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국가지만 행복하지 않는 국민
강력한 국가지만 행복하지 않는 국민 신년 첫날부터 놀라운 뉴스를 접했다.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 조사에서 6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이다.미국 US뉴스앤월드리포트(USNWR)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각) '2022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the planet’s most powerful countries) 순위를 발표한 결과다. 이 조사는 전 세계 73개국 1만7000명의 응답을 바탕으로 이뤄졌으며, 각국의 정치·경제·군사력은 물론 국가 영향력도 평가 대상에 포함한다.우리나라는 전년 대비 2계단 상승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 1위는 미국이었다. 2위는 중국, 3위 러시아, 4위 독일, 5위는 영국, 7위는 프랑스, 8위는 일본, 9위 아랍에미리트, 10위 이스라엘이었다. 일본은 지난해 6위였지만 한국과 자리를 바꾸며 두 계단이 내려왔다. 일단 기분은 좋다. 우리나라가 단군 혹은 고구려 이후 가장 번성한 게 아닌가 싶다.외국에서 이렇게 인정해 준다니, 대한민국은 우리가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력한가 보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이게 무슨 의미인가 의구심이 생긴다.우리나라가 일본이나 이탈리아 또는 호주나 캐나다보다 강력하다?게다가 아랍에미레이트가 9위이고, 이스라엘이 10위? 상을 받긴 받았는데 이게 무슨 상인가 싶은 느낌이다.마치 김경수 전 지사가 만기를 불과 5개월 앞두고, 복권 없는 사면을 받은 기분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이에 앞서 유엔 산하 자문기구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는 2022년 10번째 행복 보고서(2022 World Happiness Report)를 발표했다. 보고서를 위해 전 세계 149개국 대상으로 지난 3년 동안(2019~2021년)의 경제·사회적 데이터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행복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를 바탕으로 국가별 행복지수를 산출했다. 평가 항목은 GDP, 사회적 지지, 기대 수명, 자유, 관용, 부정부패에 대한 인식 등 6개다.1위 핀란드, 2위 덴마크, 3위 아이슬란드 등 상위권엔 북유럽 국가들이 포진했고, 우리나라는 고작 59위에 불과했다. (일본 54위, 중국 72위) 만날 싸움박질만 하는 정치권, OECD 국가 중 자살률 최고에 출산율 최저인 걸 보면, 이게 제대로 된 순위라는 생각이 든다. 나라가 강력하면 뭐 하나?국민이 행복해야지.....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오랜만에 마주친 ‘켤레’
오랜만에 마주친 ‘켤레’얼마 전 필자는 길을 가다 어느 신발 가게에 ‘한 켤레 7,000원 두 켤레 12,000원’이라고 쓴 문구를 보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켤레’는 누구나 아는 단어로, 양말이나 신발을 세는 단어다. 그런데 요즘은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 갑자기 마주하니 반갑기도 하고 아쉽기도 했다.우리말로 웃을 세는 단위는 ‘벌’이다. ‘단벌 신사’라는 말도 있었다. 그런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양복 ‘한 벌’ 사야겠다”고 하던 말이, 요즘은 “양복 ‘하나’ 사야겠다”로 바뀌었다.한참 전에 한국어를 아주 잘하는 미국인을 알게 되었다. 필자는 그에게 “한국어를 배울 때 가장 힘들었던 게 뭔가”를 물었다. 필자는 ‘존댓말’이라고 할 줄 알았다. 하지만 그는 ‘단위’라고 답했다.하긴 우리말은 단위를 표현하는 단어가 참 많다.자동차나 기계는 ‘대’, 나무는 ‘그루’(많을 경우엔 ‘수’를 사용하기도 한다), 동물은 ‘마리’(말은 ‘필’이라고도 하고, 조기 같은 경우 ‘미’라고도 한다), 집은 ‘채’, 배는 ‘척’, 종이는 ‘장’, 책은 ‘권’, 신문은 ‘부’, 배추는 ‘포기’... 심지어 사람의 경우 ‘사람’ ‘인’ ‘명’ ‘분’ 등 다양한 표현이 있지만 의미가 미세하게 다르다.복수를 나타내는 단어도 많다.생선 두 마리는 ‘손’, 마늘이나 채소 100개를 ‘접’, 바늘 스물 네 개는 ‘쌈’, 달걀 10개는 ‘꾸러미’ 등...이러니 외국인들이 우리말을 배울 때 ‘단위’가 힘들기도 할 것 같다.하지만 요즘은 이런 단위를 나타내는 단어 사용이 점점 줄고 있다. 그냥 하나 둘 이렇게 숫자로만 표현하든가, 뭉뚱그려 ‘세트’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과거에 사용하던 ‘돈(금이나 은)’ ‘근(고기)’ ‘말(곡식)‘ ’평(땅이나 집)‘ 같은 단어는 정확한 측정을 위해 그램이나 미터로 바뀌었다. 이런 경우는 어쩔 수 없는 것 같기도 하다,하지만 전체적으로 어릴 땐 자주 사용하던 우리 말이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쉬운 생각도 든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공영’목욕탕은 어떨까?
‘공영’목욕탕은 어떨까? 일제 강점기 시절, 뜻있는 지사들이 학교를 세웠다. 인재를 육성해야 나라를 되찾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학교가 아니더라도 국민을 위해 세운 것이 또 있다. 바로 대중목욕탕이다. 당시엔 목욕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그러다보니 피부병이 정말 많았고, 종기 등창 등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따라서 위생과 건강을 위해 대중목욕탕 건설은 곧 애국 애민하는 일이었다. 대중목욕탕은 80년대까지만 해도 동네마다 한두 곳은 있었다.아침이나 저녁에 매일 오는 사람도 있었고,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일정 기간마다 한 번씩 정례 행사처럼 목욕탕에 갔다. 필자도 친구들과 함께 가서 놀다가 야단맞은 기억이 생생하다. 목욕탕은 생활의 일부였고, ‘목욕탕집 남자들’이란 인기 드라마도 있었다. (사실 목욕탕 분량은 많지 않다) 그런 목욕탕이 줄어들게 된 건 집집마다 샤워시설이 보급되면서부터다.필자도 마지막으로 대중목욕탕에 간 게 40년쯤 된다. 하지만 노인들을 비롯해 반드시 목욕탕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수는 줄었지만 최근까지도 목욕탕이 꽤 존재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이 대중목욕탕에 가는 걸 기피하게 되면서 급속히 목욕탕 운영이 어려워졌다. 목욕탕의 특성상 손님이 한 사람만 있어도 난방과 온수를 공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서울 시내 목욕탕은 지난 2019년 947곳에서 지난해 705곳으로 1/4이 줄었다. 하지만 1억원이 넘는 철거비용 때문에 일단 영업만 종료한 곳까지 합하면 실제 그 수는 훨씬 더 커진다고 한다. 대중목욕탕이 사라지면서 가장 힘들어진 건 가난한 사람들이다. 집에 목욕시설이 없는 사람들은 뜨끈뜨끈한 대중목욕탕에서 목욕도 하고 쉬기도 했다. 대중목욕탕이 사라지면서, 이들은 목욕탕을 가지 못하거나 멀리 떨어진 곳까지 가야 한다. 하지만 건강이 좋지 못한 노인들에겐 쉬운 일이 아니다. 목욕탕은 주거 취약 계층의 필수 시설 중 하나다. 정부가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당시 목욕탕을 집합 금지 조치에서 제외한 이유다. 앞으로 전기나 가스 석유 등 에너지 가격이 더욱 인상될 것으로 생각한다면, 정부 지원도 고려해야 한다.나아가 취약 계층이 많이 사는 지역의 목욕탕을 지방자치단체가 인수해, 공영목욕탕으로 운영하는 건 어떨까 싶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중국은 얼마나 부러울까?
중국은 얼마나 부러울까?대한민국 축구가 기적적으로 월드컵 16강에 올랐다.얼마 전 비전문가인 필자는 16강 진출 확률 10% 정도라며 불가능하다고 엉터리 예상을 했지만, 바라던대로 그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되먹지 않은 예상이 틀렸지만, 욕먹어도 좋았다. AP통신은 “월드컵 92년 역사에서 가장 격정적으로 마감된 조별리그 가운데 하나"라고 보도할 정도였다.사실 일본이 독일과 스페인을 이기며 조 1위로 16강에 올랐을 때, 이웃 나라 국민으로 축하하고 부러웠지만, 한편에선 왠지 배가 아팠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16강에 오르자, 배 아픈 건 씻은 듯 나았다. 이번 월드컵에 출전한 아시아(AFC) 국가 중 개최국 카타르를 제외하고, 지역 예선을 통과한 5개국이 강팀을 꺾으며 모두 1승 이상을 거뒀고 그중 16강에 3개국이 올라간 건 월드컵 역사상 처음이다. 이럴 때 아시아팀들의 맹활약을 부러워하는 나라가 있다.바로 14억 인구의 중국이다.중국은 2002 한일 월드컵에 단 한번 아시아 지역 예선을 통과했었다. 한국과 일본이 개최국 자격으로 예선을 치르지 않아, 어부지리로 운 좋게 본선에 진출했었다. 그러나 성적은 너무나 초라했다. 무득점에 3패.그런 중국인들이 체형도 비슷한 한국과 일본의 맹활약을 보면서 얼마나 부럽고 한편으론 답답할까?사실 중국 축구가 약한데 대해 여러 가지 설이 있다. 그중 가장 설득력이 있는 건 중국 선수들이 프로의식이 약하고 성실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좀 한다’ 싶으면 자만하고 감독 말도 안 듣고 제멋대로 한다는 얘기도 있다. 중국에선 한 때 ‘축구 굴기’를 한다며, 한 물 간 해외 유명선수와 감독들을 대거 영입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한 강력 방역으로 흐지부지되었다.중국은 엄청난 인구를 바탕으로 올림픽에도 1~2위를 다투는 나라다. 그런데 거의 대부분 개인 종목이다. 즉 축구처럼 단체로 하는 구기종목에선 별 성과를 내지 못한다.이 때문일까? 사회주의 독재국가라 그런가? 대체로 축구를 좋아하고 잘하는 나라가 선진국인가 보다. ㅎㅎㅎ<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기후 온난화가 서방을 돕는다
기후 온난화가 서방을 돕는다 우리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질 때 ‘하늘이 돕는다’라는 말을 사용한다. 올해는 이상 기후가 바로 하늘이 돕는 일이 되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 세계를 혼란에 빠트리기 위해 에너지 공급을 무기로 삼고 있다. 그가 노린 건 바로 올 겨울. 추위 속 난방 수요로 천연가스 수요가 늘면, 천연가스를 무기로 서방을 공략하려는 계획이었다.그런데 유럽에 들이닥친 이상 고온 현상으로 난방 수요가 크게 줄었다.프랑스 기상청은 “1월 중순이 넘어가면서 기온이 약간 떨어지겠으나, 낮 최고 기온은 계속 영상 10도 내외를 유지하다 1월 말에만 잠깐 영하의 날씨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보했다. 알프스에 위치한 스위스의 일부 스키장은 눈이 녹아 스키를 제대로 탈 수 없는 상황이다. 평소 같으면 봄 같이 따뜻한 겨울 날씨를 기후 온난화 또는 기상 이변이라며 심각하게 받아들이겠지만, 유럽의 이번 이상 기후는 오히려 유럽인들에게 축복이 되고 있다.거꾸로 ‘침략자’ 푸틴은 난감할 수밖에 없다. 겨울이 이렇게 따뜻할 거란 예상이나 했을까? 하늘도 푸틴이 미워서 서방세계를 돕는 모양이다.하늘까지 등돌린 푸틴.전쟁을 빨리 끝내란 하늘의 경고가 아닐까? 푸틴에게 한마디 해주고 싶다.“하늘이 무섭지 않느냐?”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만 나이’를 강요하진 말자
‘만 나이’를 강요하진 말자 내년 6월부터 사법 및 행정 분야에서 국제 통용 기준인 '만 나이' 사용이 통일된다. 국회는 지난 8일 본회의를 열고 만 나이 사용을 명시한 민법 일부 개정법률안과 행정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사용하던 ‘우리(세는) 나이’ ‘연 나이’ ‘만 나이’가 행정사법적으로 통일된다.이를 두고 어떤 외신은 한국에선 ‘세는(한국식) 나이’와 ‘연 나이’ 그리고 ‘만 나이’를 사용하고 있다며, 1977년 12월 31일 생인 가수 싸이의 예를 들어 만 나이와 비교할 때 한국식 우리 나이의 경우 최대 거의(하루 빠진) 두 살 차이가 난다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그런 표현은 없었지만 필자에겐 ‘미개하다’ 내지 ‘불합리하게 산다’ 또는 ‘쓸데 없는 걸로 고생한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졌다.하지만 우리(한국식, 세는) 나이는 엄마 뱃속에서 아기가 만들어질 때부터 이미 하나의 생명체, 즉 사람으로 인정하는 인본주의 또는 휴머니즘의 숭고한 사상을 기반으로 한다. 가수 싸이처럼 운 없게 하루만에 두 살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누구에게나 모두 적용되므로 굳이 억울하게 살지 않았다. 그렇다고 만 나이에 대한 개념이 없었던 건 아니다. 생일이나 환갑 칠순 팔순 같은 경우는 만 00세가 되는 날 쇠기 때문이다.백신 접종 같은 경우 연 나이를 적용하지만, 실제 행정 사법분야에선 이미 만 나이를 적용하고 있다. 국민연금 수령 같은 경우 정확히 만 60세가 되는 날부터 적용받는다. 게다가 생년월일만 기입하면 만 나이는 자동 적용을 할 수 있으므로, 큰 혼란이 발생할 일은 별로 없을 것 같다.그런데 한국인들에겐 외국인들이 모르는 나이가 더 있다.한국인들은 상하 형아우 선후배 문화가 굉장히 강해서 인간 관계상 정해야 하는데, 양력과 음력 그리고 학제 때문에 발생하는 나이 또는 학년이 있다.우선 음력 생일과 양력 생일의 차이다.필자가 어렸을 때만 해도 생일은 음력으로 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날짜를 숫자로만 표기하면 음력이 양력보다 빠르게 된다. 하지만 실제 접하는 날은 양력보다 음력이 늦다. 예를 들면 양력 1월 1일이 음력 1월 1일보다 약 1개월 정도 빠르다. 하지만 만약 주민등록번호로 사용한다면 둘 다 똑같은 1월 1일 생이다. 이렇게 양력과 음력을 선택 적용하는데 따라 나이가 차이날 수 있다.게다가 우리나라엔 ‘띠’가 있다. 요즘도 서로 나이를 물을 때 ‘무슨 띠냐?’라고 묻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띠란 개념이 음력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음력 설을 기준으로 띠를 정한다. 이번 양력 2023년 1월 1일 뉴스에는 어김없이 ‘토끼해 첫 아기가 출생했다’라는 보도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보도다. 계묘년 같은 60갑자는 음력 기준이므로 음력 1월 1일 이후에 태어난 아기라야 토끼띠가 된다. 이처럼 설 전에 태어나는 아기는 그 전 해의 띠를 갖게 되고, 그 전 해의 사람들과 동갑 행세를 하게 된다. 바로 ‘빠른 00년생’이다.또한 학제에 따른 학번이 있다.우리나라는 3월 1일 기준으로 취학을 한다. 따라서 일반적인 경우 2월 28(또는 29)일 출생자까지는 이전 해 출생자들과 같이 학교에 다니게 된다. 여기서 또 ‘빠른 00학번’이 나온다. 즉 2월생 까지는 나이가 한 살 적더라도 이전 출생자들과 같이 학교에 다니므로 자연스럽게 친구가 되고, 같은 동창이나 항렬(?)로 인정받는다.이렇게 우리나라엔 외국인이 모르는 여러가지 나이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외국인들에겐 이해하기 힘들고 어렵지만, 우리는 이미 익숙해져서 아주 잘 적용하고 있다.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단 말이 있다.만 나이 적용은 행정이나 사법체계에 관리를 목적으로 필요하겠지만, 일상생활에서까지 강요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한국식 우리 나이엔 숭고한 인본주의 내지 휴머니즘 사싱이 담겨 있지 않은가?<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