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신한반도체제’, 옳지만 “기대 반, 걱정 반”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26일 하노이에 도착했고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도착해, 27일 두 정상은 만찬을 함께 한다. 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한반도 운명의 주인은 우리다.”라고 못 박고, “역사의 변방이 아닌 중심에 서서 전쟁과 대립에서 평화와 공존으로, 진영과 이념에서 경제와 번영으로 나아가는 ‘신한반도체제’를 주도적으로 준비하겠다.”고 밝혔다.또한 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의 주인으로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선순환하고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공동번영의 길로 나아가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구구절절 옳은 얘기다.“한반도의 주인이 우리”인 것처럼,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 그런데 이를 조금만 바꾸면 “우리민족끼리”라는 북한의 주장이 떠오른다. 언뜻 보면 “외세를 배격하고, 우리 민족끼리 주체적으로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자”는 북한의 주장과 유사해 보일 수 있다. 필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문제의 주인”이란 단어가 북한의 “우리민족끼리”와 같은 의미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재래식 무기를 포함한 상호 군축과 완전한 평화 정착 등이 선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감상적인 “우리민족끼리”는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다. 지금까지 북한이 해온 걸 보면 신뢰가 안가는 게 사실이다. 물론 문재인 대통령이 아무리 북한에 호의적이라 하더라도 안보를 소홀히 하지는 않을 것이므로, 혹시나 하는 걱정에서 하는 얘기다. 또한 문 대통령의 말대로 ‘신한반도체제’를 우리가 주도적으로 해결해 나간다면, 나경원 자유한국당 대표의 주장처럼 종전선언에 우리나라가 배제되면 안 된다는 걱정도 든다. 이번 북미정상회담의 결과에 따라 문 대통령 ‘신한반도체제’에 “기대 반, 걱정 반”이 드는 이유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훈훈한 소식, “국민 2/3가 장기·인체조직 기증 의사”
하나도 안 즐거운 성탄절과 세밑을 맞아 우울했는데, 모처럼 훈훈한 소식이 들려왔다. 질병관리본부가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18 장기·조직기증 인식조사' 결과, 장기·인체조직기증 의사가 66.5%라고 26일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현재 약 3만명 이상의 환자들이 장기이식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지만, 뇌사장기기증은 인구 100만명 당 9.95명에 불과하다. 스페인(46.9명), 미국(31.96명), 이탈리아(28.2명)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상당히 적다. 기증희망등록 서약률도 전체 국민의 2.6% 수준에 그친다. 필자도 장기·인체조직기증 의사를 가지고 있다.어차피 죽으면 동물·벌레들이 파먹거나 썩거나 불에 태워 재가 될 육신인데, 쓸 만한 장기나 조직을 “재활용”해서라도 죽을 때 좋은 일 한번 해보자는 단순한 생각이다. 가족들에게도 이미 필자의 뜻을 여러 번 얘기한 바 있다.그때 마다 “장기가 다 술에 절어서 기증할 게 없을 것”이라고 핀잔을 주지만, 그래도 아직 쓸 만한 장기는 있으리라 생각한다. 절박한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일이 나에게 아직 남아있다고 생각하니, 나름 마음이 뿌듯해진다. 그렇다고 “그날”이 빨리 오길 바라진 않는다. 필자도 오래오래 건강히 살고 싶다. 하지만 기왕 기증할 거면 “좋은 품질”의 장기를 기증하기 위해서라도, 몸 관리에 더 신경 써야겠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사이버에선 총칼로 사람을 죽이는데, 집총은 거부한다?
지난해 말 제주지검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병역거부자의 특정 게임 접속 기록을 확인한데 이어, 최근 울산지검이 11건의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 담당 재판부에 '온라인 게임 가입과 이용 사실'에 대한 사실조회 신청을 한 사실이 밝혀져 또 한 차례 논란이 일고 있다. 한마디로 “사이버게임에선 사람을 총칼로 무자비하게 죽이면서, 현실에선 종교적 양심적 이유로 집총을 거부한다는 게 맞지 않는다.”는 의미다. 검찰은 "이용시간, 횟수, 게임 방식 등에 비춰 폭력적 성향이 드러나면 병역거부 사유가 없다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밝혔다. 이를 두고 “억지스럽다”, “단순 취미생활이다”, “인권 침해다”에서 “난센스다”라는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한국인권신문의 편집국장이지만, 이 사안은 인권의 차원이 아니며 검찰의 취지에 동의한다. (게임의 종류 등에 대한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검찰의 기본 취지는 맞다고 생각한다.) 또한 병역을 거부하는 사람보다 그들로 인해 더 힘들게 병역을 수행해야 하는 사람의 인권이 더 존중되어야 한다고 본다. 직업군인을 제외하고, 대한민국 청년 중 자기가 원해서 군대에 입대하거나 좋아서 총을 드는 사람은 사실상 없다고 본다. 따라서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검증은 매우 엄격히 이뤄져야 한다. 양심이란 “옳고 그름과 선과 악의 판단을 내리는 도덕적 의식”이다. 그런데 사이버에선 신나고 무자비하게 사람을 죽이면서 군대는 못가겠다는 것은 “선량한 마음의 양심(良心)”이 아니라, “두 마음, 즉 겉 다르고 속 다른 마음의 양심(兩心)”이다. 실로 오랜만에 검찰에 박수와 응원을 보낸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게임산업이 “양색시”인가?
상대로 몸을 팔던 여성을 “양색시”라고 불렀다. (사실은 더 심하게 “양○○”이라고도 불렸다.)한국전쟁이 끝난 후 돈을 벌 일이 없자 많은 양색시들이 생겼다. 그녀들은 착한 미군 하나 건져 결혼해 미국에 가서 사는 게 꿈이었다. 그녀들의 가족들은 그녀가 양색시라는 사실이 부끄러워 남들에게 얘기도 안하고 친하게 지내지도 않았다. 그러나 그녀들은 몸을 팔아 번 돈 대부분을 가족들에게 생활비로 보내줬다. 운이 좋아 미군과 결혼해 미국에 가사도 가족들에게 생활비를 보내줬지만 남들에겐 내색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가족들은 염치없게 필요할 때마다 양색시였던 딸에게 또 손을 벌렸다. 미국에 간 그녀는 남동생들을 하나하나 미국으로 초청해 이민을 시켜 잘살게 해줬다. 그럼에도 그들은 그녀에게 대 놓고 고마운 척도 하지 않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얘기하지 않았다. (이상은 박완서 작가의 글을 요악한 내용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게임업체인 넥슨의 창업자 김정주 NXC 대표가 회사를 매각하기로 했다. 가장 큰 이유로는 '넥슨 주식 사건'으로 2년 여간 수사와 재판에 시달려, 김 대표의 심신이 지쳤다는 얘기가 정설처럼 되어 있다. 그런데 업계에선 또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 한다. 바로 “정부기관의 규제와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다. (어떤 보도에 따르면 김정주 대표는 ‘규제와 상관없는 결정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 사람들 중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경우는 별로 없다) 우리 사회와 정부는 게임산업을 마치 “양색시” 보듯 한다. 돈은 잘 벌어 국가 경제에 도움을 주지만, 부정적으로 보고 규제하고 멀리하기 때문이다. 이런 하소연은 업계에선 이미 십 수 년 전부터도 있어 왔다. 그동안 국내 게임 산업은 영화의 100배 음악의 10배에 달하는 연간 5조원대의 수출을 올리며 효자 콘텐츠 산업으로 불렸지만, 부정적인 인식과 규제 강화가 발목을 잡으면서 최근 어려움에 빠진 상태다. 즉 “정부기관의 규제와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란 악조건 속에서 선전했지만, 점점 경쟁력을 잃고 해외 경쟁사들의 약진에 맞닥뜨렸다. 필자도 게임에 깊게 빠진 자녀들이나 청소년들을 볼 때 좋게 보진 않는다. 그러나 이미 존재하고 있는 산업이고 세계적인 추세다. 지금 김정주 대표의 지분을 인수하려는 기업들 중 가장 지갑이 두둑한 회사는 중국기업이다. 필자가 이렇게 걱정하는 건 국내 게임산업이 몰락할 경우, 필연적으로 엄청난 국부 유출이 걱정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는 말로만 ‘혁신성장’을 외치지 말고, 우리 사회도 게임산업을 “양색시” 보듯 하지 말고, 게임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육성을 위해 혁신해야 할 때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20대 남성들은 왜 문재인 정부를 혐오할까?
흔히 젊은 층은 진보성향이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젊었을 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럴 것이라 많이들 추측하고 있다. 그런데 여론조사 결과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0∼14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천509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한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전주보다 1.0%포인트 내린 48.5%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특이한 점은 20대 남성의 문 대통령 지지율이 29.4%로, 모든 연령대별 남녀 계층 중에서 가장 낮고, 부정평가는 64.1%로 가장 높았다는 점이다. 이 정도면 가히 “혐오”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반면 똑같은 20대인데도 여성들의 문대통령 지지율은 63.5%로, 모든 연령대별 남녀 계층 중에서 가장 높았다. 도대체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결과는 종교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대체복무제 논란과 젊은 남성은 병역과 학업, 공무원 취업 등에서 역차별을 당하고 있고, ‘여성을 더는 약자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의식이 크다고 지적한다. 또한 청년 취업이 어려운데 대한 스트레스를 남성이 더 받고 있는데, 기득권층인 민노총엔 꼼짝도 못하는 꼴에 분노를 느끼고 있을 수 있다. 한편 요즘 서울대, 연세대 등 전국 수 십 개 대학에 문재인 대통령을 왕(王)으로 풍자하며 신랄하게 풍자하는 대자보가 등장해 화제다.내용을 보면 반어법 표현으로 재치가 있다. ‘기부왕’ 북한에 나라까지 기부하는 통 큰 지도자‘경제왕’ 실업률 최고, 최저임금으로 소상공인 죽탕쳐버리고, 알바들을 영원히 편히 쉬게 해주시었다.‘고용왕’ 탁현민 여성비하, 유은혜 위장전입과 갑질, 조국 실패한 인사관리에도 절대 해고하지 않는다.‘태양왕’ 원전 적폐 청산으로 전기요금 두 배, 영국과 사우디 수십조 원전 수출 무산 위기‘외교왕’ 중국 방문 10끼 중 8끼 혼밥, 이유는 “서민체험”또 이런 식의 문장도 있다.“날씨가 추워져서 탈원전으로 인해 전력수급에 문제가 생기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자본주의적 적폐생활양식에 익숙해졌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는 전등을 끄고 촛불을 밝혀 집에서 우리 집만의 작은 촛불혁명을 일으키는 게 어떨까요?” 이 대자보를 기획한 사람도 갓 軍 전역한 20대 대학생이란다. 문재인 정부 스스로 자문해 보라. “왜 20대 남성 청년들이 이 정부를 혐오하는지 그 이유를 아는가?”“뭘 잘못해서 이런 결과가 나타났을까?” 지금까지 문재인 정부가 추구한 주요 정책들은 “국민들이 좋아하겠지”라고 생각해서 추진했는데, 그 결과가 정반대로 나왔다. 즉 일부 계층 또는 소수 계층의 권익을 위해 뭔가를 했는데, 다수의 희생이나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면서 민심이 이반해버렸다. 많은 국민들이 먹고 살기 힘들어 죽겠는데, 북한만 바라보고 퍼줄 생각만 하고 있어 소외감도 느꼈을 것이다. 더욱 답답한 점은 문재인 정부가 욕먹을 각오를 하고라도 국가의 미래를 위해 어떤 정책을 실현해서 지지율이 떨어진 게 아니라, 아직까지 별로 한 게 없는데도 지지율이 하염없이 흘러내리고 있다는 점이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14일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을 두고 “이영자(20대, 영남, 자영업자)에 이어 여오중(여성, 오십대, 중도층)까지 민심이 이반하고 있다”라고 말한 점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바란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북미협상 타결을 위한 문 대통령의 “역사적 중재"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후 미 트럼프 대통령은 바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중재를 요청했다. 이는 외교적 수사가 아닌 실질적으로 정말 중요한 중재를 의미한다.왜냐하면 김정은 위원장도 심기가 매우 불편해 중국에 내리지도 않고 바로 평양으로 간 것이나, 회담 결렬 후 북한 최선희 부상이 “김 위원장의 생각이 달라지는 느낌을 받는다”고 밝혔던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어쨌든 전문가들은 이번 북미정상회담 결렬에 양국 정상과 관련 부서의 대처의 문제가 있었지만, 양국 모두 서로의 입장을 확인했고 대화를 이어갈 용의가 있는 것으로 본다.다만 트럼프 대통령에 비해 더 큰 내상(일각에선 치명상이라고도 함)을 입은 김정은 위원장이 판을 뒤 엎을까 하는 걱정도 든다. 김정은 위원장이 오늘(5일) 새벽 평양에 도착하자 북한 매체에서 “공식친선방문을 성과적으로 마치시고”라는 표현을 쓴 걸 보면, 다행스런(?)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북한 내에서의 정치적 부담을 무마하기 위함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 가운데 협상을 조절하고 김정은 위원장을 보다 적극적으로 대화로 나서게 할 중재역이 필요한데, 그 적임자가 문재인 대통령임을 트럼프 대통령도 잘 알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4일 청와대에서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성과 없이 끝난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우리의 역할도 다시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아울러 문 대통령은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에서 합의된 남북 협력 사업들을 속도감 있게 준비해주길 바란다"며 "3·1절 기념사에서 제시한 신한반도 체제의 개념을 분명하게 정립하고 실천가능한 단기적, 중장기적 비전을 마련해주시길 바란다"고 지시했다. 이건 좀 이상하다.지금 중재를 잘하기도 바쁜데 마치 북미협상이 잘 된 것처럼, 그 이후를 준비하라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북한과 대화를 잘 풀기 위한 전략일 수 있다.협상 결렬 충격으로 잔뜩 웅크러질 수 있는 김정은 위원장을 다독이기 위한 사전 포석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문대통령의 중재는 역사의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대단히 중요한 중재다.문재인 대통령도 그 중요성을 잘 아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 좋은 성과를 내기 바란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