지다 보니 지금은 ‘치매’로 바뀐게 아닌가 싶다. 치매는 본인도 괴롭지만 가족 등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필자는 가까이에 치매 환자가 없어서 잘 모르지만, 치매 걸린 노인을 모시는 가족들 얘길 들으면 정말 가슴 아프다. 오죽하면 치매 걸린 부모 등 가족을 죽이는 경우까지 있다. 본인도 늙어가는데, 치매 걸려 막무가내에 대소변도 못 가리는 부모님을 모시며 한계를 느끼기 때문일 것 같다.그러다보니 치매 걸린 노인들을 요양병원에 모시게 되는데, 노인들은 힘들겠지만 자식 입장도 이해가 간다.그런데 문제는 요양병원에서 치매노인이나 장애인들을 학대한다는 점이다.인천 남동경찰서는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간병인 A(68)씨를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4일 사이 인천의 한 요양병원에서 중증장애인 B(64)씨의 항문에 25cm 배변 매트 조각 4장을 강제로 집어넣은 혐의를 받고 있다. 자주 갈아주기가 귀찮아 그런 짓을 벌였다.한편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요양원에서 일회용 비닐봉지를 OO에 묶어 놓았습니다'는 글이 올라왔다. 여성 작성자는 남편 A(57)씨가 여성 어르신들과 함께 지내던 4인 생활실에서 요양원 직원이 가림막도 없이 남편 기저귀를 가는 것을 보고, 남편을 그날 바로 퇴소시켜 집으로 데려왔다고 한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온 아내는 남편의 몸에서 더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한동안 소변을 보지 않아 이상하다고 느낀 아내가 기저귀를 확인해 보니, A씨의 신체 주요 부위가 비닐봉지에 묶여 있었던 것이다.요양병원에서 노인이나 장애인들이 학대를 당하고 때로는 사망에 이른다는 소식은 가끔 들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해당 간병인들이 늙어서 똑같은 일을 당했으면 좋겠다.나이 먹을수록 건강이 최고라지만, 노력한다 해도 뜻대로 되지 않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필자도 나이를 먹다 보니 추한 모습 보이기 전에 아름답게 세상을 뜨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하지만 그 역시 뜻대로 잘 될까?<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이런 나라와 국기도 있네
이런 나라와 국기도 있네 필자가 출퇴근을 위해 오가는 큰길에는 각국의 국기들이 꽂혀 있다. 그런데 흔히 볼 수 있는 강대국 외에 잘 모르는 나라의 국기들이 많다. 저런 나라와 국기가 있나 싶은 경우가 많다. 이참에 각 국가들의 국기를 찾아 봤다. 가장 흔한 건 면을 분할해 색을 입히는 경우다. 가로나 세로로 3등분 한 경우가 많다. 특히 유럽의 국기는 다수가 그러하다 보니, 외부에서 볼 땐 구별이 안 된다.도형이 들어가는 경우도 많은데, 우선 십자가가 들어간 국기가 종종 눈에 띈다. 북유럽 국가들이 대표적이다.별도 자주 등장한다, 미국 중국 베트남 북한 등이 그렇다.동그라미(원)도 종종 있다. 우리나라 일본 방글라데시 등이다.의외로 달 특히 초승달이 들어가는 국기도 꽤 있다. 튀르키예 말레이시아 몰디브 등 이슬람 국가들이다.동물이 들어간 국기도 있다. 멕시코 부탄 스리랑카 등이다. 그런데 이게 국기인가 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가 잘 모르는 나라들이다.가장 눈에 띄는 건 북마케도니아 국기(사진 1)다. 일본 욱일기와 비슷하다.2번 국기는 중앙 아메리카 카리브해에 있는 ‘그레나다’라는 나라의 국기다. 옛날 성냥갑이 연상된다.3번은 아프리카 동부의 섬나라 ‘세이셀’ 국기다. 역동적인 새국가를 의미한다고 한다.4번은 태평양 한가운데 ‘키리바시’라는 나라 국기인데, 태평양 물결 위에 해가 떠오르고 그 위에 새가 날아간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어릴 때부터 봐왔던 국기의 형태가 ‘국기답다’라는 편견을 가진 게 아닌가 싶다. 국기는 그 나라의 상징이다.중요한 행사에도 어김없이 등장하는 게 국기다. 관공서 등에는 반드시 국기가 걸려있다. 국민 누구나 국기에 대해 경례도 하고 맹세도 한다. 생소하고 자주 보지 못했을지라도, 국기는 그 나라의 문화와 좋은 의미를 담았을 것이다. 따라서 안목을 넓히는 차원에서 약소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국기를 걸어 놓은 게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씁쓸한 노 시니어 존
씁쓸한 노 시니어 존노 키즈 존에 이어 '노 시니어 존'(No Senior Zone·노인 출입 금지)이 등장했다.(사진)그 카페엔 60세 이상 어르신 입장 금지다. 안내견은 환영하지만, 노인네들은 들어오지 말란다. 필자도 환갑이 넘었으니 시니어고 입장 불가다. 노인들은 개만도 못한가 보다. 당연히 씁쓸하다. 그래서 필자는 식당이나 호프집 분위기를 봐가며 들어간다.필자가 어렸을 때 기준으로 보면 그 카페 사장은 배은망덕이고 불효자식들이고 가정교육도 못 받았으며 어른 공경을 안 하는 못된 놈이다.사실 요즘 젊은이들은 노인을 공경하기보다, 늙어서 주책 떠는 사람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노인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사람은 젊은이보다 오히려 중년층이 많다. 필자도 그랬다. (환갑이 넘어가면서 줄긴 했지만...)그런데 노인 불공경이 꼭 젊은 사람들만의 탓일까?필자도 가끔 노인들의 추태때문에 눈살을 찌푸릴 때가 많다. 음식점에서도 일부 노인들은 시끄럽고(귀가 좋지 않아서 더 시끄러울 수도 있다) 남에 대한 배려가 없다. 자기들 맘대로다. 그러니 주변 사람들이 싫어하는 건 당연하다.특히 노령화 사회가 되면서 필자가 어렸을 때에 비해 노인의 수가 크게 늘었고, 따라서 주책맞은 노인들도 크게 늘었다. 친구들까지 쌩쌩하니 모두 모여서 신나게 떠들고 술 마시고 쓸데없는 고집을 부린다. 게다가 몇 명이 모이면 남 눈치를 안 본다.옆에서 보는 젊은 사람들은 짜증나고 싫을 수밖에 없다.커피숍 사장중 41%가 2030세대라고 한다. 그런 커피숍에 노인 4명이 들어가 2잔만 주문하고 몇 시간을 시끄럽게 떠든다면, 젊은 사장은 화가 나며 노인들을 영업 방해꾼으로 생각하게 된다. 만약 젊은 사장이 그 노인들에게 주의를 주면, 그런 노인들은 ”나이도 어린 것이 어른한테 버릇없이 눈 동그랗게 뜨고... 넌 에미 애비도 없냐?“라고 답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러니 노인 출입 금지라고 해도 할 말이 없다. 자업자득이다.사실 시끄러운 건 꼭 노인뿐만은 아니다.얼마 전 사무실 근처 호프집을 갔는데, 젊은 여성 4명이 앉아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얼마나 크게 웃고 떠드는지 화가 난 적도 있다.그런데 똑같이 시끄러워도 노인이 욕을 더 먹는다.즉 노인들이 주책을 부리면 나이를 헛먹었다는 소릴 듣는다. 특히 갈수록 노인들이 너무 많아져 더욱 그렇다.‘나이 먹을수록 입은 닫고 지갑은 열라’는 말처럼, 시끄럽게 주책 떨지 말고 조용히 살아야 하는 시대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