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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인권기자 | 농지 조사 ③ - 문제점

26-10-29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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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 조사 ③ - 문제점

 

‘농지 전수조사’가 거센 역풍을 맞자, 이 대통령과 정부는 재빨리 태세를 전환했다. "수도권·개발 예정지 등 진짜 투기 의심 지역 위주로 핀셋 단속을 하고, 단순 상속이나 고령 농가의 임대차는 합법화·양성화해 주겠다"며 정책을 수정하게 된 것이다

 

그러면 전국의 모든 농민을 잠재적 범법자로 취급하는 ‘농지 전수조사’는 무엇이 문제였을까?

 

가장 중요한 건 개인의 재산권 박탈 및 강제 처분이라는 점에 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거래되던 자산(농지)에 대해, 정부가 전수조사를 통해 일제히 단속하고 짧은 기간 내에 강제로 매각하도록 압박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헌법은 ‘경자유전 원칙(제121조)’을 규정함과 동시에, ‘사유재산권의 보장(제23조)’과 ‘자유시장경제 질서(제119조)’를 기본 바탕으로 하고 있다.

즉 ‘경자유전’은 농지 투기를 막기 위한 원칙이지만, 이를 '모든 농지의 국가 관리'나 '재산권의 강제 제한'으로 극단화할 경우 사유재산권 침해라는 위헌적 요소와 충돌하게 된다.

이 때문에 여론과 정치권은 물론, 평생 자기 땅을 일구며 사유재산으로 지켜온 대다수 농민들조차 "정부가 내 재산권을 강탈하려 한다"며 격렬하게 저항했고, 결국 정부도 손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러한 배경엔 현실적 측면도 있다.

우선 농지를 받아줄 젊은 농민이나 신규 농부가 크게 부족하다. 현재 대한민국 농업인의 평균 연령은 70세를 훌쩍 넘었으며, 신규로 농촌에 유입되는 청년 농부의 수는 정부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즉 비농민들이 강제로 토지를 내놓아도, 그 농지를 받아서 직접 트랙터를 몰고 농사를 지을 사람 자체가 농촌에 없다.

또한 농업은 '돈이 안 되는 산업'이다. 외국산 농산물 수입 개방과 치솟는 비료·인건비 등으로 인해, 농사만 지어서는 빚 갚기도 벅차다. 돈이 안 되고 힘만 드니 젊은 세대가 농촌으로 오지 않는 것인데, 단순히 "땅값을 떨어뜨리고 싸게 주겠다"고 한들 농지를 살 사람이 나타나기 어렵다.

 

게다가 실경작자가 부족한 상태에서 비농민의 땅이 강제로 시장에 대거 쏟아져 나오면, 가격이 폭락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그 땅들을 싸게 사들일 수 있는 이들은 농민이 아니라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이나 농업회사법인 혹은 투기 여력이 있는 부유한 자산가들이 될 가능성이 크다.

즉 전농의 이상과 달리, "힘없는 농민은 평생 일군 땅을 헐값에 강탈당하고, 결국 거대 자본이나 법인이 농지를 더 싸게 독점하는 역설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물론 헌법상의 ‘경자유전 원칙’을 지키고, 농지 투기를 막자는 건 아주 좋은 정책이다.

하지만 현장과 농민들의 목소리를 한 번도 듣지 않고, 오로지 ‘전농’의 편향된 목소리에만 심취해 정책을 밀어붙인 건 대통령과 정부의 큰 잘못이다.

<연재 끝>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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