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에게 절망을...
복수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후보가 박영선 후보를 약 20% 정도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따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20~30대 젊은 층에서 오세훈 후보 지지가 두르러진다는 점이다.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4일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806명에게 물은 결과, 18~29세 응답자의 60.1%가 30대에서도 54.8%가 오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박영선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각각 21.1%와 37.8%로 나타났다.흔히 젊은 층이 진보적이라고 생각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상황이 반전되었다.특히 20대 남성의 경우 문재인 정부에 대해 지속적으로 반감을 가져왔다. 젊은 남성들은 이런저런 역차별을 받고 있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문 정부의 여성 우선 정책은 물론 양심적 병역 거부와 취업난 등 다양한 이유가 있었다.그런데 지금 보수정당 후보인 오세훈 후보에게 2030 지지층이 몰리는 가장 큰 이유는 부동산 정책의 실패와 불공정 때문이다.집값과 전세값이 하도 올라 절망하는데, 정부는 기업을 키워주기는커녕 억누르다 보니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들어 취업이 안 된다. 그런 와중에 LH공사 직원과 공무원의 부동산 투기 사태를 계기로, 그들 끼리끼리 다 해먹는 불공정한 사회에 신물이 난 것이다.한마디로 젊은이들에게 이 사회는 절망 그 자체다.게다가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에서 비롯된 보궐선거임에도 불구하고, 당헌까지 바꿔 후보를 낸 민주당이다. 그럼에도 임종석 같은 사람은 젊은이들을 분노하게 만드는 발언을 하고 나섰다.일부 문빠(대개 40~50대)들은 젊은이들이 철이 없어서 오세훈 후보를 지지한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고 한다.정말 헛소리다.그들이 젊었을 땐 자기들이 가장 옳고 똑똑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다.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아직은 모르지만, 젊은이들에게 절망을 주는 사회는 미래가 없는 사회다.문재인 정부와 여당은 깊이 반성해야 한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문재인 대통령도 탈당할까?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6일 발표한 3월 4주차 주간 여론조사 결과, 문 대통령에 대한 국정수행 긍정평가 비율은 34% 부정평가 비율은 59%로 나타났다. 긍정 부정평가 모두 취임 후 최악의 수치다. 그러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선 문재인 대통령의 이름조차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너도나도 문대통령을 내세웠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콘크리트 같던 문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하염없이 떨어지면서, 보궐선거를 앞두고 당에선 앞을 다퉈 자신들의 실정을 반성한다고 읍소했다. 그러나 선거 결과 여당의 참패로 끝났다. 이렇게 나가다간 내년 대선을 앞두고 문대통령이 민주당을 탈당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1987년 대통령 5년 단임제로 개헌한 후 MB를 제외한 모든 대통령이 임기 말에 사실상 타의에 의해 탈당하거나 탄핵을 당했다. 노태우 YS DJ 노무현 대통령들의 인기가 갈수록 떨어지면서, 당이 거리를 두려고 했다. 특히 다음 대선 후보와 그 측근들은 인기가 떨어진 대통령을 떠밀어 탈당하게 만들었다. 이번 서울과 부산 시장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완패하고 다음 대선 준비에 들어가면, 문 대통령의 레임덕 현상이 더욱 심화되면서 문 대통령은 탈당의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문 대통령과 가까이 했다간 다음 대선에서 패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물론 청와대와 민주당 의원들조차 불과 4년 만에 이런 세상이 올 거란 생각을 못했을 것이다.이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 자체가 권불오년(權不五年)의 시대다. 과연 문재인 대통령이 탈당하는 날이 올까?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120세까지 살면 행복할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의 최고 덕목이 ‘장수’인 걸 보면, 오래 사는 게 복이다.그래서 100세를 장수의 최고 상징으로 생각했고, 얼마 전 까지만 해도 ‘100세 시대’란 말이 유행했다.요즘 들어선 그보다 20세 늘어난 ‘120세’란 말이 자주 나온다.약 10년 전에 우리나라에서 캐나다 퀸스대학 철학교수 크리스틴 오버롤의 저서 <평균 수명 120세, 축복인가 재앙인가>가 출간된 게 계기였다고 한다.성경에는 “그들(인간)의 날은 일백 이십년이 되리라...”는 구절이 있다고 한다. (성경에서의 1년과 지금의 1년은 다르다는 설도 있다)어떤 생물학자는 동물의 최고수명을 계산하는 방법의 하나로 ‘성장기X5’라는 공식이 있다며, 사람의 경우 평균 성장기를 24세까지로 보면 ‘24X5=120’이란 이론도 있다.현재 생존하는 세계 최고령자의 나이가 117세 일본 할머니인 걸 보면 120세가 불가능하진 않을 것 같다.현대 의학도 크게 발전하여, 유전자 조작(?)으로 세포를 젊게 또는 늙지 않게 하고 나빠진 장기를 이식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120세까지 사는 날이 올지 모른다.그런데 정말 120세까지 살면 행복할까?120세까지 ‘생존해 있는가’와 ‘사람답게 사는가’는 전혀 다른 문제다. ‘벽에 똥칠’하거나 자기 손으로 밥도 못 떠먹는 건, ‘오래 사는’ 의미가 아니다. 즉 오래 산다면 최소한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생활하는 건강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평균 수명이 120세가 된다면 평균 연령은 70세정도 된다는 의미인데, 노인들만 모여서 사회가 굴러갈 수 있나 하는 것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누가 누구를 먹여 살리는 문제와, 나이에 따른 갈등이 심해질 것이다. 한 해 한 해 마다 몸이 달라지는(쇠약해지는) 걸 느끼고 있는 필자는 120세 사회에 회의적이다. 특정 직업을 제외하곤 70~80세가 넘어가면 경제 활동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물론 유전자 조작으로 나이80 넘어도 30대처럼 팔팔하면 다행이지만, 안전성 등에 전혀 문제가 없을지는 의문이다.어쨌든 오래 건강히 사는 건 좋은 일이다.그러나 갑자기 평균수명이 120세가 된다고 전혀 반가울 게 없다.오히려 그 나이까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걱정이 앞선다. 따라서 ‘평균 수명 120세’라는 말은 돈이 아주 많아서 그 돈 다 쓰고 죽고 싶은 사람들은 몰라도, 일반적으로 그리 희망적인 말은 아니다. 모두에게 불행일 수 있기 때문이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이러다가 ‘군폭’도 나올까?
필자가 군에 입대해 처음 자대 배치를 받아 가면 고참들이 늘 하던 얘기가 있었다. 당시엔 이등병이 병장을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하던 시절이었다. 이등병 때 가서 하늘같은 병장 고참을 만났는데, 약 2년 정도 선임이었다. 고참은 우리에게 “우리 땐 엄청 고생했다, 너희는 편할 때 들어와서 참 좋겠다”며, 자신들이 쫄병 시절엔 엄청나게 맞았고 기합 받았다는 장황설을 영웅담처럼 얘기했다. 필자 시절엔 구타가 많이 줄긴 했지만, 그래도 구타와 기합이 있었다. 그리고 필자가 제대할 땐 구타는 거의 사라지고 약간의 기합만 남았다. 지금은 그마저도 없다고 한다.이렇게 된 데에는 ‘나는 맞고 살았지만, 그렇다고 때리며 살진 않겠다’는 의식있는 군인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그런데 당시 군대에선 군기를 잡는다는 이유로 구타와 기합이 당연시 되었다.고참이라고 모두 폭력적인 건 아니었고, 꼭 ‘군기반장’이 있어서 신참들을 괴롭혔다. ‘저 놈만 제대하면 좀 나아지겠지’라고 생각한 그 ‘저 놈’ 고참이 전역하고 나면, 참 희한한 게도 꼭 제2의 ‘저 놈’이 나타났다. 오히려 ‘구관이 명관’이란 말이 나올 때도 있었다.그러나 정말 심하게 당한 경우가 아니면 제대하고 나면 ‘그 땐 으레 그랬거니’하고 모두 깨끗이 잊어버렸다.요즘 스포츠계가 학폭으로 시끄럽다.최근엔 전 농구스타이자 현 방송인인 현주엽에 대한 폭로가 있었다. 당사자인 현주엽은 자신의 SNS를 통해 “폭로자는 30년도 넘은 중학교 시절 그리고 27년 전 대학 재학 시절까지 소환했다. 있지도 않은, 진실과 너무나 다른 사실들을 여러 명의 기억들을 엮고 묶는 방식으로 폭로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어이가 없다”며, “어린 시절 저 또한 단체기합을 자주 받았으며, 당시 농구 뿐만 아니라 모든 운동선수들에게는 기강이 엄격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적었다. 이어 “당시 주장을 맡았었기 때문에 후배들에게 얼차려를 줬던 일이 있었다. (중략)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 하지만 개인적인 폭력은 절대로 없었다”고 강조했다.그런데 현주엽 친구와 동료 후배들은 정반대의 의견을 내며, ‘현주엽이 당시 워낙 유명한 선수라 처신에 신경을 많이 썼다’라고 두둔하고 나섰다.‘쌍팔년도’ 시절 스포츠계에선 구타와 기합이 당연시 되었다.그게 싫어서 운동을 그만둔 스포츠 영재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정도 참지 못하면 운동을 그만둬야 한다는 분위기도 한몫했고, 학부모들까지도 수긍했다.필자는 어떤 경우에도 폭력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그러나 분위기와 관행 등 당시 사회상이나 시기를 완전히 무시할 순 없다. 현주엽 학폭과 관련해 누구의 말이 맞는지 필자는 모른다.그러나 당시에 누구라도 그리했을 것이라고 수긍이 갈만 한 수준이었다면, 30년이 지난 ‘쌍팔년도’ 시절 일을 지금의 잣대로 학폭이라 규정짓는 건 무리라고 생각한다.마찬가지로 만약 과거 군대 시절의 ‘군폭’까지 문제 삼으면 참으로 많은 사람이 연루될 것이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며칠이나 지났다고 벌써 말 바꾸나?
서울 부산 시장 보궐선거의 결과가 나온 지 불과 1주일도 안되었다. 선거에서 대패한 더불어민주당은 초기에 당 지도부가 모두 사퇴했고 초선의원이나 2030의원들이 반성한다는 내용들을 구체적으로 발표했다. 그런데 골수 문빠들과 친문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이젠 “우리가 도대체 뭘 잘 못했냐?”며 벌써 다시 제자리로 가는 느낌이다. 문빠들은 기자회견을 하며 반성했던 초선 5명 의원을 ‘초선5적’이라는 과격한 표현으로 비난했다. 친문의원들은 ‘문대통령 팔아서 의원되더니 감히 청와대를 욕한다’며 이들을 비난했다. 이쯤 되면 소위 ‘도로아미타불’이다. 한편 선거에서 압승한 국민의힘은 선거 전까지는 ‘야권단일후보’를 강조했다. 그런데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사퇴하면서 (또는 사퇴한 직후) ‘야권의 승리가 아니라 국민의힘의 승리“라고 말하거나, ’안철수 대표가 건방지다’라는 식의 표현을 했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을 못하는’ 분위기다. 야권 단일화와 안철수 대표의 성실한 지원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를 가져다 줬음을 모두가 아는데, 뭔 말인지 모르겠다. 사실 이번 보궐선거는 야당이 잘해서 이긴 게 아니라, 정부와 여당이 잘못해서 심판을 받았다는 게 정설이다. 오죽하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오세훈 대신 막대기가 출마했다면 표차 더 컸을 것”이라 주장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긴 쪽이든 진 쪽이든 불과 1주일도 안되어서 모두 태도가 돌변하고 있다. 민심은 그대로인데 진 쪽은 바뀌어야 한다며 바뀌지 않고, 이긴 쪽은 자신들이 잘해서 이긴 줄 안다. 하지만 내년 대선에서도 야권이 승리하려면 야권통합은 기본이고, 지금까지보다 더 잘해야만 가능하다. 문재인 정부와 여당이 이렇게 나라를 엉망으로 만들어 민심이 돌아서고 있는데도 야권이 이번 작은 승리에 도취해 내년 대선에서 진다면, 이는 입에 먹을 걸 떠 넣어줘도 못 먹는 꼴이다. 내년 대선은 ‘누가 정신 차리는가’의 싸움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불난 집에 부채질, 한전공대
요즘 대학가에선 ‘벚꽃 피는 순서대로 문 닫는다’는 얘기를 한다. 지난 2018년 8월 교육부는 2021년까지 38개 대학이 신입생을 구하지 못해 문을 닫을 것이라는 고등교육 현안 자료를 국회 교육위원회에 보낸 바 있다. 또한 2000년 이후 지금까지 전국에서 문을 닫은 대학은 18곳이다. 지난해엔 동부산대가, 지난달엔 군산 서해대가 강제 폐교됐다. 지방대들이 살아남기 위한 노력도 처절하다. 어떤 지방대는 비용 절감을 위해 청소나 관리하던 직원들을 내보내고, 교직원들은 임금 삭감까지 각오하고 있다. 그러나 학령 인구의 지속적 감소로 인해, 시간문제일뿐 다수의 지방대가 조만간 문을 닫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이렇게 지방대들은 통폐합까지 고려하며, 생존을 위한 눈물겨운 발버둥을 치고 있다.이런 와중에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전남 나주 한전공대 설립 법안이 국회의 첫 관문을 통과했다. 내년 3월 대선 전까지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학생 약 1000명, 교수 약 100명 규모의 대학원 중심 에너지 특성화 대학을 설립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미 카이스트나 포스텍, 지스트(광주) 등 5개 이공계 특성화 대학이 존재하고, 모두 에너지 관련 학과가 있다. 즉 꼭 필요한 대학이 아니란 뜻이다.한전공대가 설립되면 그렇지 않아도 죽어가는 지방대에서 학생을 빼앗아가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는 불난 집(지방대) 앞에서 부채질하는 꼴이다.여당과 정부에 묻는다“있는 대학도 문을 닫는 판국에 대학을 새로 설립해야 하나?”게다가 정부는 국민이 내는 전기 요금에서 3.7%씩을 떼어내 조성하는 전력산업기반기금으로 한전공대 설립·운영 비용을 지원·충당할 수 있도록 전기사업법 시행령도 개정했다. 즉 국민 주머니 털어서 대학을 세우고 운영한다는 뜻이다.아무리 대선 공약이라고 해도 상황에 따라 안 지켜도 되는 공약이 있다.지방대들은 학생이 없어 죽겠는데, 국민이 내는 전기 요금으로 대학을 만들겠다는 한가한 발상이나 하고 있다.때로는 안 지키는 게 훨씬 나은 공약도 있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