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지, 귀하신 몸으로 변신!
얼마 전 우연히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깜짝 놀랐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신문지를 판매하기 때문이다. 깨끗한 새신문지 11~13kg에 5~6천원 정도한다. 포장 등의 용도로 사용한다. 필자 어렸을 때 강냉이와 바꿔 먹던 것과는 다른 차원이다.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전까지만 해도 발에 차이는 게 신문지였다.지하철 탈 때도 무가신문을 집는 건 필수였다. 그걸 모아다 폐지로 파는 사람들도 있었다.신문지가 흔하니까 신문지 활용법도 많았다. 우선 배달음식 먹을 때나 집에서 김장 같은 음식을 만들 때엔 가장 먼저 신문지를 바닥에 쫙 깔았다. 또 과일이나 채소 보관은 물론 창문 청소 혹은 젖은 구두나 운동화 보관할 때도 늘 신문지였다. 여기에도 저기에도 신문지를 활용했지만, 그냥 버려지는 신문지 쓰레기가 훨씬 더 많았다. 당연히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다. 그런데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신문 구독이 크게 줄면서 자연히 신문지도 같이 크게 줄었다.아직도 신문지를 사용하면 좋겠다 싶을 때가 있으면, 재활용 쓰레기 버리는데 가서 다른 사람이 버린 신문지를 가져와야 한다. 심지어 많은 양이 필요하면 돈을 주고 구입해야 한다. 한 때 골치 아픈 쓰레기 취급을 받던 신문지가 이젠 귀하신 몸이 된 것이다. 세상이 이렇게 바뀌었다.사실 이런 현상은 대단히 바람직하다. 한번 보고 버리는 신문지의 양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그 신문지를 생산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나무가 베어지는지를 생각하면, 그동안 환경 훼손을 너무 심하게 해 온데 대해 미안한 마음이 든다. 어쨌든 신문지 한 장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시대가 되었으니, 신문지 입장에선 천지가 개벽한 셈이고, 환골탈태(換骨奪胎)에 금의환향(錦衣還鄕)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잊고 싶어도 지울 수 없는 쌍이십년(2020년
필자가 학교 다닐 때만 해도 학교는 반드시 가야하는 신성한 곳이었다.정말 아프지 않으면 학교는 가야했고, 등교는 누구도 말릴 수 없는 신성한 의무였다. 그리고 학교는 언제나 열려있는 곳이었다. 한국전쟁 때에도 피난지에서 학교를 열 정도였다. 따라서 학교에 가지 말라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필자가 초중고교를 다니는 동안 딱 한번 휴교령이 내려진 적이 있었다. 강추위 때문이었는데, 그나마 늦게 발령하고 홍보도 덜되어 필자를 비롯해 많은 학생은 엄동설한에 그대로 등교했었다.그런 학교가 2020년 학생에게 등교하지 말라는 사건이 벌어졌다. 疫病(역병) 때문이다.미국 같은 경우 시체가 아무렇게나 묻히고, 벌써 감염자만 2천만명이 넘어섰다. 유럽엔 아예 길에 사람이 없다. 우리나라 역시 병원은 아우성이다. 일설에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이렇게 강한 이유가 중국 우한의 연구소에서 실수로 유출된 변이 바이러스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재난영화가 따로 없다.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는 역사에 기리 남을 흔적을 남겼다.세계 역사상 가장 넓은 지역 즉 사실상 전세계를 동시에 강타한 전염병이다. 이미 세계대전보다 많은 사람이 사망했고, 부상(후유증)도 더 많다.코로나도 문제지만 먹고 사는 게 더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IMF 금융위기 때에는 주로 부실 대기업이 문제가 되어 해당 기업과 직원 그리고 관련업체들이 고초를 겪었다. 당시 필자도 잘 다니던 멀쩡한 회사가 갑자기 문을 닫아 그만 둬야 했다. 필자의 기구한 팔자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오히려 그완 관계없는 일반 서민들의 생활에는 아주 큰 지장이 없었다.이번 코로나 사태는 거꾸로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거나 모이질 않으니, 여행 교육관련 기업과 종사자들은 사실상 끝장났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필자는 또다시 정말 열심히 일하던 직장을 스스로 떠나야 했다.이번엔 IMF금융위기에 비해 서민들이 훨씬 더 심한 타격을 입었다. ‘코로나 걸려서 죽기 전에 굶어 죽겠다’는 간절한 호소가 엄살이 아니다. 소상공인과 영세상인들 살아도 사는 게 아니다.쌍이십년(2020)은 이제 상처만 남기고 지나갔다.그렇다고 2021년이라고 해서 당장 나아질 것이란 전망은 없다.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니 지난해보단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지만, 변종 바이러스가 계속 출연하는 상황에서 기존 백신으론 예방이 안 된다면 이전과 똑같은 상황으로 돌아간다는 걱정이 있기 때문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이라도 없으면 살 수 없을 것 같다.막연하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생각으로, 올해엔 모든 게 나아지길 정말 간절히 기원한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전직 두 대통령 사면에 대해
얼마 전 이낙연 더물어민주당 대표가 ‘대통령께 사면을 건의하겠다’라고 운을 띄웠을 때, 여당에선 당사자들의 ‘반성’이 먼저라는 얘기가 나왔다. 그러자 야당에선 ‘누가 반성을 하겠냐, 사면을 하지 않겠다는 얘기나 다름없다’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렇게 말 많던 전직 두 대통령의 사면 논란에 문재인 대통령이 일단락을 지었다. 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국민적 공감대가 우선’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필자는 전직 두 대통령을 절대로 좋아하지 않고 편드는 입장이 아니라는 걸 전제하며 나름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우선 국민적 ‘공감대가 우선’이라는 문대통령의 생각에는 분명히 반대한다.필자는 문 대통령이 지지 세력의 눈치를 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오히려 정권이 바뀔 때 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부터 시작된 정치보복의 연속이라고 볼 수도 있으므로, 국민적 공감대 보다는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전두환 노태우 두 전 대통령을 사면했을 때 국민적 공감대는 없었다. 그러나 김대중 전 대통령은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국민 화합을 이유로 과감히 사면했고, 가장 피해를 입은 김 전 대통령이 가해자를 ‘용서’했다며 찬사를 받았다.사면이란 이런 것이다.즉 사면은 고도의 ‘통치행위’로, 함부로 사용하면 안 되지만 시의 적절하게 사용하면 좋은 결과를 나을 수 있다.지금 우리나라는 ‘우리 편이 아니면 모두 적’이라는 극심한 국민적 분열에 직면하고 있다. 이럴 때 국민적 화합을 위한 사면을 행하는 것은 누구의 눈치를 볼 일이 아니다.또한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을 동일선 상에서 논의하는 건 안 된다.왜냐하면 이명박 전 대통령은 본인의 영달을 위해 적극적으로 불법적 행위를 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은 능력이나 판단이 부족해서 문제가 된 경우다. 즉 본인 개인을 위해 뇌물이나 배임 또는 불법 행위 등을 한 것은 없다. 따라서 막말로 ‘누가 더 나쁜 짓을 했나’로 따진다면, 탄핵은 당하지 않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이 더 나쁘다고 생각된다.따라서 필자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하는 사람이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은 보다 긍정적으로 고려해 봄직하다.문재인 대통령은 지지자들의 눈치를 보지 말고 과감히 결단을 내리기 바란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새로운 성착취 · 성폭력, 딥페이크
* 딥페이크(deepfake):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기존에 있던 인물의 얼굴이나 특정 부위를 영화의 CG처리처럼 합성한 영상편집물 (나무위키)살다살다 이젠 새로운 성착취 콘텐츠(?)가 개발되었단다. 이른바 ‘딥페이크’ 영상이다.이 기술을 이용하면 기존의 영상에 원하는 사람의 얼굴을 합성함으로서, 보는 사람에게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즉 전혀 사실이 아닌데 사실처럼 왜곡되는 게 문제다.최근 문제가 되는 건 유명인 특히 한국 여성 연예인 얼굴을 음란물과 합성한 영상이다. 해외 사이버 보안기업이 지난해 온라인상에서 확인한 딥페이크 성범죄 영상 만 4천 건 중 25%는 한국 여성 연예인이었다고 한다. 물론 일반인들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따라서 보는 사람은 실제 인물이라고 착각하거나 합성임을 알고도 즐긴다. 이를 당하는 사람은 사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초상권 침해는 물론 엄청난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된다. 기술의 발전에 따른 새로운 형태의 성착취이자 성폭력이자 인권 유린이다.'n번 방', '박사방' 사건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대부분의 주범들은 20대 젊은 남성들이다.마찬가지로 딥페이크 영상 제작 유통 시청자들 또한 대부분이 젊은 남성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오로지 자신의 돈벌이나 변태적 욕구 충족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이들에게 묻고 싶다.“당신들의 딸이나 형제, 연인 또는 아내가 이런 일을 당해도 좋겠는가?”“돈만 된다면 또는 재미로, 당하는 사람들의 인권이나 피해에 대해선 전혀 개의치 않는가?”지난해 6월, 딥페이크 영상물을 유포하거나 제작할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을 물도록 법이 개정되기도 했다. 또한 연예인이 등장하는 딥페이크 음란물을 강력하게 처벌해 달라는 국민청원에 40만 명 가까이 동의했다.세상엔 변태가 왜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다. 새로운 변태적 행위가 계속 나온다. 이를 막을 뾰족한 방법도 없다.단속이나 처벌에나 기대야 하는 현 세태가 부끄럽다.아울러 나이를 먹다보니 기술의 발전이란 게 꼭 좋은 건 아니란 생각이 든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남자들은 할 수 없는 위탁모 義人(의인
LG복지재단은 경찰이나 소방공무원을 비롯해 의로운 행동과 남다른 선행으로 사회의 귀감이 되고 사회정의 실현에 이바지한 의로운 시민들을 찾아내 포상하는 ‘LG 의인상’ 사업을 2015년부터 진행하고 있다.2017년에는 경북 군위군 주택 화재현장에서 불길 속에 뛰어들어 할머니를 구해낸 스리랑카 근로자 니말씨를 선정해 상금 3천만원을 증정해 화재가 되기도 했다. 니말씨는 구조 과정에서 심각한 화상을 입어 3주간 입원치료를 받았다고 한다.그런데 LG복지재단은 27일 1‘19명 아기의 위탁모’ 전옥례(74)씨를 ‘엘지 의인상’ 수상자로 선정해 시상했다고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전옥례 수상자는 최고령 최장기 위탁모로, 36년간 영유아를 무려 119명이나 위탁받아 양육하는 봉사를 해왔다. 그동안 남편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컸다고 한다.(위탁모는 아기가 입양되거나 시설에 갈 때까지 임시로 맡아 키우는 봉사자다.)아내와 함께 필자도 아이를 둘 키웠고 지금은 필자의 딸이 손녀 하나 키우고 있지만, 애 하나 키우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나의 애가 똥 싼 건 냄새도 덜나고 덜 더럽게 느껴지지만, 남의 애가 똥 싸면 더 더럽고 냄새나게 느껴지는 건 인지상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의 아기를 봉사로 키운다는 건 선천적으로 아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게다가 키우면서 정이 들어 아기를 보낼 땐 눈물바다가 된다.‘위탁모계의 대모’ 전옥례 수상자는 장애가 있는 아이까지 포함해 36년간 거의 쉼 없이 119명을 맡아 키워냈고, 헤어질 땐 눈물을 하도 흘려 이젠 눈물이 말랐다고 할 정도다. 전 씨는 상을 받은 뒤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한 명의 아이라도 더 돌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생에 삼신할머니가 이니었나 싶기도 하다.성차별이라고 할지 몰라도 남자들은 아기 키우는데 정말 약하다.엄마들은 그래도 아기를 이래저래 보는데, 아빠들은 몇 분만 놀아주면 완전히 녹초가 된다. 그래서 한때 필자를 비롯한 아빠들은 아기를 아내에게 맡기고, 본인은 차라리 집안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당시에 필자도 일주일치 와이셔츠를 다리고, 그동안 아내는 아기를 봤던 기억이 난다. (남자들은 군대 갔다 오면 다리미질은 꽤 잘한다)그러다보니 필자에겐 전옥례 수상자가 더욱 존경스럽다.이렇게 사회에 봉사하시는 분들이 계시니, 아직은 살만 한 세상인가 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국민의힘, 헛심 쓰나?
원전문건 때문에 정치권이 난리가 났다. 2018년 1차 남북정상회담(4·27) 직후 산업통상자원부 직원들이 북한 원전 지원 방안과 관련된 문서를 만들었다가 삭제한 바 있었다. 그 배경을 놓고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북한 원전 지원을 ‘합리적 의심이 든다’라고 표현하며 ‘이적행위’라고 정부와 여당을 맹비난했다. 그러자 산업통상부는 문서를 전격 공개하며 실무차원에서 단순 검토 수준이었다고 해명했다.이에 문 대통령까지 나서 야당에 ‘구시대 유물 같은 정치’를 한다고 비판했다. 국내에선 탈원전을 한다면서, 핵무기를 자랑하는 북한에 원전 건설을 검토했다는 자체가 ‘골 때리는’ 얘기다. 전문가 의견에 따르면 단순 아이디어 차원을 넘어 상당히 수준 높은 내용이라고 한다.즉 실무 차원의 단순 검토 수준은 넘었다는 얘기다. 게다가 1차 남북정상회담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위원장에게 USB를 건넸는데, 국민의힘에선 ‘그 안에 원전 내용이 들어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에선 이미 밝힌 바와 같이 경제협력과 관련된 내용이 전부란 해명이다. 그러나 아무리 ‘골 때리는’ 발상이라도 ‘생각(검토)’은 할 수 있는 것이고, 실제 추진하지 않았으면 끝이다. 국민의힘에 묻는다.“무슨 짓이든 생각(검토)도 못하는가?” 살인이나 반란 등 무엇이든 생각만으로 죄가 되는 건 아니다, 궁예의 관심법이 아닌 한. 또한 위에 기술한 USB에 무슨 내용이 들었든 이미 정부에서 발표한 내용을 뒤집을만한 증거가 없는 한 더 이상 트집 잡을 일이 아니다. 나아가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2일 산업통상자원부 문건 파일명의 이니셜 'v'가 대통령을 의미하는 'vip'의 'v'라고 주장했다. 이에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version'의 'v'인 것을 모두가 안다고 답했다. 필자가 보기에도 'version'의 'v'다. 흔히 그렇게 표기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건수 잡았다’고 생각해 정부와 여당을 계속 공격하고 있지만 정부의 대응에 별 하자가 없어보이므로, 문제 제기한 수준에서 끝내는 게 적절해 보인다. 더 이상 문제를 확대하는 건 쓸데없는 데에다 헛심 쓰는 것으로 보일 뿐이다. 국민의힘은 ‘민생 국회’를 열겠다고 하면서 엉뚱한데 헛심 쓰지 말고, 그 힘을 국회에서 입법 활동하는데 쓰기 바란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