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 경찰관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다
영화에 나오는 베테랑 경찰들은 하나 같이 범죄와 관련된 참혹한 시신을 보고도 아무렇지도 않고, 영화 ‘투갑스’에선 고참 형사 안성기가 신참형사 박종훈 앞에서 태연하게 시신에 묻은 피를 손가락으로 찍어 맛을 보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물론 코믹영화이기 때문에 이런 장면을 넣었겠지만, 일반인들은 경찰이나 소방관들은 참혹한 시체를 봐도 ‘직업상 아무렇지도 않은가 보다’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실제론 전혀 그렇지 않다.지난 28일 MBC보도에 의하면 소방관 열 명 중 네 명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같은 각종 정신질환에 시달리고 있고, 정신 질환을 앓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소방관이 지난 10년 동안 80명이 넘는다고 한다.23살의 젊은 나이부터 20년 넘게 소방관으로 일해 온 A씨는 처음엔 화재현장에 투입됐다가, 이후 12년 가까이 구급대원으로 일했다. 심각한 상처를 입은 응급 환자들과 훼손되고 부패한 시신들을 보며 A씨는 수면장애와 강박증에 시달리기 시작했고, 공황장애 진단을 받으면서도 구급 업무에 투입됐던 A씨는 결국 극단적 선택을 했다. 서울행정법원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이로 인한 정신질환으로 심신의 고통을 받다가 사망에 이르렀다며, 공무와의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며 ‘순직’으로 인정했다. 경찰들도 마찬가지다.우리나라 1세대 프로파일러이자 현재 동국대 교수로 근무하고 있는 권일용 프로파일러의 경우도 그렇다. 권 교수는 1989년 형사기동대 순경 공채로 경찰에 입문해, 4년 후 현장감식과 형사로 일해 왔다. 2000년부터 국내 1호 프로파일러로 일하면서, 18년간 악랄한 연쇄살인범을 포함해 1,000여명의 범죄자들을 만나고 현장을 감식했다. 그런데 잘나가던(?) 그가 돌연 2017년 경찰을 그만뒀다. 그 이유는 엄청난 스트레스라고 했다. 특히 처참한 살인범죄현장을 조사하고 나면 그 스트레스가 말도 못했고, 나중엔 어금니가 다 빠졌다고 했다. 소방관이나 경찰관 모두 ‘우리가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결국 그들 역시 그에 따른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그 스트레스를 줄여주거나 해소하지 위해 심리 상담 프로그램 등도 진행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론 역부족인 것 같다.만약 필자와 같은 일반인이 그런 일을 한번이라도 한다면, 아마 악몽 때문에 평생 잠도 못자고 엄청난 스트레스가 따라다닐 것이다.따라서 소방관과 경찰관들의 정신건강에 대한 보다 적극적이고 실효성 있는 방안이 절실하다. 그들도 우리 국민이며 우리 가족이고 이웃이기 때문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살색 레깅스는 너무해!
얼마 전 필자는 출근하다 깜짝 놀라 시선을 떨군 기억이 있다.맞은편에서 젊은 아가씨가 걸어오는데 언뜻 나체인줄 알았다. 상의도 몸에 꼭 붙는 민소매를 입었고 하의는 몸에 꼭 붙는 쫄쫄이(?) 레깅스를 입었는데, 레깅스가 살색(살구색)이어서 얼핏 옷을 안 입은 것 같았기 때문이다. 순간 민망해서 나도 모르게 땅을 쳐다봤다. 요즘 우리나라는 레깅스 열풍이다.외국의 경우 레깅스가 일반화되어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그동안 요가 같은 운동을 할 때만 입는 옷처럼 여겨져 왔다. 그러나 최근 평소에 레깅스를 입는 여성이 늘면서 어느 장소에서 입어도 되는지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엔 180만원짜리 레깅스도 팔린다고 한다. 필자는 레깅스를 입어도 ‘되네, 안 되네’를 논하고 싶지 않다.입는 사람의 자유이고 보는 사람의 자유이기 때문이다.그러나 필자가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특히 꼭 달라붙는 살색 레깅스는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남성들이 그걸 보고 자유로운 상상을 한다면, 남성의 잘못인지 본능인지 아니면 살색 레깅스를 입은 여성이 유발한 것인지 헷갈리기도 하다. 또한 꽉 조이는 레깅스는 혈액순환을 방해하여 건강에 좋지 않다고 한다. 그래도 굳이 꽉 조이는 레깅스를 입겠다면, 살색만 피해 주면 좀 덜 민망하겠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박지선 어머니의 눈물겨운 동반자살
개그우먼 박지선(36)씨가 2일 자택에서 모친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되어 큰 충격을 주고 있다.특히 모친이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에는 ‘딸이 피부병 때문에 힘들어했으며, 최근 피부병이 악화해 더 힘들어했다. 딸만 혼자 보낼 수 없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선 씨는 명문대를 졸업하고 개그콘서트 등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특히 KBS <1:100>이란 프로그램에서 최종 승자가 되어 5천만 원의 상금을 받아, “역시 명문대 출신답다”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박지선 씨는 평소에 피부알러지가 심해 고생한다는 얘기를 자주해 왔다.하도 심해서 화장도 못하고, 햇빛에 노출되면 피부트러블이 생긴다고 밝혔다.그러던 중 지난달 어떤 수술을 받았는데 그 결과가 좋지 않았던 모양이다.이에 박지선 씨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 했고, 그녀의 어머니는 딸을 혼자 보낼 수 없다며 동반 자살을 한 것이다. 요즘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도 많고 부모가 자식들과 함께(강제로) 동반자살을 하는 경우도 자주 있지만, 어머니가 자식과 함께 하는 경우는 필자에겐 처음이다. 일단 부모가 자식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지 자체를 모르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물론 박 씨가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고 있을 때 그녀의 어머니는 강력히 말렸을 것이다. 그러나 박지선 씨가 더 이상 치료가 될 수 없고 고통 속에서 인간적 생활이 불가능하거나 생존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어머니도 점점 이해를 했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딸만 먼저 보내고 나서 도저히 살 수 없다고 판단한 어머니는 차라리 딸과 함께 가는 것을 선택했다. 어머니의 무한한 사랑 또는 희생이라고 해야 하나?적당한 표현이 생각이 나질 않는다.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지극한 사랑이라고 밖엔... 어머니들은 누구나 이런 무한 자식 사랑을 할 것이라 생각하니 숙연해진다.필자도 어머니께 안부 전화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두 분의 명복을 진심으로 빈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오만한 박원순의 똘마니들
서울시가 16일부터 광화문광장 재정비 공사를 강행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반대여론이 많았던 공사를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불과 5개월 남은 시점에 굳이 시작했기 때문이다. 현재 세종로와 광화문광장은 수도 서울의 상징적 공간이다. 그런데 서울시는 세종문화회관쪽으로만 광장을 넓히고, 차는 주한 미국 대사관이 있는 쪽 길에서만 양방향으로 다니게 하겠단다.광화문광장 재정비는 지난 2016년 고 박원순 시장 주도로 논의가 시작돼 2019년 1월 첫 재정비안이 나왔지만, 요식적 토론회와 공청회로 마무리 지으려하면서 시민단체와 학계 등의 반발을 샀던 사업이다. 특히 광장 완공이 2021년 5월이어서 ‘박원순의 대권 프로젝트’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과거 이명박 서울시장이 청계천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것을 보고 따라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했었다. 만약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살아있더라도 실제 이 사업을 실행에 옮길지는 모르는 일이다. 워낙 교통의 흐름을 엉망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금의 광장을 굳이 넓혀야 한다는 시민들의 요구도 없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고 박원순 전 시장이 뽑은 서울시장 대행이 고 박 전시장의 ‘유지를 받들어’ 강행하는 이유는 뻔하다. 여야에 관계없이 새 시장이 선출될 경우 고 박 전시장의 역점 사업이 날아갈 수 있기 때문에, 그 전에 마무리 지으려는 속셈이다. 새 시장이 취임한들 공사가 이미 끝났는데 어쩌겠냐는 의미다. 이 공사에 들어가는 혈세만 791억원이다. 거기에 시민들은 교통체증 등으로 엄청난 피해를 봐야한다. 나아가 만약 새 시장이 이 사업의 문제를 짚으며 원상복귀한다면, 이 공사를 강행한 사람들은 역사의 죄인이 된다. 이 사업이 ‘독립운동’도 아니고 ‘시민 숙원 사업’도 아닌데, 고 박원순 전시장이 앉혀놓은 시장 대행과 그 무리들이 사업을 강행하는 건 ‘오만’이다.필자가 서울시장 대행과 그 무리들을 고 박 전시장의 ‘똘마니’라고 칭하는 이유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라면형제'에게 22억 후원금, 그러나...
필자는 지난 달 ‘부모가 막돼먹으면 국가도 한계가 있다 ㅠ.ㅠ’라는 칼럼에서 ‘라면형제’의 화재사건을 ‘엄마의 무관심이나 방임 또는 방치를 넘어 자식을 방기(放棄: 내버리고 아예 돌아보지 아니함)한 결과’라고 규정한 바 있다. 엄마는 이혼해서 혼자 두 아이를 돌보고 있는데, 이웃 주민들에 의해 지난 2018년 이후 2년간 엄마가 아이들을 방치한다며 경찰에 3번의 학대 신고가 접수된 적이 있었다. 또한 학대 신고 이후 관할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엄마에게 가정환경 개선을 권고했지만 엄마의 방기는 계속됐다. 할 수 없이 아동보호전문기관은 3번째 학대 신고가 있은 후에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지만, 법원은 격리를 기각하기도 했다. 게다가 방송에 나온 집안은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고, 엄마는 일정한 직업도 없는 기초생활수급자이다. 한편 중화상으로 병원에 입원한 형제 중 형(10)은 상태가 상당히 호전되었지만, 동생(8)은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이런 상황에서 형제의 안타까운 사연을 알게 된 많은 사람들로부터 22억 원이 넘는 후원금이 모였다. 형제가 치료받던 한림대학교 한강성심병원에 약 19억여 원의 후원금과 초등생 형제에 대한 지정 기부를 받는 사단법인 학산나눔재단에 약 2억2700만원이 모였다. 한강성심병원측은 병원에 모인 후원금은 치료비를 제외한 후 나머지를 어떻게 할지 결정하겠다고 한다. 후원금은 많은 시민들이 라면형제의 사연에 안타까워하며 호의로 보낸 소중한 돈이다. 만약 치료비를 제외한 나머지를 형제의 엄마에게 준다면 ‘자식들을 방기하다 불이 나서, 아들 하나 잃고 하나는 엄청난 고통을 받게 된 결과’로 졸지에 엄청난 돈이 엄마의 수중에 들어오게 된다. 그 돈이면 자식 하나 키우는데 충분하고도 넘쳐, 자식을 학대하고 방기한 엄마가 평생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수준이다. 한마디로 로또 맞는 것과 진배없다.문제는 정말 고생하면서 두 아들을 열심히 돌보던 엄마가 아니라는데 있다. 그런 엄마가 거액의 후원금을 받아 어떻게 쓸지 걱정이 앞선다. 때로는 지나친 후원금은 이런 우려를 낳는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사유리의 비혼 출산을 축하하면서...
방송인 사유리 씨가 자발적 비혼모가 되어 화제다.지난 16일 KBS TV에 의하면, 사유리 씨가 지난 4일 일본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아들을 출산했다고 전했다. 사유리 씨는 이날 KBS1 ‘뉴스 9’에서 “산부인과에서 ‘자연 임신이 어렵고, 지금 당장 시험관 하더라도 성공 확률이 높지 않다’는 이야기를 듣고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며,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급하게 찾아 결혼하는 게 어려웠다”라고 비혼 상태로 임신을 결심한 계기를 말했다.또 “한국에서는 결혼한 사람만 시험관이 가능하고 모든 게 불법이었다”고 일본에서 정자 기증을 받은 이유를 설명하면서,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즉 사유리 씨는 난소에 문제가 있어 지금 당장 임신을 하지 않으면 평생 아이를 못 갖는 상태여서 바로 자발적 비혼모가 되었다는 얘기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축하를 하며, 그녀의 용기에 찬사를 보냈다.사유리 씨와 친분이 있던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은 “어떤 모습보다 아름답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약 12년 전 방송인 허수경 씨도 비슷한 상황에서 자발적 비혼모가 되었다. 허 씨는 "내가 생각하는 여성의 정체성은 엄마였다. 엄마가 돼 보지 않고 생을 마감하면 인생이 무의미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특히 요즘처럼 ‘자발적 무자식’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두 사람의 선택은 감동적이다. 필자 역시 위 두 사람의 용기와 결단에 찬사를 보낸다.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그녀의 아들도 행복할까?” 하는 생각이 ‘조금은’ 든다.사오리 씨가 나중에 결혼을 할 수 있고 부부가 같이 아기를 잘 키울 수 있다. 만약 결혼을 하지 않는다면 아들은 아빠 없는 아이로 자라게 한다. 사유리 씨는 엄마가 되고 싶어 아기를 가졌지만, 부부간 사랑의 결실이 아니라 전적으로 사유리 씨 개인의 판단이다. 즉 나중에 아이가 크면서 “왜 나에겐 아빠가 없나”에 대해 고민하거나, 상처를 크게 입을 수 있다는 얘기다. 혹자는 고리타분한 생각이라 할 수 있겠지만, 실제 필자는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왔기 때문에 이런 얘길 하는 것이다. 특히 필자가 어렸을 때 주변에서 편견을 갖는 경우가 아주 많았고, 그만큼 어린 마음에 상처도 정말 컸다. 다만 요즘은 편모나 편부 슬하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많아졌고, 그들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 사유리 씨와 아들이 앞으로 상처나 고민을 겪지 않게 되길 바랄뿐이다. 사유리 씨 모자의 행복을 진심으로 기원한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