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이 만나는데 남과 북이 따로 있나?
이산가족 상봉이 시작되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남북이산가족상봉은 반가움과 눈물이 섞인 감동의 만남이다. 어느 만남을 보거나 ‘그동안 왜 못 만났을까’하는 생각과 함께 한편으론 ‘언제 또 만날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아직 한 번도 가족을 만나지 못한 남측 이산가족은 약 5만 7천명이고, 그 중 90세 이상이 21%일 정도로 고령이다. 한번 상봉할 때마다 100명 정도가 뽑히니, 이 방식대로라면 산술적으로 이산가족이 모두 살아서 가족상봉을 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가끔 논의되긴 했지만, 남북이산가족상봉의 정례화나 상설 만남의 장 운영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문제는 북한에선 남북이산가족상봉을 마치 우리 측에 정치적으로 선심 쓰듯 하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이미 합의를 해 놓고도 걸핏하면 취소한다고 엄포를 놓는다. 북한 당국에 묻는다. “북한에선 가족 간 사랑이 없거나, 가족끼리 만나는 걸 꺼리나?”“북한은 왜 남북이산가족상봉에 적극적이지 않은가?”“가족이 만나는데 정치적 또는 다른 문제가 있나?” 흔히 남북이산가족상봉을 얘기할 때 ‘인도적 차원’이란 말을 흔히 쓴다. 가족이 만나는 게 왜 ‘인도적’인가? 가족이 만나는 건 당연한 일이고, 가족끼리 못 만나게 하는 게 오히려 인간의 본성을 무시하는 처사이다. 가족 간 사랑에 남과 북이 다를 리 없다.정치적이든 경제적이든 사상적이든 어떤 이유든, 누구도 가족끼리 만나는 걸 막을 수 없고 막아서도 안 된다. 더 늦기 전에 모든 남북이산가족이 쉽게 상봉할 수 있도록, 북한 당국이 조건 없이 적극 나서기를 바란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굳이 사형 집행 중단을 선언하려는 이유가 뭔가?
1995년 일본 열도를 충격에 빠뜨렸던 도쿄 지하철역 사린가스 테러사건을 일으킨 옴진리교 교주 아사하라 쇼코 등 7명에 대한 사형 집행이 국제사면위원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지난 6일 집행된데 이어, 하야시 아스오 등 옴진리교 관계자 6명에 대한 사형이 26일 집행됐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7년 12월 30일, 23명의 사형 집행을 끝으로 사실상 사형집행을 하지 않고 있다. 사형제도는 있으나 집행은 하지 않는, 이른바 '실질적 사형 폐지국'이다. 세계적으로도 사형제도 존치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지만 EU의 경우 사형제 폐지가 가입 조건이다. 국제사면위원회는 지난 4월 보고서를 통해 사형 집행 국가는 1998년 37개국에서 지난해 23개국으로 줄었고, 같은 기간 사형제 폐지를 법제화한 국가는 70개국에서 106개국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국제사면위원회의 자료를 보면 아직도 중국을 비롯, 미국 등 많은 나라들이 사형을 집행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엔 미집행 사형수가 60여 명이 있다고 한다.정확한 금액은 아니지만 그들을 수용하며 들어가는 비용은 직간접비를 합해 수십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피해자 가족과 지인이 내는 세금으로 사형수들을 먹여 살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선 헌법재판소가 이미 두 차례 사형제를 합헌으로 판단한 적이 있다. 그런데 국가인권위원회는 오는 12월 12일 ‘세계 인권의 날’에 맞춰 사형 집행을 중단하기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선언문(사형 집행 모라토리엄 선언) 발표를 추진 중이라고 한다. 법을 고쳐 사형제를 없애든 법에 사형제가 있으면 집행을 하든 해야지, '실질적 사형 폐지국'이란 애매한 형태를 유지하면서, 그것도 모자라 국가가 나서서 사형 집행 중단을 발표하는 것은 성급한 결정이다. 인권이란 잣대를 가해자에게만 적용하고, 그들로부터 엄청난 고통과 피해를 입은 피해자와 그 가족에겐 적용을 안 한다는 생각도 든다. 갈수록 흉포한 인면수심(人面獸心)의 범죄가 늘고 있다. 그때마다 모조리 사형 집행을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 건 필자만의 생각일까? (지난 해 모 언론사가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중 약 2/3가사형제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askingnews.com>
왜 하필 또 평양인가?
13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9월 평양 정상회담 개최 등을 담은 '제4차 남북 고위급회담 공동보도문'을 채택했다. 남북대화와 한반도 비핵화 등을 적극 지지해 온 필자이지만, 이번 정상회담 장소가 평양으로 결정된데 대해 무척 달갑지 않다. 필자는 이미 지난 2월 8일자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로 오라 하라”라는 칼럼을 쓴 적이 있다. “남북정상이 만나는데 장소가 중요하냐”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게다가 이번 정상회담엔 북미 간 잠시 꼬인 북미 비핵화 문제를 중재한다는 의미도 있다. 그렇지만 문재인 정부에 묻는다. “왜 또 굳이 평양인가?” 과거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한 바 있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우리 측 판문점에 온 게 전부다. 즉 이번만큼은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로 와야 외교적 균형이 맞는다. 만약 여의치 않다면 아버지뻘 되는 문재인 대통령이 굳이 평양까지 갈 게 아니라, 이전처럼 북측 판문점에서 정상회담을 해도 된다. 물론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을 가면 그 자체로 “위대한 영도자 김정은 동지를 접견하기 위해 먼 길을 마다않고 평양까지 달려온 문재인 대통령”이라는 자랑 내지 선전거리가 된다. 반대로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로 온다면 신변 안전의 문제(왜 걱정하는지 모르겠지만)와 서울까지 쫓아갔다는 뉘앙스 그리고 대한민국의 실상을 알리고 싶지 않다는 여러 측면도 있을 수 있다. 어쨌든 잠시 꼬인 비핵화문제를 풀기 위한 정상회담을 하는데 반대할 이유는 없지만, 북한에 쫓아다닌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외교는 균형이다.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존감이 매우 상한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미인대회 수영복 심사를 없앤다고 여성 상품화가 사라지나?
'미스 아메리카’가 97년 만에 수영복 심사를 폐지했다. 5일 ‘미스 아메리카’는 “더 이상 외모로 판단 받지 않는 획기적인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기로 했다”라며 이브닝드레스 심사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여성을 상품화하지 않겠다는 취지라고 한다. 이에 우리나라의 ‘미스 코리아’ 역시 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사실 ‘미스 코리아’의 인기나 관심은 이미 사그라든지 오래다. 한 20년 전만해도 ‘미스 코리아’ 대회는 온 국민의 지대한 관심 속에 지상파 방송에서 중계하며 높은 시청률을 올렸다. 심지어 지역 예선 결과까지 신문에 보도될 정도였다. 그리고 미스코리아에 당선되면 연예계로 진출하여 스타가 되거나, 마담 뚜(중매쟁이)들의 타겟이 되어 시집 잘 가는 스펙이었다. ‘미스 코리아’ 선발대회의 하이라이트는 수영복 심사라고 한다. 그런데 필자의 경우 수영복 심사라고 특별히 주목하진 않았던 것 같다. 수영장도 아닌데 수영복을 입은 수 십 명의 늘씬한 미녀들이 왔다갔다하는데, 거의 다 바싹 마른 비슷한 몸매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얼굴만 가리면 다 똑같아 보였다. 어쨌든 수영복 심사를 없애면 여성을 상품화하는 게 아닌가?우선 이미 한 물간 ‘미스 코리아’ 선발대회 자체에 관심이 없다. 여성들이 수영복 입은 모습에 그리 주목하지도 않는다. 길거리에 비키니 수영복에 가깝게 입은 여성들이 넘쳐나는데, 미인대회에서 원피스 수영복 심사를 한다고 특별해 보이지 않는다. 수영복을 입거나 말거나 사람들은 이미 그런 것에 무감각해졌다는 얘기다. 즉 수영복 심사 자체가 특별한 것도 없고, 수영복 심사를 없앤다고 여성의 상품화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란 생각이다. 한편 ‘미스 코리아’ 선발대회 뿐만 아니라 전국에는 많은 미인선발대회가 있다. ‘미스 춘향’부터 지역 축제의 한 가지로 각종 지역 특산물 아가씨 선발대회도 있다. 그런데 이들 대회 역시 대부분 여성들의 외모를 기준으로 뽑는다.지금 시대에 수영복을 입었냐 안 입었냐가 중요한 기준이 아니다. 외모를 기준으로 여성을 선발하는 대회 자체가 여성을 상품화하는 것이다.만약 여성을 상품화하는데 반대한다면, 미인대회 자체를 모두 없애야 한다. 필자는 여성을 상품화하는 것이 반대한다.그런데 이 대목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미스터 코리아 선발대회도 없애야 하나? 선수들에게 옷을 입혀야 하나?” “바디빌딩 대회는 어떻게 하지?” 아, 생각할수록 간단한 문제는 아닌 거 같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askingnews.com>
갑작스런 강북개발은 박원순 시장의 대권 행보?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20일 국책사업에 맞먹는 수조원대의 서울 강북 개발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벌써 강북 집값은 들썩거리고 있다는데, 많은 전문가들이 과연 발표대로 될까하는 의문과 집값 상승에 우려하고 있다. 우선 이미 수익성 부족으로 민자사업자 선정에 난항을 겪던 면목선을 비롯, 우이신설 연장선, 목동선, 난곡선 4개 철도노선 사업비로 2조8천억 원(국비 40%, 시비 60%)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일부 민자 유치를 한다고 해도, 과연 국비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시 예산으로 이를 충당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논란 속에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은 21일 국회에서 진행한 국토교통위원회 결산ㆍ업무보고에서 "8ㆍ2 부동산 대책 1년 후 주택 시장이 안정세에 접어들다가, 최근 개발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과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원순 시장의 일방적인 강북개발에 매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다.이에 이은권 자유한국당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강력한 정책으로 부동산 시장을 잡다가, 박원순 시장의 말 한마디에 말짱 도루묵이 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고 꼬집었다. 박원순 시장에게 묻는다. “다수의 전문가들도 회의적이고 정부 관련부처도 냉담한 정책을 왜, 어떻게 실행하려 하는가?”“정부 관련부처와 사전 협의 없이 발표부터 하고 본 것은 대권 도전을 위한 사전 포석, 즉 강북 주민들에 대한 인기 전술 아닌가?” 박원순 시장의 30일간 옥탑방 살아보기 프로젝트를 마치고 발표한 회심의 카드가 고작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은 포퓰리즘 정책이라는데 실망이 크다. 박원순 시장이 대권에 도전한다면, 서울 강북 주민들만 표를 갖고 있지 않다는 점과 유권자들이 공수표에 흔들리던 시절은 지났다는 사실을 유념하기 바란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소방점검을 점검하라!
또 큰 불이 났다. 이번엔 인천 남동공단에서 불이나 근로자 9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경찰과 소방당국의 합동 감식 결과, 전기적 요인에 의해 불이 난 것으로 확인됐는데, 화재 당시 작동하지 않았던 스프링클러가 50분 뒤에나 물을 뿌렸다고 했다. 올 초 제천시 스포츠센터 화재참사 때도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고, 밀양시 세종병원에는 아예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두 경우 모두 스프링쿨러만의 문제가 아니라, 여러 가지 복합적인 문제로 인한 인재(人災)였다.정부가 두 사고를 계기로 '국가 안전 대진단'을 강화해 전국 주요 위험 시설을 샅샅이 점검한다고 했지만, 반년이 지난 지금 결과는 별로 달라진 게 없다.남동공단 화재사건 역시 올해 6월 29일에 실시한 소방점검 결과, 불이 난 장소와 관련한 지적 사항은 없었다. 어느 규모 이상 되는 건물은 1년에 1~2회 전문 소방점검회사를 통해 자체적으로 소방점검을 한다. 그리고 소방서에서 불시에 소방점검을 나가는 경우도 있다. 추가로 정부와 지자체, 민간전문가들이 합동으로 실시하는 '국가 안전 대진단'도 받는다. 제도적으론 물샐틈없이(?) 소방점검을 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왜 여전히 큰 불이 날까? 물론 소방점검 시에는 전혀 이상이 없었는데, 정말 재수가 없어서 사고 발생 시에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기엔 사고 발생 빈도가 너무 잦다. 이쯤 되면 소방점검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싶다.소방점검을 건성으로 하든, 짜고 치듯 하든, 뒷거래가 있든, 방식이 문제든, 어쨌든 문제가 있어 보인다. 이젠 소방점검을 했다 안했다가 중요한 게 아니라, 소방점검을 어떻게 해야 제대로 할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때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