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매국노
신종 매국노 ‘매국노’하면 나라를 일제에 넘긴 이완용과 그 일당들이 떠오른다. 이들과 친일 귀족들은 일제로부터 총 600만원의 ‘은사금’을 받았는데, 이는 국채보상운동 당시 대한제국이 갚아야 했던 부채 1300만원의 절반 가량이나 된다. 그런데 요즘은 대놓고 나라를 팔아 먹는 매국노는 없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일제와 관련하여 친일이나 매국 어쩌구 하는 논쟁이 있다. 하지만 또라이 같은 극소수의 극단적인 주장을 제외하면, ‘매국’이라고 하기엔 안보 경제 사회 어디에서 별 손해가 없다. 지금 잘 보이지 않는 ‘신종 매국노’들은 따로 있다.바로 ‘산업 스파이’들이다. 올해 1사분기 기준, '세계 1위'를 지켜왔던 한국 OLED(유기발광다이오드)가 중국에 선두 자리를 뺏겼다. 이렇게 된 데에는 국내 업계의 기술을 외국 업체로 빼돌린 '산업 스파이'들이 한몫하고 있다고 한다.최근 서울중앙지검 정보기술범죄수사부(안동건 부장검사)는 최근 산업기술보호법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LG디스플레이 전직 팀장급 직원 A씨 등 2명을 구속 기소하고, 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A씨는 LG디스플레이에서 약 20년간 OLED 등 관련 업무에 종사했다고 한다.반도체 업계도 마찬가지다. 최근 경쟁사인 중국 업체에 핵심 기술을 무단으로 넘긴 삼성전자 전직 부장급 직원들이 구속됐다. 이들은 수백억원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이로 인해 업계가 입은 피해 추정 금액은 2조300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국가정보원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반도체·전자 등 산업 기술의 해외 기술 유출 적발 건수는 142건이나 된다. 하~ 월급 꼬박꼬박 잘 받고 다니던 회사가 망하든 말든, 힘들게 개발한 기술을 빼내 중국 업체에 팔다니...이들이야말로 나라를 팔아먹는 ‘신종 매국노’이자 ‘간첩’들이다. 이런 ‘산업 스파이’를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보안 등을 철저히 하는 건 기본이지만, 우선 ‘산업 스파이’가 ‘매국노’이자 ‘간첩’임을 국민들에게 홍보해야 한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 바로 ‘신상 공개’다.이들의 신상을 국민들에게 공개하여, 이들이 바로 나라를 팔아먹는 ‘신종 매국노’이자 ‘간첩’임을 알려야 한다.은사금을 받은 친일파 자손들이 손가락질 받고 부끄러워하듯, 이들 역시 자손 대대 남부끄러워서라도 매국 행위가 줄지 않을까 싶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쌀과 잡곡
쌀과 잡곡 잡(雜)이란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여러 가지가 뒤섞여 순수하지 않음’ 또는 ‘아무렇게나 막됨’이란 뜻이라고 한다. 따라서 잡(雜)이란 글자가 단어 앞에 들어가면 주(主)된 건 아니고 뭔가 부족하거나, ‘잡상인’ ‘잡 놈’ 좋지 않은 의미로 쓰인다.주와 잡으로 나누는 대표적인 사례가 곡식이다. 우리나라에선 주곡(主穀)은 쌀이고, 나머진 죄다 잡곡(雜穀)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것은 옛날 얘기다. 요즘은 쌀보다 잡곡이 훨씬 비싸다. 주와 잡의 입장이 바뀌었다. 그 계기가 된 게 바로 ‘통일벼’의 등장이다. 필자가 어렸을 때만 해도 흰쌀밥을 먹는다는 것은 어느 정도 경제력을 가졌다는 의미였다. (물론 정부미처럼, 좀 덜 희긴 하지만 값 싸고 질 낮은 쌀밥도 있긴 했다)강원도 산골 마을에선 감자가 주식이고, 생일이나 명절에서야 흰쌀밥을 먹을 수 있었다. 필자가 살았던 동네인 흑석동만 해도 도시락을 못 싸 오는 학생은 없었지만, 당시엔 실제 쌀이 없어 도시락을 못 싸 와서 수돗물로 배를 채우던 학생들이 있었다. 또 어떤 학생은 쌀이 없어 대신 도시락으로 감자를 쪄왔는데, 속사정을 모르는 친구들이 달려들어 맛있다며 빼앗아 먹었다는 얘기도 있었다. (자기 도시락이라도 주면서 빼앗아 먹었어야지) 어쨌든 예전엔 쌀농사를 그렇게 많이 지었는데도 늘 쌀이 부족했다. 종자의 문제가 컸다. 키가 커서 비바람에 약하고 병충해에도 약할 뿐만 아니라, 종자 자체가 수확량이 적었기 때문이다.그래서 정부가 개발한 종자가 통일벼였다, 통일벼는 키가 좀 작지만 병충해 등에도 강하고, 무엇보다 낱알 수가 크게 늘었다. 정부는 열심히 통일벼를 홍보하며 보급했고, 쌀 부족 문제를 한방에 해결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이 덕에 ‘혼분식 장려운동’과 ‘도시락이나 식당에 30% 이상 잡곡을 섞어는지 확인하는 검사’도 사라졌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통일벼의 가장 큰 단점은 ‘맛이 없다’는 점이었다. 어떤 이는 요즘 서울의 일부 동남아 음식전문점에서 맛볼 수 있는 ‘알량미(안남미)’가 생각난다고 할 정도였다. 하지만 쌀 하면 대한민국.계속된 종자 개량 등으로 어느 순간 통일벼는 자취를 감췄다. 요즘 다수의 가정에서는 잡곡밥을 먹는다. 건강을 위해서나, 밥맛이 더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나이가 많은 노인 일부는 아직도 흰쌀밥을 고집한다. 어릴 적 ‘흰쌀밥’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부러움 때문이 아닐까?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참치회와 IMF
참치회와 IMF 참치를 국어사전에서 검색하면 “‘다랑어’를 일상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나온다. 일설에 의하면 다랑어회를 팔기 위해 참치란 말을 만들어 냈다고도 한다. 참치회가 일본의 영향을 받아 대중화된 것은 80년대 말에서 90년대다. 그 전까진 국내에선 잘 먹지도 않았고, 다랑어라고 불렀다. 동원과 사조 등 원양선단들이 잡은 다랑어의 거의 전량을 수출했다. 어쨌든 참치가 대중화 된 것은 동원과 사조가 앞다퉈 참치횟집을 보급하면서부터다. 필자도 처음 참치회를 보면서 ‘뭐 이런 회가 다 있나’ 싶었다. 부위마다 맛과 생김새가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에 싸서 먹고 다양한 메뉴가 등장하는 것도 흥미로웠다.그런데 필자의 입맛이 싸구려라 싼(최고급은 아닌) 부위가 맛있게 느껴졌다. 필자는 질긴 결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결이 없는 새빨간 부위와 약간의 기름기가 느껴지는 하얀 부위를 좋아한다. 그런데 어느 날 신입 사원 시절에 팀 회식으로 참치횟집을 갔는데, 주방장이 참치 눈알을 들고 왔다. 한 마리에 두 개만 나오는 귀한 부위(당연한 얘기)라고 자랑했다. 팀장이 신입사원인 내게 권했다. 입이 짧은 필자는 참치 안구 안의 미끈한 액체를 구역질하듯 억지로 마셨다. ‘귀하긴 무슨... ㅠㅠ’ 참치횟집을 가면 꼭 망설여지는 대목이 나온다, 주방장 특선이라며 주방장이 따로 추가 회를 가져오는 경우다, 이럴 때 팁을 줘야 하는 게 불문율이다. 당시에 우리 부서장이 2만원을 건넸다. 지금 생각해 보면 엄청난 금액이다. 하지만 참치회가 성행한 시기와 우리나라가 IMF 전에 흥청망청하던 시기와 묘하게 겹쳐진다. 그래서 당시엔 ‘통이 좀 크구나’ 정도로 생각했다. 당시 참치회는 분위기가 깔끔하고 좀 고급스러운 느낌이었다. 주방장들도 떼돈을 벌었다.하지만 흥청망청하던 분위기가 IMF로 사라지면서 참치횟집 인기도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동원이나 사조참치도 크게 줄었다.지금도 가끔 생각나지만, 참치회에는 기본 단가가 있다 보니 내 돈 내고는 선뜻 가게 되지 않는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이성교제 금지
이성교제 금지 필자가 중고생 시절, ‘이성교제 금지’란 말을 많이 들었다. 실제 학칙에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성교제를 하다가 걸리면 정학당한다는 설이 있을 정도였다. 당시만 해도 사회 분위기가 ‘남녀칠세부동석’이란 문화의 끝자락에 있었다.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 남녀 반을 가르고, 중고교도 거의 남고나 여고였다. 한창 사춘기 시절에 피 끓는 청춘 남녀가 분리되어 있으니, 환상과 호기심이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고2 때 친구 하나가 “여자도 똥을 누냐?”라고 말해 주변 친구들을 놀래킨 적이 있을 정도였다. 필자가 “너희 어머니는 여자 아냐?“라고 물으니, 그 친구는 ”엄마도 여자인 건 맞는데...“라며 혼란스러워했다.심지어 여성이 ‘여중 - 여고 – 여대’ 졸업한 걸 ‘남자를 모르는 정숙한’ 여성인 것처럼 생각하기도 했었고, 일부러 여대를 선택하기도 했었다. 또한 부모님이나 선생님들은 이성을 사귀면 엇나가거나 공부를 못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고등학교까지 열심히 공부만 하고, 대학 가서 실컷 미팅하고 여자 만나라’라는 얘길 많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학생들은 과감하게 이성교제를 했다. 빵집에 모여서 미팅도 했다. 그런데 이성교제도 하고 공부도 아주 잘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부모님과 선생님 말씀이 아주 틀린 건 아니다. 하지만 이성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을 키워준 사회와 교육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요즘 학생들에게 이런 얘길 하면 이해를 못 한다.우선 남녀공학이 많아졌다. 필자의 딸과 아들 모두 남녀 공학 출신이다. 공학을 다니면 이상에 대한 환상이 사라진다. 같은 반 남녀 친구들에게 이성 교제를 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또한 이성에 대한 사회 분위기가 크게 바뀌면서, 남고나 여고를 다녀도 과거처럼 심하게 문제가 되진 않는다. 이성 문제로 공부를 망쳤다는 얘기도 별로 없다. 옛날식 사고방식으론 이해가 안 되겠지만, 요즘 세대에게 건전한 이성교제는 교육적 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이성교제 금지’로 생기는 문제가 더 크지 않을까 싶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닭 추모제
닭 추모제 초복인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동물단체 연합인 '2024 복날추모행동'이 닭의 죽음을 반대하는 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죽어간 닭들을 추모하는 묵념과 헌화 등과 함께 진혼무까지 선보였다. 또한 ‘불결한 환경에서 밀집 사육된 후 도살장으로 실려 간다’며 어린 새들을 애도한 후, 서울 보신각과 광화문 주변 삼계탕·치킨 업소가 밀집된 거리를 행진한 뒤 해산했다. 음...‘복날 개 먹지 말라’고 해서 삼계탕으로 바꿨더니, 이젠 닭도 먹지 말라고 한다. 자신들은 동물을 먹지 않는 비건들이라며, (대놓고 표현은 안 했지만) 닭 잡아먹는 사람들을 잔인한 사람처럼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닭고기를 즐기는 편이다.지난 21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전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이 1년간 소비한 닭고기는 평균 26마리다. 무게로 따지면 닭고기 소비량은 1970년 1.4㎏에 불과했다. 하지만 ‘치킨’의 등장과 함께 소비량이 급증하면서, 2003년 7.8㎏까지 증가한 후 20년 만에 2배가 됐다.올해 소비 추정량이 17.6㎏으로 세계 평균(14.6㎏)보다 많지만, 1위인 미국(49.3㎏)의 3분의 1수준에 유럽연합(23.1㎏)보다는 적다.닭고기를 가장 많이 먹는 시기는 여름이다. 특히 7월에만 1억 마리 이상 닭이 도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에 도축한 닭 1억 마리 중 약 3000만 마리가 삼계였으니, 동물 단체의 주장의 근거가 없는 건 아니다. (지난해 국내 닭 도축 마릿수는 10억1137만 마리) 그러면 동물단체들의 주장대로, 동물들이 불쌍하니 동물을 먹지 말아야 하나?사실 사람마다 식성이 다르다. 어떤 사람은 아침부터 삼겹살을 구워 먹는 등,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태종이 돌아가실 때 세종대왕에게만은 고기를 먹이라고 특별히 주문했던 것만 봐도, 고기 없이 못 사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필자처럼 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고, 고기 없어도 살만한 사람들도 있긴 하다. 물론 동물단체 주장처럼,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동물을 키우는 건 문제다. 지금 삼계탕용으로 출하되는 닭들 다수가 죽은 닭을 먹고 자란, 비정상적 어린 닭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자신들의 식성을 남에게 강요하거나, 고기 먹는 사람들을 잔인한 야만인처럼 취급하는 건 납득할 수 없다. 어쨌든 동물단체 주장의 옳고 그름을 떠나, 이렇게 다양한 의견들을 자유롭게 주장할 수 있다는 자체로 우리 사회와 문화가 건전해졌다는 생각이 든다.그만큼 나라와 사회가 발전했다는 증거다. 독재국가에 사상과 표현의 자유가 없는 것과 비교할 때, 근본적인 엄청난 차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북한에 솔선수범은 없다
북한에 솔선수범은 없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지도층의 솔선수범은 (적어도 겉으로 보기엔) 당연하게 생각한다. 조선왕조에서 흉년이 들면 임금은 식사를 간소하게 차렸다. 이러한 경향은 어느 조직이나 마찬가지다. 지도자가 어떤 규칙을 정하면, 자신부터 솔선수범하는 건 당연시 된다.하지만 적어도 북한은 다르다. 북한은 특수한 김씨 일가 외엔 모두 노예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씨 일가를 제외한 모든 북한 주민들은 무조건 명령에 따라야 하지만, 김씨 일가는 자기 맘대로 한다. 대표적인 게 ‘말’이다.북한 내 한류의 영향으로 남한의 신조어가 넓게 퍼지자 남한 드라마를 본 중학생을 공개처형하는 등, 이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북한은 지난 해 남한식 표현들을 박멸해야 한다며 '평양문화어보호법'을 채택했다. 또한 북한 기자나 지도층을 대상으로 <괴뢰말 찌꺼기> 자료를 배포했다고 한다. 부부간에 ‘오빠’라고 부르지 못하도록 했고, ‘남친’, ‘여친’ 등 줄임말과 ‘글구’, '잼나다', '쪽팔리다' 등 은어, 속어들을 금지했다. 그런데 정작 김정은 위원장은 남한식 언어를 마구 사용하고 있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평안북도 의주군 수해민 임시 숙소를 방문해 연설을 하며, 북한에서는 거의 안 쓰는 남한식 표현을 여러 차례 썼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연설 서두에서 흔히 사용하던 동지 혹인 인민이라는 말 대신 ‘주민’이라고 했고, 노인이나 늙은이를 한국식으로 ‘어르신’이라고 했으며, 텔레비죤도 ‘TV’라는 한국식 표현을 썼다고 한다. 하지만 텔레비죤을 ‘TV’라고 하는 사람은 수상하니 신고하라는 내용이 북한 반간첩 포스터에 있다. 김 위원장이 연설에서 사용한 ‘병약자’ ‘험지’ ‘음료수’ ‘폄훼한다’ 등도 북한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은 표현이라고 전했다. 패션도 마찬가지다.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주애가 지난 5월 평양에서 열린 전위거리 준공식 때 살이 비치는 상의에 수탉머리를 하고 등장한 바 있어, 이 스타일이 유행처럼 번졌다고 한다. 그러자 북한이 '수탉머리'와 '살이 보이는 옷'에 대해 체제를 좀 먹는 반사회주의, 비사회적인 현상이자 뿌리 뽑아야 할 대상으로 규정하고 주민들에게 금지를 선포했다고 한다. 세상에 이런 독재도 있나 싶다. 안하무인에 자기 멋대로다. 하지만 대한민국에 이런 왕조를 칭송하고 간첩질을 하는 사람이 있으니, 교도소에 넣을 게 아니고 북한으로 보내야 한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