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 없는 괴담으로 애꿎은 선풍기만 ㅠㅠ
필자가 초등학교 1~2학년 무렵인 1970년대 초, 집에 선풍기를 장만했다. 당시는 가정집에 선풍기가 한창 보급되기 시작할 때였다. 어린 눈에 선풍기는 참으로 신기했다. 고개가 좌우로 돌아가기도 하고, 바람세기도 조절되었다. 한편 선풍기가 보급되면서 이상한 얘기가 돌았다. ‘선풍기를 틀고 자면 죽는다’는 섬뜩한 얘기였다. 이 설(說)은 불과 2000년 경까지도 거의 모든 사람들이 진실로 믿어왔다. 실제로 이 기간동안 언론에 ‘선풍기 틀고 자다 사망’이란 기사가 여럿 나오면서, 이 설에 신빙성을 더해 줬다. 또한 의사들이 언론에서 ‘(특히 얼굴 쪽 방향으로) 선풍기를 틀고 자면 산소 결핍 또는 호흡 곤란 등이 발생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주장을 하면서 사실로 받아들여졌다. 나아가 이들은 ‘선풍기를 회전시켜 놓으면 괜찮다’던가 창문을 열어 놓으면 괜찮다‘는 나름대로의 처방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선풍기 틀고 자면 죽는다‘는 설을 믿지 않는 사람은 없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선풍기를 틀고 자면 죽는 사람은 오로지 ’한국 사람들‘만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었다. 외국에선 이런 사례가 전혀 없다는 당황스러운 사실을 알게 되면서, 전 국민이 혼돈에 빠졌다. 그렇다면 두 가지로 추론해 볼 수 있다.한국 사람들만 선풍기 바람에 유독 취약하다.아니면 선풍기와 무관하게 사람이 죽었는데, 그동안 선풍기 때문에 사람이 죽은 걸로 오해하고 있었다. 결론은 두번째였다. 우연히 선풍기와 전혀 관계 없이 사람이 죽었는데, 사인을 애꿎은 선풍기에 돌린 것이었다. 요즘은 ’선풍기 틀고 자면 죽는다~~‘는 괴담은 사라졌다.하지만 어릴 적 필자 같은 경험이 있는 다수의 사람들은 아직도 자녀들에게 ’선풍기 틀고 자면 죽는다‘라는 얘기하고 있다. 물론 자녀를 위하는 마음에서 혹시 모를 일을 경계하는 말일 것이다.요즘은 일부 전문가이 ’선풍기를 틀고 자면 죽을 정도는 아니지만, 피부 건조 등으로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필자 경험상 대한민국 최악의 폭염이 예상되는 올해 여름, 수면 건강을 위해서라도 선풍기를 틀든 말든 잘 자고 볼 일이라 생각한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벨기에 대사 부인은 ‘조폭마누라’
딱 20년전 ‘조폭 마누라’란 영화가 히트를 쳤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과거를 모르고 결혼한 아내가, 과거에 대단한 고수의 조폭이었다는 내용이다. 비슷한 경우가 발생했다.주한 벨기에 대사 부인 쑤에치우 시앙(63) 씨가 지난 4월 옷 가게 점원의 뺨을 때려 논란이 불거진데 이어, 이번엔 환경미화원의 빰을 때려 또다시 문제가 되고 있다.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독서당공원에서 용산구청 소속 환경미화원 이 모씨와 피터 레스쿠이에 주한 벨기에 대사 부인 쑤에치우 시앙(63) 씨가 몸싸움을 했다. 공원을 청소하던 이씨의 빗자루가 시앙 씨의 몸에 닿았고, 양측은 서로 밀치며 언성을 높였다. 그런데 몸싸움의 발단은 시앙 씨가 이 씨의 빰을 먼저 때린 데서 비롯되었다.이 씨는 경찰에 찾아가 “대사 부인이 뺨을 때리기 전에도 자신이 가져온 점심 도시락을 발로 차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계속했다”며, “2주 전에도 같은 장소에서 대사 부인의 휴대전화를 건드렸다는 이유로 얼굴에 휴지를 맞았다”고 진술했다.중국인인 쑤에치우 시앙 씨는 지금 벨기에에서도 ‘나라 망신시킨다’고 공분을 사고 있으며, 조만간 벨기에로 귀국한다. 네이버 검색창에 ‘벨기’만 쳐도 ‘벨기에 대사 부인’이 맨 위에 뜰 정도니, 정말 나라 망신 톡톡히 시키고 있다.그런데 시앙 씨가 여기저기에서 귀신같이 ‘귀싸대기를 날리는’ 기술은 어떻게 배웠을까?바로 쑤에치우 시앙 씨가 중국 전통 무술인 태극권의 마스터라는데 해답이 있다. 중국 정부가 중국 문화를 각국에 보급하기 위해 전 세계에 ‘공자학원’을 세워 운영하고 있는데, 시앙 씨 남편이 리투아니아에 부임했을 때 그곳 공자학원에서 마스터 자격으로 태극권을 가르쳤었다.원래 태극권은 개인의 호신용이자 수련용 무술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국의 대사 부인이 태극권을 마스터해, 아무한테나 따귀 때리는데 활용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폭력배가 되려고 태권도나 격투기를 배운 것과 진배없다.일국의 대사라 하면 그 나라의 최고 엘리트이자 그 나라를 대표하는 사람이다.그런 엘리트인 벨기에 대사가 어쩌다 ‘조폭마누라’를 아내로 맞이했는지, 평소에도 아내한테 따귀를 맞고 사는지 묻고 싶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58세 탁구선수에게 박수를
지난 25일 도쿄올림픽 중계를 보다가 깜짝 놀랐다. 우리나라 신유빈 선수와 맞붙은 상대가 ‘선수가 맞나’ 해서였다. 신유빈 선수가 17세인데 비해, 상대방 룩셈부르크 니 시아리안 선수는 58세였다. 코치나 심판이라 해도 나이가 많을 것이고, 탁구협회 회장 정도로 생각할 나이다. 요즘으로 쳐도 신유빈 선수는 니 시아리안 선수의 막내딸도 안될 셈이고, 옛날 같으면 손녀 나이다. 그런 사람끼리 올림픽이란 큰 무대에서 경기를 한다니, 필자의 경험으론 믿을 수가 없는 광경이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니 시아리안 선수가 경기하는 모습이다.아무래도 나이가 많다 보니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스타일의 경기를 했다. ‘아줌마 탁구’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너무나 잘 하다보니, 오히려 마치 무협소설이나 만화 같은데 나오는 무림 절정의 고수 같았다. 남들이 아무리 공격을 해와도 앉은 자리에서 척척 손으로 받고 공격하는 모습을 연상하게 했다. 신유빈 선수는 니 시아리안 선수의 스타일에 눌려 첫 세트를 11:2라는 큰 점수차로 내주고 말았다.그럼에도불구하고 약점은 있는 법, 신유빈 선수는 ‘할머니’ 니 시아리안 선수가 크게 움직이지 못하는 걸 간파하고, 약점을 파고든 끝에 세트스코어 4:3으로 역전승했다. 니 시아리안 선수는 지긴 했지만 신선한 감동을 주었다.무릎에 보호대까지 착용한 니 시아리안 선수는 갈수록 체력이 떨어졌지만, 끝까지 자기만의 스타일로 최선을 다했다. 중국 탁구 국가대표 출신인 니 시아리안 선수는 필자보다 불과 한 살 적다.그러나 니 시아리안 선수는 2000년 시드니 대회부터 이번 도쿄올림픽까지 다섯 번 연속 출전한 선수이며, 올림픽 탁구 사상 역대 최고령이다. 비슷한 나이의 필자에게 그 정도 운동을 할 수 있겠냐고 물어보면, 당연히 불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그동안 어떤 일을 하거나 세상을 대할 때, 해마다 많아지는 나이를 잣대로 들이대지 않았는지 새삼 반성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돈 아무리 많아도, 도박엔 ‘밑 빠진 독’
필자가 자식들에게 ‘평생 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강조하는 것들 중 하나가 ‘도박’이다. 도박에 빠져 주변 지인들에게 이런 저런 거짓말로 돈을 빌려 갚지 않아, 버림받는 경우도 봤다. ‘도박꾼이 도박을 끊겠다고 손목을 잘랐지만 발로 치더라’라는 농담 비슷한 말도 있다. 도박의 중독성은 정말 무시무시하다는 얘기다.돈이 아무리 많아도, 도박 앞엔 장사 없다. 그동안 돈을 많이 벌었거나 벌고 있어도, 도박 앞에선 밑 빠진 독에 물붓기라는 뜻이다.경찰은 지난 2일 전 프로야구 선수 윤성환(39)에 대해 불법도박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윤 씨는 지난해 여러 장소에서 다른 피의자 A 씨로부터 현금 5억 원을 받아 이를 불법도박에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윤 씨는 2015년에도 해외 원정도박 사건에 연루됐으나, 공소시효 만료로 무혐의 처분을 받은 적도 있다.그런데 어떤 언론에 의하면 경찰 관계자는 "윤씨의 주된 혐의는 승부 조작이다"라고 했다는 보도도 있다.실제로 윤성환은 지난해 그의 마지막 경기에서 선발로 나와 마치 다른 선수처럼 엉망으로 던졌다. 상대 선두타자에게 볼 3개를 내리 던졌고 4구 몸에 맞는 볼로 허무하게 출루를 허용하더니, 1회에만 사사구 4개를 범해 3실점했다. 이후 그는 갑자기 일시 잠적하더니 야구계에서 사라졌다.윤성환은 누구인가?2004년 삼성에 입단한 윤 씨는 통산 135승을 기록한 삼성 프랜차이즈 최다승 투수다. 그의 등번호가 영구 결번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돌았을 정도다. 그는 2015년 FA에서 4년 총액 80억원을 받았다. 마지막 해 연봉이 4억원이었다. 필자 같은 서민에겐 부럽기만한 큰 돈이다.그동안 프로야구에서 승부조작이 있었지만, 대부분 유명하지 않고 연봉이 적은 선수들이었다. 돈 많이 버는 선수가 굳이 선수 생명을 끝장내는 승부조작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그런데 그동안 100억원 넘게 벌었고 연봉도 4억원인 윤 씨가 불법도박과 승부조작을 했다. 항간엔 불법도박으로 인한 빚이 100억원이라는 소문도 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나중엔 돈이 없어 남에게 빌려서까지 도박을 했다. 빚만 잔뜩 진 ‘알거지’라는 얘기다.그동안 모은 돈으로 다른 사람들처럼 빌딩이라도 사놨으면, 평생 편안하게 먹고 살 수 있었다.한때 대한민국을 대표하던 유명 투수가 불법도박에 빠져 인생을 송두리째 망쳐버린 이 사건은, 도박이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한 산 교훈이다.<묻는다일보 배재탁 ybjy0906@naver.com>
총리 했던 사람이 ‘실패는 남의 것’
지난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호응을 얻은 데에는 상대방 비방보다 정책 대결을 우선했기 때문이다. 남을 헐뜯어 봤자 결국 ‘누워서 침 뱉기’이기 때문이다. 보수 구태에서 못 벗어날 줄 알았지만, 예상을 깬 신선한 모습에 국민의힘 지지도는 올라갔다. 그런데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선 치고받고 난타전이다.늘 하던 대로 남 얘기 안 듣고 일방적 헐뜯기는 물론, ‘바지를 내릴까요’에서 ‘음주운전자 공직 기회 박탈’까지 나온다. 진보는 다를 줄 알았지만, 바뀐 보수보다 더하다.그런데 이낙연, 정세균 두 후보의 말이 가관이다.두 사람 모두 과거 정책 특히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고,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바로 잡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서로 이런저런 대책을 내 놓고 있다.두 사람의 공통점은 과거 국무총리를 지냈다는 점이다. 즉 국정을 책임지는 2인자로서, 자신이 국무총리로 재직 중 있었던 정책들을 마치 ‘남 얘기 하듯’ 하고 있다.이런 무책임이 어디 있나?수십 번씩 부동산 대책을 낼 때마다 망가지는 동안, 당시 총리는 뭘 하고 있었나?당시엔 ‘나 몰라라’ 하며 찍소리도 안하거나 잘하고 있다고 같이 편을 들다가, 이제 와서 실패라며 새로운 대책을 제시하고 있다.그럴 거 같으면 당시에 새로운 대책을 주장했든, 아니면 최소한 과거 잘못을 인정해야 한다.국무총리까지 한 사람들이 당시엔 자신과 무관한 일인 듯 얘기하는 건 기본적인 품성과 자질의 문제다. 최소한 전 총리로서 책임감을 느끼는 품격은 지켜야 한다.이런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또다시 ‘내로남불’ 할 게 뻔하니 벌써 걱정이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매뉴얼 없으면 손 놓는 일본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먹는 것’을 소중히 여겼다. 한 끼 식사를 제대로 하는 것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선시대엔 흉년이 들거나 악랄한 수탈로 인해 초근목피(草根木皮)로 생명을 유지하는 경우가 잦았다. 필자가 어렸을 때만 해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주로 감자나 보리 또는 옥수수 같은 것을 먹었고, 명절 때에나 쌀밥을 먹을 수 있었다.그래서 필자가 어렸을 때 자주 듣던 얘기 중 하나가 ‘먹는 거 버리면 천벌 받는다’였다. 지금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남길 것 같으면 아예 미리 덜어 놓고 먹거나, 남은 음식을 억지로라도 다 먹기도 한다. 학교에서도 급식을 먹을 만큼 덜어, 남기지 않고 깨끗이 먹도록 교육하고 있다.따라서 만약 멀쩡한 식사를 마구잡이로 버린다면, 그 누구라도 엄청난 비난을 받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일본 도쿄에선 매일 새벽에 손도 안댄 멀쩡한 수 천 개의 도시락 등 식사가 버려지고 있다.지난 27일 일본 TBS는 매일 새벽 수천 인분의 도시락과 빵, 주먹밥 등의 음식을 실은 차량이 들어가지만 도착한 식품의 상당량이 포장도 뜯지 않은 채 그대로 쓰레기통으로 들어간다고 보도했다.이유는 올림픽이 '무관중'으로 치러지면서 관중 안내에 참여하는 자원봉사자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이들을 위해 사전에 주문해놓은 도시락을 그대로 받고, 유통기한이 지나길 기다렸다가 버린다는 점이다. 정말 답답한 노릇이다.무관중 경기로 결정될 걸 사전에 고려할 수 있었을 것이다. 만약 무관중 결정이 늦어져 계약 위반이 되면, 차라리 위약금을 물고 도시락 등을 받지 않는 게 차선이다. 그 또한 문제가 있어 할 수 없이 도시락 등을 받게 되면, 시민들에게 무료 배급이라도 하는 게 버리는 것보단 훨씬 낫다. 일본은 ‘매뉴얼의 나라’라고 한다.예를 들어 지진과 같은 재난이 발생할 경우 어떻게 하라는 지침이 아주 자세히 준비되어 있다. 그런데 만약 매뉴얼에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 매뉴얼에 없으니 함부로 어떤 조치를 하면 안되고, 그냥 손 놓고 있게 된다. 즉 융통성이란 게 없다. 코로나 사태 등 매뉴얼이 없는 사태가 발생하면 일본은 허둥대며 시간을 놓쳤다. 마찬가지로 ‘올림픽을 무관중으로 개최하는데 남아도는 도시락을 어떻게 할지’가 매뉴얼에 없기 때문에 그냥 받아서 폐기하는 것이다. (이런 매뉴얼은 당연히 없을 것이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으면 엄청나게 난리가 났을 것이고, 담당자와 책임자는 사표 써야 한다. 이럴 땐 ‘매뉴얼’에 충실한 일본보다, 융통성 발휘를 잘하는 대한민국이 훨씬 낫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