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소리 말고 대북전략 다시 짤 때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가 12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어록에서 '대통령을 욕하는 것은 민주사회에서 주권을 가진 시민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대통령을 욕함으로써 주권자의 스트레스가 해소된다면 저는 기쁜 마음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라는 글귀를 인용했다. 민주주의 사회에선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을 욕하는 것도 시민의 당연한 권리라는 내용이 가슴에 와 닿는다. 그런데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에선 어림없는 일이다.북한에서 스스로 최고 존엄이라고 칭하는 김정은 위원장을 국민들이 욕하면 바로 끝장이다. 그들은 탈북자단체가 김정은을 비방하는 전단 뿌린 일은 한미연합훈련보다 더 나쁜 행위란다.그러면서 언론과 북한 주민들까지 동원한 갖은 욕설과 협박이 뒤따랐다.북한 장금철 통전부장은 “이제부터 흘러가는 시간들은 남한 당국이 참으로 후회스럽고 괴로울 것”이라며, 동네 양아치 어조로 협박했다.북한 외무성은 13일 "비핵화라는 개소리는 집어치우는 것이 좋다"며, 우리 정부를 개에 비유했다.나아가 옥류관 주방장까지 나서 "평양에 와서 옥류관 국수를 처먹을 때는 무슨 큰일이나 칠 것처럼 요사를 떨고 돌아가서는 지금까지 전혀 한 일도 없다"는 막말을 했다.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13일 담화를 내고 "확실하게 남조선 것들과 결별할 때가 된 듯 하다"며 "다음번 대적행동의 행사권은 우리 군대 총참모부에 넘겨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멀지 않아 쓸모없는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협박했다. 진중권 전 교수의 지적처럼, 옥류관 주방장에게도 찍 소리 못하는 대한민국이 나라인가?독재타도를 외치던 586세대 정치인들은 북한의 독재에 대해선 그리도 관대하며, 왜 대한민국과 대통령이 욕을 먹어도 아무도 나서서 막거나 반발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는가? 이런 와중에 대선주자 이낙연 의원이 포함된 범여권 국회의원 173명이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들고 나왔다. 정말 헛소리들 하고 있다.그들은 비정상적인 북한의 기분을 맞춰준다고 해결될 상황이 아니라는 걸 모르는 게 이상하다. 이미 북한은 대한민국 정부를 배신자로 취급하며,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단계다. 대북전단 하나로 모든 걸 뒤집으면서 보복을 운운할 때, 북한의 기분을 풀어주려 할 게 아니라 우리도 대북 전략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 안보태세를 강화하고 북한의 군사적 위험이 있을 경우 대응과 보복까지 고려할 시기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SBS, 뉴스 거리가 그렇게 없나?
지난달 29일 SBS 뉴스에 원로배우 이순재 가족이 자신을 머슴처럼 부린 뒤 부당하게 해고했다는 전 매니저 김 모씨의 인터뷰가 보도됐다. 김씨는 두 달 간 자신이 매니저 업무 외에도 쓰레기 분리수거, 생수통 운반 등 이순재 가족의 허드렛일을 하며 머슴살이를 했다고 주장하며, 4대 보험 미가입 문제를 제기하자 부당해고를 당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순재 씨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 7월 2일 기자회견을 통해 자세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예고하며, “많은 부분이 사실과 다르게 왜곡됐다”고 반박했다. 소속사는 해당 의혹을 보도한 SBS에 대해 “편파 보도”라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그러나 이순재 씨는 “이번 일은 아내와 전 매니저 사이에 일어났던 일”이라며 “개인적 문제이기 때문에 법정 다툼까지 갈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또한 “잘못한 부분을 알고 있고 미안하다고 이미 사과도 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다른 전 매니저 백모씨가 “누굴 머슴처럼 부리거나 부당하게 대우하실 분이 아니다”며 이순재 씨를 두둔하고 나섰다. 그는 이순재 씨 부부가 연세가 많아서 인터넷이나 무거운 짐 운반 같은 걸 자발적으로 도와드렸다고 밝혔다. SBS는 당일 오후 관련 후속보도를 내보내며, 김씨의 사례를 통해 매니저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과 구조적 문제를 짚으려 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문제는 SBS가 언론의 가장 기본적인 것을 무시했다는 점이다.바로 사실 확인(팩트 체크)다. SBS뉴스라면 상당한 영향력을 갖는다. 한 사람의 운명을 좌지우지 할 수도 있다. 따라서 팩트 체크는 필수다. 그런데 이순재(86세) 가족이 매니저를 머슴처럼 부려먹었다는 사실에 대해 입증할 증거는 없다. 또한 제기한 문제들이 과연 머슴처럼 부려먹은 건지, 80대 노인이 젊은이에게 부탁한 건지 보기에 따라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물론 나이 많은 노인이 관습처럼 생각해서 ‘이거저거 해라’라고 시켰을 수 있다.그러나 똑같은 일도 전 매니저 백씨처럼 노인분들을 ‘도와드린다’는 입장에서 선의로 할 수도 있고, 김씨처럼 ‘억지로 시킨 일’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SBS는 제보자의 말만 일방적으로 보도하며, 이순재 가족을 갑질 가족으로 만들었다. 특히 폭행이나 도의적으로 엄청난 비난을 받을 일도 아닌데, 깜도 안되는 사안을 일방적으로 보도했다는 건 시청률만을 의식한 선정적 보도라 할 수 있다. SBS에 실망이 크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마른 하늘에 날벼락
코로나 사태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의약품이나 방역 또는 비대면 분야를 제외한 거의 전반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그중 가장 타격이 큰 분야가 여행·관광과 교육 분야가 아닐까 싶다. 2014년 무렵 대한민국엔 관광객이 급증해 관광객 1천만명 시대를 열었다. 서울 명동에 가면 관광객들에게 밀려 다녔고, 공용어가 중국어였을 만큼 중국 관광객이 많았다.서울에 호텔이 부족해 용인이나 평택까지 가서 호텔을 잡아야 했다. 부족한 객실이 2만 여실이라며, 정부가 호텔을 지으면 큰 혜택을 준다고 해서 너도나도 여기저기 호텔을 지었다.그런데 호텔을 한창 짓고 있거나 짓자마자, 메르스 사태가 터졌다. 한 때겠거니 하고 호텔을 완공하고 참았는데, 이번엔 사드 사태로 중국 관광객이 오지 않았다. 울며 겨자 먹기로 빚내 가며 버텨서 이제는 좀 살만하려나 싶었는데, 코로나가 결정타를 날렸다. 지금 서울시내에 많은 호텔이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정부 지원을 믿고 호텔 지었다가, 완전히 망한 경우가 다반사다. 필자 사무실 바로 옆 호텔도 영업을 중단하고 주차장만 운영하고 있다. 교과 과정을 제외한 교육분야도 폐업이다.사람들이 모일 수 없으니 교육을 할 수가 없다. 백화점이나 지자체 등에서 운영하는 문화센터는 물론, 방과 후 교육도 문을 닫았다. 하다못해 노래교실 조차 운영을 못하고 있다. 따라서 거기에 종사하는 모든 강사들은 졸지에 실업자가 되었고, 관련 기업들은 문을 닫은 상태다. 전혀 예상 밖의 분야에서 큰 타격을 입은 경우도 있다. 바로 화장품이다.사람들을 덜 만나다 보니 화장할 일이 적어졌고, 특히 마스크를 착용하다보니 ‘입술도 안 바르고’ ‘눈썹만 그리고’ 출근한다. 아무래도 화장품을 적게 사용하게 되다보니 화장품 회사 주가가 형편없다. 관련 업체와 종사자들은 정말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다.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따로 없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대학 Bargain Sale!
국내 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건국대 서울캠퍼스가 코로나 사태로 인해 1학기 등록금의 일부를 학생들에게 돌려주기로 했다.수업이 대부분 비대면 온라인 강의로 진행돼 학습권을 침해당했다는 학생들 주장이 나오자 총학생회와 두 달 협상 끝에 등록금의 8.3%를 학생 1만 5천 명에게 현금 또는 2학기 등록금을 감면 받는 방식으로 결정했다. 인문사회계열은 29만 원, 공학·예체능 계열 36만 원, 수의학 계열 39만 원 정도이다.건국대는 등록금 반환을 위해 각종 행사 예산과 성적 장학금 예산 등으로 44억 원의 재원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다른 대학도 유사하게 등록금 반환을 교구 받고 있다. 전국 46개 대학 학생 3천500여 명이 어제(1일) 국가와 소속 대학을 상대로 등록금을 돌려달라는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사실 비대면 수업을 하고 각종 행사들이 취소되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비용이 절감되는 건 사실이다. 그런데 대학들은 죽을 맛이다.우선 등록금이 매년 물가상승률 이상 인상되어야 하는데 수년간 거의 동결인 상태다. 게다가 갈수록 학생 수가 줄어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특히 지방대 같은 경우 편입 등으로 학생들이 중도에 빠져나가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보니 더 어렵다. 따라서 많은 대학들이 경영난을 못 이기고, 매각을 시도하거나 아예 문을 닫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학교가 문을 닫으니 학교 주변에서 식당이나 원룸 등 학생 상대로 장사하던 사람들도 망했다.그나마 형편이 나은 대학들은 외국 유학생을 유치해서 어느 정도 비용을 충당해 왔다. 그런데 이번엔 코로나 사태로 해외 유학생이 급감하자, 이젠 모든 대학들이 힘들어졌다. 대학들이 심각한 경영난에 빠지면서 항간엔 다수의 지방대는 물론, 이름만 대면 알만한 서울 대학들도 여럿 매물로 나와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또 서울에 SKY + 빅7에 속하는 어떤 대학은 최근 교직원 급여를 주기 위해 상당한 규모의 자금을 은행으로부터 차입했다고 한다. 학생입장에선 등록금 일부 반환을 받고 싶은 건 당연한 일이다.그러나 대학들이 학생수가 줄면서 평소에도 경영이 어려운데, 코로나로 인해 심각한 경영난에 빠진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등록금 반환 요구를 마냥 무시할 수도 없다.진퇴양난이다. 20~30년 전만해도 돈 좀 있으면 대학 하나 설립하는 게 꿈이었던 시절이 있었다,그러나 그때 지은 대학들이 지금은 대부분 애물단지가 되어버렸다.요즘 대학을 사려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묻는다일보 2020년 7월 3일 ybjy0906@naver.com>
북한엔 찍소리도 못하더니
미국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확대해 한국 등을 참여하게 하려는 움직임에 일본 정부가 ‘현재의 G7 틀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사를 미국에 전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일본의 몰염치는 세계 최상위권”이라며, “국제사회, 특히 선진국들은 일본의 이런 수준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가장 강력한 외교적 수사다.이번 G7 경우 이외에도 일본은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의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후보 출마를 견제하고, 일본이 과거사 문제에 대해 전혀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는 점도 청와대가 일본에 강경한 입장을 취한 배경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다.북한은 대한민국 정부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대놓고 막말과 욕설에 가까운 맹비난을 해도 ‘못 들은 척’ ‘사람 좋은 척’하다가, 나중에서야 고작 “예의를 지켜주기 바란다”라는 말로 답을 했을 뿐이다.그런데 일본에 대해선 “일본의 몰염치는 세계 최상위권”이라는 맹비난을 했다. 필자는 ‘북한의 막말로 인해 국민적 자존감에 상처를 입는다’는 식의 글을 여러 차례 올린 바 있다. 앞으로 북한이 막말과 욕설을 할 경우, 이번에 일본에 대해 발언한 것 이상으로 대응해 최소한의 균형을 맞추기 바란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택시기사가 사망 책임을 져야 하지만...
구급차를 막은 택시기사를 엄벌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동의가 6일 오전 55만 명에 달했다. 국민청원을 요약하면, 청원인은 응급차에 어머님을 모시고 가고 있는 도중 응급차가 차선 변경을 하다 영업용 택시와 가벼운 접촉사고가 발생했다. 응급차 운전자가 "응급환자가 있으니 병원에 모셔다드리고 사건을 해결해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지만 택시 기사는 사건 처리를 먼저 하고 가야 한다며, 반말로 "지금 사고 난 거 사건 처리가 먼전데 어딜 가~ 환자는 내가 119를 불러서 병원으로 보내면 돼"라며 막아섰다. 그러면서 택시기사는 응급차 기사에게 "저 환자 죽으면 내가 책임질게! 너 여기에 응급환자도 없는데 일부로 사이렌 키고 빨리 가려고 하는 거 아니야?"라고 얘기를 하더니, 응급차 뒷문을 열고 사진을 찍었다. 결국 말다툼은 대략 10분간 계속해서 이어졌고 다른 119 구급차가 도착해 다시 어머니를 모셨지만 어머니는 응급실에 도착한지 5시간 만에 돌아가셨다. 소중한 골든타임을 놓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는데, 1분 1초가 중요한 상황에서 응급차를 막아 세운 택시 기사를 처벌해 달라는 내용이다. 여기에서 핵심은 택시기사가 가벼운 접촉사고를 가지고 응급차를 왜 못 가게 막았을까 하는 점이다. 일단 해당 응급차량은 사설 응급차량이다. 사설 응급차량은 응급하지 않은 경우에도 사이렌을 울리며 응급상황인 것처럼 속이는 경우가 자주 있어 왔다. 특히 이동 시 시간이 급한 연예인들이 악용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는 사실은 하도 공공연해서 비밀이라고 하기에도 부끄럽다.따라서 이 택시 기사는 사설응급차량이 다른 목적으로 급한 척한다고 생각한 것 같다. 그러나 그건 오만이고 착각이다. 일단 구급차 문을 함부로 열면 안된다. 오염이나 전염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노인 환자가 실려 있는 걸 확인하고도 사진을 찍고 다른 119를 부르며 시간을 끌었다는 건 정말 몰상식한 행동이다. 법조계에선 ‘미필적 고의로 인한 살인죄’ 적용도 가능하다고 한다. 택시기사는 분명 ‘죽으면 내가 책임질게“라고 말한 것처럼, 그 책임을 확실히 져야 한다. 그러나 아울러 사설 응급차량이 다른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도 확실하게 금지시켜야 한다. 필자 역시 사설응급차량이 사이렌을 요란하게 울리며 지나갈 때 찜찜하게 비켜는 주지만, 늘 ‘저 안에 뭐가 또는 누가 들었을까’라는 의심이 들기 때문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