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에 밀려난 4·19
필자가 대학교 다닐 때에는 4·19혁명(이하 ‘4·19’)이 모델이었다. 자유당 독재를 끝낸 시민 혁명이었기 때문이다. 군사 독재를 끝내고 싶은 것은 당시 운동권뿐만 아니라 대부분 국민들의 심정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4·19는 사실상 사라졌다. 5·18민주화운동(이하 ‘5·18’)만이 우뚝 서있다. 4·19기념식에는 코빼기도 안 비치더니, 5·18의 41주년을 맞아 여야 지도부는 모두 광주로 몰려갔다. 똑같은 민주화 운동인데 왜 이렇게 되었을까?4·19나 5·18 모두 유혈 민주화 운동이고,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다.4·19는 서울에서 있었고 이승만 대통령의 하야로 민주화를 이끌어 냈지만, 박정희 군사 쿠데타로 민주화 운동이 단절되었다.반면 5·18의 경우 계엄군이 투입되었고 잔인한 폭력 진압과 무장한 시민군의 저항이 있었다. 5·18은 광주지역에서 일어나 당시엔 다른 국민들이 잘 알지 못했지만, 이후 운동권을 통해 민주화 정신이 계승되어 지금에 이르렀다.즉 5·18은 운동권들의 정신적 지주가 되었는데, 특히 호남출신 운동권들이 권력을 쥐면서 5·18을 더 띄웠다고 볼 수 있다.그러다보니 4·19 유공자는 없어도 5·18 유공자는 많다.그러나 운동권 출신들은 5·18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자신들이 5·18 당시 투쟁했던 사람들처럼 특혜를 받아왔고 아직도 행세하고 있다. 나아가 ‘독재에 항거하는 자유와 민주주의’가 5·18 정신임에도 불구하고, 막상 자신들이 권력을 잡자 운동권 독재를 하는 반혁명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이에 대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7일 이에 대해 “옛날에 민주화 운동을 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지금 자신들의 반민주적 행태와 독재가 용인될 수는 없다”며, “5·18은 특정 정치세력의 전유물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어쨌든 특정 정치 집단에 의해 밀려난 4·19와 그 정신을 다시 복원하는 작업이 필요하다.4·19는 이후 ‘보상을 요구하지 않는 순수한 시민혁명’으로 지금까지 남아있기 때문이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나잇값으로 정치 하나?
새로 선출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36)로 인해 사회 전반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사회에는 ‘나이’를 문제 삼는 사람들이 많다. 며칠 전 여권 사진을 찍으러 사진관에 갔었는데, 사진관 사장님과 그의 지인이 “(이준석 대표가) 어린 게 뭘 알아서 건방을 떨고 있어?”라고 하는 얘길 듣고 참 황당했다. 그런 논리라면 “나이 많은 정치인들 때문에 대한민국 정치가 만날 그 꼴 아닌가?”라고 반문하고 싶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후진적 분야가 바로 정치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며칠 전 오스트리아를 국빈 방문해 만난 오스트리아 총리는 이준석 대표보다도 한 살이 적다.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불과 39살에 대통령이 되었다. 해외에선 이런 경우가 다반사다.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김영삼 전 대통령은 25살에 최연소 국회의원이 되었다. 즉 정치는 나이로 하는 게 아니다.경륜과 경험은 행정부 고위 관료들에게 필요한 사항이다. 지난 15일, 수 년 간 아버지뻘 되는 경비원에게 막말과 협박을 하고 침 까지 뱉은 20대 입주민이 재판에 넘겨졌다. 그가 경비원에게 전화한 녹취에는 “그 나이 먹도록 너 뭐했냐? 너 아파트 있어? 너 돈 있어? 모자란 XX. 멍멍 짖어봐. 짖으면 내가 봐줄게” 등의 발언이 담겨있었다.참 어처구니가 없는 인간이다. 그가 50대가 되면 뭘 하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똑같이 당하기 바란다.어쨌든 ‘장유유서’는 이럴 때 나오는 말이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정치가 나라 발전의 뒷다리를 잡아왔다.정치가 경제와 사회 문화를 도와주고 끌어줘야 하는데 오히려 걸림돌이 되어왔다. 세상은 변하는데 정치는 늘 제자리다. 진보를 외치던 젊은이들이 이젠 ‘진보꼰대’가 되어 기득권 ‘꼴통’ 세력이 되었다. 즉 늙은 정치인들이 변화에 적응을 못하고 자리에 연연하며 ‘나잇값’을 못하고 있다. 지금처럼 변화를 바라는 세상에선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필자는 우리나이로 60살이지만, 이젠 젊은 사람들에게 정치를 맡겨야 나라가 발전한다고 생각한다. 즉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 하는 55세 이상의 정치인들 대부분이 물러나야 나라가 바뀐다. 젊은 정치인을 질투하는 그대가 바로 ‘꼰대’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또 하나의 한류, K-Toon(웹툰)
필자가 어렸을 때에도 만화는 큰 인기였다. 어린이들 사이에선 일본 만화의 대부라 할 수 있는 데쓰카 오사무[手塚治蟲] 원작 ‘우주소년 아톰’의 인기는 정말 대단했다. 또한 ‘새소년’이나 ‘어깨동무’ 등 어린이 잡지가 유행이었는데, 특히 어떤 만화를 싣는가는 판매량과 직결되었다.당시에도 일본은 세계적인 만화강국이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일본 만화가 큰 인기였다. 사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저작권 개념이 없어서 일본 만화를 그대로 베끼고 우리나라 작품인 것처럼 무단사용했다. 대표적인 예가 ‘새소년’의 ‘바벨2세’(그림)다.요코야마 미쓰테루(横山光輝) 원작이지만, 우리나라에선 우리나라 만화가 이름을 사용했다. 나중에 개인적으로 들은 얘기지만, 만화가 이현세 씨도 젊었을 때 ‘돈을 벌기 위해 바벨2세를 베껴 그렸다’고 말했다.일본 만화는 그 후에도 ‘슬램 텅크’나 ‘진격의 거인’ 등 명작을 잇달아 내면서 세계적 만화강국 지위를 유지해 왔다.그런데 디지털 시대가 도래했지만 일본 만화계에선 종이만화에 고착된 생각을 버리지 못하고, 웹툰을 그저 종이만화를 이용하는 수준 정도로 생각했다. 즉 웹툰 특성에 맞게 만화를 만드는 게 아니라, 종이만화를 그대로 인터넷에 올리는 수준이었다.우리나라 웹툰은 제작할 때부터 웹툰 전용으로 만들고 화면을 아래서 위로 넘기면서 보지만, 일본 웹툰은 만화책을 그대로 옮겨서 좌우로도 화면을 움직여야 한다. 따라서 일본 웹툰은 보기가 아주 불편하다.현재 일본 만화시장 규모는 종이만화가 2조8천억원이지만 디지털만화는 3조5천억원에 이른다.그런데 놀라운 것은 일본 웹툰산업을 양분하는 업체가 한국업체 픽코마(카카오)와 라인망가(네이버)이고, 웹툰 TOP10 중 절반 정도가 한국 작품이라는 사실이다.네이버가 개발해 2010년대 중반부터 보급한 풀 컬러, 세로읽기 방식의 웹툰 시스템은 세계 웹툰의 표준이 됐다. 네이버 웹툰의 이용자수는 세계적으로 7,200만 명을 넘고, 70만 명 이상의 만화가가 자유롭게 투고한 웹툰을 10개 언어로 서비스를 하고 있다.또한 카카오는 2012년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설립된 북미 최초의 웹툰 플랫폼 ‘타파스’를 인수하기로 했다.웹툰에서도 일본을 누르고 세계로 뻗어가는 또 하나의 한류가 바로 K-Toon이다.우리나라 웹툰은 그렇게 재미있게 봤던 일본 만화를 이젠 지난 추억으로 간직하게 해 줬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삼성을 보는 민주당의 속내
박진영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이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삼성어천가' 때문에 토할 것 같은 하루였다"로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필자의 생각을 조목조목 밝히고자 한다.<원문>“법적으로 당연히 내야 할 상속세를 내겠다는 게 그렇게 훌륭한 일인가?왜 삼성의 상속세는 세계 1위일까? 삼성보다 매출이 많은 글로벌 기업보다도 삼성 일가의 지분이 많다는 뜻이다.“<필자>상속세는 당연히 내야한다. 그러나 부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상속세를 적게 내려고 갖은 얄팍한 방법과 안간힘을 쓰는 게 일반적이다. 특히 부자일수록 그렇다. 그런데 삼성일가는 꼼수를 쓰지 않고 다 내겠다고 했다. 과연 다른 부자들도 그렇게 했을까? 상속세가 세계 1위라는 것은 세계적으로 재산이 더 많은 부자들보다 ‘정직하게 다 냈다’는 의미에서 훌륭하다는 것이다.또한 상속세는 재산의 규모에 따라 내는 것이지 지분으로 내는 게 아니다. 뭘 잘못 알고 있다.<원문>“근본적으로 정경유착, 노동자와 하청기업을 쥐어짠 흑역사는 잊어버렸나?”<필자>세계적으로 오래된 기업을 중 과거에 정경 유착을 하지 않은 기업이 얼마나 되나?독일과 일본의 자동차 또는 기계관련 기업 중 전범 기업이 아닌 것이 있나?미국 기업 역시 정부의 지원 하에 성장한 걸 아는가?삼성이 전범기업보다 나쁜가?그나마 업계에서 삼성은 하청업체에 잘 해주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이게 현실인데, 전혀 모르는 것 같다.<원문>“그 많은 미술품을 모은 이유는 뭘까? 혹시 세금이나 상속 때문은 아니었을까?”<필자>세계적으로 부자들 중 미술품을 수집하지 않는 사람이 별로 없다.그나마 실제 경매에 부치면 10조는 될 것이란 미술품을 사회에 환원하면 칭찬해 줘야 하는 것 아닌가?<원문>“전형적인 유전무죄 주장이다. 개인비리와 회사의 경영은 분리되어야 한다.”<필자>대통령이 불러서 어디에 지원을 해주라고 하면 못하겠다고 할 기업인이 있을까?그게 유전무죄나 개인비리와 무슨 관계인가?민주당 부대변이라 하면 그 당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그런데 잘 알지도 못하고 무조건 삼성을 비난 하는 글을 올렸다.사실 30년 전만 해도 삼성은 초일류기업이 아니었다.당시 재계 1위는 현대였고, 해외에선 대우가 더 유명했다. 그러나 이건희 회장의 리더십으로 현재의 삼성이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나가는 기업을 때려잡고 싶어 안달이 난 사람들이 바로 민주당 사람들이다.민주당 사람들의 논리대로라면 우리나라 기업 대부분을 망하게 만들어야 한다.그러면 그들은 덩실덩실 춤을 추며 기뻐할까?나라 경제가 도탄에 빠지고 국민들은 굶어죽어 가든가 말든가...<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이런 조각이 송도 공원에 왜 있나?
18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최근 국민권익위원회 국민신문고에는 인천 송도국제도시 센트럴파크에 있는 ‘갯벌 오줌싸개’ 동상을 철거해달라는 2건의 민원이 접수됐다고 한다. 2011년 설치된 이 동상은 남자아이 3명이 바지를 벗고 강 쪽으로 소변을 보는 모습을 분수 형태로 표현했다. 사진으로 봤지만 필자가 보기에도 무척 민망하다. 예술작품이라 하기엔 품위가 없다. 그리고 송도 센트럴파크와 오줌싸개는 아무 연관도 없다. 그리고 성기 모양과 오줌 줄기도 강조해서 만들었다. 물론 벨기에 브뤼셀엔 유명한 관광명소인 오줌싸개 동상이 있다. 하지만 이 동상엔 한 살을 갓 넘긴 고드프리 공작이 전쟁터에 나가 적을 향해 오줌을 쌌고, 이에 기세가 높아진 군이 승리했다는 전설 등이 연관되어 있다. 그리고 1618(또는 1619)년에 처음 세워졌다는 역사성과, 작품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송도 오줌싸개 동상은 아무런 역사성이나 작품성이 없다. 게다가 가족단위로도 많이 찾는 공원에서 다 큰 애들이 오줌을 누고 있다니...특히 한살 갓 넘긴 벨기에 오줌싸개와 비교할 때, 너무 크고 징그럽다. 표정도 어린이가 아니라 단체로 술 취한 어른 느낌이다. 작가는 어린 시절을 회상해서 만들었을지 몰라도, 진짜 갯벌에 오줌 누는 장난과 공원에서 대놓고 오줌 누는 건 차원이 다르다. 만약 큰 애들이 공원에서 오줌을 누면 경찰에 신고 대상이다. 보기에 민망할 따름이다. 그럴 거면 ‘오줌 싸개 소녀’는 왜 없는지 모르겠다. 작품성도 관련성도 없는 이런 동상을 세금을 주고 의뢰한 인천시가 한심하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대한민국 공군에게, 女軍(여군)은 동료가 아니다?
지난달 22일 숨진 채 발견된 이모 중사를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장모 중사 뿐만 아니라, 1년 전에 노모 상사가 똑같이 성폭행을 했음이 밝혀졌다. 노 상사는 일 년 전에도 이모 중사를 회유했고, 이번 사건에서도 똑같이 회유했다. 군 매뉴얼에 의하면 피해자 이모 중사와 가해자를 즉시 분리해야 했지만, 공군은 그대로 근무하게 놔뒀다. 그런데 같은 부대인 20전투비행단에서 지난 2018년 4월 정보통신 대대장은 부대 소속 여성 중위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군검찰의 수사를 받았다. 해당 대대장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취업제한명령 2년을 선고받고 제적되었다.한편 공군 모 부대 소속 A대위는 작년 9월 상급자인 B대령과 함께 출장을 갔다가, B대령의 지인 민간인 C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소속 부대에 신고했다. 그러나 당시 공군은 A대위의 성추행 피해 신고 뒤에도 B대령과의 분리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B대령이 매긴 근무평점에서 A대위는 최하위 점수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또한 2021년 5월 초, 공군 제19전투비행단에서 여군을 상대로 불법촬영을 저지른 군사 경찰 A하사가 현행범으로 적발되었다. 불법 촬영물이 나온 USB엔 피해자들의 이름을 붙인 폴더까지 있었지만, 초기에 공군은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 했다.이쯤 되면 대한민국 공군의 남군은 여군을 같은 군 동료가 아니라 성적 대상이나 위안부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특히 신고를 하면 피해자와 가해자를 우선 분리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회유나 축소 은폐하려 했다.박원순 오거돈 성추행 사건엔 한마디 언급도 없던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절망스러웠을 피해자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며 엄정한 수사를 지시했다. 공군 참모총장이 이사건의 책임을 지고 옷을 벗었다.그런데 공군만 이럴까 하는 생각이 든다.여군에 대한 성폭행이 끊이지 않는 데에는 남군들의 성의식 문제가 가장 클 것이다.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크다고 생각되는 게 있다.바로 군 인사제도다.특히 장교의 경우 몇 차례 승진심사에서 승진을 못하면 자동으로 옷을 벗어야 한다. 즉 인사 평점은 장교들에게 생명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부대 내에서 뭔가 문제가 생기면 자신의 인사 평점에 문제가 생길까봐 덮으려 한다는데 문제가 있다.따라서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어떻게 엄정하고 신속하게 처리했는가가 중시되어야 한다. 그래야 사건의 은폐나 축소가 사라진다.매뉴얼에 따른 신상필벌(信賞必罰)이 해답이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