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철도사고, 휴가제도와 책임감도 점검하자
8일 강릉선 철도에서 열차 두 량이 탈선하는 대형 사고가 벌어지기 사흘 전,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5일 대전 코레일 본사를 방문, KTX 사고와 관련해 가진 비공개 대책 점검 회의에서 “당장 발등에 불똥이 떨어졌는데 코레일이 직원이 해외에 나가고 하는 게 무슨 대책이냐”며 질책했다고 한다. 그것도 잇따른 고장 사고 등의 책임을 물어 지난달 30일 코레일 차량 분야 총괄책임자와 소속장 4명을 보직 해임한 뒤 ‘비상안전경영’을 선포한 지 8일만이었다. 그런데도 “비상안전경영‘을 선포하고 나서도 10여 차례 사고가 있었으니, 말로만 비상이었다는 얘기다. 최근 잇따른 철도사고의 원인으로 많은 문제점이 거론되고 있지만, 필자는 좀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고자 한다. 우선 휴가제도다.대부분 공기업 직원들의 경우 연차가 남으면 연말에 몰아 쓰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빈자리가 많고, 경우에 따라선 업무에 소홀해 질 수 있다. 물론 직원들의 휴식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연차휴가 사용을 막자는 말은 아니다. 다만 철도같이 안전이 최우선인 기업의 경우 병가 같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강제라도 적절하게 분산 배분할 필요가 있다. 오죽하면 국무총리가 ‘직원이 해외에 나가 버렸다’는 식으로 질책을 했겠는가? 연차를 못 갈 경우 연차수당을 지급하면 된다. 또 하나는 책임감이다.철도처럼 안전이 최우선인 기업에서 ‘비상안전경영’을 선포했으면 모든 임직원이 책임감을 갖고 두 눈에 쌍심지를 켜고 사고 예방을 위해 “빡세게” 근무해야 하는데, 경영진이 ‘비상안전경영’을 선포했거나 말거나 현장 직원들은 안이하게 근무했다는 방증이다. 코레일은 공기업으로 ‘신의 직장’ 중 하나다. 또한 다른 공기업에 비해 코레일은 사람의 생명이 걸려있기 때문에 근무에 더욱 신경을 쓰고 봉사하는 자세와 책임감이 절실하다. 따라서 정부는 최근 잇따른 철도사고에 대한 명확한 책임 규명은 물론, 휴가 사용조건이나 방식 그리고 책임감까지 근본적으로 검토하여 쇄신하기 바란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때론 안 지켜도 되는 공약이 있을 수 있다
대통령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옮기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을 유보한다고 발표하자 야당과 언론에선 난리가 났다.“집무실 이전 공약 폐기가 단순한 거짓 약속을 넘어 국민과의 소통 단절을 드러낸 것”이라거나,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청와대가 구중궁궐이 된 것은 ‘인의 장막’ 때문”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청와대 비서들이 모든 일을 좌지우지한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이제 인의 장막을 깨고 나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공약을 지키지 않는 것은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스스로 훼손하는 행위이자 포퓰리즘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다 맞는 비판일 수 있다.그런데 지난 대통령들 중 공약을 100% 정확히 지킨 사람이 누가 있을까?정말 중요한 공약 아닌 다음엔, 아예 안 지키거나 지키는 흉내만 낸 경우도 아주 많다. 공약에도 순서 혹은 중요도의 차이가 있다.나라의 근간이 되는 주요 정책이 있는가 하면, 중요도가 다소 떨어지는 공약도 있다. 선거를 무조건 이겨야한다는 생각에 무리한 인기영합식 공약을 내세우거나, 심지어 다른 후보 공약을 베끼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문재인 대통령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정치권 전체의 문제이다.물론 공약은 약속인 만큼 지켜야 하지만, 못 지킬 경우도 있다. 사실 필자는 광화문으로 집무실을 이전하는 공약을 두고, “저런 걸 왜 하려고 하나”라고 생각했었다.청와대에서 광화문까지 거리도 얼마 안 되고 청와대 앞에서 시위도 하는 판에, 국민과의 소통이란 이유로 굳이 광화문에서 집무를 해야 할 이유가 크지 않다. 왜냐하면 마땅한 공간이 없다. 경호와 영빈관 등 꼭 있어야 할 시설을 갖추려면 상당한 공간이 필요하지만, 현재 광화문엔 그럴만한 공간이 없다.특히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는데, 과연 그럴 필요가 있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가장 문제는 다음 대통령이 “난 청와대에서 일하겠다”라고 한다면, 그동안 퍼부은 비용은 고스란히 날아간다. 엄청난 국고 손실이다. 따라서 필자는 이번 공약 유보는 약간의 비난을 받을 수 있지만, 철회해야 할 일이었다고 본다. 다르게 생각하면 ‘관심 밖 사안’이었던만큼 유야무야 또는 흐지부지 넘어갈 수도 있었는데 확실하게 매듭지은 건, 문재인 정부의 깔끔한 마무리였다고 할 수 있다. 오히려 공약을 지키겠다고 했다면, 엄청난 비난과 반대에 부딪혔을 것이다. 이제 정치권과 언론은 더 이상의 소모적 논란은 그만하고, 정말 중요한 국가적 문제에 집중하길 바란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미안하다 얘들아, 어른들 잘못이다
강릉 펜션으로 우정여행을 떠났다가 사고로 학생 10명 중 3명이 사망했고, 다른 학생들 중 일부는 회복 중에 있다. 그들 중 생을 마감한 유모군(18)이 21일 모교인 대성고등학교에 들렀다. 지난 17일 친구 9명과 여행을 떠난 지 나흘 만에 주검으로 돌아온 학교다.운구차 안에 유군의 관이 담기자 유군의 어머니는 관을 쓰다듬으며 "아가, 우리 아가 어떡해…. 아가야 엄마가 따라갈게"라고 흐느꼈다고 한다. 필자 역시 아들 가진 아버지로서, 그 어머니의 마음이 벼 속까지 전해진다. 현재 경찰은 사고 원인으로 보일러를 무자격자가 허술하게 시공해 보일러 본체와 배기관 사이로 누출된 배기가스에 의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보고 있다. 역시 인재(人災)다.싸구려 보일러 시공 때문에 이제 겨우 제 몫을 하기 시작할 청춘들이 세상을 등졌다.고3이면 그동안 공부하느라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다가 겨우 해방된, 수능 끝나고 대학에 이미 합격한 후는 태어나서 가장 행복한 기간이다. 여행갈 생각으로 전날 가방 챙기며 한껏 들떠 밤잠도 제대로 못자고 새벽같이 일어나, 엄마한테 잘 다녀오겠다고 재잘거렸을 것이다. 펜션에서도 친구들끼리 장래 희망이나 진로를 놓고 떠들고 놀았을 장면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그런 아들들이 아무 잘못도 없이 싸늘한 주검이 되었다.피해 학생 부모들의 마음은 새까맣게 타들어가 같이 죽고 싶은 심정일 게다.살아난 학생들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과연 제대로 생활할 수 있을지 사고 후유증도 걱정이다. 그동안 여러 가지 사고로 인해 많은 학생들이 숨지거나 부상을 당했다. 문제는 늘 ‘돈이다.이번 사고도 보일러를 제대로 설치하고 관리했으면 없었을 일이다. 돈 몇 푼 아끼려고 무자격자에게 시공을 맡겼고, 채 피지도 못한 꽃봉오리 같은 아이들만 져버렸다. 다 어른들 잘못이다.필자가 직접적인 원인 제공을 하진 않았지만, 자식 가진 부모로서 피해 학생들과 부모들에게 너무나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미안하다, 얘들아. 어른으로서 정말 미안하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청와대 ‘특감’이 '특검‘ 받는다
야3당은 8일 청와대 특별감찰반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과 신재민 전 사무관 폭로의혹과 관련 국회 청문회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3청와대 행정관의 육군 참모총장 면담 논란에 대해선 공동으로 대책방안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그동안 김태우 수사관와 신재민 전 사무관의 폭로와 관련해 야당들은 많은 문제 제기를 하던 중, 청와대 인사수석실 소속 4급 행정관이 당시 정기진급인사 대상자인 신 모 육군대령이 동석해 김용우 육군참모총장과 국방부 밖의 카페에서 만나 군 인사 관련 논의를 한 것이 결정타였던 것으로 보인다. 필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이 사안에 대해 다양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 대통령 비서도 수석비서관, 비서관, 비서, 행정관 등 급이 있는데, 말단 행정관이 계룡대에 있는 참모총장을 서울로 불러올려 청와대도 아닌 국방부 앞 카페에서 만난 점이다. 특히 당시 군 인사 관련 논의를 했는데 동석했던 신 모 대령이 장군으로 진급한 게 가장 의심가는 대목이다. 청와대와 여당은 행정관이 참모총장을 불러올려 만나 게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얼마 전 김태우 수사관에 대해선 급이 안 맞는 행동을 했다고 고발한 청와대이다. 그런데 경력이 일천한 행정관이 4성장군 참모총장을 불러올려 만난 것이다. 청와대에서 만나도 될 것을 굳이 카페라는 사적인 공간에서 만난 것도 좀 이상하다. 가장 수긍이 안 가는 점은 ‘군 인사’라는 대단히 예민한 사안에 대해 가장 급이 낮은 행정관 비서가 나서 참모총장을 만났고, 특히 진급 예정자가 동석했는다는 점이다. 물론 불법적 행위는 아니다.실제 어떤 얘기나 문제가 있었는지 필자는 알지 못한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격일 수도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에선 청와대 비서 말 한마디가 듣는 사람 입장에선 천둥 번개처럼 들릴 수 있다는 평가다. 굳이 인사 청탁을 안 하더라도, 동석했다는 자체로 보는 사람 입장에선 숨은 뜻을 헤아릴 수밖에 없다. 어찌 보면 이번 특검과 청문회는 청와대 비서진이 자초한 일일 수 있다.아무쪼록 특검이나 청문회를 통해 모든 의심이 말끔히 해소되고 정리되길 바란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집단 우울증”의 “워리” 크리스마스(Worry Christmas)
필자가 어렸을 때만 해도 크리스마스 열기는 엄청났다.라디오에선 어느 방송이든 이를 땐 11월 말부터 크리스마스 캐롤들을 끊임없이 방송했고, 길거리에선 12월이면 어김없이 캐롤들이 시끄러울 정도로 울려 퍼졌다.필자가 대학 다닐 때쯤엔 크리스마스 이브엔 아예 집에 들어가지 않는 날이었다. 기독교를 믿든 안 믿든 명동 등 길거리엔 사람들이 밀려다닐 정도로 넘쳐나고, 친구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밤새 술을 퍼마시는 등 나름대로의 파티를 즐겼다. (그 다음날 아침은 대개 사망 수준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는지 이해가 가지 않지만, 아무튼 국민 대다수가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최근엔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저작권료 등으로 인해 길거리 캐롤이 거의 사라졌고, 밤새 술 마시는 분위기도 크게 줄었다. 집에 일찍 들어가는 건전한 분위기가 조성된 긍정적인 탓도 있다. 그런데 올해엔 좀 심하다.우선 길거리가 너무 한산하다. 캐롤 없는 성탄전야와 소박해진 크리스마스 연말연시 장식들 속에, 젊은이들이 모이는 몇 곳 말고는 평소보다도 사람들이 더 적다. 성탄절 전날에 필자는 일이 늦게 끝나 10시가 넘어 지하철을 타고 퇴근했는데, 잠실역에서 내린 퇴근길은 한산한 정도가 아니라 음산한 생각이 들 정도였다.구세군 자선남비 모금액도 작년보다 16% 이상 줄었다. 그 이유를 어떤 전문가는 “공동체 의식의 저하”라고 주장했지만, 경기 침체와 무관하다 할 수 없다.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내년 경기가 좋아질 것 같지도 않은데 또 최저임금은 왕창 올리겠다고 해서 죽겠고, 그 때문에 알바생들은 일자리가 줄까 걱정이고, 청년들은 취업이 안 돼 노이로제 걸릴 것 같고, 필자 같은 서민들은 물가는 오르는데 가계의 적자 폭만 커가니 애가 타고.... 그런데 정부는 경제 망치는 헛발질만 여태 하다가, 지금도 뭘 해야 하는지 헤매고 있어 믿음이 안가고.... 이 정도면 가히 국민 대부분이 “집단 우울증”에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성탄절엔 누구나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인사한다.그런데 이번 크리스마스는 국민 대부분이 우울하다보니 걱정 많은 “워리(Worry:걱정하다) 크리스마스”가 되어 버렸다. 내년에는 정말 “메리 크리스마스”가 될지 또 “워리 또는 글루미(Gloomy:우울한) 크리스마스”가 될지, 아니면 더 심하게 “블랙 크리스마스”가 될지 모르겠다.아, 어쨌든 이번 성탄절은 정말 걱정 많고 우울한 성탄절이었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국민 밥줄’ 반도체마저 흔들린다
반도체는 대한민국의 자존심이자 밥줄이다.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을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은 2018년 3분기 기준 각각 43.4%, 29.1%에 달하고,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각각 40.8%와 11.3%를 차지하고 있다. 두 회사의 D램 및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 합계는 각각 72.5%와 53.1%이니 가히 압도적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지난 2년간 우리나라는 경제는 전반적인 부진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수퍼 사이클’ 덕에 버텼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기간 동안 D램 가격은 3배 정도 뛰었고, 낸드플래시 가격도 2배 가까이 올랐다. 그런데 ‘마지막 희망’인 반도체 경기가 꺼지기 시작했다. 가격이 내리기 시작했고, 내년 전망도 어둡다. 글로벌 투자사 모건스탠리는 지난 8월 초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투자 전망을 ‘중립’에서 ‘주의’ 단계로 하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는 “반도체 업황이 과열 신호를 보이고 있으며,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면 심각한 재고 조정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8일 "반도체가 성장세를 지탱하고 있지만 이것도 얼마만큼 지속할지 자신할 수 없다"며 "앞으로 3∼4년 후 또는 5년 후를 내다보면 걱정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라고 속내를 밝혔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취임 후 처음으로 주재한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정부는 기다리지 말고 기업 투자의 걸림돌을 먼저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득주도성장에서 혁신성장으로 경제정책 기조의 무게를 차츰 옮기는 모습이다. 또한 18일 산업통상자원부 내년도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산업 생태계가 이대로 가다가는 무너지겠다... (중략) 전통 주력산업을 되살리고, 스마트공장과 스마트 산단 등으로 제조업을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에 묻는다. “‘혁신성장’을 문재인 경제 3대축의 하나라고 말하면서 여태 방치하고 있었던 이유가 뭔가?” 자동차와 조선 등 주력산업이 어렵고, 그나마 경제를 지탱했던 반도체도 하강세다. 게다가 중국은 2025년까지 10년간 1조 위안(약 160조원)을 투자한다는 '반도체 굴기' 계획을 실천하고 있다. 경제에 성장 동력이 없다. 국내 공장은 외국으로 빠져나가고 있다.가장 큰 문제는 갖은 규제와 무법자 강성 귀족 노조다. 문재인 정부의 통 큰 결단과 강력한 추진력만이 해법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ybjy0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