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버스
노인과 버스필자가 국민학교 들어갔을 때엔. 버스를 탔을 때 어른이 타시면 무조건 자리를 양보하라고 배웠다. 지금은 어린이가 노약자에 속하지만, 당시엔 애들은 많고 어른은 적었던 시기여서 그랬나 보다. 당시 어린이들은 어디가나 환영을 못 받았고, 오히려 귀찮은 존재처럼 여겼다.필자가 국민학교 5학년 쯤 버스를 타서 2인용 자리에 앉았다. 잠시 후 어떤 ‘어른’이 옆에 섰다. 밑에만 보고 있어서 그 ‘어른’이 양복 차림이었던 것만 보였다. 옆자리에 앉았던 중학생 형이 자리를 양보했고, 그 ‘어른’이 필자의 옆에 앉았다. 그 ‘어른’은 내게 자리를 빨리 양보하지 않았다고 약 10분간 훈계를 늘어 놓았다. 그 ‘어른’의 나이는 50세 정도로 보였다. (어릴 때 50살은 굉장히 늙어 보인다) 지금 생각하면 우스운 얘기다.그 트라우마로 인해서인지 그 사건 이후 필자는 최근까지 자리 양보를 잘해왔다. (어이없는 일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어릴 적 교육이 중요한 것 같기도 하다)그런데 필자도 환갑 진갑 지나다 보니 자리 양보가 쉽지 않다. 예전에 비해 자리 욕심도 많아졌고, 같이 늙어 가는 처지에 10살 정도 많은 노인에겐 자리 양보할 생각도 없다. 그렇다고 자존심이 있어서인지, 아직은 지하철 경로석(노약자 보호석)에 앉을 생각은 추호도 없다. (손주가 있는 할아버지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노인의 기준을 70세 이상으로 생각한다)그런데 가끔 당황스러운 경우가 있다. 버스 앞쪽의 1인석에 앉아 가는데 노인이 타서 힘든 표정으로 필자 옆으로 서는 경우다. 어떤 때에는 뒤에 빈자리도 있는데 굳이 필자의 옆에 선다. 요즘은 젊은이들이 자리 양보를 안 하다 보니, 양보할 만해 보이는 사람 옆에 서는 걸까? 이럴 때 순간적으로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어찌 보면 자기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노인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건, 타인에게 민폐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한편 약 20년 전 어느 날, 필자가 버스를 타고 가다가 내리려고 하차문 앞에 섰다. 그리고 어떤 연세가 많으신 키 작은 할머니도 내 옆에 섰다. 그런데 갑자기 버스가 좀 흔들렸다. 그 순간 할머니는 “어구구구....” 소리와 함께 비틀거리시면서, 본능적으로 무엇이라도 잡으려고 손을 허우적거리셨다. 그런데 손으로 잡으려 한 게 옆에 서 있던 필자였고, 그 곳이 하필이면 바로 필자의 주요 부위였다. 필자가 피하거나 손을 뿌리치면, 그 할머니는 쓰러질 것이고, 잡히면 엄청난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찰나지만 많은 고민 끝에 피하지 않고, 필자의 주요 부위를 훑던 할머니의 손을 잡아 드렸다. 쓰러지는 걸 면했지만, 그 할머니는 고맙단 얘기도 없었고, 필자에겐 약간의 고통이 남았다.‘그 정도 노인이 되면 외출도 자제하고, 민폐 끼치게 되는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하지 말아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최소한 택시를 타고 다닐만 한 돈을 모아놔야 가능한 일이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권력에 중독된 엄마
권력에 중독된 엄마‘사랑의 매’라는 게 있었다.부모나 선생님이 아이들을 훈육하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체벌을 하는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사랑의 매’란 단어가 이미 사라졌다. 어떤 상황에서든 폭력은 사랑이 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그런데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이 2학년 학생을 주먹과 리코더 등으로 마구 폭행해 전치 9주의 상해를 입혔다. 그것도 만날 때마다 여러 차례에 걸쳐서...이런 경우 학교는 응당한 조치를 하고 가해자와 부모는 피해자에게 사과하는 게 기본이다.그런데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다. 바로 가해 학생의 아버지가 김건희 여사 최측근이자 권력 실세라고 하는 김승희 대통령 의전비서관이었기 때문이다.학교도 설설 기고 가해자 부모는 당당했다.문제가 불거지자 김승희 비서관의 아내이자 가해 학생의 엄마는 자신의 딸이 ‘사랑의 매’를 때린 것이라 주장했다. 그러면서 남편인 김승희 비서관이 대통령과 같이 찍은 사진을 올리며, 자신 남편의 권력을 과시했다.미친 거 아닌가?선생님도 아니고 불과 한 학년 높은 학생이 ‘사랑의 매’로 전치 9주의 상해를 입혔다?하지만 대통령과 친한 권력자이니 다들 찍소리 말고 찌그러져라?문제가 불거지자 김 비서관은 즉각 사퇴하며 실업자가 되었고, 알량한 한 줌의 권력은 날아갔다. 아주 가벼운 처벌을 받으며 뵈는 게 없이 자란 철딱서니 딸도 꽤 기가 죽었을테다.요즘 세상에 이런 젊은 사람들이 아직도 있다는 게 신기하다.저런 부모 밑에서 자란 초등학교 3학년 가해 학생은 커서 뭐가 될까?상급 학생들로부터 전치 9주 짜리 ‘사랑의 매’를 맞아 봐야 정신 차릴까?그래도 정신 나간 부모들은 ‘사랑의 매이니 괜찮다’라며 참을까?누구보다 길길이 날뛸 게 뻔하다.엄마가 이러니 애들도 배우지...대한항공 가족을 보는 듯 하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기업 총수들이 바지저고리인가?
기업 총수들이 바지저고리인가? 대기업 총수들이 2030 엑스포 유치전에 동원되는 것도 모자라, 이젠 ‘민심 달래기용’ 국내 정치 이벤트에까지 불려 나가고 있다. 윤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엘지(LG) 회장 등 주요 기업 총수들의 지난 6일 부산 깡통시장 방문했다. 기업 총수들은 그곳에서 줄지어 서서 떡볶이 단체 시식을 했다. 정말 황당하고 한심한 일이다.윤 대통령과 참모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런 짓을 벌였을까?기업 총수들이 공무원인가?저렇게 부르면 거마비라도 챙겨주나?어디 편하게 앉아서 먹는 것도 아니고, 기업 총수들을 시장 바닥에 서서 떡볶이를 먹게 하자는 생각은 누구의 발상일까?대기업 총수들도 떡볶이를 먹는다는 걸 시민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나?대통령이 부르면 대기업 총수들도 꼼짝 못하고 동원된다는 걸 자랑하고 싶었을까?그게 윤석열 정부에 무슨 도움이 되나? 언론에선 윤석열 정부가 부산엑스포 유치전에서 개망신을 당하고 부산 민심이 돌아서자, 벌인 ‘정치쇼’라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세계 경제가 위중한 상황인데, 바쁘고 정신없는 기업 총수들을 불러다 모아놓고, 한가하게 시장에서 떡볶이를 먹게 하다니.아무리 쇼라 해도, 기업 총수들을 ‘백댄서’처럼 뒤에 줄 세우고 떡볶이를 먹게 한 건 정신 나간 짓이다. 기업 총수들 입장에선 대통령이 오라는데 안 갈 수도 없고, 기가 찰 일이다. 나라 경제를 생각한다면, 기업 총수들에게 일분일초라도 더 열심히 일하도록 도와주는 게 대통령이 할 일이다. 기업 총수들을 바지저고리처럼 여기저기 불러다 이용해 먹는 짓은 역대 어느 대통령도 하지 않았다. 나라에도 격이 있듯이, 기업에도 격 즉 이미지가 중요하다. 그런데 대통령이 나서서 국격과 기업의 격을 까먹고 있다. 해외토픽감이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대통령과 영부인이 하는 짓거리들은 참으로 수준이 낮고 유치하다. 이는 전적으로 대통령 책임이다. 이런 기행(奇行)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국민들은 조마조마하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서울시민 찬반투표부터 하라!
서울시민 찬반투표부터 하라!갑자기 ‘메가 서울’(초거대도시 서울) 단어가 오르내리고 있다.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가 김포시를 서울로 편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견을 낸 이후 급부상하고 있다. 이 말 한마디에 김포 집값은 벌써 들썩이고 있단다.나아가 31일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김포뿐 아니라 광명, 구리, 하남 등도 서울시 편입을 검토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역의 요구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국민의힘은 김포시를 비롯해 각 시의 주민들이 의외가 투표 등의 절차를 거쳐 서울시 편입이 가능하도록 당론을 정한다고 한다. '선거용'이란 비판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선 "총선 전략이라기보다는 지역의 숙원을 당에서 선제적으로 챙기겠다는 의미"라고 한다.갑자기 한참 된 개그콘서트 유행어가 생각난다.“미친 거 아냐?”대한민국 전체를 서울로 만들겠다는 것과 다름 없다.이런 중차대한 국토 계획이 얼렁뚱땅 순식간에 만들어 졌다.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인 ‘지역균형발전’도 안중에 없다.더욱이 이번 발언은 김포시 등의 출퇴근 문제를 김포시나 경기도 또는 정부가 해결할 사안인데, 서울시에 떠넘기겠다는 의도이기도 하다.서울과 다른 시가 통합되면 가장 손해를 입는 사람들은 서울시민이다.통합되는 도시의 편의를 위해 서울시의 예산이 사용되어야 하고, 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서울의 주거 생활 등 환경과 여건이 나빠지기 때문이다.그런데 막상 주변 도시와 서울시를 합병하는데 있어 정작 가장 중요한 서울 시민의 의견을 묻겠다는 말은 없다.서울 시민의 통합 찬반투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그런데 국민의힘은 서울 시민은 안중에도 없고, 주변 도시 시민들에게만 잘 보이고 싶은 모양이다.국민의힘이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표심을 얻으려는 얄팍한 속셈으로 보인다.그만큼 총선 전망이 어둡다는 방증이기도 하다.하지만 그만큼 서울시민의 표가 떨어져 나가는 건 생각하지 않는 걸까 아니면 무시하는 걸까?서울은 아예 포기하나?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서울에서 참패를 해 봐야 정신차리려나 보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어설픈 쇼맨’ 송영길
‘어설픈 쇼맨’ 송영길 지난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최재훈)가 진행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조사에서, 송 전 대표는 13시간에 걸친 조사 내내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전 대표는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돈봉투를 살포했단 의혹으로 검찰에 소환되었다. 조사 전에 송 전 대표는 이미 “검사가 공정하게 내 말을 들어주고 헤아려 줄 거 같으면 진술하겠지만, 나를 옭아매려고 기획수사를 한다면 말할 필요가 없다”고 예고한 바 있다. 즉 어차피 ‘기획수사’라고 정의한 것과 마찬가지다.조사를 마친 송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 소환한다고 언론플레이하며 총선까지 가면서 민주당 이미지를 안 좋게 만들려는 의도가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며, 해당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윤관석 무소속 의원에 대해 “3선 국회의원을 저렇게 장기간 구속시킬 만큼 그렇게 중대한 범죄냐. 동의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참 해괴한 일이다.송 전 대표는 지난 5월과 6월 두 차례 검찰에 자진 출석했다가 검찰이 조사를 하지 않겠다고 해 돌아갔지만, 정작 소환 조사가 시작되자 진술을 거부를 예고했다.조사(調査)란 단어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사물의 내용을 명확히 알기 위하여 자세히 살펴보거나 찾아봄”이라 되어 있다. 조사를 ‘받겠다’고 자기 발로 찾아갈 때엔, ‘검찰이 사건의 내용을 명확히 알기 위해 자세히 살펴보는 걸 받겠다’는 뜻이다. 즉 송영길 전 대표가 ‘검찰의 조사에 성실하게 임해서 사건의 내용을 밝히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송 전 대표의 논리대로라면 5월이나 6월에 조사를 받겠다고 자진 출석해서 만약 조사를 받았다 하더라도, ‘기획수사’라며 진술을 거부했을 것이다. 즉 5월과 6월에 조사 받겠다고 검찰에 찾아간 일은, 어차피 그렇게 찾아가도 조사받을 리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어설픈 ‘쇼’였다. 또한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살포 사건은 중대한 범죄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당내 선거에서 돈봉투가 날아다니는 건 단순 범죄이므로, ‘경범죄’ 정도라는 얘긴가? 아니면 민주주의를 외치는 민주당의 민낯이란 얘기인가? 송 전 대표는 지난 6월 검찰이 휴대폰을 제출하라고 하자, 구매한 지 일주일 밖에 안 된 새 휴대폰을 제출한 바 있다. 그리고 이전 휴대폰은 없다며, ‘증거인멸이 아니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뭔가 구린 게 있으니 이전 휴대폰을 숨기거나 버렸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참 유치한 전략이다. 송 전대표는 돈봉투 사건 이후 탈당하고, ‘반윤연대’로 재기를 모색하고 있다.하지만 아무도 그에 호응하는 정치인들이 없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물론, 탈당을 고려 중인 이낙연 전 총리와 반명계 의원들로부터도 그렇다. 다른 정치인들로부터 소위 “까인 것” 내지 “왕따”로 보인다. 그의 페이스북엔 이렇게 올라와 있었다. (사진)‘드디어 검찰 소환!정치검찰에 선전포고’그런데 검찰에 찍소리도 안 하고 나왔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대연각호텔 화재사고를 잊지 말고
대연각호텔 화재사고를 잊지 말고얼마 전 TV에서 대형 빌딩 화재 사고를 보다가, 갑자기 대연각호탤 화재가 떠올랐다.1971년 12월 25일 서울특별시 중구 충무로동에 위치한 21층짜리 초특급 대연각호텔의 화재사건은 대한민국 최악의 화재 사고를 넘어, 세계 최대의 화재 사고들 중 하나이자 호텔 화재 중에서는 단연 최대 사고라고 한다. 이 불로 총 사망자 166명(추락사 38명), 부상자 68명, 실종 25명이 발생했다.이 화재를 TV로 생중계하며, 온 국민이 충격에 휩싸였다.당시 21층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빌딩 중 하나였다. 그런데 화재가 1층에서 발생하며 가연내장재를 타고 빠르게 올라갔다. 출입구가 화재로 막히자 투숙객들은 목숨을 걸고 추풍낙엽처럼 뛰어내렸다. 어차피 그냥 있으면 죽을 것, 이판사판이었다. 심지어 침대 매트리스를 들고 뛰어내리기도 했다(사진), 그런 장면들이 모두 TV에 잡히며,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특히 사건 당일은 성탄절이었기 때문에 호텔에 수많은 인파가 몰려 있었던 상태라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기억나는 투숙객이 있다. 그 사람은 주한 대만 대사관 위셴룽(余先榮) 공사다. 11층에 묵고 있던 공사는 뜨거운 열기 때문에 이불 같은 것을 덮어쓰고 창가에 서서 구조를 기다렸다. 하지만 당시엔 11층까지 올라가는 사다리차가 없었다. 심지어 활에 실을 매달고 쏴서 구조를 하려고도 했다.(실을 통해 점점 굵은 줄을 올린 후 밧줄까지 올려보내려 한 시도다) 하지만 화살이 11층 창문에 번번이 빗나갔다. TV를 보던 사람들은 그때마다 안타까운 탄성을 자아냈다. 당시와는 다르겠지만, 지금 생각으론 세계적 양궁 강국인 우리나라가 그것 한 발을 못 맞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당시 양궁 관련자 말로는 실을 매달고 위로 쏘는 것이기 때문에 힘들다고 설명했다.그는 결국 10시간 만에 구조되었지만, 공사는 화재 당시 호흡기에 중화상을 입어 10일간의 투병 끝에 1972년 1월 4일 사망하였다. 이런 대형 사고는 항상 사소한 것에서 시작되고, 모두 인재(人災)다.대연각호텔 화재도 1층 커피숍에 있던 프로판가스가 새어나온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이런 화재를 잊지 말고, 화재 예방에 철저해야 한다.화재 없는 이번 겨울이 되길 기원해 본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