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문제성 보은 인사
19일 '아시아의 인어' 최윤희 씨를 문체부 차관에 임명했다는 보도를 접하고 어안이 벙벙했다. 최윤희 문체부 차관은 82년과 86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5개를 땄고, 2007년부터 스포츠행정가로 변신해 지난해 7월 국민체육진흥공단 자회사인 한국체육산업개발의 첫 여성 대표로 취임했다. 그런데 대표 취임 1년 3개월 전, 체육인 2천여 명과 함께 문재인 대선 후보 지지 선언을 한 보은 인사였고, 이번 역시 마찬가지란 뒷말이 무성하다.청와대는 "최 차관이 현장 경험과 행정 역량을 겸비했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지만, 이런 식이라면 박태환 선수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으니, 강력한 대선후보를 한번 지지하면 장관자리는 ‘떼어 놓은 당상’이다. 또한 프로구단의 선수출신 단장이라면 누구나 차관이 될 수 있단 얘기이기도 하다.차관은 장관보다 해당 부처의 행정 실무 경험이 더욱 요구되는 자리라 내부 승진이 많은 자리인데, 차관까지 정치적 보은 인사라는데 심각한 문제가 있다. 한편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장에는 조대엽 고려대 노동대학원장이 내정됐다. 조 신임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초기 고용노동부 장관에 내정됐다가 음주운전에 대한 거짓 해명 의혹이 불거져 낙마했었다. 청와대는 이 인사에도 마찬가지로 "장관과 달리 비상설 직위라 전문성 위주로 인선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거짓말을 주저 없이 하는 등 기본 인성에 문제가 있는 사람을 뽑은 것 역시 한번 도와준 사람에게 ‘끝장을 보더라도’ 보은 인사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검찰은 청와대가 지난해 6ㆍ13 지방선거 당시 송철호 더불어민주당 울산시장 후보의 당선을 위해 불법 지원한 정황을 수사 중이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재선을 막기 위한 경찰 ‘하명수사’ 논란에 이어, 임동호 전 민주당 최고위원에 대한 선거 개입 의혹이 불거졌다. 임동호 전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해 지방선거에 가장 유력한 민주당 울산시장 후보였지만, 경선도 해 보지 못하고 느닷없이 송철호 후보가 단독 후보가 되었다. 송철호 시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심복 중 심복’이다.임동호 전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때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자리를 고민해보라'고 제안했고, 한병도 당시 정무수석이 임기가 끝나가는 한국전력 사장직을 비롯해 몇몇 공사 사장 자리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임 전 최고위원은 ‘지방선거 경선 포기를 전제한 건 아니다’라고 했지만, ‘선거개입’에 ‘후보 매수’라는 중범죄일 수 있다. 또한 공사 사장 자리가 아무나 갈 수 있고, 뒤에서 거래되는 걸 보니 한숨만 나온다. ‘적폐청산’을 기치로 내걸고 시작한 문재인 정부가 이제는 사방에 적폐를 싸지르고 있다.“욕하면서 배운다”는 말처럼 그렇게 욕하던 이전 정부들과 점점 닮아가는 걸 보고 있자니, 또한 “그 놈이 그 놈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사장님 철면피 도둑
20년째 몰래 수 천만 원씩 불우이웃 돕기 성금을 놓고 가는, 전북 전주 ‘얼굴 없는 천사’라고 불리는 기부자의 성금 상자를 누군가 훔쳐가는 사건이 지난달 30일 발생했다.천사는 이날도 노송동주민센터에 “천사공원 내 ‘희망을 주는 나무’ 밑에 (성금 상자를) 놨으니 가보라”라는 전화를 했다. 이에 직원 3명이 현장에 가보았으나 상자를 찾지 못했고, 주민센터 측은 즉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전주의 ‘얼굴 없는 천사’는 2000년 4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58만4000원을 놓고 간 것을 시작으로, 19년간 20차례에 걸쳐 보내준 성금이 모두 6억834만660원에 이른다. 지난해 12월에도 지폐 5만원권 1000장과 저금통에서 나온 동전 20만1950원 등 모두 5,020만1,950원을 기부했다. 다행스럽게 경찰은 당일 불과 4시간 만에 용의자 2명을 붙잡는데 성공했고, 훔쳐간 6천여 만 원도 회수했다. 그리고 그 둘은 지난 1일 구속되었다. 범인들은 ‘얼굴 없는 천사’가 언제나 연말에 ‘희망을 주는 나무’ 밑에 성금 상자를 놔두고 갔다는 점을 착안해, 주변에서 2~3일 동안 잠복을 한 후 범행을 저질렀다. 그런데 이를 수상하게 여긴 인근 주민이 차량 번호를 적어놨던 게 단서가 되어 바로 체포할 수 있었다. 필자는 처음에 이들이 ‘얼마나 배고프고 돈이 없으면 그런 귀한 돈까지 탐냈을까’라며 ‘장발장’ 범죄가 아닐까 생각했지만 실상은 정반대였다. 경찰은 "컴퓨터 가게를 운영하는 피의자가 컴퓨터 수리점을 한 곳 더 열기 위해 다른 피의자에게 범행을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즉 차도 있고 사업장도 있는 먹고 살만 한 컴퓨터 가게 사장이, 더 잘 먹고 잘 살려고 귀한 성금을 훔쳤다는 얘기다.범인은 옛 속담처럼 “문둥이 콧구멍에 박힌 마늘씨도 파먹을” 사람이다. 그는 자기 할 일 그냥 열심히 하면서 살아도 충분한데, 한 푼 한 푼 아끼고 모은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훔친 철면피 범죄자다. 범인들에게 묻는다. “경찰에 잡힐 거란 생각은 안 했는가?”“돈이 없는 것도 아닌데, 왜 성금을 훔칠 생각을 했나?” 오로지 돈 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착한 사람들을 악용하는 악질 범죄자들이 새해에는 없어지기를 소망해 본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SK처럼 미래에 투자해야 대기업 아닌가?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가 성인 대상 부분 발작 치료제로 미국 FDA의 시판 허가를 받았다고 지난 11월 22일 밝혔다. 국내 혁신 신약 중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개발, 판매 허가 신청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진행해 FDA의 승인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지난 3월 수면장애 신약 솔리암페톨(제품명 수노시)의 시판 허가도 획득했지만 이때에는 기술수출로 이루어낸 성과였다. 하지만 이번 성과는 독자 개발한 신약을 글로벌 시장에서 직접 제조·판매하는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 의의가 크다.업계에 따르면 세계 뇌전증 치료제 시장은 2024년까지 70억달러(약 8조2000억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한다.이어 SK바이오팜은 3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 SKL24741의 임상 1상 시험에 대한 IND(investigational new drug)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러한 성과는 SK 최태원 회장의 뚝심의 결과다.최 회장은 미래주력산업으로 바이오 산업을 선정한 후, 1993년부터 장장 27년간 완전 불모지였던 신약개발에 투자해 왔다. 엑스코프리가 FDA의 승인을 받기까지는 꼬박 18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신약개발은 장기간 동안 계속 자금을 쏟아 부어야 하지만, 실패의 리스크도 큰 분야다.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엔 자체개발 신약이 하나도 없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최 회장은 중간에 많은 난관도 있었지만 흔들리지 않고, 업계 최고 전문가들을 채용하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출 수 있는 노하우와 경험을 축적해 지금의 결과를 낳았다.이제 SK는 위에 언급한 신약 솔리암페톨을 포함해 우리나라 최초로 FDA 승인을 받은 글로벌 신약 2개를 보유한 기업이 되었고, 동시에 차세대 성장엔진을 완성했다. 사실 아무리 자금이 있는 기업이라도 한 푼도 벌지 못하는 사업에 수십 년동안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자금을 대고, M&A와 인재 영입 등 치열한 과정을 지속하기는 쉽지 않다.그러나 한번만 성공하면 벌어들이는 큰 돈으로 또 새로운 신약을 개발하는 선순환이 이루어진다. 세계적인 제약사들이 모두 이렇게 성공하며, 지금은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자금력이 있는 기업들이 많다.주력사업에서 나름대로 노력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불모지에서 성공한 SK 최태원 회장처럼,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미래형 신산업을 선정해 뚝심 있는 투자로 세계적인 제품이나 기술 개발에 나서기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대기업이라면 SK처럼 장기적 관점에서 미래에 투자하는 일이 국가와 사회를 위한 책무가 아닐까?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군대보다 더 폭력적인 대학 운동팀
필자가 군 복무를 할 때만해도 이전에 비해 많이 줄었다고 하지만, 고참들의 폭력은 당연해 보였다. 구타에도 다양한 방식(?)이 있었고, 얼차려는 차라리 인간적인 기합이었다. 언어 폭력은 폭력에 들어가지도 않았었다. 현재의 사병들은 필자가 근무할 때와는 전혀 다른 세상에 산다고 한다. 물론 부대마다 다르겠지만, 고참들에 의한 구타나 얼차려는 사라지고 언어폭력만 일부 남았다고 한다. 그래서 20대 청년들은 이제 과거 폭력사회에서 벗어났나 싶었다.필자의 착각이었다.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이 16일 발표한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4천924명 대학생 선수의 설문 조사 결과를 담은 '대학교 운동선수 인권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33%(1천613명)는 신체폭력을 당했다고 답했다. 신체폭력을 경험한 선수 중 15.8%(255명)는 일주일에 1∼2회 이상 상습적으로 폭력을 당했다. 신체폭력 중 가장 빈번한 행위는 '머리 박기 · 엎드려뻗치기(26.2%)'였고, '손이나 발을 이용한 구타 행위(13%)'가 뒤를 이었다. 라이터나 옷걸이 심지어 파리채로도 때렸다.신체폭력은 선배선수(72%)나 코치(32%), 감독(19%) 순이었다.놀라운 것은 이들이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인권위가 지난달 발표한 '초중고 학생 선수 인권실태 전수조사 결과'보다 2∼3배 높은 수준이라는 점이다. 게다가 선수 중 84%는 현재 대학교 내 기숙사나 별도의 합숙소 등에서 합숙 생활을 하며, 외출·외박은 물론 복장 제한까지 당하고 점호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대학 운동선수면 성인이고, 성인이면 당연히 자기 결정권을 가져야 한다.그러나 대학 운동선수들에겐 기본적인 인권도 없다.군대에서 조차 사라진 폭력과 ‘군기’ 잡기가 군인이 아닌 운동선수들에게 왜 아직 남아있는 알 도리가 없다. 대학생이면 ‘지성의 상징’이고 ”배운 사람“이다. 그런데 지금 세상에도 성인들에게 폭력을 휘두른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혹자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군기를 잡아야하고, 폭력은 어쩔 수 없다”라고 강변할지 모른다.프로구단의 경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부 구단엔 폭력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팀 내 분위기가 좋은 팀이 나쁜 팀보다 성적이 좋은 경우를 보면, “폭력=성적”은 아니다.자기 분풀이나 우쭐하는 생각으로 괜히 후배나 제자들에게 폭력 휘두르는 게 아닌지, 솔직하게 묻고 싶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이상한’ 문학상 이상문학상
최근 김금희·최은영·이기호 세 명의 작가가, 문학인이라면 누구나 받고 싶어하는 ‘이상문학상’ 우수상을 거부해 화제다.문학사상사가 1977년에 제정한 이상문학상은 대상 수상작과 우수상 수상작들을 묶어 연초에 수상작품집을 발간한다. 올해 우수상 수상 대상자는 다섯 명이었는데, 이들 중 세 사람이 수상을 거부해 수상작품집 발간에도 차질이 생겼을 것이다. 위 세 사람이 수상을 거부한 이유는 저작권 관련된 내용으로, 요즘 시대에 이런 ‘갑질’계약이 있나 싶어 좀 황당하다.이상문학상의 수상후보작으로 선정되면 일단 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가 된 계약서의 내용은 ‘수상작의 저작권을 3년간 문학사상사에 양도해야하며, 다른 단행본에 수록될 수 없다’라는 대목이다. 문학뿐만 아니라 모든 학술 · 예술분야를 막론하고, 자기 작품이 상을 받았다고 해서 저작권 자체를 넘기는 경우는 없다. 특히 다른 유명 문학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독소조항이, 버젓이 34년의 전통을 가진 문학상에 남아 있다는 건 심각한 문제다. 그동안 많은 작가들이 ‘이상문학상’을 받고 싶어, 울며 겨자 먹기로 작가로서의 권리를 행사하지 못해 왔다. 그런데 문학사상사는 이를 알면서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작가들의 권리를 빼앗아 온 것이다. 물론 공모전의 경우 저작권 자체를 넘기는 종종 있다. 하지만 이상문학상은 이미 발표된 작품에 상을 주면서 저작권 자체를 넘기라는 주체가, 작가들의 권리보호에 앞장 서야 하는 전통 있는 출판사라는 점이 충격적이다.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주인이 받는다는 속담이 생각난다. 작가들이 애써 발표한 작품들 중에서 몇 개 골라 상 하나 주고 수상집을 출간해 돈은 출판사가 가져간다니, 상 팔아 돈 벌이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싶다. 이번 수상 거부에 대해 많은 문학계 인사들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고, 필자 역시 마찬가지다. 이번 일을 계기로 2020년부터는 모든 문화예술 등의 저작권이 제대로 보호되는 시발점이 되길 바란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국내 자동차 생산성이 인도의 1/15밖에?
매일경제가 29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차를 1대 만들 동안 인도 첸나이공장은 1.5대 만들 정도로 생산성 격차가 크지만 임금은 거꾸로 한국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인도의 유연한 근로 상황으로 유연한 생산이 가능한데, 우리나라는 강성노조로 인해 증감산조차 실질적으로 노조의 허락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필자는 지난 2018년 2월 20일 <현대차 노조, ‘축제’는 끝났다>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현대차의 2016년말 기준 공장근로자 평균임금은 9,600만원으로, 경쟁국인 독일이나 일본보다도 높지만 1대 생산시간은 더 걸려 생산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올린 바 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인도에도 한참 뒤졌음을 알고 깜짝 놀랐다. 단순 계산으로 인도의 1/15 수준밖에 안 된다. 물론 인도의 인건비가 워낙 낮은데다 공장이 최신형이라는 점도 생산성 향상의 원인이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 완성차업계의 강성귀족노조로 인해, 국내 자동차 생산성이 세계 최하 수준으로 떨어진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난해 현대차 국내 직원의 연봉은 평균 9,200만원이었다고 한다.노동조합원인 공장 근로자들의 평균 임금은 더 높아서 웬만한 생산직 직원들이 억대 연봉을 받고 있다. 노조는 지금 당장 임금을 많이 받아 좋겠지만, 그로인해 회사와 국가·사회에 피해가 가는 건 생각하지 않는다. 회사나 국가·사회가 어떻게 되거나 말거나, 자기가 다니는 동안 최대한 많이 뽑아 먹고 떠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사 입장에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해외에 공장을 세우려할 것이고, 국가·사회입장에선 우리나라 청년들의 일자리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 청년들은 노조원들의 자녀이고 사회 후배들이며, 노조원들은 그들이 내는 연금과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정치권은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트리는 노동법을 국제 수준으로 개정해야 한다. 기업이 잘 되어야 양질의 일자리가 생기고, 그것이 가장 좋은 일자리 창출 정책이다. 강성노조와 그 눈치만 보는 정치권은 국가와 사회의 미래를 훔쳐다 써버려, 대한민국의 미래와 청소년들을 곤궁하게 만들고 있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