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갈등 종료, 이제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자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전격 사퇴하면서 두 달을 끌어온 조국 사태와 갈등은 일단 끝났다.그동안 조국 장관 반대와 수호에 진영논리까지 가세하며, 나라가 나라꼴이 아니었다. 조국 장관과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으면 언제나 ‘기-승-전-조국’이었으며, 나라의 모든 에너지가 ‘조국 블랙홀’에 빠져 들어갔다.여당 정치인들은 조국 감싸기에 몰두하고, 야당 정치인들은 할 일은 제쳐두고 국회를 박차고 나가 국민들을 선동했다. 하다못해 유시민 노무현재단이사장은 은 여당의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어용지식인’이라 자처하며, ‘지식’이 실종된 궤변으로 조국 장관을 두둔했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중도층의 반발을 초래하며 결과적으로 조국 장관 사퇴를 촉진시켰다. 계속되는 조국 장관 사퇴 압박에도, 조국 장관은 자신의 사퇴여부는 임명권자의 뜻에 있다며 사퇴를 거부해 왔다.그러나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고 반대로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이 점점 올라, 내년 총선을 앞둔 여당과 청와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문재인 대통령이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조국 장관으로 인해 국정 운영이 엉망이 된 것을 조속히 바로 잡고자 하는 대통령의 결단이었을지도 모른다. 필자의 경험으론 한 사람 때문에 이렇게 오랜 기간 동안 나라 전체와 국민들이 흔들리고 이리 모이고 저리 모이면서, 분열되고 갈등한 경우는 처음인 것 같다. (최순실의 경우 시끄럽긴 했지만 일방적이었으므로 이처럼 극심한 분열이나 갈등은 아니었다) 그간 갈등의 핵심인 조국 장관이 물러난다.조국 반대든 수호든 이제 모두 제자리로 돌아갈 때다. 정치권은 그동안 미뤄뒀던 산적한 현안들을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 나라 경제가 도탄에 빠질 위기상황인데 정치권이 손 놓고 있어선 안 된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승리”를 외치며 기뻐할 게 아니라, 그동안 할 일을 안 했던 것에 대해 반성부터 해야 한다. 욕을 바가지로 먹어가며 조국 수호 ‘어용지식인’을 자처했다가, 조국 장관 사퇴로 졸지에 ‘새’가 되어버린 유시민 위원장 같은 사람들도 제자리를 찾기 바란다.언론도 이젠 더 이상 조국 관련 기사에 올인하지 말고, 갈등 봉합과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한 기사에 집중하기 바란다.광화문이든 서초동이든 집회에 참가했던 국민들도 이젠 모두 잊고 마음을 추슬러 생업에 충실해야 할 때다. 자, 이제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자~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북한에 ‘국격(國格)’은 없나?
* 국격(國格): 나라의 품격 정말 이상한 월드컵 예선전이 펼쳐졌다.관심을 모았던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조별리그 H조 3차전 남북전이 무관중·무중계로 치러진, 축구 역사상 역대급 사건이다. 이에 지아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이에 "역사적인 매치를 위해 꽉 찬 경기장을 볼 수 있길 기대했지만 관중이 전혀 없어서 실망했다"며 “경기 생중계, 비자발급, 해외 언론의 접근권과 관련한 문제들도 놀라웠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에겐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FIFA의 징계에 의한 경우 말고, A매치에서 무관중 경기는 필자의 기억에 없다. 특히 월드컵 예선 경기를 스스로 무관중 경기를 했다는 사실이 FIFA 역사상 또 있는지 모르겠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많은 우려가 나왔었다.응원단 방북은 물론 중계와 취재진 방북마저 승인되지 않았다. 중계신호를 받아 생중계하는 것도 요청했지만 무산됐다. 결국 우리는 아무 것도 알 수 없는 깜깜이 속에, 오직 인터넷 메일로 스코어 정도를 받는 게 전부였다. 5만 관중의 일방적 응원을 생각했던 선수단도 깜짝 놀랐다. 관중석엔 북한 담당자들과 외교사절 이외엔 아무도 없었다. 사실상 무관중 경기였다. 이런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남북관계 경색을 가장 큰 이유로 든다. 한마디로 너희(대한민국)가 원하는 건 해주기 싫다는 것이다. 게다가 만약 많은 관중 앞에서 북한이 패할 경우를 생각하기 싫었을 수도 있다.원래 북한은 주민들이 대한민국의 태극기와 애국가에 접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한다. 그러다보니 지난 월드컵 예선 등에 있어 평양 경기를 중국에서 했던 경우도 있었다. 북한 당국에 묻는다.“이럴 거면 월드컵에는 왜 참가하나?” 우린 늘 정치와 스포츠는 별개라고 하며, 특히 스포츠에 있어 정치색을 띄는 걸 금기시 한다. 아무리 국가 간 사이가 나쁘더라도, 이렇게 속 좁게 대응하는 건 그 나라의 국격이 어떤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깡패국가”라는 말을 듣는 게 이해간다.그게 북한의 ‘국격’이다. 만약 우리 예상과 달리 한편에서 한반도기를 흔들며 남북을 동시에 응원했으면 대한민국은 물론 국제사회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을 것이다.그런 생각은 필자의 사치인가? 북한엔 ‘폐쇄적 자존심’만 있지 ‘국격’은 없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기부는 ‘아~무나’ 하나? 한다
세계적인 호텔 브랜드 힐튼 그룹의 CEO 배런 힐튼이 지난 19일(현지시간) 자택에서 향년 91세로 별세했다. 그는 재산의 약 97%를 콘래드 N. 힐튼 재단에 기부해, 재단의 기부금은 29억달러에서 63억달러로 증가했다고 한다. 거의 4조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재산을 기부한 셈이다. 한편 빌게이츠는 재산이 960억달러(약106조원)이며, 지금까지 기부한 금액은 350억달러(약39조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그는 “내가 죽은 뒤 세 자녀에겐 유산의 0.02%만 물려 주겠다”고 했다.미국에선 이런 기부문화가 상당히 발달해 있다. 부자들은 앞 다퉈 거액을 기부하는 걸 당연시 한다. 한편 우리나라도 기부문화가 조금씩 확산하고 있다.위의 배런 힐튼처럼 거의 전재산을 기부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지난 4월 별세한 대덕전자 김정식 회장은 “한국 AI(인공지능) 연구 발전에 써 달라”며 재산 500억 원을 모교 서울대에 기증했다. 기부의 방식도 다양해 졌다.예를 들어 어떤 야구선수는 홈런을 칠 때마다 일정액을 기부하고, 연예인 팬클럽은 연예인 이름으로 기부하기도 한다. 운동선수나 연예인들이 기부하는 건 일상화 되었을 정도다. 어렵게 모은 전 재산을 장학금으로 기부하는 경우도 있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60년대 초부터 과일장사를 해온 김영석 양영애 노부부는 평생 땀 흘려 모은 400억원 상당의 땅과 건물을 고려대에 기부했다. 또 형편이 어려운데도 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기부하는 경우도 있다. 서울 월곡동에 사는 장선순(79) 할머니는 고물을 팔아 한푼 두푼 모아서, 4년간 약 64만원을 주민센터에 기부했다. 장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지하철 택배로 벌어오는 수입과 기초연금 40만원으로 생활을 꾸리며, 폐지·알루미늄 캔 등 고물을 모아 팔아 성금을 모았다고 한다. “어려운 어린이를 돕고 싶어서”란다. 할머니가 내민 십원 동전까지 포함된 봉투에 주민센터 직원들도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이젠 우리나라도 여유가 있는데 기부를 안 하는 사람은 인성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을 정도다. 그런데 재벌이나 알부자들이 회삿돈이 아닌 자기 돈을 기부를 했다는 얘긴 별로 못 들었다. 우리나라에서 부자가 존경을 못 받는 이유 중 하나다. 어쨌든 앞에서 기술한 사람들처럼, 기부를 하면 자신이 행복해지기 때문에 기부하나 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현대차 무분규 타결을 만든 ‘공포감’
현대자동차 노사가 2011년 이후 8년 만에 파업 없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타결했다.내수경기 침체에 글로벌 경제 침체와 미·중 무역전쟁 등이 겹쳐지며 파업을 유보한 것이다. 또한 노사가 올해 교섭에서 ‘상생협력을 통한 자동차 산업 발전 공동선언문’을 채택하고, 지난 2013년부터 7년째 이어진 통상임금 논란 및 이에 따른 최저임금 위반 문제도 해결됐다. 이에 앞서 쌍용자동차는 지난달 16일 2019년 임금 협상을 최종 마무리 지은 쌍용차 노사는 10년 연속 무분규 교섭 기록한 바 있다. 특히 현대차 무분규 타결은 너무나 당연할 수 있는 일인데 신선하게 느껴질 정도다.그동안 현대차 노조는 강성에 귀족노조란 비판을 받아왔다. 우리나라 완성차 업계의 임금은 독일이나 일본 등 경쟁국가에 비해 높은데 비해 생산성은 떨어져, 글로벌 경쟁력 역시 약해져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차의 경우 매년 연례행사 같은 지긋지긋한 분규로 지탄의 대상이 되어 왔다.이젠 불 보듯 뻔한 국내외 악재들을 눈앞에 두고 노조에서 나름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요즘 우리나라의 노조들도 ‘회사가 있어야 직장도 있고 노조도 있다’는 사실에 공감하는 분위기라 그나마 다행스럽다. 그러나 앞으로 경제가 나빠질 거란 공포감이 그 유명한 강성 노조를 잠재웠다는 생각에, 불안 초조 긴장감이 엄습해 온다.지금도 경기가 최악이라고 하는데 도대체 얼마나 더 나빠진다는 것인가?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정치권이 강간미수를 무죄로 만든 셈 아닌가?
서울중앙지법은 16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주거침입, 강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모(30)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화제가 된 소위 '신림동 강간미수 영상' 남성에게 강간미수는 무죄로 판결하며, 고작 1년 실형을 받게 한 것이다. 조씨는 사건 당일 피해자의 원룸까지 200여m를 뒤따라가 피해자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탄 뒤 현관까지 따라갔지만, 집 안으로 들어가는 데는 실패했다. 그는 10여분간 벨을 누르거나 손잡이를 돌리고 심지어 '물건을 떨어뜨렸으니 문을 열어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는 마치 잔인한 범죄영화처럼 피해자에게 극도의 공포심을 유발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주거침입죄만 해당한다는데 대해 많은 여성들이 분노하고 있다. 아니 많은 남성들도 같이 분노하고 있다. 피해자가 나의 딸이나 아내 또는 형제나 사랑하는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원은 강간죄를 범하려는 의도를 추단하기 힘들고, 설령 의도가 있었더라도 '실행 착수'가 인정되지 않으면 해당 혐의로 처벌할 수 없다는 판단을 했다. 그러니까 남성이 여성을 완전히 제압하고 ‘여차저차 하려다, 못 해야만’ 강간미수란 얘기다. 과연 범인 조씨가 집에 쫓아 들어간 게 조씨의 말처럼, 그냥 사이좋게 도란도란 술이나 한잔 같이 하다 뒤돌아 가려고 했을까? 처벌이 솜방망이니 이런 짐승 같은 인간들이 계속 생겨난다.어이가 없지만 법이 그렇다니 뭐라 할 수도 없다. 특히 여성 1인가구가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런 사건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이런 범죄가 처음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정치권이 할 일은 안하고 만날 조국 타령 같은 짓만 하면서 민생법안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만약 주거침입의 요건이나 강간미수의 기준을 강화하도록 법을 개정했다면, 이번 사건 같은 경우 법의 판단을 바뀌고 더 엄한 처벌을 내렸을 것이다. 국회와 정치는 결국 국민을 위한 곳이고 행위이다.정말 국민들에게 시급하고 필요한 게 뭔지, 정치권은 제발 정신 차리고 살피고 행동에 나서야 한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자사고와 외고 폐지엔 찬성하지만
17일 tbs 'TV민생연구소' 의뢰로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정부와 여당이 검토하는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특목고)의 일반고 일괄 전환에 국민 54%가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반대 의견은 36.4%였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에서 찬성 40.9%, 반대 42.5%로 반대 의견이 우세했다.대부분의 연령대에서 자사고 특목고 폐지에 대체로 찬성하지만, 중학교나 고등학교를 입시로 들어간 노령층에선 반대의견이 우세했다고 볼 수 있다. 필자는 자사고와 외고의 일반고 전환에 적극 찬성한다. 자사고나 외고가 있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외국어고등학교는 1984년도에 외국어 인재를 키운다는 목적으로 개교했다. 그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엔 외국어를 잘하는 사람들이 많이 필요한 시기였다. 그러나 지금은 굳이 외국어를 전공을 하지 않아도, 필수가 된 세상이다. 대학에서 영문과 등 외국어과의 인기가 크게 떨어진 것과 일맥상통한다. 따라서 이젠 외고가 존재할 이유가 없다. 자사고는 더 심하다. 처음엔 2001년 자립형사립고로 출발하면서 처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이후 이명박 정부가 다양한 교육수요를 수용하겠다며 2010년 자율형사립고를 도입하면서, 기존의 자립형사립고에 추가로 수십 개의 자율형사립고를 인가했다. 그러나 대부분 자율형사립고는 애초 기대했던 특성화된 교육은 없고, 그냥 등록금 비싼 학교가 되어 버렸다. 거꾸로 대부분의 일반고 분위기는 엉망이다.학생들은 수업시간에 잠만 자고, 교사들은 “학원에서 다 배웠지?”하면서 수업에 열의가 없다. 심지어 (특히 문과의 경우) 교사들은 학생들을 ‘외고나 자사고에 못 가서 온’ 루저 취급을 하는 경우도 있다. 필자는 귀족학교처럼 변질된 자사고나 외고보다, 이런 저런 학생들이 모두 어울리는 일반고가 사회 전체로 볼 때 더 적합하다고 본다. 외고와 자립고에 ‘공부 좀 하는’ 학생들이 몰린 가장 큰 이유가 학습 환경과 학생들의 수준이다.어떤 부모든, 특히 ‘공부 좀 하는’ 자식을 둔 부모들은 자식이 좋은 학습 환경에서 좋은 친구들과 같이 어울리고 공부하게 하고 싶다. 그렇게 ‘공부 좀 하는’ 학생들이 외고나 자사고로 대부분 빠져나가다 보니 일반고의 학습 분위기가 엉망이고, ‘공부에 취미가 없는’ 학생들만 남아 있다면 부모는 자식을 일반고에 보내는 게 고민스러울 것이다. 따라서 자사고와 외고의 일반고 전환에는 한 가지 전제가 따라야 한다.무조건 전환 이전에 학교와 교사 모두, 소위 ‘공부 잘하는’ 학생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외고와 자사고가 생기기 전처럼, 공부 잘하는 학생과 못하는 학생들이 같이 어울리되, 각자의 장점을 살리도록 지도해야 한다. 어찌 보면 수십년 만의 통합이므로 부작용의 최소화가 절실하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