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간의 사기 범죄 피해인데...
개인 간의 사기 범죄 피해인데... 민주당은 오는 28일 본회의를 열고 ‘선(先)구제 후(後)회수’를 담은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개정안의 핵심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공공이 전세사기 피해자의 보증금 반환 채권을 매입해 먼저 구제한 뒤, 비용은 경·공매와 매각을 통해 추후 회수하는 게 골자다. 하지만 여당에선 반대 입장이다. 개인 간의 사기 거래를 국가가 보전해준다면 다른 사기 범죄와의 형평성에도 어긋나고, 재원 마련 등의 문제도 있다는 점을 들었다. (사전에 HUG 전세보증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면 문제가 없다) 필자 역시 법안의 취지는 좋은데, 국가가 나서서, 모든 전세 사기 범죄의 피해를 구제해 주는 게 맞는지 참 판단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국가가 나서서 개인 간의 거래에 간섭하는 걸 보니 필자 어렸을 적 생각이 난다. ‘거래’는 아니지만, 1973년 ‘가정의례준칙’이란 게 제정되었다. 가정의례준칙은 ‘허례허식을 일소하고 그 의식절차를 합리화함으로써 낭비를 억제하고 건전한 사회기풍을 진작함을 목적으로, 관혼상제의 의식절차를 대폭 간소화하여 제시한 법률’이다. 지키지 않으면 안 되는 강제법이다. 못살 던 시대에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허례허식을 바로 잡는다는 취지는 좋았다. 당시 ‘가정의례준칙’에 의하면 청첩장과 부고장 발송 금지, 화환 진열 금지, 만장과 상여의 사용 금지, 부모 및 조부모 외에는 제사 금지는 물론 기본적으로 가까운 친척만 부를 수 있고 설혹 찾아와도 답례품과 술 음식 제공 금지 등의 규제였다. 지금 생각하면 어이가 없을 정도다. 모든 개인 의례를 비밀로 하라는 것과 진배없다. 하지만 아무리 무서운 시대였더라도 유교 문화에 더욱 익숙했던 당시엔, 법령대로 했다간 예의 없는 놈으로 몰릴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청첩장 대신 편지를 돌리거나, 부고 대신 전화를 이용하는 등 법망을 피해갔다. 또한 전통적으로 효도하는 마음으로 고조부님께 제사 지냈다고, 막상 잡아다가 처벌하기도 어려운 문화이기도 했다. 정부에서 ‘허례허식 금지’를 강조하며 엄청나게 홍보하며 시작한 ‘가정의례준칙’은 결국 서서히 힘을 잃었다. 필자나 가족이 막상 전세사기 피해자라면 ‘피해자의 눈물을 닦아 준다’는 취지의 ‘전세사기 특별법’이 꼭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객관적 입장에서 본다면, 다른 사기와의 형평성 그리고 국가가 개인 간 거래에 관여할 수 있는지를 종합 판단하여야 한다고 본다. 국회에서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해야 할 시기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상식도 없는 사쿠라
상식도 없는 사쿠라더불어민주당 양문석(경기 안산갑) 후보의 새마을금고 편법대출 의혹과 관련해 새마을금고중앙회와 금감원은 "검사반에서 확인한 결과 (양 후보 딸 명의로 받은) 개인사업자 대출의 용도 외 유용, 허위증빙 제출, 부실 여신심사 등 위법·부당 혐의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들 공동 검사 결과 발표 내용에 따르면 양 후보 딸은 개인사업자 대출로 받은 11억원 가운데 6억원 가량을 대부업체에 이체해 상환하고 나머지 5억1천만원은 모친 계좌에 입금했다.고의인지 아닌지를 떠나 정말 화가 나는 일이다.양 후보의 딸은 ‘통신사업자 등록을 한 개인사업자’라고 한다. 필자가 했던 해외구매대행사업과 동일한 수준이다. 그런데 필자는 사업자 통장을 만들기 위해 은행에 방문했다가 퇴짜를 맞은 적이 있다. 대포 통장을 막기 위해, 소호사무실의 개인사업자에겐 신규통장 발급이 불가하다는 이유였다.이런 경험을 가지고 있는 필자같은 서민 입장에선 고작 ‘통신판매업 개인사업자 대학생’에게 마치 11억원이나 대출을 해준다는 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물론 집을 담보로 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소득이 거의 없는 대학생이 그 큰 금액의 대출을 받을 수 있었는지에 대해 의심이 간다.더 큰 문제는 양 후보가 딸이 받는 대출금은 사업을 수행하기 위한 사업자의 자산인데, 그걸로 부모님 빚을 갚거나 드리는 게 아무 문제가 없을 거라 생각했다는 점이다.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하는 사람이 이 정도 상식도 없을까?그런데 사과는 하지만 책임지는 행동은 없다.이 정도면 완전 함량 미달인데, 후보에서 사퇴해야 하는 것 아닌가?양문석 후보는 과거 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실패한 불량품’이라고 막말을 했다가, 문제가 되자 봉하마을을 찾아 절하는 쇼까지 했던 인물이다. 사쿠라가 따로 없다.과거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집 소유자를 악마화하면서 소리 지르던 사람이, 자신은 편법이고 불법이고 있는 돈 없는 돈에 대부업체와 사채까지 동원해 강남(서초구)의 잠원동에 아파트를 구입했다.앞뒤 다르고, 내로남불의 전형이다.게다가 폭력과 상해 등으로 전과 2범이란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에선 대세에 지장이 없다며, 투표까지 며칠만 참으면 된다 하니 답답할 노릇이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공부와 인성
공부와 인성 요즘 의대 정원 증원 문제를 놓고 정부와 의사들 간 갈등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80%의 국민이 의대 증원을 원하고 있지만, 의사나 의대생들은 자기 밥그릇만 챙기고 있다. 물론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을 주장하면 의사들이 이렇게 나올 것‘이란 예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보다 치밀하고 더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한 점은 문제다, 하지만 환자를 내팽개치는 의사들과 의대생들의 이기심 역시 비난 받아 마땅하다. 이런 와중에 지난 6일 서울 강남의 한 건물 옥상에서 흉기로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20대 남성이 체포됐는데, 이 남성은 과거 대입 수능 만점자였으며 현재 서울 소재 의대 재학생이라고 한다. 물론 공부 잘한다고 인성도 좋은 건 아니다.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대개 얌전하고 부모님 말씀 잘 듣는 편이긴 하다. (또한 대개 자기만 아는 식의, 이기적이기도 하다)하지만 부모들이 ‘오로지 공부만 잘하면 모든 게 용서된다’라며 자녀를 키워, 의대에 보낸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위 살인 학생의 경우 공부만 잘했지, 여자친구를 살해할 만큼 인성은 꽝이다. 해당 학생의 부모는 지난 세월 동안 아들 인성 교육을 제대로 하지 못한 데 대해 크게 후회하고 있을지 모른다. (‘뭔지 몰라도 여자 쪽에 문제가 있어 우리 착한 아들이 그런 거’라며 아들 편만 드는 부모일 수도 있다) 필자가 과거 어느 회사에 다닐 때 문제 사원이 하나 있었다. 그 사원은 서울대를 졸업했는데, 알고 보니 편모 슬하에서 자랐다. 그 어머니는 자식에게 ‘공부만 잘하면 된다’는 식으로 키웠던 것 같고, 공부 잘하는 아들 자랑하는 맛으로 어렵게 살았을 것이다. 하지만 근거 없는 자만심과 우월감 그리고 자기 멋대로인 이 사원은 결국 따돌림을 당했는데, 본인만 그 이유를 몰랐다. 필자가 지금까지 살면서 대화가 안 되는 최악의 고집불통의 꼴통 사원이었다. 어쨌든 위 살인 사건을 그대로 현재 의사나 의대생들에게 대입할 수는 없다.하지만 ‘지금의 의사나 전공의 그리고 의대생들이 자랄 때 부모들이 공부만 시켰지, 인성교육을 제대로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건 필자가 무식해서 일까?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사라진 밍크코트
사라진 밍크코트어제 오늘 2024년에 가장 추운 날씨다.20년 전만 해도 추운 겨울엔 거의 모든 장노년 여성(통칭 아줌마)들의 외투가 똑같았다. 바로 중간 길이의 밍크코트(반코트)였다.당시 가격으로 200만원 이상 했으니, 상당한 고가였다. 하지만 아줌마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경쟁적으로 입었다. 아줌마들은 ‘친구나 옆집 누구도 입는데 나만 없다’거나 ‘한번 입어보니 정말 따시고 좋더라’라며 자식들을 졸라서 받아냈다. 심지어 결혼 예단 목록에도 밍크코트가 있었다.게다가 여우목도리도 유행이었다.어디가나 아줌마들은 비슷비슷한 밍크코트 내지 여우목도리를 걸치고 다녔다.그런데 당시 필자의 눈에는 별로 좋아 보이지 않았다.밍크코트 같은 것도 늘씬한 여성들이 입어야 멋이 사는데, 짤막한 노인네들이 그 비싼 밍크 코트를 입고 다니니 돼지 목에 진주 같은 느낌이 들었다. 특히 코트 한 벌당 수 십 마리의 밍크가 들어갈텐데, 그 많은 동물을 죽여 가죽을 벗겨 걸치고 다니면 기분 좋을까 싶었다.하지만 최근 밍크코트와 여우목도리가 거의 사라졌다. 순식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왜 갑자기 사라졌을까?필자의 생각을 정리해 봤다.우선 동물보호단체의 활동이 컸다.유명 연예인들이 모피코트 입는 걸 꺼려 했고, 일반인에게도 영향을 미치며 모피코트의 선호도가 급감했다.또한 실용적 분위기도 한몫했다.일단 모피는 무겁다. 움직임도 둔하고 손질도 까다롭다. 보관이나 관리도 힘들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패딩처럼 실용적인 옷으로 대체된 것으로 보인다.나아가 아줌마들의 관심이 밍크코트에서 명품으로 옮겨갔다.요즘은 큰돈 주고 무거운 모피코트를 사느니, 차라리 그 돈으로 명품백 사는 걸 선호한다.어쨌든 밍크코트나 여우목도리는 이제 한물 갔다. 지금 그런 걸 하고 다니면 옛날 사람 취급한다. 요즘 모피 제품은 예전에 비해 얇고 가볍게 나온다.지금도 아줌마들 집 한구석엔 버리기 아까운 밍크코트와 여우목도리가 애물단지처럼 처박혀 있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부러운 수염
부러운 수염얼마 전 길을 가다가 수염을 멋있게 기른, 30대 정도로 보이는 젊은 남성을 봤다. 구레나룻부터 턱까지 잘 다듬어져 있었다. 순간 ‘참 멋있다’라는 생각과 함께 부러웠다.수염은 남성의 상징이기도 하다. 하지만 동양인 특히 한국인들은 서양인에 비해 수염이 적다. 몸 전체를 봐도 서양인들이 한국인들보다 털이 많다. 지금도 서양인 중엔 수염을 기르는 사람들이 많다. 어떤 서양인 배우는 거의 원숭이 수준의 털이 몸 전체를 뒤엎고 있다. (그런데 온몸에 털도 많고 수염도 많은 서양인 중엔 대머리도 많다. 응? 모지? 털이 서로 다른가? 털마다 남성 호르몬과의 관계가 다른가?)하지만 우리나라 연예인 중 수염을 기른 사람은 고작 김흥국과 박상민 정도다. 그것도 김흥국은 콧수염, 박상민은 콧수염 + 턱수염 수준이다.수염을 멋지게 기르려면 우선 숱이 많아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과거엔 수염과 머리를 길렀다. 하지만 사진이나 그림을 봐도 수염이 멋지게 보이는 사람은 극소수다. 숱이 적어서다.구레나룻도 마찬가지다.게다가 수염 자체가 너무 뻣뻣해도 안된다. 그런 수염을 기르면 산도적처럼 보일 수 있다.그런데 막상 수염을 멋지게 기르려면 상당한 공이 필요하다. 특히 입 주변이어서, 자주 씻고 손질하지 않으면 위생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필자의 지인 한 사람이 콧수염을 기른다. 그는 종손이라, 일 년에 한번 고향에 갈 때 면도를 한단다. 그리곤 다시 기르는데, 자리를 잡으려면 거의 6개월 정도 걸린다고 한다. 그동안 매일 손질을 해줘야 한다.콧수염도 그럴진대, 구레나룻부터 턱수염까지 잘 다듬으려면 매일 상당한 공이 들어갈 것 같다. 즉 개성 있고 멋진 모습 수염은 거저 생기는 게 아니다. 필자같이 게으른 사람은 숱이 많아도 못할 일이다.수염은 남성의 상징이자 멋의 도구이기도 하다.하지만 한국인에게는 그것도 ‘숱’과 ‘질’이라는 타고난 재능과, ‘공’이라는 성실성이 더해질 때 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한국인이 멋진 수염을 가지고 있다는 건, 타고난 천복(天福)과 함께 근면성실성을 가진 사람이라 할 수 있겠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백화점 여성들
백화점 여성들필자가 젊었을 때만해도 백화점에서 근무하는 여성들은 하나 같이 예뻤다. 지금과 달리 당시만 해도 성형수술이 일반화되지 않았던 시기여서, 자연미인으로 예뻤기에 더욱 기억에 남는다. 백화점 직원들이 모두 예뻤던 건 제복(유니폼)과 화장의 힘으로 생각된다.가장 예쁜 직원은 백화점 입구 안내데스크에 앉았다. 화장을 잘한 것도 있겠지만, 정말 배우 빰 치게 예뻤다. 소문에 의하면 마담뚜들이 그녀들에게 접근해 좋은 혼처로 시집간다는 말이 있었다. 따라서 그 자리는 미스코리아 되는 것만큼이나 인기가 좋고, 자리 잡기도 어려웠다고 했다.엘리베이터걸들도 예뻤다. 지금은 사라진 직업이지만, 한땐 큰 건물에도 엘리베이터걸들이 있었다. 당시엔 엘리베이터가 그리 흔하지 않았었기 때문인가 보다. 어쨌든 예쁜 유니폼을 입고 곱게 화장한 늘씬한 아가씨들이 운행과 안내를 했다.엘리베이터걸들은 일단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어서오십시오’ 손짓을 하며 손님을 맞는다. 탑승한 손님들이 엘리베이터에서 원하는 층을 얘기하면, 받아서 ‘0층’이라고 복창하며 버튼을 누른다. 해당 층에 도착해 문이 열리면 엘리베이터걸들은 ‘0층입니다’하며 내려서, ‘안녕히 가십시오’ 공손히 인사했다. 그런 언행이 어디가나 기계처럼 똑같아, 코미디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화장품 직원들은 물론, 일반 매장 직원들도 예뻤다. 같은 값(?)이면 미모순으로 채용한다는 얘기가 있었다.과거의 백화점은 한마디로 ‘미인들의 집합소’였다. 여성이 백화점에서 일한다는 건 곧 ‘미인’임을 뜻하기도 할 정도였다.그런데 어느 순간 직원들의 얼굴 수준이 확 빠졌다. 평범한 수준으로 격하(?)되었다. 데스크나 엘리베이터걸들도 마찬가지였다.왜냐하면 백화점에서 너무 예쁜 직원을 안 뽑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손님들이 자신보다 예쁜 직원에게 눌려서, 오히려 불편해한다는 얘기다. 남성 고객들이야 직원이 예쁠수록 좋겠지만, 당시만 해도 중년 여성 고객이 대다수인 상황에선 충분히 이해가 갔다.그리고 기계 인형같던 엘리베이터걸들도 사라졌다.남성의 한 사람으로서 백화점 가는 낙이 확 줄어버렸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