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창 열기가 겁난다
뉴스창 열기가 겁난다필자는 아침에 눈을 뜨면 습관적으로 휴대폰을 켜고 ‘밤새 무슨 일이 있었나?’하는 생각에 뉴스창을 연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별 생각 없이 또는 약간의 설레는 마음으로 뉴스창을 열었다. 하지만 요즘은 뉴스창을 열기 전에 겁부터 난다. ‘밤새 또 무슨 사건이 터졌을까?’ 무서워서다.국내 정치 뉴스는 짜증부터 난다. 정권 교체기라도 이렇게 시끄러운 적이 없었다. 게다가 ‘검수완박’에 지방선거까지 겹치면서 온통 아수라장이다.하다못해 ‘마스크를 지금 벗네 시기상조네’를 가지고도 싸우고 있다.한쪽 편엔 우크라이나 전쟁이 자리 잡고 있다. 전쟁 자체는 물론 그로 인한 곡물과 에너지 가격 인상이 우리나라 물가 인상까지 몰고 왔다. 그야말로 자고 나면 오르는 물가다.기다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앞으로 물가가 어디까지 오르고 경제가 얼마나 나빠질지 아무도 모른다.그러더니 이번엔 생각지도 못한 인도네이사 발(發) 팜유 사태까지 터졌다. 인도네시아가 팜유 수출을 금하면서 우리나라에 또 불똥이 튀었다.모든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공사를 진행 중인 건설사들이 수주가를 올려달라고 난리다.게다가 북한은 요즘 툭하면 ‘핵무기가 어떻고 선제타격이 어쩌구’ 하며 협박을 해대고 있다.일이년 전 필자가 주식을 할 땐 아침마다 뉴스창을 열며 ‘밤새 미국 증시가 어땠나?“하며 설레는 기대감도 있었다. 지금은 주식에서 손을 떼었기 때문에, 뉴스창을 여는 기대감이나 설레임조차 없다.요즘 주식 시장이 좋지 않아서 주식(종목)을 갖고 있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다.문제는 이런 상황이 언제 끝날지 기약이 없다는 점이다. 너무나 많은 상황들이 얽혀있기 때문이다.아, 이전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뉴스창을 열고 싶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젊은 여성들은 붉은색 옷을 안 입는다?
젊은 여성들은 붉은색 옷을 안 입는다? 필자는 ‘해외구매대행업’을 하고 있다. 주로 의류 패션잡화를 다룬다.옷은 같은 디자인이지만 색깔만 다른 옵션일 경우, 그중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색상을 골라 대문사진으로 올린다. 그런데 지금까지 당연하다고 생각해온 편견을 가지고 일해 왔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지난 주 목요일 출근 열차 안에서 문득 열차 내 승객들의 옷 색깔을 관찰했다. 숙녀복을 올리고 있었기 때문에 주로 여성 옷차림을 봤다. 그리고 깜짝 놀랐다. 여성들이라면 붉은색 계통(빨강, 주황, 자주, 분홍)의 옷을, 많이는 아니더라도 상당수가 입고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한 사람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여성들의 옷(주로 상의) 색깔을 유심히 관찰하기 시작했다.출퇴근 시 또는 휴일에 가는 석촌호수에서까지, 일주일 동안 수 천 명을 지나치며 나름대로 유심히 관찰했다.새빨간 옷을 입은 사람들은 아주 적지만 모두 70대 이상의 노인들이었다.붉은색 계통(자주, 주황, 분홍)의 옷(상의 기준)을 입은 사람들은 소수였지만 대개 50대 이상의 중년 여성이었다. 그런데 붉은색 계통의 옷을 입은 20~30대 젊은 여성은 거의 없었다. 느낌상으로는 1%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지금도 어린 여자아이들은 핑크색 옷처럼 붉은 계통의 옷을 많이 입지만, 나이 들면서 바뀌는 모양이다. 그러면 여성들이 가장 많이 입는 옷의 색깔은 무엇이었을까?바로바로바로검은색이었다. (흰색이 그 뒤를 이었다) 충격이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사실이었다.(물론 과학적이거나 체계적인 조사가 아니고 목측(目測)이므로 일반화할 수는 없다) 어릴 때 검은색은 햇볕을 잘 흡수한다고 배웠다,따라서 겨울에는 검정색(어두운색)을 입고 여름에는 흰색(밝은색)을 주로 입는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그런데 그게 아니었다.특히 여름이 다가오는 지금 여성과 남성 가리지 않고, 젊은 사람들은 다수가 검은색 옷을 입고 있다. 바지까지 포함하면 검은색이 단연 1등이다. 이유를 만 31살인 딸에게 물었다.‘말라 보여서, 즉 체격이 작아 보여서’란다.충분한 설명이 되지 않고, 설득력도 뭔가 부족해 보인다. 양성평등의 발로일까?코로나의 영향으로, 사람들이 우울하고 심란해서일까?유행일까? 어쨌든 여성들이 즐겨 입는 옷 색깔을 조사하지도 않은 필자의 ‘오만’이자, 여성들은 당연히 붉은색 계통 옷을 자주 입을 것이란 필자의 ‘편견’이었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방역 기준도 정치인가?
방역 기준도 정치인가?지난 달 정부는 5월 2일부터 전면적 거리두기 완화와 야외 마스크 벗기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동안의 누적 확진자 수와 접종률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당시 안철수 대통령 인수위 위원장은 ‘방역 완화 기준이 과학이 되어야 한다’며 너무 이르다는 의견을 내놓았다.정부는 야외 마스크 벗기가 시행되면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고 좋아할 줄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빗나갔다. 필자가 어제(5월 8일) 석촌호수를 둘러봤는데,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이 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았다.사람들은 왜 야외에서 마스크를 계속 착용할까?그런 이유에 대해 모 일간지는 ‘분리불안증’이라는 거창한 용어를 사용했지만, 간단히 말해 ‘습관이 되어서’라고 할 수 있겠다.코로나에 걸렸던 아내는 마스크를 하지 않으면 ‘눈치가 보여서’란다.필자의 경우는 ‘정부를 못 믿어서’이다.얼마 전 확진자가 폭증했다가 줄어들 때 어떤 전문가는 ‘하루 확진자가 1만명 이하로 내려간 걸 확인한 후, 거리두기 완화와 마스크 벗기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하지만 정부가 전격적으로 방역을 완화할 때 또 다른 전문가는 ‘야외에서 1미터 거리만 두면 마스크를 하지 않아도 전파가 안된다’며 국민들에게 안심하라고 당부했다.음? 이게 뭔 말인가?하루 400명의 확진자만 나와도 난리가 나면서 2미터 거리두기에 마스크 착용 필수라고 했는데(전문가마다 의견이 다를 수는 있음), 하루에 4만 명이나 나오는 마당에 이제와서는 전혀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그러면 전에는 왜 그렇게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을 하라고 난리를 쳤나? 코로나 바이러스가 똑같은 오미크론인데...해답은 지난 어린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서 찾을 수 있다.문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어린이 친구들이 마스크를 벗고 마음껏 뛰어놀면 좋겠다는 대통령 할아버지의 소원이 이뤄지게 돼 정말 뿌듯하다’고 올렸다.이는 문 대통령의 임기 내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해 거리두기를 사실상 없애고, 마스크를 벗게 했다는 업적을 내기 위함이라 판단된다. 또한 지방선거를 한 달 앞두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그리고 일부 국민들의 표를 의식했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즉 다음 정부가 방역 지침을 완화하고 마스크 벗기를 발표하는 공을 넘기기 싫어서, 퇴임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지금까지 해 오던 방역 기준을 갑자기 바꿨다고 본다.방역마저도 국민의 건강과 생명보단 정치적 판단이 기준이 된 것이다.그래서 필자는 정부의 마스크 벗기를 거부한다.지금까지 코로나를 잘 피해왔으니, 정부가 뭐라든 필자는 앞으로도 계속 열심히 마스크를 쓸란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인사가 만사인데...
인사가 만사인데...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얘기가 있다. 그만큼 어느 조직이나 인사가 가장 중요하다는 뜻이다. 당연히 나랏일을 하는 사람을 잘 뽑고 관리하는 것은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일이다. 인사를 잘못하면 어떻게 될까?세계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다 망했다.지난해 아프간 정부를 보듯, 매관매직은 나라가 망하는 지름길이다.조선말 명성황후의 인사로 인해 결국 동학혁명이 일어났고 조선은 망했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황현의 ‘매천야록’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대원군의 섭정이 끝난 직후부터 고종과 명성황후는 사치와 향락에 돈을 물 쓰듯 퍼붰고, 민씨 일가가 주요 관직은 물론 지방 수령까지 독점했다. 민씨들은 엄청난 돈을 받고 벼슬과 과거를 팔았다. 엄청난 돈으로 관직을 산 관리들은 본전을 뽑기 위해 백성을 수탈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역사적 교훈을 가지고 있으므로 인사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과거 문재인 정부는 소위 코드 인사로 문제를 일으켰다. 청와대 내의 대부분 비서관들은 전문성이 없는 운동권 출신들이었고, 이들에겐 오로지 비슷한 시각으로 모든 사안을 바라봤다. 이는 결국 정권 재창출에 실패하는 자업자득이 되었다. 이번 윤석열 정부 역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유사한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바로 검찰 출신의 중용이다.특히 가장 중요하다는 인사 부문에 추천부터 검증까지 모두 검찰 출신이 임명되었다. 현재 인사 시스템은 대통령실 인사기획관이 후보자를 추천하면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에서 1차 검증 작업을 벌이고,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이 2차 검증을 하는 구조다.그런데 인사기획관에는 복두규 전 대검찰청 사무국장, 인사정보관리단은 한동훈 법무장관 직속으로, 공직기강비서관은 이시원 전 검사가 맡았다. .즉 추천부터 검증까지, '인사'에 관한 핵심 권한을 검찰 또는 검찰 출신들이 장악했다. 물론 조선 말 민씨 일가족이 인사권을 장악하고 매관매직까지 한 것과는 비교할 수 없다.하지만 부정부패가 없다고 하더라도, 검찰 출신들만의 편중된 시각과 경험만으로 나랏일을 할 사람을 뽑는 인사를 한다는 건 문제가 크다. 인사를 하는 과정에선 다양한 지식과 경험과 판단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가다간, 대선 전부터 야당이 주장해 온 ‘검찰 공화국’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미사일을 미사일이라 부를 수 있는 시대
미사일을 미사일이라 부를 수 있는 시대국가안보실은 12일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한 것과 관련해 “북한의 거듭된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국제 평화와 안전을 중대하게 위협하는 도발 행위”라며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이 뉴스를 접하는 순간 “어? 뭐가 좀 달라졌다”라는 생각이 들었다.전 정부에서 북한의 눈치를 보며, 미사일을 ‘미상의 발사체’라는 이상한 표현을 해왔기 때문이다.필자가 이전에 지적한 바와 같이 미사일과 발사체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발사체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우주선을 지구 궤도로 올리거나 지구 중력장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로켓 장치’라‘라고 되어 있다. 북한이 ICBM 실험발사를 하고도 인공위성이라고 우긴 건 탄도가 비슷하므로 발사체라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일반 미사일을 발사체라고 부르는 건 ’북한의 눈치 보며, 알아서 기는 행위’다.미사일을 미사일이라 부르지 못하고 발사체라 부르는 것은 마치 홍길동이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나리’라 부르는 것과 같다. 한동안 짜장면을 짜장면이라 부르지 못하고, 불편하게 ‘자장면’이라 애써 부른 것과는 전혀 다른 경우다. 짜장면이나 자장면이나, 발음만 다르지 뜻은 같기 때문이다.그동안 문재인 정부는 북한으로부터 ‘삶은 소대가리가 웃을 일’이라는 등의 막말을 듣고도 찍소리 못하면서 국민들의 자존감에 생채기를 내왔다. 미사일을 미사일이라 부르지도 못했다.대통령이 바뀌면서 이제 미사일을 미사일이라 부르며 ‘도발’이라 표현하는 시대가 왔다.북한에 대해 굴욕적 자세로 더이상 국민의 자존심에 생채기 내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진화하는 선거전략
진화하는 선거전략 최근 선거 때마다 느끼는 게 하나 있다. 선거 전략과 홍보물도 진화한다는 점이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선 총선 지선 할 것 없이, 선거에선 인물 부각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갈수록 바뀌고 있다. 이젠 인물 자체보단, 유권자의 마음을 얼마나 헤아리고 원하는 공약을 내세우는가가 우선이다. 예를 들어 보자.정확히는 모르겠지만 한 20년 전까지만 해도 후보들은 대부분 꽉 다문 입에 아주 근엄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이런 후보는 거의 없다. 정도의 차이지만 입에 엷은 미소를 띈 표정부터 파안대소하는 사진까지 있다. 손이나 몸동작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정치인는 이제 권위의 상징이 아니라 시민과 함께하는 친밀한 이미지가 더 설득력이 있다는 의미이다. (사진 참조) 최근 두드러진 현상은 지역별 공약을 촘촘하게 내세운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한가지 현수막과 슬로건으로 해당 전 지녁에 현수막을 게시했다. 이 경우 메시지가 다소 추상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요즘은 지역마다 현수막 내용이 다르다. 예를 들어 필자가 사는 잠실주공5단지는 재건축이 이슈다. 그래서인지 단지 앞 사거리 현수막을 보면, 송파구청장 후보들은 모두 주공5단지 재건축 신속 추진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심지어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까지 같은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어떤 서울시의회 후보는 ‘잠실역 방향 우회전 문제 해결하겠습니다’라는 내용으로 지역민의 불편해소 방안을 아주 구체적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한편 아직까지 이름을 따서 ‘김호재-송파의 호재’라든가, ‘송파의 젊은 엔진, 든든한 일꾼’라는 식의 다소 추상적 내용의 현수막도 있기는 하다. (사진 참조) 물론 후보에 따라 어느 쪽이 더 효과적인지 한마디로 판단할 수는 없다. 다만 이렇게 선거 현수막이나 사진들도 진화해 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만큼 후보자들이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 자체가 시민사회와 민주주의 발전의 과정이 아닌가 싶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