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Banjiha (반지하)
아! Banjiha (반지하)굳이 영화 ‘기생충’을 들먹일 필요도 없이, 우리는 반지하에 대해 알고 있다.반지하는 지하라 낮은 데다, 어두침침하고 습도가 높아 곰팡이나 벌레가 많다. 아이들이나 기관지가 약한 사람들에겐 최악의 생활 조건이다. 방범에도 취약하고 밖에서도 훤히 보인다.약 25년 전 필자가 잠깐 근무하던 회사에 한 남성 직원이 있었다. 비가 많이 온 어느 날 출근을 못했다. 신혼인 그는 아침에 눈을 뜨고 침대에서 일어나며 방바닥에 발을 딛는 순간 ‘철퍼덕’ 하더란다. 방에 물이 찬 것이다. 하루 종일 물 퍼내고 닦고 빨래했다며 쓴 웃음을 지었다.그런데 며칠 후 또 비가 많이 왔는데 똑같은 일을 당하고선, 죽어도 다시는 반지하에 살지 않겠다고 결심했다.만약 당시에 비가 이번처럼 엄청나게 왔었다면, 그도 어떤 고초를 당했을 지 모른다.이렇게 반지하는 한마디로 사람이 살 곳이 못 된다.습기와 곰팡이 벌레는 물론, 물에 빠져 사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이번 홍수에서 반지하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사망한 사람만 지금까지 4명이다. 창문으로 방문으로 물이 폭포처럼 밀려 들어왔을테니, 얼마나 무섭고 고통스러웠을까?2020년 기준으로 32만7천여가구가 반지하에 살고 있다. 그중 60% 이상이 서울에, 특히 침수 피해가 잦은 동작구와 관악구 등에 몰려있다.영국 BBC 방송은 이번 반지하 참사에 대해 “영화 ‘기생충’ 속 폭우 장면을 연상시키지만, 결말은 더 최악”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외국에는 없어서 그냥 Banjiha로 표기한다고 한다) 세계적인 도시, 서울의 어두운 이면이다.서울시는 이버 사건을 계기로 주거 목적의 반지하 사용을 전면 불허하고, 기존 반지하는 순차적으로 없애거나 다른 용도로 바꾸겠다는 발표를 했다.하지만 지금 반지하에 사는 사람들이 좋아서 사는 게 아니란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한마디로 돈이 없어 반지하에 사는 것이다.반지하에서 나오게 되면 그 돈을 가지고 어디로 가야 하나?어느 지역을 재개발할 때 항상 문제되는 게 세입자들이다.재개발하는 동네의 집세가 싸서 들어온 사람들인데, 그들에게 집을 빼라고 하면 그 돈으로 어디로 가야 하나?반지하는 생겨나지 말았어야 할 주거 형태다.하지만 이미 수백만 가구가 거쳐갔고, 지금도 40만에 가까운 가구가 반지하에 의지해 살고 있다.반지하를 없애는 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말이 쉽다.반지하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비롯해 취약 계층의 주거 대책을 종합적으로 설계해야 할 때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바보들의 행진’을 멈추어 다오
‘바보들의 행진’을 멈추어 다오 안철수 하태경 등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이 권성동 즉시 퇴진을 요구하는데 대해, 초·재선 의원들은 중진 의원들을 향해 "해당 행위" "매우 부적절한 언행"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같은 편 장제원 의원은 권성동 사퇴론에 대해 “그러면 당 수습은 누가 하죠?”라고 되물었다고 한다. 마치 개그맨 박영진이 개그콘서트에서 “그럼 소는 누가 키워?”라며 웃겼던 말이 생각나게 한다. 이게 무슨 ‘바보들의 행진’인가?(참고로 ‘바보들의 행진’(1975년, 최인호 원작, 하길종 감독)이란 영화에 다소 엉뚱한 대학생들이 등장하지만, 진짜 바보는 아니다) 무슨 여당이 집권하자마자 이 모양 이 꼴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뭐가 문제인지도 모르는 건지 아니면 모르는 척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기도 전인 지난 4월,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인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을 향해 “잘나서 이겼다고 생각하면 또 비극이 온다. 박근혜 권력이 그래서 몰락했다”고 경고한 바 있었다. 그런데 정말 김무성 전 대표의 우려대로 가고 있다. 권성동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당헌 당규를 고치고 새로운 비대위를 구성한 후 물러날 수도 있음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지금 현 상황을 만든 장본인이 계속 권한을 행사하는 게 맞나 싶다. 그런데 궁금한 게 하나 있다.국민의힘에는 법조인 출신들이 꽤 있다. 그런데 사법부에서 이준석 대표의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수 있고,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이 없었단 말인가? 비대위원장을 잠깐 맡았던 주호영의원은 판사 출신이다.권성동 의원 역시 검사 출신이다. 특히 검사 출신들은 남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고 독선적이어서 정치를 못하나 보다. 권성동 의원이 물러나는 것만이 ‘바보들의 행진’을 멈추는 길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초등학생 가지고 왜 이래?
초등학생 가지고 왜 이래?취학연령을 만 5세로 낮추겠다는 발표를 했던 박순애 교육부 장관 겸 부총리가 취임 35일만에 자진사퇴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 정권에서 지명한 장관들 중 이렇게 훌륭한 사람들 봤느냐?’라고 반문했던 바로 그 사람들 중 한 사람이다. 그렇게 훌륭하다고 대통령이 칭찬했던 장관이 취임하자마자 첫 무대에서 떨어져 나가고 말았다.가장 큰 이유는 국민의 생각을 전혀 읽지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발표했기 때문이다.그런데 지난 달 26일 조희연 교육감은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의 초등학생이 한 학기 정도는 농산어촌으로 유학을 다녀올 수 있도록 준의무화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라고 밝혔다.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농산어촌 유학'을 서울의 대표 교육정책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는데, 이는 기후위기 시대에 학생들의 생태 감수성을 키울 수 있을 뿐 아니라 지방 소규모 학교 소멸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라고 한다.조 교육감은 “처음 이 프로그램을 시행할 때 20~30명이면 대성공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첫 학기 81명으로 시작해 세 번째 학기인 올 1학기에는 223명이 신청했다. 올해 신청자 중 약 60%는 연장한 학생이다. 이 정도면 가히 폭발적인 반응이다."라며 자신해 했다.의도는 좋다. 하지만 이것은 학생 본인이 자발적으로 원할 때 얘기다.우선 숙식 해결이 문제이다. 과연 그만한 시설이 준비되어 있는지 모르겠고, 그 비용은 누가 대는지도 불분명하다.또한 많은 학생들이 참여할지도 미지수다. 준의무화 내지 걍력권고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한다는 건지 모르겠지만, 대다수의 학생들이 참여를 거부하면 현재 원하는 학생들만 유학하는 것과 뭐가 다를까 하는 생각이 든다.부모 입장에서도 안전문제에 있어 어린 자녀를 한 학기동안이나 유학을 보낸다는 데 대해 크게 우려할 가능성도 높다.게다가 우리나라 특성상 초등학생 때부터 매일 학원을 전전하며 선행학습을 하는데, 지방에 유학을 간다면 한 학기 버린다고 생각하는 부모나 학생들도 꽤 있을 것이다.사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입장에선 간단한 문제가 아닌데, 아직 알려지지 않아서인지 박순애 전 장관의 발표가 워낙 파장이 커서인지 아직은 조용하다.하지만 서울의 초등학생들과 학부모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중요한 사안이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이재명 대표, 성실하게 조사받으면 된다
이재명 대표, 성실하게 조사받으면 된다 어제 1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검찰의 전격적인 소환 통보를 받았다.민주당은 검찰 수사가 야당 탄압, 정치 보복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국민의힘은 방탄조끼를 벗고 성실히 수사받으라고 촉구했다. 사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대선 당내 후보 경선에서 대장동 사건이 터지면서, 한참 앞서가던 분위기가 급변한 적이 있다. 당규를 이상하게 해석하면서 당은 이재명 후보의 손을 들어줬지만. 결선투표를 했다면 아마 이낙연 후보가 승리했을 것이다. 그만큼 대장동 사건은 이재명 대표에게 아킬레스건 같은 존재다. 만약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당선됐다면 대장동 등 일련의 사건들은 최소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을 수 있다. 하지만 대선에서 패배하는 순간 대장동 등 사건의 조사를 받게 될 것이란 건 자명한 일이었다. 그러자 당시 이재명 전 후보는 일단 국회의원이 되어 불체포 특권을 확보하고, 나아가 당대표가 되어 야당 대표의 대우를 받으며 야당 탄압이란 프레임을 만들려 했다. 이런 작전은 훌륭하게 성공하여, 민주당은 이재명 개인의 문제를 야당 탄압으로 몰고 가고 있다. 하지만 대장동 등의 사건은 국민적 관심사이고, 만약 이번에 해결하지 못하면 다음 대선에도 반드시 이재명 대표의 발목 잡을 중요한 사건이다.따라서 이재명 대표가 ‘자신의 잘못은 하나도 없고, 거짓말도 하지 않았다’고 늘 주장했듯이, 정말 아무 잘못이 없는지 따져 보는 기회가 왔다고 봐야 한다. 이 대표가 정말 잘못이나 거짓이 없다면, 오히려 검찰 수사를 통해 누명과 오해를 말끔하게 해소할 기회가 온 것이다.물론 ‘검찰이 없는 죄도 만들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제1야당의 대표에게 막무가내로 할 수도 없고 법원의 판단 또한 남아있다. 게다가 본인이 변호사 출신이라 법과 검찰 조사에 대해 잘 알고 있을테니,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이재명 대표 사건의 수사는 이미 예정되었던 사안이다.야당은 더이상 정치 탄압 운운하지 말고, 이 대표 역시 성실하게 본인이 무고함을 입증하면 된다. 그러면 이 조사를 계기로 본인의 깨끗함을 증명하고, 더 이상의 시비를 없앨 수 있다. 이 대표는 성실히 조사를 받아,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바란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공처가가 되는 이유
공처가가 되는 이유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0∼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결혼 만족도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배우자가 있는 응답자 601명에게 ‘다시 태어나 결혼을 하게 된다면, 어떻게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다른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가 48%로, ‘지금 배우자와 다시 결혼하고 싶다’는 28%였으며 ‘모르겠다’가 24%로 집계됐다.특히 남성은 현 배우자를 선택한 응답이 36%였으나 여성은 21%에 그쳤다. ‘다른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를 여성 52%가 선택했고, 남성은 45%로 나타났다. 혼인 기간이 길수록, 연령대가 높을수록 ‘다른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몇 년 전인가?필자가 아내에게 같은 질문을 한 적이 있었다. 아내는 ”한 번 살아봤으면 됐지, 다음엔 또 다른 사람과도 살아봐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식의 대답을 했다. 아내는 같은 질문을 필자에게 했는데, 필자는 ”당연히 또 같이 살아야지“라는 식의 답을 했다.위의 조사결과와 아주 비슷하다.사실 필자도 다시 태어나면 다른 사람과 살아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하지만 착하고 배려심이 많은 지금의 아내보다 더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 지 모르겠다. 물론 사람마다 장단점이 있으므로, 다른 사람과는 안 살아봐서 모르겠지만...어쨌든 아내의 본심을 알고 나서는 조금 불쾌하기도 했지만 미안한 마음이 컸다. 필자랑 결혼해서 그리 만족하지 못한 결혼생활을 했었기 때문인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다. 특히 남들 못지않게 돈을 잘 벌어다 주지 못했다는 자책감도 들었다. (아내의 주변 사람들은 거의 모두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그래서 작년 30주년 결혼기념일을 맞아 선물과 함께 아내에게 ‘30년 동안 살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라고 적은 꽃바구니를 보내기도 했었다. 그 효과는 겨우 딱 하루 갔다.정년퇴직을 앞 둔 남편들이 가지는 가장 잘못된 환상이라는 게 있다.‘그동안 고생했으니, 앞으로 아내가 잘 대해주고 같이 놀아주겠지’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남편이 막상 정년퇴직을 하고 집에 있으면, 아내와 다툼만 늘어난다. 아내들은 ‘남편이 집에서 하루종일 쫓아다니며, 잔소리만 해 댄다’도 불평한다.올해 환갑인 필자가 새로운 일을 벌여, 아내의 마음을 사로잡을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집에 있지 않고 아침마다 출근해 주는 게, 손녀를 돌봐야 하는 아내를 도와주는 것이다.이래저래 남자들은 나이들수록 공처가가 되나 보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단속해준 경찰관에게 고마워 해야
단속해준 경찰관에게 고마워 해야어제 어떤 방송사 뉴스에 재미있는 소식을 소개하는 코너에서 방송한 동영상을 보다 깜짝 놀랐다.처음엔 눈속임이나 장난 또는 마술인가 싶었다. 그런데 실제 상황이었다.인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파테푸르에서 지난 10일(현지시간) 과속으로 달리던 삼륜택시가 경찰에 적발됐다. 그런데 삼륜차에서 승객이 끝도 없이 내렸다. 무려 27명이나 그 작은 삼륜차에 타고 있었다. 오토바이를 개조한 삼륜차 ‘오토릭샤’는 보통 3명이 타고, 최대 6명까지 탈 수 있다고 한다.그런데 27명이라니? 도대체 어떻게 타고 있었을까?바닥에 깔리고, 구석에 처박히고, 공중에 떠 있고... 게다가 과속까지?기네스북에 올라도 될 것 같다. 평소에 많이 해 본 솜씨일 것 같다. 아무나 그렇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하여간 이런 무지막지한 시도를 한 인도사람들의 발상에 기가 찰 뿐이다. 필자가 초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우리나라에 삼륜차가 많았다. 하지만 인도와 달리 화물차로 사용했다.삼륜차가 1톤 트럭보다 더 많았던 것 같다. 당시에 웬만한 짐은 삼륜차 몫이었다.당시 삼륜차도 인도의 경우처럼 오토바이 엔진을 사용했다. 따라서 힘이 달릴 것 같은데, 그래도 짐을 한껏 싣고 잘 달렸다.그런데 삼륜차의 가장 큰 약점은 안정성이다.바퀴가 세 개이다 보니 과속을 하거나 급커브를 돌 때 전복이 잘됐다. 그리고 화물칸 크기도 작았다.1톤트럭이 보급되면서, 위험하고 작고 힘이 모자란 삼륜차는 퇴출되었다.어쨌든 인도의 삼륜차 사건을 보면, 운전자는 재수 없어 경찰에 단속되었다고 푸념할 지 모른다. 하지만 27명이나 태운 상태로 과속 운전하다가 사고라도 나면, ‘대형’ 인명사고가 난다.따라서 운전자와 탑승객들은 단속을 해 준 경찰관에게 오히려 생명의 은인처럼 고마워해야 한다.사고라는 게 미리 예고하고 오는 게 아니지 않은가?<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