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감반원의 영화 같은 죽음
정치적으로 큰 사건 또는 비리가 관련된 범죄영화에는 핵심 인력의 사망(자살이나 사고사 또는 자살로 위장한 타살) 장면이 자주 나온다. 그래서 그런지 지난 1일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백원우 별동대'에서 근무한 검찰 수사관이 검찰 조사를 앞두고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는 보도가 충격적이다. 사망한 수사관의 유서 형식 메모에는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있었다고 한다. 이 사건을 보면 대부분의 국민들은 많은 의혹을 갖게 된다.“왜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본인의 의사와 반하더라도, 본인의 명예와 신념에 크게 반하는 잘못을 해서인가?”“조직의 잘못을 혼자 짊어지고 가려 했나? 외부의 압력에 의한 자살일까?” 얼마 전에도 이와 유사한 의문의 자살 사건이 종종 있었다.2015년 국정원 임과장이 마티즈 승용차에서 역시 번개탄을 피워 자살을 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러나 증거 사진의 마티즈가 비슷한 여러 대를 모은 것이라는 의혹이 일었고, 2년 후 임과장의 아버지는 ‘얼굴이 참혹하게 상해서 알아볼 수 없을 지경이었다고 털어놨다’는 보도가 있었다. 번개탄 자살로는 설명이 안 되는 대목이다.2017년 국정원 변호사가 자신의 차량 안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차 안에서 발견된 번개탄이 일산화탄소 중독을 일으켜 사망에 이른 것으로 결론 내렸지만, 유적들은 5대 의혹을 내세우며 반박에 나섰다. 2019년 경찰은 모 국정원 직원이 역시 번개탄을 차 안에 피워놓고 자살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국정원은 유서를 아무에게도 공개하지 않았다. 유재수 사건은 문재인 정부의 ‘생사의 갈림길’이라 할 만큼 중요한 사안이다.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2일 "어떤 이유에서 그런 극단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가 낱낱이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서면 브리핑에선 “고인은 울산에 동행한 행정관 A에게 전화해 “앞으로 내가 힘들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며 “고인은 울산시장 사건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그렇더라도 고인의 업무가 합법적이고 공정하고 정의로웠다면 떳떳할텐데, ‘수사관인 그가 왜 굳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하는 의문을 지울 수 없다.이제 수사기관은 고 대변인이 "업무와 관련된 억측과 오해가 고인에게 심리적 압박으로 이어진 것 아닌지“라고 말한 데 대해서는 물론, 유재수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 국민 앞에 진실을 내놔야 한다.문재인 정부가 이전 정부와 다른지 같은지를 판단할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고인이 된 전 특감반원의 명복을 빈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군대보다 더 폭력적인 대학 운동팀
필자가 군 복무를 할 때만해도 이전에 비해 많이 줄었다고 하지만, 고참들의 폭력은 당연해 보였다. 구타에도 다양한 방식(?)이 있었고, 얼차려는 차라리 인간적인 기합이었다. 언어 폭력은 폭력에 들어가지도 않았었다. 현재의 사병들은 필자가 근무할 때와는 전혀 다른 세상에 산다고 한다. 물론 부대마다 다르겠지만, 고참들에 의한 구타나 얼차려는 사라지고 언어폭력만 일부 남았다고 한다. 그래서 20대 청년들은 이제 과거 폭력사회에서 벗어났나 싶었다.필자의 착각이었다.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이 16일 발표한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4천924명 대학생 선수의 설문 조사 결과를 담은 '대학교 운동선수 인권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33%(1천613명)는 신체폭력을 당했다고 답했다. 신체폭력을 경험한 선수 중 15.8%(255명)는 일주일에 1∼2회 이상 상습적으로 폭력을 당했다. 신체폭력 중 가장 빈번한 행위는 '머리 박기 · 엎드려뻗치기(26.2%)'였고, '손이나 발을 이용한 구타 행위(13%)'가 뒤를 이었다. 라이터나 옷걸이 심지어 파리채로도 때렸다.신체폭력은 선배선수(72%)나 코치(32%), 감독(19%) 순이었다.놀라운 것은 이들이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인권위가 지난달 발표한 '초중고 학생 선수 인권실태 전수조사 결과'보다 2∼3배 높은 수준이라는 점이다. 게다가 선수 중 84%는 현재 대학교 내 기숙사나 별도의 합숙소 등에서 합숙 생활을 하며, 외출·외박은 물론 복장 제한까지 당하고 점호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대학 운동선수면 성인이고, 성인이면 당연히 자기 결정권을 가져야 한다.그러나 대학 운동선수들에겐 기본적인 인권도 없다.군대에서 조차 사라진 폭력과 ‘군기’ 잡기가 군인이 아닌 운동선수들에게 왜 아직 남아있는 알 도리가 없다. 대학생이면 ‘지성의 상징’이고 ”배운 사람“이다. 그런데 지금 세상에도 성인들에게 폭력을 휘두른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혹자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군기를 잡아야하고, 폭력은 어쩔 수 없다”라고 강변할지 모른다.프로구단의 경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부 구단엔 폭력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팀 내 분위기가 좋은 팀이 나쁜 팀보다 성적이 좋은 경우를 보면, “폭력=성적”은 아니다.자기 분풀이나 우쭐하는 생각으로 괜히 후배나 제자들에게 폭력 휘두르는 게 아닌지, 솔직하게 묻고 싶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어린이·청소년 성병, 누구의 책임인가?
며칠 전 KBS뉴스에 충격적인 뉴스가 떴다. “‘10대 성병 환자’ 해마다 급증”이란 기사였다.부끄럽고 창피해서 참다보니, 병을 너무 키워서 손을 쓸 수 없는 지경이 되어서야 병원에 오는 경우가 많단다. 10대 청소년의 성병 치료를 위해선 부모 동의가 반드시 필요한데, 환자나 부모가 치료를 망설이다가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고 한다. 문제는 심할 경우 불임에 이르거나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며,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성병 진단을 받은 10대가 공식적으로만 1만 2천여 명이니, 실제론 훨씬 더 될 것으로 추산된다. 비위생 또는 성적 학대에 의한 경우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로는 성문화와 의식의 변화다. 지난 해 청소년 6만여 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5.7%가 '성관계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고, 성관계를 시작한 평균 나이는 만 13.6세로 조사됐다고 한다. 만 13세면 중학교 2학년에 해당한다. 이 조사결과에 응답자들이 제대로 답하지 않은 경우가 많을 것이란 생각을 하면, 실제론 그보다 이른 나이에 더 많은 학생들이 성관계를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항간에 도는 ‘빠른 애들은 초등학생 때부터 성관계를 한다’는 얘기가 맞는 것 같다. 필자가 어렸을 땐 상상도 못할 일이다.그러나 세상이 바뀌고 성문화도 바뀌고, 어린이 발육상태가 예전과 비교할 수 없으니 애들 탓만 할 수도 없다.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성문화가 조숙해지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대 성병이 급증하는 것에 대해선 정부와 교육계의 책임이 크다.필자 어렸을 땐 성교육이란 게 사실상 없었고, 성병의 위험을 제대로(?) 교육받은 건 아이러니하게도 군대 입대 후 신병교육을 받을 때였다. 지금도 학교에선 형식적인 성교육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이젠 초등학교 때부터 임신과 피임 그리고 성병 예방과 치료법 등에 대해 실질적이고 필요한 성교육이 있어야 한다. 특히 성병의 무서움에 대해선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성병은 감추고 부끄러워하거나 야단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황교안 대표, 奇行(기행)을 멈춰라!
자유한국당이 16일 국회에서 연 제1차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에 지지자가 수 천 명이나 참가하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일부 폭력사태까지 있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문희상 국회의장은 "특정 세력의 지지자가 국회를 유린하다시피 했다"고 밝혔고,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어느 나라 입법부에 시민들이 마음대로 와 이렇게 해도 괜찮은 건지 잘 모르겠다"며 비판했다.대안신당 박지원 의원은 17일 오전 YTN 라디오에 출연해 "한국당이 국회마저 무법천지를 만드는 걸 보고 어떻게 그럴 수 있는가 하는 분노를 느꼈다"면서, "거기에서 황교안 대표가 우리가 이겼다, 승리자다 이렇게 하는 것을 보고 참 한심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17일 "황교안 대표의 극우 공안정치가 우리 국회를 아비규환으로 만들었다"며 "어제 12월 16일은 국회 침탈의 날, 국회 찬탈의 날로 황 대표는 의회주의 파괴자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황교안 대표는 지난 11월 20일부터 청와대 앞에 텐트를 치고 8일간 단식을 한 적도 있다. 연이어 두 의원이 단식을 이어가기도 했다. 엄연한 불법이다. 만약 청와대 앞에서 텐트를 칠 수 있게 하면, 청와대 앞은 시위를 위한 텐트촌이 될 것이다. 경찰도 야당 대표를 어쩌지 못하면서 ‘특혜’란 말까지 나왔었다. 그런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이번엔 국회 안에서 불법집회를 열었다.마치 청와대 앞이나 국회를 한국당 앞마당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 필자는 국회 안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여 집회를 여는 건 처음 본다. 너무나 황당해서 국회의원과 정당이 국회를 이렇게 망가트려도 되는지 묻고 싶다. 아수라장에 아비규환에 난장판 무법천지 집회에서 황 대표는 ‘승리했다’니, 뭘 승리했는지 묻고 싶다. 그러니 ‘폭력집단의 수괴’라는 말까지 듣지 않는가? 황교안 대표를 奇人(기인)이라 불러야할까? 도대체 왜 이런 해괴한 奇行(기행)(?)들을 연달아 저지르는 지 이유를 모르겠다.국회에서 해야 할 일은 안하고, 거리 집회에 단식에 농성도 모자라 국회에서 불법 집회를 하니까 한국당 지지율이 떨어지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묻고 싶다. 선거에서는 중도 표심이 어디로 향하는가에 따라 승패가 결정된다.지금 한국당과 황 대표의 작태는 집토끼(골수 지지층)는 잡아둘 수 있을지 모르지만, 산토끼(非(비)골수 지지층)들은 등을 돌리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내년 총선에서 한국당이 결코 승리할 수 없는 이유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주한미군 속, 가슴 뭉클한 ‘애국 노조’
주한미군사령부가 연내에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주한미군 내에서 일하고 있는 약12,500명의 한국인 근로자들에 대해 내년 4월부터 강제 무급휴직을 시키고 나아가 감원하기로 했단다.그러나 주한미군노조는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저희도 주한미군 직원이기 이전에 한국인이기 때문에 우리가 일을 하지 않으면 주한미군 업무는 마비될 것이고, 국민들의 불안감이 매우 커질 것이기 때문에 우리의 생계보다는 나라가 먼저다라는 생각으로 일을 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급여를 못 받아도 일을 계속하겠다는 얘기다. 노조가 공식적으로 ‘유노동 무임금’을 천명하는 걸 필자는 처음 보는 일이다. 게다가 “저희들 한국인 직원들은 국가 안보가 우선이지, 한국인 직원들의 임금이 우선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라며 “한국 정부도 (중략)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그리고 대한민국에 국익이 될 수 있도록,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임해 주시길 당부드리겠습니다”라고 결연히 밝혔다. “생계보다 나라가 먼저”라는 구구절절 가슴 뭉클한 발언이다.우리나라 역대 노조들이 ‘나라를 위해’라는 구호를 외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진정 자신들을 희생하며 끝까지 국익을 바라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 아마 미군에서 조차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반응이었을 것이다. 물론 주한미군노조는 국내 기업 노조들과 상황이 다르고, 노동3권을 보장받지 못한다는 점에서 다른 문화적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또 ‘노조가 어떻게 하든 결론에 영향을 주지 못할 바엔, 말이라도 좋게 하자’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무급 휴직과 감원이 눈앞인 상황에서, 이런 결심과 발언을 한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결정이다. 필자는 그동안 우리나라 강경노조에 대해 많은 비판을 해 왔다.그러나 주한미군노조의 국가를 우선하는 결연한 자세와 소명의식은 마치 독립운동가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아울러 다른 노조들도 국가의 상황을 보면서 이를 본받기 바란다. 미군들에게 대한민국 국민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깨닫게 해준 주한미군노조는 정말 “애국 노조”다. 애국심을 일깨워 준 대한민국 주한미군노조에 경의를 표한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양키 고 홈”도 불사!
“양키 고 홈(Yankee Go Home)”이란 말은 미군이 주둔한 지역에서 철수하라는 뜻으로 쓰인다. 우리나라의 반미단체에서 지금은 ‘미군 철수’라는 말을 쓰지만, 한때 “양키 고 홈(Yankee Go Home)”이란 더 강경한 표현을 썼었다. 군부독재시절에는 절대 금기시 되던 말이었다. 한편 16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CGA)가 공개한 <한국인은 한미동맹에 긍정적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둔국 지원 요구에는 반대한다>는 제목의 보고에 따르면, 최근 한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한국 성인의 74%는 주한 미군 장기 주둔을 지지했고, 87%는 미군 주둔이 한국 안보에 큰 도움이 된다고 봤다. 그러나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에 대해선 곧이곧대로 응해선 안 된다는 응답이 94%로 압도적이었다. 눈여겨볼 결과는 한국인 56%가 "주한미군 없이 홀로 북한과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54%는 "미국과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 결렬시 주한미군을 감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또한 92%가 미국과의 동맹을 지지한다고 답했는데, 이들 가운데 63%는 한미동맹이 양국 모두에 이익이라고 생각했다. 26%는 주로 미국이 이익을 본다고 답했고, 8%는 한국이 주된 수혜자라고 했다. 현재 한미 방위비분담을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이다.주지하다시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보다 자그마치 5배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내에서도 반대가 크다고 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 감축까지 언급하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 위 결과가 말해 주듯이 우리나라 국민들은 상식을 벗어난 방위비 인상은 수용할 수 없으며,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주둔하면서 마치 일방적으로 한국을 지켜주기 위해 주둔하는 것처럼 말하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다. 필자의 생각도 조사결과와 다르지 않다.한국을 대표하는 방위비 협상단은 이번 협상에서 절대 밀리지 말고, 적정선에서 협상을 마치기 바란다. 뒤에는 “양키 고 홈(Yankee Go Home)”까지도 불사하는 국민들의 단호한 의지가 있기 때문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