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악마'를 보았다
사람을 악마라고 일컬을 때에는 보통 연쇄살인범을 지칭한다. 그래서 살인마(殺人魔)라고 한다. 즉 '사람을 죽이는 악마'란 뜻이다. 살인마들은 대개 여성을 일정한 장소로 유인해 잔혹하게 살해한다. 피해자들은 아마도 극심한 공포 속에 살려달라고 애원했겠지만, 살인마들은 이것을 오히려 즐기며 결국 살인을 저지른다. 이를 소재로 한 대표적인 영화가 ‘악마를 보았다’이다. 배우 최민식이 악마 역할을 했고, 이병헌과 그의 약혼녀 오산하가 열연을 펼쳤다. 그런데 아무리 악마라도 대상으로 삼지 않는 사람이 있다. 바로 어린이나 아기다.조두순이 교도소에 수감되었는데, 나중에 같은 방 수감자들이 조두순의 범행을 알고 폭행을 하자 독방으로 옮겼다고 한다. 교도소에도 나름대로 정의는 살아 있나보다. 들리는 말에 의하며 교도소에서 가장 천대받는 수감자가 바로 아이를 상대로 범행한 사람이라고 한다. 유괴범이나 아동성폭행범 등이 이에 속한다. 그런데 이번에 ‘신종’ 악마가 등장했다.바로 16개월 된 아기를 무자비하게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엄마다. 서울남부지검은 9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장모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숨진 아이는 생후 16개월 된 입양아로 장기가 손상되고 온몸에 골절상을 입었던 것으로 확인됐다.장씨는 올해 초 A양을 입양한 뒤 지난 6월부터 상습적으로 폭행·학대하고, 지난 10월13일 등 부위에 강한 충격을 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양은 소장과 대장, 췌장 등의 장기가 끊어지는 등의 손상으로 사망했는데, 그 외에도 후두부와 좌측 쇄골, 우측 척골, 대퇴골 등 전신에서 발생 시기가 다른 골절과 출혈이 발견됐다. 즉 16개월 아기를 두고두고 때리고 집어 던졌다는 얘기다. 전에도 3차례나 아동학대 신고가 있었지만 경찰과 아동보호기관은 A양을 부모에게 돌려보냈다고 한다. 이럴 거면 아기를 왜 입양했을까?게다가 비슷한 또래의 아기가 있는데도 아이를 입양한 이유를 모르겠다. 아이를 친딸의 놀이감이나 친구처럼 지내라고 입양했을까? 아니면 정부 지원이나 아파트 청약에 가점을 하려고 했나?만약 정말 입양한 아기를 잘 키울 자신이 없었으면 때리고 학대할 게 아니라 파양을 했어야 했다. 16개월 아기가 뭘 그리 잘못했다고 장기가 끊어지고 전신의 뼈가 부서질 정도로 때렸을까? 친딸이 아니라서 그랬을까?그 아기는 얼마나 큰 고통 속에 살았을까?인면수심(人面獸心)의 장씨는 ‘신종 악마’다. 이번 사건으로 또래의 손녀가 있는 필자의 경우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아기가 하늘나라에선 고통 없이 사랑받으며 행복하게 살기 바란다.진심으로 아기의 명복을 빈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낮술 금지’ 대(對) ‘낮술 환영’
지나다 보면 실내포차나 호프집에 ‘낮술 환영’이란 글씨가 붙은 곳이 가끔 있었는데, 최근 그 수가 늘고 있다. 이는 코로나 대책으로 밤9시 이후 영업이 금지되면서 영업에 타격을 입은 업주들이 궁여지책으로 ‘낮술 판매’라도 해서 손실을 만회해 보려는 처절한 몸부림이다. 그런데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낮술 금지’령이 내려진 곳이 있다. 바로 순천시다.허석 순천시장은 지난 3일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지침에 강화된 조치를 추가하고자 4일부터 오는 17일까지 2주간 오전 5시부터 오후 4시까지 식당에서 주류 판매를 금지하는 ‘낮술 금지 행정명령’을 내린다”고 밝혔다. 순천지역에서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13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자 나온 방역대책이다. 순천시 식당가에선 난리가 났다.순천은 국밥집이 많은데 다수의 손님들이 반주를 하고, 주류 매출이 전체의 1/5이나 차지한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 때문에 영업에 지장이 큰데, 공무원들이 ‘낮술 금지’를 위해 단속을 나오니 업주들이 분노하는 것도 이해가 간다. 요즘 애주가들의 술 마시는 시간이 당겨지고 있다. 9시전에 술자리를 마쳐야 하기 때문이다.직장 다니는 사람은 퇴근시간이 있어서 어렵지만, 퇴근시간에 덜 구애받는 사람들은 5시쯤부터 술을 즐긴다. 일찍 마치고 일찍 집에 가서 일찍 자니까, 잠도 오래자고 다음날 컨디션도 좋아서 이런 방식도 괜찮다고 하는 애주가도 있다. 업주 입장에선 아주 고마운 손님들이다. 필자는 애주가다. 그러나 낮술은 절대 하지 않는다.‘낮술하면 애비 에미도 못 알아본다’는 말처럼, 이상하게 낮술을 한잔만 해도 컨디션이나 기분이 영 좋지 않기 때문이다.그러나 애주가의 한사람으로서 ‘낮술 금지’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에, 한편으론 이해가 가지만 또 한편으론 씁쓸하기도 하다. 특히 노동을 하는 사람들의 경우 간단한 반주 한잔이 힘이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코로나가 만든 ‘웃픈’ 모습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전문대는 공부 못하는 학생이 가는 학교가 아니다
매년 학생 수가 줄다보니 내년부턴 대학(전문대 포함) 신입생 모집 정원보다 응시생 수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마다 비상이다.사실 이런 현상은 벌써 수 년 전부터 나타났다. 대학마다 신입생을 한 명이라도 더 끌어오기 위해 교수들이 고등학교마다 홍보를 나가 담당 교사를 만나기도 하고 합동설명회에 가서 홍보하기도 한다. 지금은 웬만한 대학이 모두 하고 있다.교수들이 하도 많이 찾아오다보니 교무실 문엔 ‘대학교수 출입금지’라고 적혀 있는 곳까지 있다고 한다. 이제 다수의 대학에서 교수는 존경받는 직업에서 학교 영업사원이 되어 버린 웃픈 현실이다.특히 이런 현상은 전문대나 지방으로 갈수록 심해진다. 수험생들이 전문대보다는 4년제, 지방대보다는 수도권 또는 인(IN)서울을 선호하기 때문이다.이미 지난해에도 전문대는 모집인원에서 15,000여명이나 미달했고, 올해엔 더 심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필자가 어릴 때만해도 아주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전문대는 4년제 학교에서 떨어진 학생들이 가는 학교였다. 그러나 원래 전문대의 취지는 당장 실무에서 통할 전문기술과 지식을 가르치는 게 목적인 학교다. 간판이 중요한 게 아니라, 진짜 실전 기술과 지식 그리고 경험이다. 따라서 평생교육과 직업의 전문성을 중시하는 현대 사회에서 전문대학의 역할을 매우 크다. 또한 각 전문대마다 장점을 부각시켜 신입생들을 오게 만드는 노력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전문대가 아직도 어떤 수를 써서든 고3 신입생을 일단 끌고 올 생각만 하지, 전문교육을 위한 처절한 노력이 돋보이는 학교는 흔치 않다.그러나 일부 전문대학에선 이미 고3학생을 끌어오는데 한계를 느끼고, 평생교육과 전문교육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예를 들면 모 학교의 ‘악기수리학’ 같은 과정이다. 여기엔 고3졸업생들보다 다른 직업을 가졌던 30~40대 학생들이 훨씬 많다. 취업도 잘되고 평생 직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이제 전문대학은 마이스터학교로서 진짜 숙련된 전문기술인력을 배출할 때이다.만약 여기에서 뒤쳐진다면 하루라도 빨리 문을 닫는 게 현명할 것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그날, 태극기가 거기서 왜 나와?
미국은 스스로 민주주의의 표상 같이 행동한 나라였다. 적어도 트럼프 대통령 이전까진 그랬다. 그러나 미국 민주주의의 상징인 국회의사당이 6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난입으로 난장판이 되면서, 그날은 미국 정치사상 최악의 날로 남게 됐다. 이날은 의회가 상하원 합동회의를 열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확정짓는 마지막 법적 절차를 진행하는 날이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결과에 불복하면서 ‘의회에 가서 항의하라’라고 말하자, 이 말을 충실하게 들은 트럼프 지지자들이 의회로 몰려간 것이다. 그들은 “선거가 도둑질 당했다”고 외치며 국회의사당에 난입했다. 폭도들은 의장석을 점거하고 “우리가 이겼다”고 외쳤고,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사무실로 몰려가 책상에 발을 올린 채 인증샷을 찍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4명의 사망자를 냈다. 또한 폭도들은 ‘백인’들이었고 성조기를 흔들며 시위를 하거나 난입을 했는데, 남북전쟁 당시 ‘남부군기’를 든 사람도 있었다. 혹자는 만약 흑인들이 이런 일을 벌였다면 수백명 이상 사살되었을 것이란 말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과정을 보도한 NBC 뉴스화면 중에 갑자기 등장한 태극기가 보인다.“이게 뭐지?” 필자는 지난 2019년 12월 2일 ‘성조기가 거기서 왜 나와?’란 글을 올린 바 있다. 태극기부대의 집회에 성조기가 왜 등장하냐는 얘기였다. 그래도 그 집회는 불법도 아니고 폭도도 아니었다.그런데 이번 미국 의사당 점거 사건은 최소한 민주주의 국가에선 있을 수 없는 참혹한 현장이다. 그런데 거기에 태극기가 왜 나오냐는 얘기다. 갖은 상상이 다 든다.“백인들이 시위하는데 한국 사람이 꼈나?”“미국인이 한국을 존경하는 마음에 태극기를 들고 나갔나?”“성조기가 없어서 아무거나 들었는데 그게 하필 태극기였나?”“태극기부대 중 한 사람이 보은(報恩)하려고?”“우연히 지나던 한국인이 태극기를 꺼내 들었나?” 누가 왜 태극기를 그런 현장에 들고 나갔는지 모르겠지만, 태극기가 그 장소에 나왔다는 자체로 부끄럽다. 그럴 확률은 거의 없지만, 한국인이 아니었길 바란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걸그룹 니쥬(NiziU)를 아시나요
현재 일본에서 가장 핫한 걸그룹이 바로 니쥬(NiziU)다.니쥬는 9명으로 구성된 아이돌 걸그룹으로 올해 데뷔했다. 그들의 인기가 얼마나 높은지, '젊음의 거리'로 불리는 도쿄 시부야의 대형 음반매장인 타워레코드의 전면에 커다란 현수막이 걸려있을 정도다.필자가 이들을 소개하는 이유는 니쥬가 일본 소니뮤직과 JYP가 '니지 프로젝트'로 탄생시킨 걸그룹이기 때문이다. 일본인 멤버를 뽑아 한국식으로 양성하고 한국식 안무와 메이컵 및 의상 등 모두 한국식으로 탄생시켰는데, 일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즉 사람만 일본인이고, 생김이나 퍼포먼스는 한국산이다. 이는 이제 대한민국의 대중문화가 일본을 넘어섰고, 일본 역시 이를 인정하기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J-POP이 인구 1억3천만 인구를 가진 세계 2위의 시장에 안주한데 비해, 한국은 시장 자체가 작으므로 세계를 대상으로 발전시켰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즉 K-POP은 이제 처음 기획단계에서부터 세계를 대상으로 하므로, 자연히 그 수준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또한 일본에선 니쥬 같은 그룹을 만들 역량 있는 제작자가 없다는 방증이기도 하다.불과 30년 전까지만 해도 일본은 모방과 동경의 대상이었다.일본의 영화나 음악은 수입이 아예 금지되었다. 그러나 패션이나 화장에선 일본을 무조건 모방했다.패션 관련된 일을 하거나 배우는 사람들에겐 일본 패션 전문잡지인 유행통신(流行通信)은 필수품이었고, 유행을 좀 아는 젊은 여성들은 NONNO 같은 잡지에 열광해 팔에 끼고 다니곤 했다. 그러나 이러한 양상은 2000년대 들면서 조금씩 바뀌더니, 지금은 일본 의상이나 메이크업을 촌스럽게 보기에 이르렀다. 여기엔 정샘물 등 우리나라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의 노력도 컸다. 이들은 우리나라만의 특유한 화장법을 개발했고, 드라마 등을 통해 해외에 퍼져나갔다.일본에서는 3차 한류가 시작되었다고 한다.즉 음악이나 드라마는 물론 메이크업 패션 음식 등 한류가 일본을 강타하고 있다.이제 소위 Z세대라고 불리는 1020 세대에게 한국은 "오샤레한 나라"라고 생각한단다. ‘오샤레'는 '멋짐' '세련됨' '근사함'이란 의미의 일본어다.우리나라 정치도 제발 ‘오샤레' 해졌으면 하는 바람이 문득 든다. ㅠ.ㅠ갑자기 분위기 깨는 얘길 해서 죄송스럽다. * 니쥬 홈페이지 https://niziu.com (자동번역기 있음)
카지노를 털었다!
영화 중엔 도둑질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종종 있다. 사실 도둑질 자체가 악행이기 때문에 도둑질을 소재로 한 영화는 도덕적 비난을 받기 쉽다. 박물관 그림을 훔친다든가 일반인의 돈을 훔치는 경우다. 그러나 만약 훔치려는 돈이 검은 돈(범죄 수익이나 뇌물 등)이라면 관객들은 즐겁게 관람할 수도 있다.그중 카지노를 대상으로 한 도둑질이 있다. 아마도 카지노는 범죄나 불법으로 시작되었거나, 돈을 잃은 사람들 입장에선 원망의 대상이기 때문일 것이다. 대표적인 영화가 ‘오션스 일레븐(2002년)’이다. (우리나라 영화중 대표작으로는 마카오 카지노 금고의 다이아몬드를 훔치는 도둑들(2012년)이 있다)이런 부류의 영화로는 공통적으로 기획자(두목)가 있고, 각 분야별 기술자(전문가)들이 모여 ‘팀’으로 도둑질을 한다. 다만 절대 폭력이나 무기가 등장해선 안 된다. 그 순간 절도가 아니라 강도가 되기 때문이다. 이들은 철저히 준비된 계획 하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각자의 역할을 해내며 삼엄한 카지노의 철통 보안을 뚫고 도둑질에 성공하는 재미를 보여준다. 그런데 이런 영화를 본 한 보안전문가는 영화일뿐, 실제로는 결코 일어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카지노 보안이나 보관 체계가 그렇게 허술하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제주도에 있는 카지노가 털렸다. 경찰은 7일 제주신화월드 내 랜딩카지노(사진)에서 현금 145억6천만원이 사라진 사건을 서귀포경찰서에서 제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로 넘겨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유력한 용의자는 현금이 사라질 때쯤 함께 자취를 감춘 말레이시아 국적의 재무담당 A(55, 여)씨다. 용의자는 제주 랜딩카지노의 모기업인 홍콩 본사의 임원으로 2018년 카지노 개장 당시부터 금고 관리를 맡아왔다고 한다. 그녀는 작년 말 휴가를 내고 출국해 돌아오지도 않고 연락 두절 상태다. 그런데 도난당한 돈이 현금이므로 그 부피와 무게가 어마어마하다.모두 5만원권이라고 가정할 때 29만1,200장이다. 291kg으로 20kg 사과박스 15개 분량이다. 누구나 비슷한 상상을 하겠지만 과연 이 사건이 단독범행이라고 생각하긴 어렵다.하루에 한 박스 정도씩 나눠서 옮긴다는 건 발각되기 쉬우므로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면 내부 또는 외부에 공범과 함께 저질렀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또한 이 큰 돈을 훔쳤다 하더라도 그대로 해외로 반출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달러로 환전하는 건 액수가 워낙 커서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 돈은 현재 국내 어딘가에 보관되어 있거나, 여러 사람 명의로 조금씩 나눠서 해외로 송금했을 가능성이 있다. 여기까진 필자의 추리이고, 경찰이 사건을 잘 해결하리라 믿는다.다행히도(?) 그 돈은 해외 본사에서 환전을 위해 들여온 돈이라니, 우리나라하곤 관계가 없다. 어쨌든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단언한 그 전문가는 기분일까?독자들도 사건을 한번 추리해 보시기 바란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