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 추억’의 ‘악마를 보았다’
이춘재가 결국 화성연쇄살인을 자백했다.영화 '살인의 추억'의 소재가 된 화성연쇄살인사건은 지난 1986년 9월부터 1991년 4월 사이 에 벌어진 연쇄 살인 사건이다. 당시 동원된 경찰 연인원만 205만 여명으로 단일사건 중 가장 많았고, 수사대상자 2만 1,000여명에 달했다고 한다. 경찰은 그 당시엔 밝혀내지 못했었지만 보관하고 있던 증거를 일부 사건의 DNA 대조해 이춘재가 범인임을 확인했고, 결국 자백을 받아 내는데 성공했다. 최고의 프로파일러들이 동원되고 증거를 들이 밀자 "언젠가는 이런 날이 와 내가 한 짓이 드러날 줄 알았다"며 술술 자백했다고 한다. 더 놀라운 점은 경찰이 파악한 9건의 사건과 함께 5건의 추가 범행도 자신의 소행이며, 성폭행만 30여건이라고 자백한 점이다. 두 달에 한 번꼴로 살인이나 성폭행을 했단다. 이춘재의 사진이 공개되면서 우리는 ‘악마’의 얼굴이 어떤지도 알게 되었다.이춘재의 어머니는 “착한 아들”이라고 말했고, 동네 주민들조차 “그럴 리가 없다”는 얘길했다. 그는 교도소에서도 말썽 한번 안 부리고 온순하게 조용히 모범수로 복역하며 가석방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니, 그가 만약 가석방이 되어 풀려났으면 얼마나 많은 추가 범행이 생겼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영화 ‘악마를 보았다’에서 열연한 배우 최민식이 흔한 이웃의 얼굴이었던 것처럼, 이춘재 역시 깔끔한 인상이다. 과거 연쇄살인범의 얼굴만 보면 대개 그가 악마일 것이라곤 전혀 생각할 수 없다. 그러나 영화 ‘악마를 보았다’에서 이병헌의 약혼녀(오산하 분)가 안타깝고 잔인하게 죽어가는 장면을 떠올리면, 멀쩡한 외모 뒤에 감추어진 악마성에 몸서리가 쳐진다. 그동안 경찰 수사에 혼선과 미흡했던 점이 아쉽고 피해자들에게 미안하지만, 경찰이 공소시효가 지나도 끝까지 추적해 결국 자백까지 받아낸 점에 대해서만은 박수를 보낸다.또한 피해자와 가족들은 범인을 알게 되어 한이 조금이라도 풀리기 바라며, 늦게나마 다시한번 피해자들에게 애도를 표하며 명복을 빈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5년 누적적자 4조, 한국GM 전면파업
현대차는 얼마 전 8년 만에 무분규 교섭타결에 합의했고, 쌍용차는 이미 11년째 무분규 타결을 이뤘다. 그러나 한국GM지부는 9일부터 11일까지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전면파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한국지엠 노조는 사측이 노조 요구안에 대해 모두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전면파업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사측은 지난 5년간 누적 적자(순손실 기준)가 4조원에 달하는 등 경영상황 악화로 임금동결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국GM의 작년 적자가 8,594억원에 달하는데도 노조는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한편 지난달 방한한 줄리언 블리셋 지엠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노조가 파업을 계속해 생산차질이 발생하면 물량 일부를 다른 국가에 뺏길 수 있다. 파업은 한국지엠만 손해를 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우리 속담에 “누울 자리 봐 가며 발을 뻗어라”라는 말이 있다.국내 경기 침체는 물론 글로벌 경기 침체와 미중무역갈등 등으로 국내외 경제위기감이 ‘공포’ 수준으로 가다오는 현재의 상황에서, 강성노조의 대표격인 현대차 노조도 무분규 타결을 하는데 과연 한국GM이 총파업을 하는 게 옳은 판단인가 싶다. 물론 한국GM노조의 상황이 현대차와 다르다.그러나 5년간 누적적자 4조원이라는 경영상황에서 생산성 저하는 생산절벽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비슷한 상황인 삼성르노는 지난 6월 극적인 타결을 했지만, 이후 주문량이 줄면서 지금은 희망퇴직을 받고 있음도 고려해야 한다. 만날 적자투성이인데 급여는 무조건 올리라는 게 과연 합리적인지, 외국계 회사가 사업을 철수하면 어떻게 되는지 한국GM노조에 묻고 싶다. 2년 전 군산GM공장 폐쇄 사태를 교훈삼아 사태를 스스로 잘 판단하여 현명한 결정을 하기 바란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적의 공격이었는데 ‘전상(戰傷)’ 아닌 ‘공상(公傷)’이라니?
지난 2015년 8월 4일 수색작전 도중 비무장지대(DMZ) 수색로 통문 앞에 북한군이 매설한 목함지뢰로 두 다리를 잃고 전역한 하재헌 예비역 중사가 보훈처에 이의신청을 제기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하 예비역 중사가 전역할 당시 육군은 ‘전상’ 판정을 내렸으나 보훈처 보훈심사위는 '전상'으로 보기 어렵다며 ‘공상’ 판정을 내렸고, 하 예비역 중사는 보훈처의 공상 판정에 불복해 지난 4일 이의 신청을 한 바 있다. 논란이 커지자 17일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은 목함지뢰 폭발사고 부상자의 상이 판정에 대해 관련 법조문을 탄력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없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전상'은 적과의 교전이나 무장폭등 또는 반란을 진압하기 위한 행위, 전투 또는 이에 준하는 직무수행 중 상이를 입은 것이고, '공상'은 교육·훈련 또는 그 밖의 공무, 국가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 등의 과정에서 상이를 입은 것이다. 전상과 공상은 월 5~6만원 정도의 금전적 보상 외에는 경제적 혜택은 큰 차이가 없지만 군인은 전상을 더 명예롭게 여기며, 하 중사 역시 마찬가지다. 보훈처는 이에 대해 "목함지뢰 사건의 경우 국가유공자법 시행령에 규정된 '경계 등의 직무수행 중 상이'로 판단하고, 과거 유사한 지뢰폭발 사고 관련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공상으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하 중사는 “보훈처가 보내온 (공상판정) 문서에는 ‘일반 수색작전 중에 지뢰를 밟은 것과 동일하게 봐야 한다’ ‘전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있었다”고 주장했다. 하 중사는 경계 근무 중 우연히 지뢰를 밟은 경우가 아니다.이 사건은 북한군이 수색로 문 앞에 목함지뢰를 고의로 설치한 것으로, 이는 분명 적의 공격행위이다. 따라서 교전이자 전투 또는 이에 준하는 행위이다. 육군 역시 이런 관점에서 전상으로 판정한 바 있다. 또한 천안함 폭침 때에는 전상으로 판정했고, 하 중사 역시 북한의 공격에 의해 피해를 입었으므로 전상으로 하는 게 맞다. 그는 목함지뢰로 인해 전신 마취하는 수술 19번 등 수술만 21번했다. 우리나라는 지금 휴전상태다.북한의 여러 종류의 공격이 종종 있어 왔고 또 앞으로도 있을 수 있다.또한 보훈처가 하 중사를 전상으로 판정하나 공상으로 판정하나, 예산상으론 큰 차이가 없다. 이럴 경우 국가를 위해 근무하다 희생당한 피해자와 그에 대한 예우 그리고 군 사기를 위해서라도, 전상으로 판정해도 될 걸 공상으로 굳이 깎아내릴 필요가 있을까 싶다. 보훈처의 꼼꼼하지 못한 안일한 판정이었다고 생각한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안 하는 게 나았던 문 대통령의 ‘추석 인사’
문재인 대통령이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1일 국민들에게 '추석 인사'를 했다. 그런데 내용이 참 답답하다. 추석 인사의 주요 내용을 보면 문 대통령은 “활력 있는 경제가 서로를 넉넉하게 하고 공정한 사회가 서로에게 믿음을 주며 평화로운 한반도가 서로의 손을 잡게 할 것입니다“라며, 이어 “국민 모두에게 공평한 나라를 소망합니다”라고 전했다. 정말 기가 차서 헛웃음이 나온다. 어쩌면 지금 상황과 반대로만 얘기할까 하는 생각이다. “경제가 하도 나빠 세상이 흉흉하고사회가 공정하지 않아 서로 불신만 초래하며북한에게 쌍욕에 가까운 막말을 듣고도 헤벌쭉 웃습니다“라며, “국민 모두가 공평을 소망하지만, 우리 편의 불공평은 괜찮습니다”라고 말해야 하는 상황이다. 물론 이번 ‘추석 인사’는 앞으로 그렇게 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와 추석 덕담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경제 활성화가 시급한데 주저하고 있고공평하지 않은 법무부장관을 임명하여 사회 분란을 일으켰으며북한이 뭔 일을 하더라도 찍소리 못하는 입장“일 뿐이다. “평등과 공정과 정의”를 외친 문정부이지만, 그동안 뭘 했기에 이런 ‘추석 인사’를 하는지 묻고 싶다. 공평하지 않은 정부여서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는 사실조차 잊고 있는 듯하다. 이제 와서 갑자기 교육정책을 손보라 하고 공평한 나라가 되길 소망한다니, 문 대통령과 청와대의 현실 인식에 문제가 있는 건지, 능력은 부족한데 환상만 쫓고 있는 건지, 아니면 아직도 진영논리에 갇혀있는 건지 울화통이 터질 따름이다. 안 하는 게 나았던 문 대통령의 추석 인사였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정부와 정치권은 기업과 기술발전을 위해 뭘 했나?
필자가 어렸을 때엔 가전이라면 일본산이 최고였다.당시 소니를 필두로 파나소닉, 나쇼날(National의 일본식 발음), 산요 등 일본 가전제품은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를 휩쓸었다. 백화점에서도 가장 좋은 자리엔 어김없이 일본 가전이 배치되었다.그러나 지금은 어디가나 좋은 자리는 모두 한국제품이 차지하고 있고, 일본 가전을 찾기 힘들다. 이는 이전에 일본 가전제품이 그랬던 것처럼 세계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헐리우드 영화에서도 한국제품이 종종 눈에 띄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 되었다. 최근 미국 소비자만족지수협회, ACSI가 발간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는 가전 부문에서 100점 만점에 82점을 받아 1위를 기록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지난해 3위에 올랐던 삼성전자는 올해 보쉬, GE어플라이언스, 미국 월풀 등과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또한 삼성전자는 올해 PC부문 평가에서 81점을 받아 미국 애플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고 한다.정말 대단한 결과다. 한편 27일 미국 출시를 앞둔 삼성전자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갤폴드)에 대해 미국 내 평가도 매우 호의적이라고 한다.씨넷은 "어떤 식으로 보나 갤폴드는 독보적인 스마트폰"이라고 평가했고, 안드로이드 오쏘리티는 갤폴드 리뷰에서 "솔직히 큰 화면은 너무 좋다"며 "아이폰 사용자들은 울고 싶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는 보도도 있다. 휴대폰은 물론 TV, 세탁기 등 가전제품에 있어 이제 한국제품이 과거 일본 제품이 차지했던 자리를 넘겨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일본의 경제 보복이 이런 상황을 반영한 위기감에서 나온 것이라는 평가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부터 주요 경제 정책의 한 축으로 ‘혁신 성장’을 들었다. 그렇지만 최근까진 오로지 ‘소득주도성장’에 올인하고, 친노조 정책과 사회주의적 반기업 정서로 기업들의 의지를 꺾어왔다.최근에서야 기술 발전에 관심을 좀 기울이기 시작했으니 그나마 다행스러울 정도다. 과거 군부독재 시절에는 권력과의 유착 등으로 기업들이 많은 혜택을 누렸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그 반대다. 지금 한국기업들의 선전은 정부나 정치권의 지원에서 비롯되었다기보다, 기업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다. 정부와 정치권은 자기 입맛에 맞게 기업을 통제하고 규제할 생각보다, 기업의 혁신성을 본받고 적극 지원할 때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애국기업’ 삼성전자에게 누가 돌을 던지랴?
글로벌 인적자원(HR) 컨설팅업체인 '유니버섬'(Universum)이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중국, 등 12개 국가의 공학·IT 전공 대학생·대학원생 13만201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매긴 '2019년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고용주‘ 순위에서 삼성전자가 공학·IT 전공 부문 세계 8위에 랭크됐다.즉 삼성전자가 전세계 공대생들이 꼽은 가장 매력적인 직장 순위에서 8위에 올랐으며, 이는 아시아 기업에서는 가장 높은 자리다.아마존(9위)과 소니(11위), 페이스북(22위), 화웨이(35위) 등 글로벌 유력 IT 기업들을 제쳤다니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1위는 미국 구글로 10년 연속 선두에 마이크로소프트(MS)가 그 뒤를 이었고, 애플과 BMW그룹, IBM, 지멘스, 인텔 정도가 삼성전자에 앞섰을 뿐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7일 최첨단 반도체 패키징 기술인 '12단 3차원 실리콘 관통전극(3D-TSV)' 기술을 업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전문적 용어라 필자도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반도체 패키징 기술 가운데 가장 어려운 것으로 초격자 기술의 선두자리를 지켜나가고 있다고 한다. 또한 삼성전자는 일본의 수출규제와 미·중 무역 분쟁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3분기 잠정실적으로 매출 62조원과 영업이익 7.7조원을 올렸다고 8일 발표했다. 2분기보다는 매출은 10.4%, 영업이익은 16.6%가 증가했다고 한다. 주지하다시피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폴더블폰’을 개발해 전세계 시장을 선점해 나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정말 대단한 자랑스런 대한민국 기업이다.삼성전자만 직원 수가 10만명이 넘는다. 관련 기업과 협력업체에 삼성전자 때문에 먹고 사는 상인이나 음식점 등에 그 부양가족까지 합하면, 삼성전자로 먹고 사는 사람들의 수는 최소 수백 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심지어 삼성전자는 2018년 영업이익의 30% 가까운 16조8,200억원의 세금을 냈다. 국내는 물론 세계 기업들과 싸워가며 번 돈으로 많은 국민들을 먹여 살리고 있다.이 정도면 ‘애국기업’이며, 기업 중 BTS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10일 삼성디스플레이와 충청남도의 신규 투자 협약식에 참석해 "국민들께 좋은 소식을 전해주신 이재용 삼성 부회장 (중략)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이재용 부회장에게 공식적으로 첫 감사를 표했다. 물론 삼성이 그동안 권력과의 유착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킨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대놓고 욕하며 불매운동 운운하는 건 지나치다.제2차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BMW·포르쉐·아우디·벤츠·폭스바겐 등 대부분의 자동차회사들이 전범기업이었고, 일본의 미쓰비시·히다치 등도 대표적인 전범기업이었다. 전범기업의 자동차를 타고 다니면서, 그에 비할 수 없을 만큼의 적은 문제를 일으킨 삼성전자를 욕하고 제품을 불매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삼성전자처럼 잘 나가는 애국기업을 응원하진 못할지언정, 딴죽을 거는 사람들의 의도가 뭔지 모르겠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