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이라면 한국
‘라면’이라면 한국필자가 어렸을 때 라면은 특식 같았다.라면은 삼양식품이 일본에서 기술을 수입하여 1963년 100g 한 봉지에 10원에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판매하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필자는 삼양라면 한 봉지에 20원 할 때부터 기억난다.당시엔 밥보다 라면이 더 좋았다. 라면이 더 비싸기도 했던 것 같다. 김치나 양파 등을 넣고 끓이기도 했다.삼양이 독점하던 라면시장에 1978년 농심라면이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경쟁시대에 접어들었다. “형님 먼저 드시요 농심라면”이란 CM송과 구봉서 곽규석 콤비의 광고가 크게 히트하기도 했다. 만날 먹던 삼양라면과는 달랐던 농심라면의 새로운 맛이 지금도 기억에 남아 있다.그렇게 라면이 보급되면서, 점점 서민음식으로 변했다.라면은 짜장면과 함께 외국에서 들어와 한국화된 음식이다.또한 TV나 영화에서 라면 또는 짜장면 먹는 장면을 보면, 입에 침이 돌면서 갑자기 먹고 싶은 충동이 드는 음식이기도 하다. 최근엔 지상파TV의 위력이 줄었지만, TV에서 짜장면 먹는 장면이 방송되면 중국음식점에 갑자기 짜장면 주문이 몰리기도 했다. 라면 역시 방송에 나가면, 갑자기 라면을 끓여 먹곤 했다.우리나라 사람들이 세계에서 1인당 두 번째(1위 베트남, 2위 한국)로 라면을 많이 먹다 보니, 라면의 질이 좋아졌고 종류도 다양해졌다. 게다가 드라마나 영화에도 라면 먹는 장면은 자주 등장한다. 특히 양은 냄비에 라면을 끓여 뚜껑에 덜어 먹는 장면은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다.한국의 영화나 드라마가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라면 수출도 급증했다. 지난해 라면 수출액 규모는 9억3830만달러(약 1조21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4.7% 증가해, 라면 수출 1조원 시대를 맞게 됐다. (해외 현지 생산을 제외한 수치이므로 실제 판매량은 훨씬 더 많다) 그런데 해외에서 가장 잘 팔리는 라면은 의외로 불닭볶음면이라고 한다. 심지어 망해가던 삼양라면을 살린 제품이라 평가한다.한편 라면에 대한 오해가 있다.‘라면은 MSG나 방부제 투성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론 MSG나 방부제가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고 한다.필자 나이 정도 되는 사람들이 한결같이 하는 얘기가 있다.‘예전 맛이 나는 라면을 만들면 잘 팔릴텐데, 왜 안 만들지?’TV에서 라면 업계 전문가는 이렇게 답했다.‘그때랑 똑같이 만들면 맛없어서 안 팔립니다’당시엔 먹을 게 없어서 거의 라면이 맛있게 느껴졌지만, 지금은 추억일 뿐 요즘 제품과 비교가 안 된다는 의미다.이제 ‘라면’이라면 한국이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북한보다도 못한 나라가 있다
북한보다도 못한 나라가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 부설 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지난 15일 전 세계 167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3년 세계 민주주의 지수’ 보고서를 발표했다. 세계 민주주의 수준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는 22위를 기록해 29위를 기록한 미국보다 앞섰다. 응?미국이 민주주의의 대표적 국가가 아니었나?우리나라가 잘 된 건가, 미국이 엉망인가?우리나라는 꾸준한 민주화 운동과 노력으로 민주주의가 나날이 발전하고 있고, 반대로 미국은 거꾸로 가고 있는 모양이다.어쩄든 우리나라는 아시아 국가 중 대만(10위) 일본 (16위)에 이어 세번째 국가가 되었다. 그렇다면 북한은?필자는 대표적 독재이자 반인권 국가인 북한이 당연히 꼴찌일 줄 알았다.그런데 뒤에서 3등(165위)이다.그럼 도대체 어느 나라가 북한보다도 덜 민주적이란 말인가? 바로 미얀마(166위)와 탈레반이 정권을 잡은 아프가니스탄(167위)이다.음, 탈레반이 등장하니 세계에서 꼴찌란 게 수긍이 간다. 참고로 중국은 148위, 프랑스와 스페인이 공동 23위로 한국의 뒤를 이었다. 노르웨이, 뉴질랜드, 아이슬란드, 스웨덴, 핀란드가 전년도와 순위 변동 없이 1~5위를 차지했다. 프랑스 스페인 미국보다 우리나라가 민주주의 수준이 높다는데, 우리 정치는 만날 왜 이 모양 이 꼴일까?국민들의 민주주의 수준은 올라가고 있는데, 정치인의 수준은 퇴보하고 있다. 정치인들의 수준은 민주주의 평가에 들어가지 않는 모양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개혁신당에 거는 기대
개혁신당에 거는 기대설연휴 첫날이자 설 전날, 중도를 표방하는 필자에겐 희소식이 전해졌다. 제3지대의 개혁신당, 새로운미래, 새로운선택, 원칙과상식 등 제3지대 4개 세력이 합당을 결정했다는 뉴스였다. 마치 일부러 절대 안 될 것처럼 보였다가, 설 전날 전격적으로 발표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일단 서로 양보하며 합당을 결정한 4개 정당에 박수를 보낸다.이에 대해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에선 평가절하하는 발표를 했지만, 공천에서 탈락하는 의원들이 합세하면 총선 전 의원 수가 교섭단체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물론 개혁신당 세력간 정체성이나 이념 정책 등에서의 차이, 공천 과정에서 발생하는 충돌 등 아직 불안한 요소들이 많은 ‘잡탕밥’ 정당이다. 첫날 행사에서 4인 4색 유니폼을 입은 것과 같다. 하지만 양대 정당에 신물을 느낀 중도층 국민에겐, 제3정당이 생겼다는 자체로 반가운 일이다.현재 우리 정치처럼 완전히 양극화된 상황에선, 국회가 국익을 위한 어떤 일도 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제3정당인 개혁신당이 이번 총선에서 많은 의석을 확보해 긍정적 역할을 한다면, 양극화로 무너진 국회를 되살리고 국가 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다.따라서 지금은 ‘개혁신당이 잘 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일단 중도층의 민심을 얻어 한국 정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조건 즉 다수 의석을 확보하고 볼 일이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과거로 돌아가 박 터지게 싸우기만 하는 국회가 이어질 것이다. 30%에 가까운 중도층의 관심과 지지가 필요한 이유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지역구 후보 단일화만은 꼭!
지역구 후보 단일화만은 꼭! 전격적으로 합당을 선언했던 제3지대 정당(개혁신당)이 불과 11일만에 다시 쪼개졌다. 이낙연 전총리 측에서 탈퇴하고 ‘새로운미래’로 돌아가 버렸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 거대 양당 구조에 신물을 느낀 필자 같은 중도층에겐 실망스러운 결과다. 사실 합당을 발표했을 때부터 전문가들은 물론 필자도 ‘잘 될까?’ 하는 의심이 들긴 했었다. 워낙 구성원들의 지향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떻게 해서든 서로 양보하고 타협하며 총선까지 치러주길 바랐었다. 도로 분당은 이낙연 이준석 두 전 대표들에겐 상당한 상처를 입히는 결과를 나았다. 그러나 필자는 아직 두 정당(세력) 간의 협력 관계가 완전히 끝난 건 아니라고 본다.현재 두 정당 모두 지지율이 낮다. 이럴 때 지역구마다 각자 후보를 낸다면 필패일 뿐이다. 따라서 두 정당은 반드시 후보 단일화를 해야 한다. 그래야 한 의석이라도 더 가져갈 수 있다. 특히 영호남 지역에선 후보 단일화도 어렵지 않다. 따라서 더 늦기 전에 지금이라도 후보 단일화에 대한 협상과 협력을 시작해야 한다. 중도 정당들의 후보 단일화!극단적 양대 정당을 혐오하는 사람이으로서 마지막 기대를 걸어본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예전엔 왜 그렇게 추웠을까?
예전엔 왜 그렇게 추웠을까? 12월 초엔 봄 같은 날이 계속되더니, 갑자기 한파가 몰려 왔다. 며칠 전 그 와중에 차가운 맥주를 마시고 있었는데, 필자 보다 열 살 정도 많은 분이 이런 얘길 했다. “이건 추운 것도 아냐, 내가 어렸을 땐 얼마나 추웠는데. 만날 영하 10 몇도 20도 내려가고. 귀가 떨어져 나가는 줄 알았다고...”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꼭 기온이 낮아서 추웠을까?“기상청 발표를 보면 지구 온난화로 인해 1975년부터 2019년까지 겨울철 평균온도가 약 1도 정도 올라간 걸 알 수 있다. (사진) 하지만 그 정도 차이로 예전엔 훨씬 추웠다고 할 수 있을까?필자는 기온보다 시대와 환경의 변화를 꼽고 싶다.필자가 어렸을 때 살던 집은 단열재도 없는, 벽돌 한 겹짜리 집이였다. 아랫목은 따뜻하지만 윗목은 추웠다. 엉덩이는 뜨끈뜨끈해도 코가 시렸다.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윗목에 놓아둔 물이나 걸레가 꽁꽁 얼어 있었다. 춥게 자고 일어나면 하루종일 추운 느낌이 든다.학교에 가도 조개탄 난로 하나가 전부다. 상점에는 연탄난로가 있을 뿐이다. 좋은 건물에나 가야 난방이 제대로 되었다. 어딜 가나 추웠다.옷의 차이도 크다.요즘 필자를 비롯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입고 다니는, 가볍고 따뜻한 패딩이나 파카가 없었다. 질 좋은 코트나 겨울옷도 드물었다. 그러니 내복은 필수였다. 그래서 첫 월급을 타면 부모님께 내복을 사 드리는 게 관습이었다. 당시엔 어머니들의 솜씨가 좋아서, 아이들은 어머니들이 뜨게질로 손수 짜신 스웨터를 입기도 했다. 하지만 추운 건 어쩔 수 없었다.이런 이유들로 예전이 더 춥게 느껴진 게 아닌가 싶다.필자가 어릴 땐 겨울에 바람을 맞다 보면 손이 잘 텄다. 당시엔 목욕이나 온수 시설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 손이 트면 어머니는 대야에 더운 물을 담아 오셨다. 일단 손을 5분 정도 담가서 때를 불려야 했다. 따뜻한 물이 귀한 시절이라, 손을 담그고 있는 느낌이 참 좋았다. 하지만 좋은 것도 잠시, 때를 불리고 나면 어머니는 때수건으로 박박 문지르셨다. 튼 손이 그렇게 아플 수가 없었다. 비누로 손을 씻고 나서, 어머니는 글리세린을 발라주셨다. 다음 날이면 금세 좋아졌다.예전엔 겨울 나기가 참 힘들었다. 하지만 당시엔 누구나 그러려니 생각했었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혼성 듀엣이나 그룹이 없다
혼성 듀엣이나 그룹이 없다요즘 아이돌 그룹이니 걸 그룹이니 하는 가수들이 많지만, 혼성 듀오나 그룹을 찾기 힘들다. 어찌 된 일일까?분명 가요계에 혼성 듀엣이나 그룹이 꽤 있었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필자가 기억하는 최초의 혼성 듀엣은 ‘뚜와 에 무와’(불어로 ‘너와 나’라는 뜻)다. 통기타와 긴 생머리로, 남자가수 이필원과 여자 가수 박인희 (이후 한인경) 듀엣이 <모닥불> 등의 노래로 인기를 끌었다. 특히 박인희는 시인 박인환의 시 <목마와 숙녀>를 나레이션 한 것도 큰 인기를 끌었다. 화장기 없는 생머리의 박인희는 솔로로 데뷔한 후에도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뚜와 에 무와‘가 인기를 얻자 1970년 한민과 은희의 혼성 듀엣 ’라나 에 로스포‘가 등장했다. ’라나 에 로스포‘ (Lana Et Rospo)는 불어로 ’두꺼비와 개구리'라는 뜻인데, 남자 가수 한민이 두꺼비처럼 생겼었다. 그 듀엣은 ‘사랑해’ 등의 히트곡을 냈지만, 여자 멤버는 계속 바뀌었다.1971년엔 고봉산과 하춘화가 부른 <잘했군 잘했어>가 공전의 히트를 쳤는데, 지금까지도 종종 불리고 있다. 1983년엔 혼성 듀엣 김희갑 최진희의 ‘한울타리’가 있었다. <그대는 나의 인생>은 최진희의 데뷔곡이기도 하다. 1985년엔 MBC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은 높은음자리(김장수, 임은희)의 <바다에 누워>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이후 90년대를 거치면서 인기 혼성 그룹이 등장했다. 1994년 데뷔한 쿨(김성수, 이재훈, 유리)은 10년 정도 정상을 달렸고, 같은 해 데뷔한 그룹 룰라(이상민, 고영욱, 김지현, 채리나)는 1995년 <날개 잃은 천사>를 히트시키며 정상에 올랐다. 1996년 데뷔한 영턱스클럽(최승민, 박성현, 한현남, 송진아, 임성은)이 등장해 일명 ‘뽕댄스’를 유행시키기도 했다. 1998년 데뷔한 코요테(김종민, 신지, 빽가)는 지금도 방송에 나오지만, 지금은 인기가 시들어져서 그룹 가수 활동을 한다고 보기 힘들 정도다.그 외에도 여러 혼성 그룹이 있었다.필자가 아는 한, 근래에 들어선 ‘악동 뮤지션(이찬혁 이수현 남매)’ 정도 외엔 기억나는 혼성 듀엣이나 그룹이 없는 것 같다. (‘악동 뮤지션’도 요즘은 듀엣 활동이 뜸한 것 같다)왜 그럴까?왜 남자 아니면 여자들끼리만 팀을 구성할까?최근 남녀 젠더 갈등의 영향일까?팬덤을 구성하기 어려워서일까?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혼성 듀오나 그룹이 등장하면 신선한 느낌이 들 것 같다.<묻는다일보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