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처가가 되는 이유
공처가가 되는 이유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0∼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결혼 만족도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배우자가 있는 응답자 601명에게 ‘다시 태어나 결혼을 하게 된다면, 어떻게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다른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가 48%로, ‘지금 배우자와 다시 결혼하고 싶다’는 28%였으며 ‘모르겠다’가 24%로 집계됐다.특히 남성은 현 배우자를 선택한 응답이 36%였으나 여성은 21%에 그쳤다. ‘다른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를 여성 52%가 선택했고, 남성은 45%로 나타났다. 혼인 기간이 길수록, 연령대가 높을수록 ‘다른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몇 년 전인가?필자가 아내에게 같은 질문을 한 적이 있었다. 아내는 ”한 번 살아봤으면 됐지, 다음엔 또 다른 사람과도 살아봐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식의 대답을 했다. 아내는 같은 질문을 필자에게 했는데, 필자는 ”당연히 또 같이 살아야지“라는 식의 답을 했다.위의 조사결과와 아주 비슷하다.사실 필자도 다시 태어나면 다른 사람과 살아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하지만 착하고 배려심이 많은 지금의 아내보다 더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 지 모르겠다. 물론 사람마다 장단점이 있으므로, 다른 사람과는 안 살아봐서 모르겠지만...어쨌든 아내의 본심을 알고 나서는 조금 불쾌하기도 했지만 미안한 마음이 컸다. 필자랑 결혼해서 그리 만족하지 못한 결혼생활을 했었기 때문인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다. 특히 남들 못지않게 돈을 잘 벌어다 주지 못했다는 자책감도 들었다. (아내의 주변 사람들은 거의 모두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그래서 작년 30주년 결혼기념일을 맞아 선물과 함께 아내에게 ‘30년 동안 살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라고 적은 꽃바구니를 보내기도 했었다. 그 효과는 겨우 딱 하루 갔다.정년퇴직을 앞 둔 남편들이 가지는 가장 잘못된 환상이라는 게 있다.‘그동안 고생했으니, 앞으로 아내가 잘 대해주고 같이 놀아주겠지’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남편이 막상 정년퇴직을 하고 집에 있으면, 아내와 다툼만 늘어난다. 아내들은 ‘남편이 집에서 하루종일 쫓아다니며, 잔소리만 해 댄다’도 불평한다.올해 환갑인 필자가 새로운 일을 벌여, 아내의 마음을 사로잡을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집에 있지 않고 아침마다 출근해 주는 게, 손녀를 돌봐야 하는 아내를 도와주는 것이다.이래저래 남자들은 나이들수록 공처가가 되나 보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대통령의 휴가에 관심이 있었나?
대통령의 휴가에 관심이 있었나?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80일만에 지지율 28%짜리 성적표를 받고 5일간 휴가를 갔다. 원래는 서울을 떠나려 했으나, 여론이 싸늘하자 서울 자택에서 쉬는 것으로 바꿨다고 한다.할 일이 태산인데 사방에서 쓸데 없는 문제들만 일으키는 상황에서 취임한 지 겨우 80일 만에 5일간 휴가를 사용한다는 건, 국민들 입장에선 바람직하지 않은 모양새다.하지만 정치를 해보지도 않은 윤 대통령이 거의 1년간 쉬지 않고 달려왔고, 게다가 지지율 폭락에 욕만 바가지로 먹고 있으니, 잠시 쉬면서 마음을 가다듬고 싶을 것이다.윤 대통령이 아무리 지지율에 관심 없는 척하고 ‘묵묵히 열심히 일하다 보면 언젠간 국민들이 알아주겠지’라고 생각한다고 해도, 지금은 마음이 착잡하고 ‘뭐가 문제이고 뭘 어떻게 해야 하나’ 괴로운 마음일 것이다.어쨌든 취임한지 겨우 세 달도 지나지 않았다.윤 대통령은 이번 휴가기간 동안 시간의 여유를 갖고, ‘뭘 잘못하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구해야 한다. 이건 나라와 국민을 위한 책무다.그동안 대통령이 휴가를 가는 데 대해 국민들이 이번처럼 관심을 보인 적이 없다.이는 5일간의 휴가 뒤엔 확 달라진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하는 국민들의 간절한 소망이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필체가 중요하지 않은 시대?
필체가 중요하지 않은 시대? 과거에 사람을 평가할 때, 특히 관리를 뽑을 때 기준으로 신언서판(身言書判)이란 게 있었다.즉 신수(신체와 인물) 말씨(언변) 문필(글씨) 판단력 네 가지를 뜻한다. 사실 고등고시의 대표격인 사법고시 역시 이와 유사한 기준을 가졌었다. 문장력과 논리력과 판단력 등을 기준으로 시험문제를 내고 채점을 했는데, 필체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즉 글씨가 엉망인 악필(惡筆)인 경우 시험관의 눈살을 찌푸리게 해,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는 의미다. 따라서 사법고시 출신들은 대개 필체가 좋은 편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또한 필체는 그 사람의 인품을 보여준다고 해서 지금도 글씨 교정을 하는 학원이 있다. 특히 컴퓨터가 보급되기 전까지는 모든 서류를 수기로 작성해야 했으므로, 필체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겼다. 하지만 지금은 학생들을 제외하면 글씨를 쓸 일이 적고, 특히 남에게 손으로 글씨를 써서 보여줄 일은 거의 없다. 그러다 보니 필체가 이전에 비해 중요하지도 않고, 또 쓰지 않다 보니 필체가 나빠진다. 필자의 경우도 필체가 점점 엉망이 되고 있다. 그래서 요즘은 정성껏 쓴 손편지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기도 한다. 한편 며칠 전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전대표라고 해야 하나 모르겠지만)가 법원에 제출한 탄원서가 공개되며, 그 내용에 대해 말이 많았다.(그 내용에 대해선 그냥 넘어간다) 필자는 이준석 대표의 필체를 보고 웃음이 났다.필체가 참.... 이 대표는 손으로 직접 썼다는 점에서 진심을 담고 싶었을 것이다.하지만 그러기엔 줄도 잘 안 맞고, 필체가 왠지 정성이 덜 들어간 것처럼 보인다. ‘내용이 중요하지 필체가 뭐가 중요하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악필이라도 천천히 정성껏 한자씩 또받또박 썼다면, 지금보단 좀 더 나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특히 재판부에 제출하고 공개될 가능성이 많은 탄원서였다면, 속성으로라도 필체 교정을 받았으면 어떨까 싶다. 아니면 차라리 컴퓨터로 작성하는 게 나았을 지 수도 있다. 요즘 모든 일을 컴퓨터로 하지만, 그래도 여당의 당대표라면 그에 걸맞는 필체를 보여주면 더 좋았을 것이란 아쉬움이 남는다. 하다못해 가끔 방명록에 글을 남기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꼰대라서 그런 생각을 하나 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총리는 뭘 하고 있나?
총리는 뭘 하고 있나?얼마 전 새 정부가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그 중 하나가 다주택자 종부세 감세였다. 문재인 정부 이전으로 되돌린다고 했다. 하지만 많은 국민들은 부자 감세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물론 주택 수 보다 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것으로 바뀐다고 했다. 하지만 예를 들어 강남에 세 채를 가진 다주택자 세금이 내년에 3억 6500만원으로 책정될 계획이었지만, 9,025만원만 내면 되게 된다고 한다. 무려 63.5%가 줄어드는 것이다.너무 심한 것 아닌가?그런데 지난 주 교육부는 너무나 갑작스럽고 황당한 계획을 발표했다.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6세에서 5세로 낮추겠다는 것이다. 관련된 학부모들은 난리가 났다. 어린 나이엔 한 두 달 차이로 신체와 학습능력 지능 등의 차이가 큰데, 그 차이를 억지로 더 벌리게 되기 때문이다. (교사의 문제나 추가 재원 확보 등은 차지한다) 게다가 대학 입학과 취업 땐 더 심한 경쟁을 하게 된다.그런데도 박순애 교육부 장관은 사전에 어떤 조사나 연구도 없이, 일방적으로 일정까지 발표하고 나서 이제부터 논의를 시작하겠단다.이게 도대체 뭐 하는 짓인가?교육이야말로 ‘100년 지 대계’인데, 하루 아침에 안을 뚝딱 만들어 대통령 임기 내에 시작하겠다니, 이러니 ‘윤 정부 지지율이 폭락하지’라는 생각이 든다. 대학교 총학생회 운영도 이보단 낫겠다.그런데 이런 일련의 사태에서 너무나 조용한 인물이 있다.바로 한덕수 총리다.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 한덕수 총리를 내정하고, 책임 총리제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선인 자신은 경륜이 짧으니, 비록 호남 출신의 과거 진보 정부 총리였지만 자신의 약점을 커버해줄 적임자라고 추켜세웠다. 한덕수 총리가 사실상 내각을 조각할 것처럼 얘기도 했다. 이때만 해도 국민적 반응이 좋았다.하지만 말뿐, 어떤 장관들을 한덕수 총리가 추천해 임명됐는지 모르겠다. 오리려 지금은 장관이 대통령을 독대하고 업무 보고를 하고 있다.책임 총리라고 했던 한덕수 총리의 역할을 어디로 갔나?윤 정부는 경험 많은 분을 총리에 '바지총리'로 앉혀 놓고, 그 총리를 패싱하며 아마추어 선무당들끼리 노닥거리고 있다.만약 한덕수 총리가 정말 책임총리처럼 일했으면, 지금 같은 엉성한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 총리가 국정을 챙기기 보단, 국회 등에서 방패막이만 하고 있다.윤 대통령은 무슨 생각일까? 윤핵관 탓일까?그리고 한덕수 총리는 늘그막에 총리 자리에 연연하고 싶을까?<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보듬어야 할 청년들
보듬어야 할 청년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사람끼리 어울려, 서로 돕고 의지하며 살아야 한다.이래서 사람에게 가장 무서운 것 중 하나가 ‘외로움’이다. 소설 ‘로빈슨 크루소’처럼 홀로 외딴섬에 갇혀 오래 사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먹고 살기 고달프고, 외로움에 스스로 목숨을 끊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 그런데 외딴섬이 아니라 지금 이 사회에서 수많은 사람들 속에 항상 외로움과 싸우고 있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독거노인들이다. 그런데 독거노인들은 자신이 살아온 인생의 결과이므로, 덜 억울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보도에 의하면 보육원 출신의 청년 두 사람이 잇달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그 중 한 사람은 보육원 관계자에게 "돌봐주는 사람이 없어 너무 힘들다"며 외로움을 호소했었다고 한다. 그 사람이 극단적 선택을 하자, 그의 친구가 충격을 받고 뒤를 이었다. 사실 보육원을 나오면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이 모든 걸 혼자 알아보고 결정해야 하니 힘들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겪는 외로움은 일반인의 상상을 뛰어넘을 것이다. 이들은 태어나서 보육원에서 자란 게 죄라면 죄다. 부모와 사회의 잘못이지, 본인들이 잘못한 건 하나도 없다. 독거노인들과 다른 점이다.이런 청년들이 매년 2,500명 정도가 배출된다. 건강하고 건전하게 사회의 구성원이 되어야 할 귀중한 사회적 자산이다. 그런데 현재 보육원에서 퇴소한 청년들은 지자체에서 최소 500만원의 정착지원금을 지급하고, 정부가 5년간 월 35만원의 자립수당을 지급한다고 한다. (이 금액을 올릴 계획이라고 하지만) 사회에 대해 아무 경험도 없는 이들에게 이 금액은 너무 적다. 최소한 사회에 적응할 기간 동안만이라도, 주거를 포함한 어느 정도의 생계비를 지급해야 한다. 정부에선 이들을 돕는 정책으로 자립멘토단 '바람개비 서포터즈'를 운영하고 무료 심리상담을 3개월간 제공하지만, 실질적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즉 주거나 취업같이 사회에 빨리 적응하고 정착할 수 있는 실용적 지원방안이 절실하다. 한때 어른들과 사회에서 버림받아 외롭게 시작하게 된 청년들을, 이제는 사회가 따뜻하게 보듬어 훌륭한 사회인으로 자리 잡게 도와줘야 할 때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부모의 뻔뻔함도 자식 앞에선
부모의 뻔뻔함도 자식 앞에선얼마 전 황당한 사건이 있었다.경기도 동탄의 한 아파트에 입주민이 지난 9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베란다 앞 공용잔디에 물놀이 시설을 설치한 일이다. 그는 아파트 단지 내 공용공간에 대형 에어바운스 수영장과 높은 미끄럼틀 그리고 천막까지 쳤다. 완전 물놀이 공원을 만들었다. 집에서 긴 호스를 연결해 물을 가득 채우고 아이들을 놀게 했다.당연히 부근에 사는 입주민들과 관리사무소에서 항의하고 철거를 요구했지만, 뻔뻔하게도 “기다리라”며 요지부동이었다. 게다가 물을 버리는 과정에서 잔디가 손상되고 하수구도 막혔다.이런 뻔뻔한 사람이 있나? 많은 공분을 샀다.그런데 그 입주민이 사과의 글을 게시했다."한 부모의 무지한 행동으로 인해 전국 인터넷 카페, 포털사이트에 불명예스러운 내용으로 게시돼 입주민의 공분을 산 점, 아파트의 명예를 실추시킨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정말 정중하게 사과했고, 하수구와 잔디의 원상복구도 약속했다.그런데 그렇게 뻔뻔했던 사람이 갑자기 어떻게 이렇게까지 돌변했을까?바로 사과문에 나와 있다.“부모의 잘못된 행동으로 아이들에게는 큰 상처가 됐고, 등교를 무서워할 정도로 아이들이 힘들어하고 있다”라는 점이다.즉 자녀들을 위해 무리하게 물놀이 시설을 했다가, 그것 때문에 자녀들이 학교 친구들로부터 심하게 놀림을 당한 것이다.요즘 보도를 보면 친부모가 자녀를 학대했다는 사건이 많이 등장한다.하지만 이는 극히 일부일뿐, 자녀들을 사랑하고 잘 키우려는 부모가 대부분이다. 사실 필자가 어렸을 때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부모가 자녀를 학대하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어느 정도는 당연시 했고, 무지했기 때문이다.필자가 어렸을 때 부모들은 ‘자식 가진 죄인’이란 말을 자주 했다. 자식을 위해서라면 부모는 죄인처럼 고개를 숙인다는 의미다.이번 동탄 아파트 사건을 보니, 부모의 뻔뻔함도 자식 앞에선 무용지물(?)이 된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