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 큰 ‘특단의 저출산 대책’이어야 한다
통 큰 ‘특단의 저출산 대책’이어야 한다 지난 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을 0.78명이었다. 저출산 고령화 속도는 OECD 국가 중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압도적 1위다. 국내외에서 수십년 뒤엔 대한민국이 사라질 것이란 관측이 이젠 새삼스럽지 않을 정도다.그동안 정부는 저출산 극복을 위해 300조원을 썼다고 한다. (기준에 따라 다소 차이가 남) 하지만 그 효과는 전혀 없었다. 이에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강구 중이라고 한다. 저출산 위기는 우리나라가 아주 심하긴 하지만, 세계적 추세다. 나라별로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러시아의 경우 2021년 합계출산율이 1.5명이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무자녀 세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일본의 경우 2022년 합계출산율이 1.26명이었다. '차원이 다른 저출산 대책'을 추진 중인 일본 정부는 자녀가 3명 이상인 다자녀 세대에 대해 2025년도부터 가구 소득 제한 없이 모든 자녀의 4년제 대학, 전문대, 고등전문학교(직업학교)의 수업료를 면제한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지자체에서도 출산 지원금(장려금)을 주는 곳이 많다.유정복 인천시장은 '1억 플러스 아이드림' 정책을 18일 발표했다. 인천시는 현재 지원되는 부모 급여, 아동수당, 첫 만남 이용권, 초중고 교육비 등 7,200만 원에 2,800만 원을 추가로 지급해 1억 원을 채우겠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말이 1억 원이지, 내용을 자세히 보면 자녀 1인당 월 10~15만원 정도를 지원해 주는 수준이다. 이 정도 수준으로 안 하려던 결혼을 하고, 계획에 없던 아이를 낳을까? 저출산이야 말로 우리나라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이자 위협이다.찌질하게 조금씩 나눠 주는 걸로는 젊은이들의 생각을 바꿀 수 없다. 따라서 정부가 강구하고 있는 ‘특단의 대책’은 정말 ‘통 큰 특단’이어야 한다. 참고할 만 한 사례가 있다. 전남 화순군이다. 지역 인구 유입을 위해 월 1만원의 임대료로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임대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결과적으로 젊은 인구가 계속 유입되고 있다. 물론 이 정책은 저출산 극복과는 차이가 있다.하지만 젊은이들이 ‘혹’ 할만큼 ‘통’ 큰 특단이면 ‘통’한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자녀 출산 시 엄청난 지원금을 목돈으로 주든, 아파트를 월 1만원에 임대해 주든, 2년씩 유급 출산 휴가를 주든, 정말로 혹 할만한 통 큰 특단의 정책이어야 한다. 나아가 결혼 안 하고 아기를 낳지 않은 사람들은 손해라고 불만을 가질 정도여야 한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마상원과 그의 악단
마상원과 그의 악단지난 번 프로레슬링의 송학수 심판의 얘기를 쓰고 나니, 주인공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뒤에서 묵묵히 일했던 사람을 생각해 봤다. 그러다 ‘마상원과 그의 악단’이 떠올랐다.‘마상원과 그의 악단’은 1975년 창단하여 ‘유쾌한 청백전’이나 ‘명랑운동회’에서 음악과 반주 때로는 악기를 이용한 음향효과를 담당하던 팀이다. 구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았던 변웅전 아나운서는 늘 프로그램 초반에 “마상원과 그의 악단을 소개합니다”라며 악단을 소개했다. 당시 필자는 어렸지만, ‘무슨 악단이 저래?’라는 생각을 했었다.우선 마상원 악단장의 인상이 별로 호감형이 아니었다. 예능 프로그램인데 웃음기도 없었다. 게다가 단원이라고 3~4인조가 전부다. 그 앞에서 지휘를 하는 모습이 너무나 엉성해 보였다. 악단의 이름이 ‘마상원과 그의 악단’이니까, 악단장이 뭐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필자에겐 ‘유랑극단에서 일하던 사람들인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그런데 그에 대해 글을 쓰려고 인터넷을 찾아보니, 마상원 악단장은 필자의 생각과 전혀 다른 인물이었다.처음 가수로도 활동했지만, 이후 작곡가와 악단장으로 왕성한 활동을 했던 사람이었다. 특히 어린이 만화영화 주제곡을 많이 만들었다. ‘그랜다이저’ ‘메칸더V’ ‘독수리 오형제’ ‘플란다스의 개’ ‘톰소여의 모험’ ‘캔디’ ‘가제트 형사’ ‘알프스 소녀 하이디’ ‘짱가’ ‘축구왕 슛돌이’ 등 수 백 곡을 훌쩍 넘어간다고 한다. ‘은하철도999’의 반주도 그의 작품이다.이런 사실을 잡하니 사람이 달라 보였다.필자가 사람의 겉모습만 보고 편견과 착각과 오해를 해 온 것이다.마상원 단장님께 미안한 마음이 마구 들었다.마상원 악단장님이 돌아가셨다는 얘기는 없다. (1940년생)그분께 죄송한 마음에서라도 오래오래 무병장수 하시길 바란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예전엔 왜 그렇게 추웠을까?
예전엔 왜 그렇게 추웠을까? 12월 초엔 봄 같은 날이 계속되더니, 갑자기 한파가 몰려 왔다. 며칠 전 그 와중에 차가운 맥주를 마시고 있었는데, 필자 보다 열 살 정도 많은 분이 이런 얘길 했다. “이건 추운 것도 아냐, 내가 어렸을 땐 얼마나 추웠는데. 만날 영하 10 몇도 20도 내려가고. 귀가 떨어져 나가는 줄 알았다고...”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꼭 기온이 낮아서 추웠을까?“ 기상청 발표를 보면 지구 온난화로 인해 1975년부터 2019년까지 겨울철 평균온도가 약 1도 정도 올라간 걸 알 수 있다. (사진) 하지만 그 정도 차이로 예전엔 훨씬 추웠다고 할 수 있을까? 필자는 기온보다 시대와 환경의 변화를 꼽고 싶다.필자가 어렸을 때 살던 집은 단열재도 없는, 벽돌 한 겹짜리 집이였다. 아랫목은 따뜻하지만 윗목은 추웠다. 엉덩이는 뜨끈뜨끈해도 코가 시렸다.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윗목에 놓아둔 물이나 걸레가 꽁꽁 얼어 있었다. 춥게 자고 일어나면 하루종일 추운 느낌이 든다.학교에 가도 조개탄 난로 하나가 전부다. 상점에는 연탄난로가 있을 뿐이다. 좋은 건물에나 가야 난방이 제대로 되었다. 어딜 가나 추웠다. 옷의 차이도 크다.요즘 필자를 비롯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입고 다니는, 가볍고 따뜻한 패딩이나 파카가 없었다. 질 좋은 코트나 겨울옷도 드물었다. 그러니 내복은 필수였다. 그래서 첫 월급을 타면 부모님께 내복을 사 드리는 게 관습이었다. 당시엔 어머니들의 솜씨가 좋아서, 아이들은 어머니들이 뜨게질로 손수 짜신 스웨터를 입기도 했다. 하지만 추운 건 어쩔 수 없었다. 이런 이유로 예전이 더 춥게 느껴진 게 아닌가 싶다. 필자가 어릴 땐 겨울에 바람을 맞다 보면 손이 잘 텄다. 당시엔 목욕이나 온수 시설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 손이 트면 어머니는 대야에 더운 물을 담아 오셨다. 일단 손을 5분 정도 담가서 때를 불려야 했다. 따뜻한 물이 귀한 시절이라, 손을 담그고 있는 느낌이 참 좋았다. 하지만 좋은 것도 잠시, 때를 불리고 나면 어머니는 때수건으로 박박 문지르셨다. 튼 손이 그렇게 아플 수가 없었다. 비누로 손을 씻고 나서, 어머니는 글리세린을 발라주셨다. 다음 날이면 금세 좋아졌다. 예전엔 겨울 나기가 참 힘들었다. 하지만 당시엔 누구나 그러려니 생각했었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체 꺼내는 집
체 꺼내는 집소화불량일 때 흔히 체했다고 한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체(滯): 먹은 음식이 잘 소화되지 아니하는 증상‘이라고 나온다, 그런데 다수의 사람들은 음식물이 소화되어 소장으로 내려가지 않고 뱃속에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그래서인지 필자가 어렸을 땐 ‘체 꺼내는 집’이라는 곳이 있었다. 말 그대로 뱃속에 소화가 안 되고 남아 있는 음식물을 강제로 토하게 해서 꺼내는 집이다. 필자가 어렸을 적에 두세번 간 적이 있다. 아무리 소화제를 먹어도 소용이 없고, 명치 부근이 영 아팠다. 그래서 분명히 기억나는 건 한 번은 오징어 먹고, 또 한 번은 고기 먹고 체해서 갔었다. (지금도 오징어를 안 먹는다)‘체 꺼내는 집’에 어머니와 함께 갔었는데, 어떤 할머니가 일을 보셨다. 그 할머니는 일단 증상을 듣고 늘 똑같이 백동 대야에 물을 담아 온다. 그리고 손가락 열 마디를 모두 딴다. (아프기도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얼마나 비위생적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손가락을 목구멍에 넣고 자극하여 억지로 토하게 만든다. 그러면 신기하게 물에 퉁퉁 불은 고깃덩어리가 나온다. 그게 바로 소화가 안 되고 위에 남아 있던 ‘체’다. 억지로 토하다 보니 눈물도 찔끔 나오고, 괴롭고 기분도 안 좋다. 하지만 눈앞에 ‘체 덩어리’를 보면서 안도감을 느끼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집 앞에 있는 약국에 가서 ‘까스 파파(액체 소화제) 1병이랑 훼스탈 두 알을 사 먹으라고 한다.결과적으로 그렇게 하고 나면 속이 편해졌다. (물론 의사들은 그런 행위가 위장 건강에 아주 나쁘다고 했다)한편 ’체 내리는 집‘도 있었다.가보지 않아서 모르지만, 토하게 하는 방식이 아니라 장으로 내려보내는 방식인가 보다.어쨌든 지금은 유사의료행위로 ’체꺼내는 집‘은 사라졌다.하지만 지금도 궁금한 게 있다. 뱃속에 그런게 어떻게 남아있을까 하는 생각이다.당시 소화제가 신통치 않아서일까?병원에 갔었어야 했나?지금은 ’체 꺼내는 집‘에 갈 만큼 소화불량에 시달리지 않는다.그리고 위 내시경을 해보면 위장에 음식물이 남아 있는 경우는 없다.그럼 물에 퉁퉁 불은 ’체 덩어리‘는 뭐지?속았나?<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엑스포를 유치한다고 왜 나섰을까?
엑스포를 유치한다고 왜 나섰을까?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는 참담한 결과로 끝났다. 182개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투표결과 한국의 부산은 사우디 리야드 119표의 4분의 1 수준인 29개국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2차투표에서 뒤집는다는 계획도 수포로 돌아갔다. 한마디로 ‘게임’이 안됐다. 지난 509일 동안 노력의 결과다.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한덕수 총리가 정부 측 공동위원장을,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민간 측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정부 인사들이 최근까지 엑스포 유치를 위해 이동한 거리는 976만8,194㎞에 달했는데, 지구를 243바퀴 돌만큼 어마어마한 거리였다.그러면 뭘하나?결과론이지만 부산 엑스포를 유치하겠다고 나선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우리나라는 이미 사우디 리야드와 이탈리아의 로마가 엑스포 유치전을 시작한 후, 뒤늦게 부산 엑스포 유치에 나섰다. 특히 ‘사우디가 막강한 오일달러를 마구 뿌릴 것이란 예상을 충분히 했을텐데, 뭘 믿고 후발주자로 뛰어들었을까’ 하는 의문이 남는다.지난 8월 필자는 ‘부산 엑스포는 날아갔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새만금 잼보리대회를 엉망으로 준비하고 진행한 사건은 외국인들에게 충분히 깊은 인상을 주었을 것이다.사실 필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사우디를 어떻게 이겨?’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참패할 줄은 몰랐다. 윤석열 대통령이 사과까지 했지만, 이런 정도의 예측도 제대로 못한 건 중대한 외교적 문제다.결과적으로 부산엑스포 추진은 윤석열 대통령의 ‘업적 쌓기’의 정치적 판단으로 생각된다. 수 백 억원의 예산을 써가며, 국민 특히 부산과 인근 지역 시민들에게 희망고문을 했다. 그동안 상당한 국력 낭비에, 열심히 뛰었던 사람들만 헛수고한 셈이다.정치적 계산으로 시작한 사안인 만큼, 이번 총선의 결과가 기대된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이준석을 잡아라
이준석을 잡아라 한동훈 전 장관이 오늘(26일)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한다.한 전 장관의 비대위원장 차출에 대해 그동안 논란이 많았다. 대부분 단점으로 정치 경험 부족과 윤 대통령과의 관계설정에 어려움을 들었다. 하지만 한 전 장관이 젊은 세대를 중용하겠다고 밝힌 것과 등판 확정 이후 국민의힘 지지도가 올라간 걸 보면, 일단은 절반의 성공이라고 볼 수 있겠다. (물론 아직 총선 결과와는 무관하다) 그런데 우연히도 이준석 전 당대표가 예고한 탈당 시점이 내일(27일)이다.이 전 대표는 천지개벽 수준의 변화가 없는 한 탈당을 결행할 것이라 말한 바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선 한 전 장관의 등장에 이준석 대표의 동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주장이 있다. 그리고 일부 간신배 친윤의원들은 ‘이 전 대표가 내부 총질하느니 탈당하는 게 오히려 낫다’는 반응까지 보이고 있다. 과연 그럴까?선거는 총력전이다. 특히 박빙지역일수록 사소한 차이가 승패를 좌우한다. 승리를 위해서라면 (불법이 아닌 한) 뭐든 해야 한다. 한 사람이라도 힘을 보태야 할 판국에, 국민의힘 사쿠라들은 윤 대통령이 싫어한다는 것 이유 하나만으로, 귀중한 자원을 내팽겨치려 하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는 당대표 시절 열세라고 판단되었던 대선과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 장본인이다. 그 정도 능력과 경험을 가진 사람이 대한민국에 또 있을까? 물론 최근 이 전 대표가 보인 언행에 문제가 다소 있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너무나 억울해 그렇게 했을 수도 있다. 그 정도 실수하지 않은 정치인이 얼마나 될까? 어쨌든 한 전 장관의 비대위 성패는 얼마나 윤 대통령과 차별성을 보이는가에 있고, 그 첫 단추는 이준석 전 대표를 어떻게 해서든 끌어안는 것에 달렸다. 이준석 전 대표에게 과감하게 일정 지분과 역할을 주고, 젊은 두 사람의 쌍두 체제로 선거에 임해야 한다. 만약 이 전 대표를 내치고 선거에 승리하지 못한다면, 신참 정치인 한동훈에 치명적 결과가 될 것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