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지지자이든 아니든 이 광고를 보는 사람들은 대개 불편한 마음을 갖기 마련입니다. 그것은 대통령은 당연히 정치를 하는 정치인이고, 정치에 대한 국민의 생각은 매우 여러 갈래로 나뉘어지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적절한 비유는 아닐지 모릅니다만, 그것은 마치 초상집에 갔을 때 마침 아들의 사법고시 합격의 소식을 들어도 기쁨을 감추는 이의 마음일 수도 있습니다. 축하해주고 기뻐해주는 일은 참 신나고 행복한 일이지만 그로 인해 약올라 할 사람이 옆에 있다면 자중하는 배려가 필요한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채용비리, 현대판 매관매직 아니더냐?
지난 1월 29일, 정부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는 지난해 범정부 공공기관 채용비리 특별대책본부와 채용비리신고센터를 설치하고 총 1190개 중 946개 기관·단체에서 모두 4788건의 지적사항을 적발했으며, 그중 공공기관 현직 임직원 중 채용비리에 연루된 197명을 즉시 해임·업무배제·퇴출하기로 했다.뿐만 아니라 금감원 조사결과 하나, 국민 등 다수의 은행들 역시 채용비리가 드러나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위 숫자를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들은 별로 없을지 모른다. 느끼던 것보다 그 수가 적기 때문이다. 채용비리는 예로부터 비일비재했고, 말은 안했지만 누구나 알고 있던 일이었다. 아무리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해도 ‘줄과 빽’ 없으면 안 되는 세상이었다. 특정 기득권 세력들은 실력이 없어도 쉽게 취업해서 잘 먹고 잘 사는 한편, 다수의 일반 국민들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취업이 안 돼 졸업과 동시에 신용불량이 되며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우도 많았다. 특히 지방 공공기관 같은 경우에는 하다못해 기초의원의 ‘줄이나 빽’이라도 있어야 합격한다는 설이 있을 정도이니 말 다했다. 대기업이나 금융권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정치권 등 소위 ‘방귀 깨나 뀌는 사람들’의 청탁에 고초를 겪어야 했다. 많은 일반 젊은이들은 좋은 일자리로 부터 배제되면서, ‘연줄과 빽’ 없는 자신을 탓하며 희망 없는 삶을 살고 있다. 한편 200년 정도 거슬러 올라가 조선 후기시대를 보자.조선 후기에 왜 그렇게 못 살았고 또 쉽게 망했을까? 어떤 역사학자들은 가장 큰 이유로 매관매직(돈이나 재물을 받고 관직을 주는 것)을 든다. 정조 임금 승하 이후 세도정치가 이어지며 소수 권문세가가 정권 특히 인사권을 쥐고 관직을 팔았다. 거꾸로 벼슬을 하려면 엄청난 재물을 인사권자에게 갖다 바쳤고, 관직을 받고나면 자기도 본전 이상을 뽑아야 하니 자기도 관직을 팔았다. 그 밑에서도 역시 재물을 갖다 바치고... 결국 남은 건 힘없는 백성들을 말도 안 되게 수탈하는 3정(전정, 군정, 환곡)의 문란으로, 무고한 많은 백성들을 도탄에 빠트렸다. 백성들은 땅도 빼앗기고 곡식과 재산도 다 빼앗겨 굶어죽게 되자, 일부는 이판사판으로 산에 들어가 생계형 도적이 되기도 했다. 고종과 대원군 시대가 열렸지만 백성 입장에선 바뀐 게 없었다. 명성황후와 민씨들은 주요 고관대작에서 지방 수령까지 대부분을 해먹었고, 고종은 이를 방조 내지 무마하는 사실상 공범이었다.이에 수탈당하고 핍박받던 백성들이 굶어죽지 않으려고, 관청을 털어 식량을 탈취(?)한 것이 홍경래의 난과 동학혁명의 시작이다. (정권을 잡으려고 일으킨 반란과는 그 성격이 전혀 다르다.)특정 기득권 세력들이 자신들의 배불리는 데에만 관심이 있고, 깜도 안 되는 인물들에게 주요 관직을 팔다보니 나라꼴이 제대로 돌아갈리 없었다. 결국 정권은 무너지고 조선은 망했다. 이 대목에서, 현재와 조선의 상황을 비교해 보면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우선, 관직 즉 직업을 특정 계층이 독점했다.과거에는 관직은 좋은 직장이었다. 즉 지금의 공공기관이나 금융권, 대기업의 일자리가 옛날로 치면 일종의 관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일자리를 특정 세력들이 실력에 관계없이 권력의 힘으로 독점했고, 일반 국민들은 실력이 있어도 갖지 못했다. 둘째, 금품 또는 그에 준하는 것이 오고 갔을 가능성이 크다.예를 들어 어떤 실세 정치인이 있는데 그를 적극 후원해주는 유력 인사가 있다고 치자. 만약 그 유력인사가 정치인에게 인사 청탁을 했고 정치인이 그 청탁을 들어주면, 비록 그로 인해 직접적인 금품이 오가지 않았을지라도 평소에 후원한 것들이 있기 때문에 사실상 댓가성으로 볼 수 있다. 또 취업에 성공한 사람이나 그 부모가 얼마의 ‘인사 표시’를 한다면 그 역시 금품에 따른 청탁, 즉 매관매직이 된다. (물론 자기 자식이나 조카 등 실제 금품이 오고가지 않는 경우도 있긴 하겠다) 셋째, 일반 백성과 국민들의 먹고 살 길을 빼앗았다. 과거에 농지와 곡식 또는 재산을 수탈하는 것과 지금 사회에서 일자리를 빼앗는 것은, 먹고 살 길이 없어진 다는 점에서 매우 유사하다. 특정 계층은 자신의 권력으로 일반 국민에게 갈 직업을 빼앗아 자기의 것으로 만들었다. 과거나 지금이나 피해를 본 이들은 먹고 살기 힘들어지며, 사회 최하층민이 되었고 평생을 그렇게 살아야 할지 모른다. 넷째, 희망은 사라지고 불만만 남았다.일반 젊은이들이 아무리 열심히 노력하면 뭐하는가? 결국은 기득권 특권 계층이 다 가져갈 것 아닌가? 특히 지금은 과거와 달리 평등한 사회이며 공평한 기회가 법적으로 보장이 되어 있다. 그러나 ‘연줄과 빽’이 법보다 강하다면, 열심히 준비했던 피해자들은 억울하고 국가와 사회에 불만이 쌓이게 된다. 세상을 뒤집고 싶은 생각이 들 것이다. 결국 지금 채용비리나 과거 매관매직이나 큰 틀에선 다를 바 없다. 특정 기득권 계층에 묻는다. “남들보다 먹고 살기가 나은 사람들이고 사회 지도층 인사인데, 없는 사람들의 기회를 부정한 방법으로 빼앗아 나만 잘되면 행복한가?” 문재인 정부에 묻는다. “최근 채용비리 뿐만 아니라 입증이 가능한 과거의 모든 채용비리까지 조사할 계획은 없는가?” 문재인 정부는 ‘나라다운 나라,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외치며 ‘적 폐청산’을 진행하고 있다.필자는 적폐에도 등급이 있는데 그중 최고 등급, 즉 최악의 적폐가 바로 채용비리라고 생각한다. 이는 조선시대 국가의 근간을 흔든 적폐였던 만큼, 정말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촛불혁명이 왜 일어났는가?그 발단은 정유라 입학과 학사 특혜였다. 그에 많은 국민들이 그동안 수 없이 봐 왔던 기득권 세력의 특권과 특혜에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그 사건을 계기로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쌓였던 불만이 한꺼번에 표출되며 세상을 뒤집고 싶었다. 시대는 다르지만 동학혁명과 같은 맥락이었다. 결국 정권이 바뀌었고 새 정부는 새로운 세상을 약속했다. 정부가 채용비리에 대해 칼을 빼든 이상, 할 수 있는 데까지 하며 비리를 파헤쳐야 한다. 그래야 더 이상 채용비리와 같이 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 없어지고, ‘공평하고 정의로운 사회’가 될 수 있다.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미래가 없으면 나라의 미래도 없기 때문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askingnews.com>
<남정숙 인터뷰 - ①> 서지현 검사 전에 남정숙 교수가 있었다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고발 사건 이후 많은 미투가 따르고 있고, 여성단체나 정부에서도 관심이 크다. 하지만 이미 서지현 검사보다 3년 먼저 성추행을 고발했던, 성균관대학교 문화융합대학권 남정숙 前대우전임교수가 있었다. 바로 최근 JTBC 뉴스에서 성추행 관련하여 크게 보도되었던 인물이다.그녀는 35년간 문화예술전문가로 일한 전문성을 인정받아 2014년 성균관대 문화융합대학원 설립에 참가하게 되었고, 그 이후 학사운영, 커리큘럼 설계, 교수 초빙 및 관리, 운영위원회 위원 등 대학원 설립을 주도했던 인물이다.그랬던 그녀가 서검사와 마찬가지로 피해자이지만 오히려 갖은 압력 속에 결국 2016년 2월 학교에서 쫓겨나야 했고, 그 전후로 3년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고단했던 삶을 살아야만 했다. 기자는 2018년 2월 5일 그녀를 한 카페에서 만나 듣고 물었던 솔직한 이야기를 몇 차례 나누어 싣고자 한다. (계속)
<남정숙 인터뷰> 서지현 검사 전에 남정숙 교수가 있었다 - ③
성추행을 당해도 호소할 곳 없는 대한민국 문: 학교에서는 어떻게 나왔나?답: 2015년 9월에는 학생들이 성추행으로 학교에 투서를 했는데, 내가 주동자 내지는 학생들을 부추긴 것으로 몰아갔다. 나도 피해자인데 피해자로 대한 게 아니라 마치 문제 유발자 내지 사건 기획자로 취급했다. 그 과정이 정말 너무 수치스럽고 모욕감을 느꼈다.교수들이 나서서 나를 말리거나 오히려 정신 나간 사람으로 몰아 세웠다. 가해 교수를 중심으로 인력과 조직을 갖추고 학생들과 다른 교수들을 협박했다. 조직 대 개인의 싸움이 얼마나 힘든 건지 그 때 처음 알았다. 그러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내가 성상담센터에 고발을 했고 내용을 JTBC가 취재 보도했는데, 그걸 트집 잡아 학교명예훼손으로 면직 처분을 받았다. 가해자는 3개월의 가벼운 징계만 받고 지금도 학교를 잘 다니는데, 오히려 피해자는 나는 내 쫓긴 경우다. 이게 대한민국 대학교의 현실이다. 문: 여러 관련 기관에 호소할 수도 있었을텐데?답: 처음엔 여성가족부에 찾아갔다. 그랬더니 자기네는 연구하고 통계 내는 데지, 고발을 받고 해결해 주는 데는 아니라고 하더라.이번엔 국가권익위원회에 찾아갔다. 거기에서는 최소 6개월은 걸리니 차라리 변호사를 선임하라고 하더라.그래서 설마 청와대는 다르겠지 하고 청와대 신문고에 글을 올렸다. 그랬더니 그 사안을 교육부로 보내고 교육부에선 성균관대로 보내 답변을 거꾸로 받더라. 그러니 잘 해결됐다고 답이 올 수밖에 없었다.또 변호사협회도 찾아갔다. 민우회란 곳을 소개해 줬는데 찾아 갔더니 사람이 없어서 못 도와준다고 하더라. 또 민교협이란 곳에도 갔다.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다. 설마 이곳이야 말로 진정성 있게 나를 도와주겠거니 했다. 찾아 갔더니 각 대학별로 지부가 있으니 그곳에서 상담을 하라고 했다. 다시 성균관대로 와서 2016년 5월 6일 오전 10시 경에 지부 교수를 만났다. 남자 교수 한 분과 여자 교수 한 분이었다. 내 얘기를 쭉 하니까 여자 교수 첫 마디가 “두 분이 애인사이냐?”였다. 너무나 기가 막혔다. 그 여자 교수가 지금의 여성가족부 장관 정현백씨였다. 그러면서 정현백 교수는 “이거 나가 봤자 학교 망신이니 그만 덮읍시다.”라고 했다. 나는 민교협 지부를 만났는데, 그 교수는 성균관대 입장에서 얘길 한 것이다. 너무 어이가 없고 실망이 컸다. 같은 여자로서, 민교협 지부교수로서 이럴 수가 있나 싶었는데, 그녀가 여성가족부 장관이 되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지금이라도 정현백 장관은 나에게 정식으로 사과해야 한다. ※ 필자 주: 2018년 2월 1일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이번 사건(서지현 검사 성추행 사건)을 계기로 직장 내 성폭력·성희롱이 완전히 근절되는 그날까지 여성가족부는 피해자가 두려움 없이 고충을 말할 수 있고 조직 내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는 시스템을 정착시키겠다. 무엇보다 조직과 사회 전반에 직장 내 성폭력·성희롱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정말 그 과정이 힘들었을 것 같다.답: 나는 명색이 대학교수였고, 서지현 검사도 검사였지만 성추행을 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놓고 호소하고 신고할 데가 없었다. 그러니 일반인들은 어떻겠는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결국은 거의 대부분 그냥 참고 넘어간다. 그래서 성추행이 아직도 이렇게 버젓이 행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건 권력 대 비권력의 싸움이고 조직 대 개인의 싸움이다. 개인은 권력이나 조직을 이길 수 없다. 그러면 그 장치를 국가가 만들어 줘야 하는데 그런 게 없다는 게 문제다. 당신의 귀한 딸들이 밖에 나가 성추행이나 성희롱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해 봐라. 더구나 그걸 부모가 알아도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데 분통이 터지고 좌절할 것이다. <계속>
문대통령 방북 초청, 기회인가? 미끼인가?
북한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방북 초청한 일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이 방남하면서 어느 정도 예견이 되었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여건이 되면 성사시키겠다’고 답했다. 필자가 걱정해 온 것 중 하나가 바로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이다.필자는 지난 해 10월 14일자 칼럼 ‘언제까지 투명 동네북 노릇을 할 것인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이나 인도적 지원에도 북한은 아예 못 본척해서 뻘쭘한 적도 있었는데, 이후에도 북한은 관심조차 두지 않는다고 쓴 바 있다. 그런데 갑자기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 이후 평창동계올림픽 등 남북대화가 진행되는 것을 두고, 문 대통령은 "기적처럼 만들어 낸 남북 대화 기회를 평창 이후까지 살려야 한다.“ 또 며칠 뒤에는 "바람 앞 촛불처럼 남북 대화를 지켜내야 한다.”고 말했다. 기적이라니? 바람 앞의 촛불이라니?사실 남북대화는 언제든지 북한에서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었다. 작년에는 대한민국이 아무리 뭐라고 해도 아예 못들은 척하고 왕따시키고 투명인간 취급하더니, 느닷없이 ‘한 민족과 통일’을 내세우며 들이댔다. 문 대통령은 그렇게 당하고도 ‘기적’이니 ‘바람 앞의 촛불’이라고 표현하니, 정말 일방적으로 짝사랑하는 것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 북한에서 노리는 것도, 외국에서 걱정하는 이유도 바로 이것이다. 북한은 ‘우리가 눈만 한번 찡끗하면, 남한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따라온다.’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는 얘기다. 한편 북한이 이렇게 나오는 것은 대북제재 등으로 입을 경제적 타격을 타개하기 위해 할 수 없이 남한에 먼저 들이대게 되었다는 설도 있다. 권투에는 이런 기본적인 기술이 있다. 주먹으로 안면을 가격하면 가드(손과 팔)로 안면을 가려 타격을 줄 수가 없으므로, 먼저 훅으로 바디(몸통, 옆구리)를 가격하면 가드가 내려와 안면이 드러난다. 이때 스트레이트로 안면을 가격하는 기술이다.즉 대북제제가 본격화(복부 가격)됨에 따라 북한은 그 타개책으로 얼굴을 남한에게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기적도 아니고 촛불도 아니다. 북한 나름대로 자신들의 치밀한 계획으로 진행하는 타개책일 뿐이다. 문재인 정부에 묻는다. “북한의 올림픽 참가와 문 대통령 방북 초청이 기회인가? 미끼인가?” “지난 두 번의 정상 방북이 군축 등 실질적인 긴장 완화나 북한의 비핵화에 어떤 역할을 했는가?” “남북한 대화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가 이루어 질 것이라 생각하는가?” “아직도 아무 대가 없이 (인도적 지원을 포함한) 경제적 퍼주기를 하고 싶은가?” 문재인 정부는 우리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주도적 노력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물론 그 역할을 하면 좋겠지만, ‘북한이 과연 그렇게 쉽게 핵을 포기할까?’하는 생각이 든다. 필자는 기회보다 미끼에 방점을 두고 싶다. 그 두 단어는 꼭 서로 상반된 개념은 아닐 수 있다. 미끼를 던졌다는 자체가 기회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끼를 덥석 물지 않고 우리가 할 것(예를 들면 한미군사훈련과 대북제재)을 계속하면서 미끼가 점점 커지게 만들고, 미끼가 커지다 보면 미끼가 아니라 식사가 된다. 이렇게 판을 키우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만약 그들이 더 이상의 대화를 안 하겠다고 선언하더라도 크게 아쉬울 게 없다. 이미 올림픽도 잘 끝났고, 어차피 그렇게 쉽게 끝날 거면 처음부터 잘 할 마음이 없었나보다 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남북간 화해의 분위기가 있었지만 결국은 원위치 되곤 했다.북한은 앞에서는 평화공세로 대한민국을 이용하면서 뒤에서는 꾸준히 핵개발을 진행하고 실제로는 바뀐 게 없는 등,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충실히 실행해 왔기 때문이다. 이것은 과거 진보정권에서 보수(MB)정권으로 교체된 이유 중 하나였다. 이젠 모든 국민들이 북한의 계략을 알고 있다. 오늘 모 일간지는 “남·북·미 수 싸움 시작됐다”라는 헤드라인을 냈다. 맞다. 이제부터 수 싸움에 두뇌 싸움이다. 잘못하면 진보 정권이 보수나 중도로 바뀔 수도 있다는 걸 명심하고, 막연한 낭만이나 감상이 아닌 대한민국을 중심으로 남북과 주변국 외교를 냉정한 판단으로 펼치길 바란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askingnews.com>
서울시 미세먼지 대책 효과, 꼭 서울시의 잘못인가?
최근 미세먼지 지수가 크게 높아지면서 저감조치가 사흘간 발효되었다.출퇴근시간에 지하철과 버스요금이 무료였고, 그 비용을 서울시가 대납해 주었다. 그런데 비용이 하루에 50억원씩 사흘에 150억이나 되다보니 그 효과에 대해 비판 의견이 많다. 저감조치로 하루에 50억 원씩이나 들였지만 정작 줄어든 자동차 교통량은 1~2% 이내로, 서울시 산하 서울연구원의 자료를 근거로 계산한 결과 미세먼지는 0.14% 줄었다고 한다. 야당이나 당내 경쟁 후보 또는 언론들이 이를 놓고 “혈세 낭비다“, ”지방선거를 앞둔 인기 영합 정책이다“며 맹비난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정면돌파를 하고 나섰다.지난 1월 2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차량 의무 2부제’ 실시와 ‘자동차 친환경등급제’ 시행을 핵심으로 하는 강도 높은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했다. “미세먼지 대책의 실효를 따지기 전에 사태의 위중함을 직시해야 합니다. 논쟁보다 행동이 필요합니다. 늑장대응보다 과잉대응이 낫습니다.”라고도 했다.사실 지난 1월 22일 리얼미터가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의 일환으로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과 버스 등 서울시 대중교통 무료 이용 정책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서울 응답자들의 ‘잘한 정책’이라는 평가가 48.9%, ‘잘못한 정책’이 47.5%로 비슷했다. 어쨌든 서울시의 대책이 효과가 없다고 비판하기 전에, 과연 왜 참여율이 2%도 안 됐나에 대한 생각해 봐야 한다. 자가 운전을 하는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이 부족하다는 등의 얘기들이 있지만, 어느 정치인이나 언론이든 “시민의식과 참여의식 부족”을 얘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정치인과 언론 그리고 서울시민들에게 묻는다. “서울시민들은 자기가 뽑은 시장이 좋은 목적으로 의욕을 가지고 추진하는데, 왜 적극 참여를 안 하는가?” “비판하는 정치인들이나 언론인들은 이럴 때 자기 차를 놔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볼만도 하지 않은가?” “승용차를 안타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일하는데 정말로 큰 문제가 생기는가?” “시민들이야 마스크를 쓰고 다니던 말든 나만 편하고 깨끗하게 정화된 공기를 마시며 차를 이용하겠다, 뭐 이런 생각인가?” 서울에서 승용차를 몰고 출퇴근 하는 사람들 중에 정말로 차가 꼭 필요한 사람 비중이 얼마나 될까? 그런 조사 결과를 본 적이 없어 구체적인 수치로 말하기 어렵지만, 주변을 살펴보면 의외로 많지 않다. 필자 경험상 반드시 승용차가 필요한 경우는 들고 다니기 힘든 물건을 가지고 다녀야 한다거나, 운전자가 장애가 있다거나 혹은 대중교통으로 가기엔 정말 어려운 경우 등 특별한 경우다. 거꾸로 얘기하면 많은 사람들이 그냥 자기 편하자고 또는 폼 잡으려고 내지 습관적으로 자가 승용차를 타고 다닌다.국회의원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업무에 지장이 있을까?장관님들이나 대기업 회장님들이 대중교통 몇 번 이용하면 업무에 큰 문제가 생기나? 흔히 승용차를 이용하는 이유를 기동력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큰 차이가 나지 않거나 오히려 지하철이 빠른 경우도 많다. 지하철 이용을 많이 하지 않은 사람들의 핑계다. 또한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발효되면 노약자나 급하지 않은 사람들이 외출을 삼가므로 대중교통 이용률이 줄어든다. 자가 승용차 이용자들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 게다가 대기 오염도 줄이고 에너지 절약도 되고 얼마나 좋은가? 정치인들이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고 서울시나 시장을 그냥 비난하는 건 그 의도가 순수해 보이지 않는다. 서울시가 낭비한다고 비판하기 전에 스스로 나는 서울시민으로서 얼마나 참여했는가를 먼저 얘기하는 게 우선이고 그게 시민의식이라고 본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asking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