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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교육 | 세계 액션 영화의 대부, 정창화 감독

26-10-23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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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액션 영화의 대부, 정창화 감독

 

며칠 전 유튜브에서 우연히 '나그네 검객 황금 108관‘(왼쪽 사진)이란 한국액션영화를 보고 깜짝 놀랐다. 박노식 태현실 오지명 남정임 등 당시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총출동한 1968년 흑백 영화였는데, 지금 봐도 꽤 수준이 높고 재미있다. 감독이 ’정창화‘라는 분인데, 임권택 감독의 스승이란다. 깜짝 놀라 정창화 감독에 대해 조사해 봤다.

 

정창화 감독은 멜로나 액션 등 장르를 넘나들며 작품활동을 했다. 특히 1972년 홍콩 쇼브라더스(Shaw Brothers)에서 연출한 ’죽음의 다섯 손가락‘(King Boxer / Five Fingers of Death - 원제 ’천하제일권(天下第一拳)‘ (가운데 사진))은 아시아 영화 최초로 전미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서구권에 '쿵푸 영화'라는 장르 자체를 각인시킨 감독이었다. (한국에선 <철권>이란 제목으로 개봉)

이런 분위기를 바탕으로, 다음 해(1973년) 이소룡의 <용쟁호투>(Enter the Dragon)가 개봉하며 전 세계적인 쿵푸 신드롬을 폭발시켰다.

 

정창화 감독은 한국에서 쌓은 다이내믹한 쾌속 편집, 클로즈업, 효과 음향, 빠른 카메라 워크, 그리고 서부극 스타일의 비정한 서사에 멜로까지 무술 액션에 접목했다.

타격감을 극대화한 사실적이고 스피디한 연출법은 이후 홍콩 액션 영화는 물론 헐리우드 액션 연출의 표준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특히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정창화 감독의 팬으로 알려져 있다. 영화 <킬 빌(Kill Bill)>에서 주인공이 분노할 때 나오는 특유의 사이렌 소리 같은 효과음과 붉은 조명 연출은 <죽음의 다섯 손가락>을 그대로 오마주한 것이다. 타란티노는 이 작품을 영화사상 최고의 걸작 10편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한편 1990년에 임권택 감독이 <장군의 아들>(오른쪽 사진)이란 액션 영화를 제작한다고 해서 깜짝 놀란 적이 있었다. 당시 임권택 감독은 <만다라> <길소뜸>과 1986년 <씨받이>로 배우 강수연이 베니스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한국인의 한(恨)과 정서를 가장 깊이 있게 표현하는 ’작가주의‘ 감독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런 감독이 액션을?

가능할까?

싶었지만 웬걸, 대박 흥행이 나면서 <장군의 아들> 시리즈는 3편까지 제작됐다. 이는 멜로부터 액션까지 넘나들며 활약했던 스승인 정창화 감독의 영향이었다. 실제 임권택 감독은 "내가 영화 현장에서 연출을 제대로 배운 유일한 스승은 정창화 감독님뿐"이라고 명확히 밝혀왔다고 한다.

 

그럼 왜 정창화 감독은 대중들에게 덜 알려졌을까?

(사실 이름을 대면 알만한 정 감독 영화들은 꽤 있다 - <중광의 허튼소리> <수렁에서 건진 내 딸> <불새의 늪> <홍병매> <소림용문방> 등)

과거 한국 영화계의 평가가 주로 예술성, 사회고발, 작가주의 경향의 작품을 중심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반면 오락성이 강한 액션, 무협, 스릴러 등은 가벼운 B급 영화로 치부하는 경향이 강해서, 정창화 감독에 대한 펑가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쿠엔틴 타란티노를 비롯한 해외 거장들의 존경 표명, 칸 영화제 특별 상영, 부산국제영화제 회고전 등을 거치며, ’세계적 액션 거장이자 한국 영화사의 숨은 대부‘로 재조명과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1928년생(98세)인 정창화 감독은 아직 생존하시는 걸로 나와 있다. 살아생전에 더 높은 평가가 이루어지길 바란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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