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출근길에..
지하철공사에겐 미안하지만 요즘 지하철이 쾌적(?)해서 좋다. 코로나19로 인한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평소 붐비던 2호선도 승객이 부쩍 줄었다. 필자는 지하철로 30분 정도 앉아 출근하는데, 오늘따라 이런저런 지나간 생각이 들었다. 서울에 지하철 1호선이 개통된 날은 1974년 8월 15일 광복절이었다. 그런데 그날 오전에 있었던 광복절 기념식에서 영부인 육영수 여사가 피격당하는 사건으로 박정희 대통령은 개통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피격 장면과 지하철 개통식 모두 생방송으로 중계되었다. 그런데 말이 지하철이지 서울 일부(서울~청량리)만 지하고, 육상 구간이 훨씬 더 길었다.어렸지만 지하철이 참 신기했다. 문도 자동으로 여닫히고, 음성 안내방송도 나왔다.(당시 버스는 안내양이 다 했다) 모두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당시엔 지하철에 에어콘이 없었고 천장엔 선풍기가 돌아갔는데, 그것도 신기했다. 버스엔 그나마도 없었기 때문이다.1980년대엔 정말 ‘지옥철’이었다. 흔히 콩나무시루에 비유했는데, 느낌 상으론 더 했다. 팔 하나도 꼼짝 못하고 꼭 갇힌 채 공중에 떠가는 느낌일 정도였다.오죽하면 푸시맨(Push Man)까지 등장했다. 열차 안이 꽉 차서 사람들이 열차를 타지 못하니까, 밖에서 밀어 넣는 사람이다. 여성들이 더욱 고통스러웠음은 자명하다.어쨌든 서울 지하철이 제 모습을 갖추게 된 건 88올림픽과 86아시안게임에 대비하면서부터다. 어차피 지어야할 지하철이지만 두 행사 덕에 시기가 당겨지면서, 2 3 4호선의 완공과 함께 본격적인 지하철 시대를 열었다. 필자도 지하철을 애용하기 시작했다.2005년부터 서울에 스크린도어가 설치되기 시작해 2009년엔 모든 역에 설치되었다. 지금 보면 스크린도어가 없었을 땐 얼마나 위험했나 하는 생각이 든다.2010년을 지나면서 차내 광고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벽이나 모서리에 설치한 광고를 보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한때 지하철 광고는 2호선이 가장 인기가 있어서 다른 노선의 광고를 끼워 팔기도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무슨 노선이든 광고가 없다. 지하철공사 입장에선 수입원이 줄어든 셈이기도 하다. (지하철 차내 광고는 노선별로 입찰해 광고전문회사를 선정한다)필자는 자차로 출퇴근을 한 적이 별로 없다.애주가에 운전 자체를 귀찮아하고, 주차장 확보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요즘 지하철은 노선이 참 잘되어 있고 승객도 적다.앞으로도 건강이나 환경을 위해서라도 계속 지하철을 애용할 생각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해사 생도가 “사랑하는 게 죄는 아니잖아!”
얼마 전 모 드라마에서 불륜을 저지른 남편이 아내에게 “사랑하는 게 죄는 아니잖아!”라고 외친 대사가 유행한 적이 있다. 간통죄가 폐지된 지금, 간통한 배우자에게 민사 소송을 할 수는 있어도 형사 소송을 할 수 없다. 즉 사랑하는 게 도덕적 잘못이긴 하지만, 형사적으로 죄를 물을 수는 없다는 의미다. 그런데 2021년 현재 대한민국에서 ‘사랑하는 게 죄’가 되는 곳이 있다.5일 해군사관학교는 지난해 말 ‘1학년 생도의 이성 교제 금지 규정’을 위반한 40여명이 벌점을 주고 11주간 외출과 외박이 제한되는 등의 근신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해사는 이번 징계에 대해 "1학년 생도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반면 육사와 공사는 올해 또는 지난해 말부터 1학년 생도끼리의 이성 교제를 허용하기로 했다. 해사 관계자에게 묻는다.“사랑한다고 벌을 주는 게 맞나?”“사랑을 금지하면 1학년생도 보호가 된다는 논리가 맞나?” 엄격한 사관학교에 입학하여 이성에 신경 쓰지 말라는 배려(?)일 수 있다.그러나 그것은 막말로 ‘쌍팔년도식 발상’이다. 시대가 바뀐 지 오래 되었다.필자가 학교 다닐 땐 당시 국민학교 4학년부터 남녀 학생이 반을 따로 배정했다. 중고등학교 역시 거의 남녀 학교가 분리되어 있었고, 일부러 여대를 가는 경우도 많았다. 따라서 그 당시엔 남녀교제 금지도 많았고, 이성에 대한 호기심도 컸다. 그러나 지금은 남녀공학이 기본이고 남녀 교제도 활발하다. 청소년들이 필자가 학교 다닐 때만큼 이성에 대한 호기심이 크지 않다. 이런 시대에 남녀교제 금지라니? 구시대도 너무나 조선시대적인 발상에 어이가 없을 뿐이다.군도 이제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발상과 제도의 혁신을 이뤄야 한다.사랑은 모든 생명체의 본능이자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가장 기본적인 인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배달노동자가 우습나
배달노동자들이 곳곳에서 인권을 무시당하고 있다며 지난 2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코로나19 등로 인해 이런 갑질은 점점 늘고 있다. 어떤 아파트는 배달음식을 들고 엘리베이터를 타면 안 되고 계단을 이용해야 한다.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또 어떤 곳은 헬멧과 외투를 벗어놓고 들어가야 한다. 얼굴을 공개하고 흉기 소지를 막기 위함이란다. 아파트 단지 안에선 오토바이를 타지 못하고 걸어서 배달해야 하는 곳도 있다.배달원이 자기 먹으려고 가져온 것도 아니고 입주민이 요구해서 음식을 가져 온 것이다. 또환 누구든 배달음식을 구입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직 나만 생각하는 세태다.그런데 지난 3일 SBS 뉴스에 본인이 주소 잘못기입해서 추가 요금을 내야 했던 고객이 배달업체 직원에게 막말을 퍼붓는 목소리가 공개됐다.고객이 잘못된 주소를 입력한 데 따른 추가 비용 3천 원을 받았는데, 그 일로 고객의 거센 항의를 받게 된 것이다.고객 : (배달원) 본인들이 공부 잘했고 했으면 배달 일을 했겠어요? (중략)공부 잘했어 봐요. 할 줄 아는 게 배달밖에 없거든요. 중졸 고졸도 다 받으니까.배달업체 관리자 : 오히려 기사들이 고생했는데고객 : 기사들이 뭔 고생해요. 오토바이 타고 부릉부릉 놀면서 문신하고 음악 들으면서 다니잖아.사기 치면서 3천 원 벌면 부자 된대요? 부모한테 그렇게 배웠어요? (중략)배달업체 관리자 : 돈 많으면 그렇게 건방져도 된다는 거예요?고객 : 돈이 많으니까 건방지겠죠. 정말 어이가 없어 말이 안 나온다.본인이 납품처를 잘못 기입해 놓고 배달원에게 사기쳤다며 대놓고 개무시한다.얼마나 잘난 고객인가 봤더니 그녀의 직업은 학원생 승하차 도우미란다.그 고객 논리라면, 공부 잘했으면 승하차 도우미 하겠나? 돈도 못 벌면서 건방을 떨고 있다.(잘나거나 돈 많다고 해서 건방지거나 갑질 해도 된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요즘 코로나19로 인해 배달노동자들의 위상도 높아지고 수입도 많아졌다.아마도 학원생 승하차 도우미보단 훨씬 더 많이 벌 것이다.이 고객의 가정교육이 잘못된 걸까? 인성에 문제가 있을까?신성한 노동으로 살아가는 배달원들에 대한 기본적 배려나 인권은 없다.아직도 이런 진상고객이 있다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변창흠 장관은 어떤 사람?
LH공사 직원들의 내부 기밀을 이용한 불법 토지 매입 사건이 점입가경이다. 이젠 거의 모든 직원들이 이러한 불법행위를 당연시 했다는 식의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LH공사 직원 대부분은 도덕 불감증에 집단 감염되어, 불법행위를 죄의식 없이 관행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해 왔다는 얘기다. 그렇지 않아도 집값과 전세값이 폭등하면서 많은 국민들이 힘들어 하는 와중에 이런 사건이 터지며 여권에서도 곤혹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마침 변창흠 국토교통부장관이 LH공사 사장으로 재직하던 시기에 있었던 일이라, 야권에선 변장관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정세균 국무총리는 KBS라디오에 출연해 "상황을 확인한 다음 책임질 일이 있으면 누구든 책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변창흠 장관(전 LH공사 사장)은 정말 몰랐을까?직원들의 불법 토지 매입이 암암리에 관행처럼 이정도로 널리 퍼졌다면, 사장으로서 몰랐을 것 같지 않다.변 전 사장이 정말 몰랐다면 바보에 무능한 사람이고, 알고도 묵인 · 방조했다면 업무태만에 무책임한 사람이다.즉 알았든 몰랐든 어떤 경우든, 변 장관은 국토교통부 장관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문재인 정부나 여권을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책임을 통감하고 물러나는 게 상식적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누가 “정말 나쁜 사람”일까?
25일자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4차 재난지원금을 두고 이견을 빚었던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정말 나쁜 사람”이라며, “지금 소상공인들이 저렇게 힘든데 재정 걱정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한다. 정말 황당한 발언이라 말이 안 나온다.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면 나라의 곳간기지로서, 재정건전성을 걱정해야하는 사람이다. 당연히 해야 할 걱정을 하는 사람에게 “정말 나쁜 사람”이라고 몰아세웠다. 만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재정이 망가지거나 말거나’ 걱정 안하고, 당이 원하는 대로 마구 퍼주면 “정말 좋은 사람”이란 말인가?보궐 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지원금을 주려 한다면, 이낙연 대표야말로 “정말 나쁜 사람”이다.지난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에서 벗어나는 상황이오면 국민들에게 위로지원금을 지급하겠다는 발언을 해서 많은 국민들을 파안대소하게 만든 적이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마당에, 국민들이 내는 세금을 마치 자기 돈으로 용돈 주는 것처럼 얘기했기 때문이다.그럼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에게 웃음을 주어서 “정말 좋은 사람”일까, 아니면 재정을 자기 돈처럼 생각해서 “정말 나쁜 사람”일까?<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황교안, 아무도 찾지 않는데?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10일 21대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 지 약 1년 만에 정치 재개를 선언했다. 황 전 대표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야만의 정치를 끝내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황 전 대표는 “‘개와 늑대의 시간’은 지났다. 우리는 그들을 ‘충직한 개’로 착각하고 양떼를 맡겼다. 그들은 본성을 숨기고 우리의 안전과 재산을 이웃 늑대와 함께 갈취했다”고 문재인 정부를 비난했다. 그는 몇 가지 예를 들어 문 대통령을 공격하며, “헌법과 상식, 염치의 회복”을 촉구했다.이어 황 전 대표는 “다시 ‘국민 속으로’ 들어가, (중략) 국민과 함께 늑대를 내쫓을 수 있기를 바라고 바란다”고 주장했다. 이 글을 보니 황교안 전 대표의 뻔뻔함에 헛웃음이 나온다.황교안 전 대표는 당 대표시절 무능의 극치를 보이며, 미래통합당을 ‘사상 최악당’으로 망가트리면서 총선에서 참패하게 만든 장본인이다. 사퇴 후 그동안 황교안 대표를 찾는 사람도 거론하는 사람도 없었다. 완전히 잊혀진 인물이었다. 그런데 1년 만에 갑자기 “야만의 정치를 끝내야 한다”며 정치재개를 하고 나섰다.하긴 국무총리에 대통령 권한 대행에 여당 대표까지 한 사람이 갑자기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려니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황 전 대표의 말처럼 문재인 정부가 ‘야만의 정치’를 하게 판을 깔아준 장본인이 바로 황 전 대표다. 황 전 대표는 “염치의 회복”을 하겠다고 일갈했지만, 본인이 염치가 없는 건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황 전 대표는 “다시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고 했지만, 그를 반기는 국민은 거의 없다.아무도 찾지 않는데 다시 등장하지 말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조용히 기도하고 반성하며 여생을 살아가길 바란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