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적 물가 상승일까?
한시적 물가 상승일까? 요즘 물가가 무서울 정도로 오르고 있다. 주로 우크라이나 전쟁때문이다. 곡물값과 에너지(원유 천연가스 등)값 상승이 주도하고 있다.우크라이나는 ‘유럽의 빵공장’이라고 할만큼 곡창지대이며 곡물 수출국이다. 2020년 전세계 수출량 기준 옥수수는 13.2%로 4위, 밀은 8%로 5위다. 밀은 러시아가 세계 1위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수출량은 전세계의 40%에 이른다.게다가 우크라이나는 이번 봄에 파종을 못하면서, 가을 수확마저 접어야 하는 입장이다. 요즘 식당이나 빵집을 가면 가격이 오르지 않은 곳을 찾기 힘들다.5~8천원 사이의 음식은 약속이나 한 듯 1천원 정도씩 올랐다. 순식간에 13~20%씩 오른 셈이다. 곡물과 에너지 값이 오르기 때문에 이해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앞으로 얼마든지 더 오를 수 있다는 게 문제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종료되면 식품이나 음식 가격이 제자리를 찾을까?그동안 밀 가격이 오르면 어김없이 라면 등 가공식품이나 짜장면 등 음식값이 올랐다. 하지만 밀 가격이 내렸다고 해서 가공식품이나 음식값이 내린 경우는 보지 못했다. 물론 밀값만 찔끔 내리고 다른 요소들이 모두 인상되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 채솟값처럼 수요 공급에 따라 가격이 오르내리거나, 원윳값이 내리면 국내 기름값도 내리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이렇게 가공식품이나 음식 가격은 하방 경직성이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곡물과 에너지 가격이 6개월에서 1년 정도 후엔 제자리(물가 상승률 정도는 빼고)로 돌아왔다고 가정해 보자.그러면 가공식품이나 음식 가격이 내려갈까?필자는 아니라는데 손들고 싶다. 어디까지 오를지 모르지만, 가장 오른 가격으로 고착될 가능성이 크다. 인플레이션이나 스태그플레이션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더욱 그럴 것이다.사실 이런 물가 상승은 필자가 성인이 된 후 처음인 것 같다.그래서 지금의 물가 상승이 너무나 무섭게 느껴진다. 이젠 생존을 위해, 먹는 거라도 아끼는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동안 먹던 걸 그리고 먹고 싶은 걸 못 먹는 건 참으로 서럽다.글로벌 시대를 사는 소시민의 안타까운 자화상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대도’도 한낱 도둑일 뿐
‘대도’도 한낱 도둑일 뿐한때 '대도(大盜)'로 불렸던 조세형이 출소 후 한 달여 만에 또 절도를 저지르다 경찰에 붙잡혔다. 하지만 대도는 무슨 개뿔. 일개 도둑일뿐인 조세형은 84살 나이에, 이번에 구속되면 17번째로 철창신세를 지게 된다.조세형은 1982년 구속돼 15년 수감생활을 마친 뒤 선교활동을 하며 새 인생을 시작하는 척했지만, 결국 도둑질을 계속 저질러 왔다. 그동안 16번이나 교도소를 들락거렸다.조세형은 1980년 전후 사회 고위층만을 상대로 절도 행각을 벌여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다. 당시 국민들은 조세형이 털었던 물건들을 보고 ‘(사회 고위층 피해자들이) 얼마나 해 처먹었으면, 저런 대단한 물건들이 집에서 쏟아져 나왔겠나?’ 하는 생각과, 함께 통쾌함(?)을 느꼈다. 피해자들이 자기 것이라고 주장을 못 할만한 상황이기 때문이다.게다가 조세형은 ‘도둑질은 하되 절대 사람을 해치지 않는다’는 나름대로의 철학(?)을 가지고, 들키면 그냥 달아났다고 한다. 그래서 일반 좀도둑과는 다르게 ‘大盜(대도 – 큰 도둑)’이란 별명이 붙여졌다.하지만 도둑은 도둑이었다. 출소 후에도 ‘제 버릇 개 못 주고’ 도둑질을 꾸준히 이어 왔다. 열심히 일할 생각은 하지 않고, 자신의 특기(?)를 살려 이집 저집을 털었다. 하지만 이번엔 사회 고위층만 턴 게 아니었다. 대도는 결국 좀도둑으로 전락했다.80년대만 해도 CCTV 같은 게 없어서 도망가기 쉬웠을 것이다. 하지만 평생을 도둑질 외길 인생을 걸어오며, 도둑질에 이골이 난 조세형도 번번이 잡혔다.84살 나이로 출소한 지 한 달만에 도둑질하다가 또 잡힌 조세형.‘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맞나 보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연탄’하면 떠오르는 - ① 연탄재
‘연탄’하면 떠오르는 - ① 연탄재필자가 오후에 자주 찾는 곳이 인현시장이다. 사무실에서도 가깝고 비교적 식사가 저렴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곳에서 연탄 기부 배너를 보게 되었다. (사진 참조) 요즘 연탄 한 장에 800원이란 사실도 알게 되었다.불현듯 어렸을 때 연탄 생각이 났다. (또 ‘라떼’ 얘기임)7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거의 모든 가정이 연탄을 땠다. 연탄으로 요리도 하고, 겨울에 방도 덥혔다. 보통 연탄을 사용하는 온돌식이었다. 당시엔 기름값이 워낙 비쌌고, 도시가스도 없었기 때문이다. 보일러가 있어도 대개 연탄 보일러였다.그런데 연탄을 사용하는 게 어려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연탄은 부피가 커서 광(창고) 같은 공간이 있어야 했다. 물에 약해서 비를 맞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12월 초 쯤 김장과 함께, 연탄을 100장 이상 광에 채워 넣어야 월동 준비가 끝났다. 게다가 아궁이마다 하루에 한두번씩 연탄을 갈아 줘야 해서, 겨울에 어머니들은 꼭 잠자다 한번 깨서 연탄을 갈아줘야 했으니 얼마나 힘드셨을까 싶다.그런데 연탄재도 큰 문제였다. 시인 안도현은 ‘너에게 묻는다’라는 제목으로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너는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라는 유명한 시를 남겼지만, 사실 연탄재는 정말 쓸모가 없었다.가정에서 배출되는 쓰레기의 대부분이 연탄재였다. 간혹 쓸데가 있었는데, 겨울에 눈이 왔을 때 모래 대용으로 빙판이나 계단에 부숴서 뿌리는 정도였다. 그 많은 연탄재는 정부 입장에서도 골칫거리였다. 언젠가 연탄재를 이용해 벽돌을 생산하는 기술이 개발되었다는 뉴스가 있었으나, 흐지부지된 것으로 보아 아마도 생산성이나 품질에 문제가 있었던 듯하다.70년대 중반 이후 중앙난방을 하는 아파트가 많아지고 가스 보일러가 보급되면서 연탄은 사라지기 시작했다.하지만 지금도 수만 가구가 연탄을 사용하고 있는데, 대개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로 차도 못 들어가는 비좁은 길에 집에 산다. 그래서 연탄 배달 자원봉사자들이 고마울 수밖에 없다.어쨌든 새까만 연탄이 불을 때고 나면 허옇게 변해서 버려지는 것이, 사람도 검은 머리가 허옇게 변하면서 쓸모없이 되어 가는 게 닮은 것 같아 씁쓸한 느낌이 든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연탄’하면 떠오르는 - ② 연탄가스
‘연탄’하면 떠오르는 - ② 연탄가스7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날씨가 추워지면 난방을 위해 아궁이에 연탄을 때야 했다. (그 당시엔 “때다‘라는 표현을 썼다) 그런데 연탄을 땔 때 발생하는 연탄가스가 가장 큰 문제였다. 연탄가스는 연탄이 제대로 연소가 되지 못해 발생하는 일산화탄소다. 심하면 사망에 이르거나 뇌 손상을 입기 때문에 정말 조심해야 했다. 사람들은 연탄을 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연탄가스를 잘 막는 수밖에 없었다. 연탄가스는 주로 방바닥과 벽 사이의 작은 틈에서 들어오기 때문에, 특히 구석구석을 장판지로 꼼꼼히 붙여야 했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보이지 않는 틈으로 가스가 새들어와, 연탄가스의 피해를 안 겪어 본 사람이 드물 정도였다. 필자도 10살 쯤에 한번 가스를 맡아서(당시엔 ’중독‘이란 표현보다 ’맡았다‘ 또는 ’마셨다‘는 표현을 썼다) 하루 종일 머리가 띵했던 적이 있었다. 조금만 늦었어도 큰일 날 뻔했다고 했다. 정확한 통계는 모르겠지만, 연탄가스 사망자는 주변에서도 가끔 발생하는 흔한 일이었다.그러던 어느 날 신문에 관련 기사가 대서특필했다. ’동치미 국물‘ 또는 ’김칫국물‘이 연탄가스에 특효라는 보도였다. 연탄가스를 맡고 위중한 사람이 동치미 국물을 마시고 나았다고 하자, 여기저기서 이를 입증하는 보도도 뒤따랐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입증은 되지 못했다.그런데 희한하게 대입 수험생들이 대입 시험 직전에 연탄가스를 맡는 경우가 많았다.평소에 공부를 잘하는 학생인데 운이 없게 연탄가스를 맡아서 시험을 잘 못 봤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은 ’뻥‘이었다.당시의 어머니들은 자식들이 공부 잘하는 게 자랑이었다. 만약 초등학교 때 반에서 10등 정도 하는 학생이 어쩌다 한번 시험에서 반에서 3등 정도 하면, 그의 어머니는 주변에 ’우리 애가 반에서 3등 안에 든다‘고 자랑한다. 문제는 평소엔 10등 정도 하는 그 학생이 중학교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대개 석차가 20등 밑으로 점점 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그의 어머니는 이미 주변에 얘기해 놓은 게 있어서, ”요즘도 공부 잘하지? 반에서 3등 안에 든다며?”라는 질문을 받으면 자존심 상 “그렇다”고 얘기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대학 시험 결과가 나오면 ’그 전날 연탄가스를 마셔서 시험을 잘 못 봤다‘라고 거짓말을 하게 되는 것이다.어쨌든 연탄과 함께 연탄가스도 사라졌다.대개 뭔가 사라지는 건 아쉽지만, 연탄재와 연탄가스는 전혀 아쉽지 않고 반갑기만 하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국민을 위한다면 청와대로 들어가야
국민을 위한다면 청와대로 들어가야필자는 지난 14일 ‘윤석열 당선인에게 바란다’라는 글에서 ‘청와대로 들어가라’는 말과 함께 ‘급하게 서두르지 말기 바란다’고 했다. 그런데 벌써 난리다.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후 집무실이 ‘용산 국방부 청사’로 거의 확정되었다는 보도와 함께,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당선인이 청와대로 들어갈 가능성은 제로”라고 말하면서 취임식이 열리는 5월 10일부터 청와대가 아닌 다른 곳에서 대통령 집무가 시작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그렇다면 지금 당장 국방부 청사에 있는 군 당국은 짐을 싸서 다른 곳으로 이전해야 한다.정말 황당한 일이다.가장 큰 문제는 경호다. 대통령을 경호하는 인력과 군부대는 어디서 근무하나?그러면 그동안 수 백 억원을 들여 만든 청와대 지하 벙커는 뭐가 되나?또한 위기에 대비해 구축되어 있는 국방부 군사시설들은 어떻게 하나?두 달도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군 시설과 장비를 어떻게 옮기나?게다가 갑자기 국방부에 있는 군인과 시설을 옮기고 새로 구축해야 하는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특히 이러한 이전의 공백이 안보의 공백과 직접적 연관성이 있다.만약 외국에서 귀빈이 방문한다면 일부러 청와대로 가서 만날 것인가?윤석열 당선인이 국민과 가까이하겠다는 신념으로 청와대 집무실을 옮기겠다는 취지는 좋다.하지만 그렇다고 청와대에 있을 때와 달리, 찾아오는 사람들을 아무나 만나줄 것인가?청와대에 있든 용산 국방부에 있든 거리는 아무 문제가 안된다. 오히려 ‘인의 장막’이 문제다.그동안 국가 안보를 위해 수많은 비용이 들어갔고 시설이 구축되어 있는데, 왜 굳이 그걸 마다하고 세금을 낭비하고 안보 위협을 조장하려 드나?이 사안은 대통령 한 사람 바뀌었다고 해서, 자기 마음대로 마구 바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문재인 대통령도 결국 청와대로 들어간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공약 중엔 안 지켜도 되는 공약도 있다. 공약 자체가 잘못됐기 때문이다,윤 당선인이 당선되고 나서 강조한 말이 ‘오로지 국민만 보고 가겠다’였다.윤 당선인은 괜한 고집을 부려 국민들을 피곤하고 위험하게 만들지 말고, 그냥 청와대로 조용히 들어가기 바란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민주당의 희한한 쇼
민주당의 희한한 쇼 민주당이 ‘휠체어 타고 출근하기’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박홍근 원내대표를 시작으로 고민정 등 의원 10 여 명이 참여했다. 고민정 의원은 “강변역에서 국회의사당역까지 휠체어로 출근했다”며, “겨우 딱 하루 휠체어를 몰았는데도 두 팔이 욱신거린다”고 페이스북에 소감을 올렸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지하철 시위를 하는데 대한 응답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헛웃음만 나온다.요즘 어떤 장애인이 손으로 모는 휠체어를 이용하나? 장애인들은 정부 지원으로, 손가락만 까딱거려도 움직이는 전동 휠체어를 이용한다. 실제로는 사용하지 않는 수동 휠체어를 힘들게 몰고 나서, 두 팔이 욱신거리네 어쩌고 하고 있다. 정말 생쇼가 따로 없다. 쇼를 해도 제대로 해야 한다.이런 국회의원들이 평소에 지하철을 이용하기나 하는지 모르겠다. 물론 ‘우리 민주당은 장애인의 어려움에 동참한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하지만 지난 5년간 문재인 정부는 뭘 했길래, 이제 와서 민주당 의원들이 이런 쇼를 하고 있나? 정권이 바뀌려니까 신 정부에 책임을 뒤집어씌우려는 쇼맨십이 발동하는 것 같다.특히 지난 총선 이후 민주당인 거대 여당이 됐기 때문에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법이나 예산 편성을 할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마치 남 탓하듯이 보여주기 쇼를 하고 있다. 누가 누구에게 쇼를 하고 있나?정말 ‘누워서 침뱉기’다. 희한한 쇼는 그만하고, 국회에서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논의나 잘하기 바란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