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우리가 아주 자주 사용하는 속담으로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이게 그냥 말이 아니라 실제 과학적 근거가 있다는 주장이 있다. 주식 중독 전문 정신과 전문의 박종석 원장이 지난 14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누군가 ’SK하이닉스 주식을 팔아 2억원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흉기에 찔리거나 불에 데였을 때와 비슷한 방식으로 뇌가 통증을 느낀다”며 “그 통증의 강도는 전치 4주 수준”이라고 말했다. 특히 박 원장은 포모(FOMO·소외 공포) 증후군으로 인해 “최근 주식 문제로 오시는 신규 환자들이 늘었다. 신규 환자 중에서 주식 중독이나 주식 손실, 주식 우울증을 얘기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냥 ’사촌이 땅을 사면‘ 그냥 ’배가 아픈‘ 게 아니라 ’맹장염 수준‘으로 극심한 고통을 느낀다는 얘기다. 하긴 가끔은 친구들끼리 모여서 누군가 자랑을 하면, 말은 ’축하한다‘고 하지만 속으론 부러워 죽겠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남성와 여성의 경우가 좀 다르다. 우선 남성의 경우 ’자랑‘을 하면 식사값은 자연스럽게 그의 부담이다. 좋은 일도 생긴데다, 꾹 참고 열심히 들어 준 대가다. 당연히 자랑한 사람이 돈을 써야 한다고 생각하고, 또 실제 그렇게 한다. 그래서인지 남성들은 함부로(?) 자랑하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여성들은 좀 다르다고 한다. 한 사람이 돈 자랑을 종일 해 놓고, 밥값 계산할 때엔 1/N로 한단다. 그럼 뭔가 불공평하지 않은가? 자랑을 열심히 들어 줬으면 댓가를 지불해야 하는 것 아닌가?’흉기에 찔리거나 불에 데였을 때와 비슷한 전치 4주 수준의 통증‘을 친구들에게 줬으면, 그에 대한 보상으로 밥값이라도 내야 하는 것 아닌가?그래서인지 여성들 모임에선 이런저런 자랑이 끊임없이 나온단다. 어쨌든 나이를 먹다 보니, 최근 깨우친 게 하나 있다.’남과 비교하지 말자‘다. 그러면 최소한 ’흉기에 찔리거나 불에 데였을 때와 비슷한 전치 4주 수준의 통증‘을 느끼며 살진 않을테니.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포인트를 지역화폐로 전환하면?
포인트를 지역화폐로 전환하면? 이 대통령은 30일 국무회의에서 “카드 결제, 쇼핑, 멤버십 가입을 하면 소위 적립되는 포인트가 있는데 이 중에 사용되지 않고 (중략) 숨어 있는 포인트가 수십조 원에 이른다고 한다”며, “수십조 원의 각종 포인트를 지역화폐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면 좋겠다”라고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소소한 문제라고 보여지긴 한데 쉬운 일은 아니다”라며, “특히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경기 활성화의 효과가 큰 지역 화폐 활용도를 높이는 노력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언뜻 보면 참 좋은 발상이다.’잠자고 있는 돈‘으로 지역 경제를 살리겠단다. 그런데 기업 입장에선 어떨까? 반대다.일단 포인트는 ’잠자고 있는 돈‘이 아니다.기업 입장에서 포인트가 발생하면, 그 중 ’일부‘만 부채로 잡는다. 모든 소비자들이 모든 포인트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포인트를 일단 부채로 잡더라도, 실제 지출되기까진 이 금액을 다른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다. 특히 포인트가 제공되어도 기업 내에서 사용하게 함으로써, 그 충격을 줄일 수 있다.이렇게 기업은 포인트 제도를 설계할 때, 처음부터 어느 정도만 소비자가 사용할 것으로 가정하여 혜택을 책정한다. 하지만 갑자기 모든 포인트가 기업 외부인 지역화폐로 흘러나가면 어떻게 될까?대통령의 말처럼 수 조 원의 현금이 한꺼번에 지출되면서, 기업 입장에선 계획에 없던 큰 피해가 간다. 기업 안에서 돌던 포인트와 외부로 유출된 현금은 전혀 다르다. 일부 기업의 존망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살아남은 기업은 포인트 제공을 줄일 수밖에 없고, 결국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몫은 비슷해지게 된다. 이렇게 소비자 입장에선 당연히 ‘내 돈’이라고 생각하는 포인트는 ‘맡겨둔 현금’이 아니라, 기업 입장에선 ‘쿠폰’에 가깝다는 게 관점의 차이다. 따라서 기업이 관리하는 포인트와 기업의 낙전수입에 정부가 나서 개입하는 건 과도한 경영 간섭이자 반(反)기업정책이라는 것이다. 처음부터 이재명 대통령의 포인트 발상은 정부가 재정을 직접 쓰지 않고 기업을 쥐어짜서 지역경제를 살려보겠다는 생각으로 보인다. 밑바닥에는 "대기업이나 카드사는 어차피 돈을 많이 버니까 이 정도 뜯어내도 괜찮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고 본다. 한편 포인트 전환 정책을 국민 모두 바랄 것 같지만, 의외로 바라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필자같이 평소에 ‘청구할인 혜택’을 똑똑하게 챙겨 쓰는 ‘실속 소비층’들은 피해를 보게 된다.필자는 ‘SC제일은행의 타임카드’와 신한카드‘ 두 개를 주로 사용한다. (자세한 조건은 차치하고) 타임카드는 사용 금액의 5~10% 청구할인이 되고, 신한카드는 월 30만원 사용 시 휴대폰 요금에서 7,000원 할인에 추가로 현금 월 12,000원이 은행으로 입금된다. 두 가지를 합하면 한 달에 꽤 큰 혜택을 본다.그런데 카드 사용 시 일반적으로 0.5% 정도 포인트가 쌓이는 걸로 바뀐다면, 필자 입장에선 그 간극과 피해가 너무 크다. 어쨌든 포인트 정책은 기업에게 너무 큰 부담을 주고, 효과도 단기간에 불과하다. 심지어 어떤 소비자들은 오히려 손해가 된다. 필자의 눈에 ’기업을 쥐어 짜는 포퓰리즘‘으로 보이는 이유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교과서 경제 이론이 깨졌다
교과서 경제 이론이 깨졌다 지난 2026년 7월 1일부터 5일까지 대한민국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인공지능·로봇 대회인 ‘로보컵 2026(RoboCup 2026)’(사진)에서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영국, 미국, 프랑스, 독일 등을 포함한 참가팀의 약 90%가 스스로 로봇을 개발하지 않고, 저렴하고 성능이 뛰어난 중국산 로봇 하드웨어를 구매해, 그 위에 자신들의 AI 소프트웨어만 얹어 출전했다는 것이다. (다만 우리나라 팀들은 100% 독자 기술로 개발한 자체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출전해, 뛰어난 기술력을 보여주었다고 한다) 정말 충격적인 사실이다.앞으로 로봇 특히 로봇의 하드웨어 시장은 중국이 장악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여기에 서방세계에선 한국 혼자 고군분투하고 있는 셈이다. 미래의 대표적 먹거리인 로봇 시장에서, 서방의 선진국들은 어쩌다 이렇게까지 망가졌을까? 필자가 중고교 때 배웠던 교과서에서 경제 발전의 공식이 있었다. "농수산업 광업 (1차) → 공업(2차) → 서비스업(3차)으로 갈수록 고도화된 선진국"이라는 이른바 '페티-클라크의 법칙(Petty-Clark's Law)'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 클래식한 이론이 깨져버렸다. 이유는 산업간 경계가 무너지고, 제조업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다. 서방 전통 선진국들의 몰락은 과거의 이론에 올인하며 3차 산업에 집착한 결과이기도 하다. 1970~8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은 세계 제조업의 황제였다. 하지만 그들은 "미국 노동자한테 비싼 시급 주며 까다로운 환경 규제 맞춰가며 물건 만드는 것보다, 중국이나 한국에 외주(Aoutsourcing) 주는 게 훨씬 이득"라고 생각했다. 미국은 공장을 밀어버리고, 월스트리트(금융)와 실리콘밸리(IT 소프트웨어)를 세웠다. 애플의 "설계는 캘리포니아에서, 생산은 중국(또는 해외)에서"라는 비즈니스 모델은 미국 기업의 표준이 되었다. 그 결과 미국은 빅테크와 금융으로 막대한 부를 쥐었지만, 정작 내부적으로는 공장 지대가 황폐화되고 중산층이 붕괴하는 대가를 치렀다. 그러다보니 ‘트럼프’라는 괴물 대통령을 배출하기에 이르렀다.영국은 1980년대 마거릿 대처 총리 시절, 대대적인 산업 체질 개선을 단행했다. 경쟁력이 떨어진 영국의 석탄, 철강, 자동차 공장들을 가차 없이 정리하고, 대신 런던을 전 세계 돈이 모이고 도는 '금융 허브(The City of London)'로 만들었다. 그 결과 금융과 관광, 문화 산업은 초일류가 되었으나, 제조업 기반은 거의 사라졌다. 코로나19 팬데믹이나 공급망 위기가 터졌을 때, 생필품과 주사기 필터 하나 제때 만들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프랑스나 이탈리아 같은 나라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아무리 훌륭한 AI 소프트웨어를 설계(3차 산업)해도, 그걸 탑재해 움직여 줄 로봇(2차 제조업)이 없으면 아무 쓸모가 없다.결국 AI 시대의 진정한 승자는 소프트웨어(3차)와 이를 현실로 구현할 제조 생태계(2차)를 동시에 가진 국가가 될 수밖에 없고, 그 대표 주자가 바로 한국과 중국인 셈이다. 그럼 한국은 어떻게 살아남았을까?우선 한국은 처음부터 로봇 산업의 미래를 예견하여, 생태계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이미 적극적으로 생산시설에 로봇을 도입해 왔다. 그 결과 로봇 밀도는 노동자 1만 명당 로봇 1,220대로, 세계 평균(132대)을 훨씬 웃도는 압도적 세계 1위다.또한 AI 구동에 필수적인 초고대역폭 메모리(HBM)와 같은 하이엔드 D램 제조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담당한다.특히 로봇의 심장인 배터리를 대량 공급할 수 있는 기술과 규모를 갖춘 서방 진영의 파트너는 한국 배터리 3사뿐이다.현대자동차는 세계적 로봇기업인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아예 완전히 인수해버렸다. 요즘 서방세계에서 갑자기 한국이 급부상하는 데엔 다 이유가 있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기도용 구슬
기도용 구슬 필자가 어렸을 때 TV에서 성당의 모습이 나왔는데, 어떤 교인이 묵주를 들고 있는 모습을 보고 “왜 천주교에서 염주를 들고 있지?”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염주는 알았는데, 묵주를 몰라서 생긴 의문이었다. 어린 마음에도 종교는 다른 종교를 배척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종교는 경쟁관계다. 이중 국적은 있어도 이중 종교는 없다. 따라서 모든 종교가 말로는 사랑과 포용을 외치지만, 실상은 서로 배척하는 경향이 강하다. 심지어 종교 때문에 전쟁을 하거나, 원수처럼 싸우고 탄압하고 죽이기도 한다. 하지만 경쟁하거나 다투는 상황에서도, 다른 종교의 영향을 받아 변화하는 경우가 있다.대표적인 예가 구슬 여러 개를 한 줄로 이은 ‘기도용 구슬(Prayer beads)’이다. 이를 불교에선 ‘염주’, 이슬람교에선 '미스바하(Misbaha)', 기독교에선 ‘묵주’라고 한다. 불교의 염주는 고대 힌두교에서 사용하던 ‘자파 말라(Japa Mala)’에서 그대로 따온 것이라고 한다.모두 기도 횟수를 세는 목적으로 사용한다. 기도용 구슬이 다른 종교로 전파된 과정을 알아봤다.기원전 8세기 경, 고대 인도 힌두교에서 만트라(진언)를 반복해서 외울 때 그 횟수를 잊지 않기 위해 씨앗이나 나무토막을 꿰어 사용한 것이 시초라고 한다.이후 인도의 힌두교 문화권에서 탄생한 불교가 이 도구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불교가 중국,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전역으로 퍼지면서 '108번뇌' 같은 의미가 덧입혀져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형태(108개)가 되었다.99개(33개의 간이형도 있음)의 알을 가진 이슬람교의 미스바하는 8~9세기경 불교와 힌두교가 성행하던 인도/중앙아시아 지역과의 무역 교류를 통해 넘어온 것으로 추정한다.가톨릭에선 초기 기독교 수도사들은 밧줄에 매듭을 지어 기도 횟수를 셋다고 한다. 이후 십자군 전쟁 시기 전후인 중세 11~13세기경 구슬을 꿰어 만든 묵주의 형태가 이슬람에서 도입되었다고 추정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종교 때문에 죽어라 싸우던 적의 종교에서 배워온 것이다. 59개 구슬을 사용한다. 현재의 한국은 여러 종교가 섞여 있어도, 심각한 갈등이 발생하지 않고 평화로운 아주 특이한 나라다. (통일교나 신천지, JMS 등은 탄압이라고 주장하지만...) 한국인들은 ‘슬기롭게도’ 여러 사람이 모이는 장소나 대화방에서 종교 얘기를 하는 걸 절대 금기시한다. 이렇듯 타인의 종교를 존중해주다 보니, 지금의 결과가 된 것이다. 그래서 염주와 묵주를 흔히, 그리고 간혹 미스바하도 한 자리에서 평화롭게 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나라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1020세대의 우경화
1020세대의 우경화 지난 28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배재고와 광주제일고 경기 중, 배재고 일부 선수들이 광주제일고 선수들을 향해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 데이' 등의 구호를 반복해 외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구호는 5·18 민주화운동을 조롱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데,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배재고 야구부에 6개월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그럼에도 이 사건의 양상은 점점 커지고 있다. 심지어 현재 배재고 야구 선수들은 프로팀에 못 간다는 말까지 돌고 있는 실정이다.학생들의 치기 어린 행동에, 어른들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스타벅스 사건으로 한 기업을 죽일 듯이 몰아붙였던 것의 연장선처럼 보인다. 이 사건이 어떤 이념에서 발생한 건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젊은이들이 보수화 내지 우경화되어 가고 있는 건 사실이다. 예전엔 진보 쪽에서 ‘선거연령을 낮추자’ 하고, 보수 쪽에선 거부하는 일이 일상이었다. 어릴수록 진보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의 진보는 곧 민주와 자유였고, 지금의 진보와는 결이 좀 달랐다.그런데 어느 순간 바뀌었다. 최근 투표 결과를 봐도 진보적인 연령대는 주로 40~50대이고, 10~20대는 오히려 보수적이다. (그림) 전체적으로 보수화되는 건 시간문제란 얘기다. 하지만 극우든 극좌든, 극단적인 건 문제다.‘1020 보수화/우경화’ 문제의 근본은 ‘다수의 어른’들의 표가 ‘소수의 젊은이’들의 표보다 많다는 데 있다.정치인들은 국가의 미래와 저출산 극복을 위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청년 고용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뒤에선 어른들의 정년 연장에 더 집중하고 있다. 즉 정해진 양질의 일자리를 놓고, 국가는 목소리 크고 표가 많은 어른들의 편에 선다.게다가 1020세대들은 ‘노인들만 득실대고 희망이 없는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열심히 돈을 벌어도, 노인들 복지에 갖다 바쳐야 하기 때문에 1020세대는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전세계 선진국의 젊은 세대들이 우경화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이렇게 1020세대의 보수화/우경화는 포퓰리즘 정치의 산물이다.자기들끼리 꿀만 빨고 있는 어른 즉 꼰대들이, 젊은이들에게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재벌’기업을 다시 본다
‘재벌’기업을 다시 본다 올해 2월 포브스(Forbes)가 발표한 '세계 강대국 순위'에서 한국이 6위에 올라섰다. 하지만 불과 수개월 지난 지금 반도체와 로봇 방산 등의 분야에서 한국이 급성장을 하면서, 내년엔 순위가 더 올라갈 지도 모르겠다. 대한민국이 이렇게 성장한 데에는 기업들의 발전과 세계적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한국의 기업들은 어떻게 세계 일류가 됐을까?미국 금융 전문가 짐 크레이머는 "미국 기업들은 너무 단기적(Too short-term)이고, 한국 기업들은 불황의 계곡을 버텨내며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미국 기업 간엔 왜 이런 차이가 났을까?필자는 한국 특유의 '재벌(오너) 체제'였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그동안 한국에서의 재벌은 욕먹는 존재였다. (아직도 일부 사람들은 재벌을 오로지 때려잡아야 할 존재로 생각한다) 편법 승계, 정경유착, 독단적 의사결정 등으로 많은 비판을 받아 온 게 사실이다. 그 과정에서 상당수의 재벌들이 몰락하거나 분리되며, 지금 살아남은 재벌기업은 3~4세대로 넘어왔다. 재벌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쌓으며 더 단단해져야 했다. 일부 사람들이 ‘무조건적’으로 주장하는 재벌 철폐와 전문 경영인체제 도입에는 심각한 위험요소도 있다. 임기가 정해진 '월급 사장(전문경영인)'의 한계다. 즉 전문경영인은 보통 2~3년의 임기를 가지므로, 자신의 임기 내에 확실한 실적을 내고 주가를 올려야 연임이 가능하거나 고액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수조 원이 들어가는 반도체 설비 투자 같은 경우, 당장 막대한 적자(비용)로 잡히고 성공 여부는 5년, 10년 뒤에나 결정된다. 따라서 전문경영인은 굳이 미래를 위해 무리한 모험을 감행하기 어렵다. 미국 기업들 다수가 바로 이러한 '주주 자본주의'와 '전문경영인 체제'의 딜레마에 빠져 투자를 망설이다, 경쟁력이 없어지는 작금의 사태에 직면하게 됐다.한때 세계를 지배했지만 전문경영인 체제 하에서 단기 이익을 좇다 무너진 대표적인 사례들이 많다. 제너럴 일렉트릭 (GE), 소니 (SONY), 디즈니(Disney), 인텔 (Intel), 보잉 (Boeing) 등 정말 많다. 하지만 한국 기업들의 대성공은 실패의 리스크를 오롯이 짊어지고 장기적 전망을 밀어붙일 수 있는 '오너(재벌) 체제'의 장점이 발휘된 사례다. 또한 3~4세대로 내려오면서, 문제가 있는 기업은 대부분 정리되었다. 성공적으로 이어온 3~4세대들은 어려서부터 누구보다 체계적인 교육과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이미 ‘전문 경영인’으로 키워졌으며, 다른 전문 경영인이 맡아서 더 잘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꿩 잡는 게 매’라고, 지금은 한국의 상황과 인식도 꽤 바뀌었다. 삼성 SK 현대차 LG 한화 같은 재벌 기업들이 한국의 위상을 끌어 올리고, 국민들을 먹여 살리고 있기 때문이다.실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두 재벌회사가 1년에 벌어들이고 내는 세금만 수 백조 원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 어느 나라든, 자기네한테 공장을 지어달라고 통사정을 하고 있다. 이 기업들은 이제 국민기업이자 애국기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며칠 전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제49회 대한상의 하계포럼’ 기자단 간담회에서 “우리 사회가 두 개의 축인 민주주의 정치 시스템과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의 균형을 잊은 채, 한쪽에만 치우쳐 있다”며, “두 바퀴가 같은 속도로 돌아야 덜컥거리지 않는데, 경제 시스템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표했다. 아울러 “과거 고성장 시대의 상속세 제도를 저성장 기조인 현재까지 똑같이 유지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성장이 이루어져야 양극화나 분배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희망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이 한미FTA에 죽어라 반대하는 같은 당 의원들에게 이런 유명한 얘기를 했다. “한미FTA는 이념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그때 죽어라 반대했던 의원들이 아직도 중진으로 남아, 계속 이런저런 딴지를 걸고 있는 게 문제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