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교육 | 한글 띄어쓰기의 시작은?
26-10-06 09:19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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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띄어쓰기의 시작은?
사흘 뒤인 10월 9일은 580돌을 맞는 한글날이다. 한글은 디지털시대를 맞이하면서 갈수록 우수성이 입증되고 있고, 한국어와 함께 세계적 관심을 끌고 있다.
옛날의 훈민정음 시절과 비교하면 한눈에 봐도 달라진 게 몇 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띄어쓰기다. 옛날의 한글(훈민정음)에는 한자처럼 띄어쓰기가 없었다.
그러면 띄어쓰기는 언제 누가 시작했을까?
세종대왕?
주시경 선생?
조선어학회? (필자도 막연하게 조선어학회일 줄 알았다)
아니다.
충격적이게도
외국인 선교사다.
옛날의 한글엔 띄어쓰기가 없어서, 불편한 점도 많았다. 이를 간파한 선교사 ‘존 로스’(왼쪽 사진)가 1877년 외국인을 위한 한글 학습 자료인 <한국어 첫걸음(Corean Primer)>을 만들며, 처음 영어식 띄어쓰기를 적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존 로스는 1882년에 <예수셩교누가복음젼셔> 성경 번역 과정에서도 띄어쓰기 활용했다.
이어 미국의 교육자이자 선교사로 고종의 자문 역할을 했던 호머 헐버트 (Homer Hulbert, 오른쪽 사진)가 조선에 와서 한국어를 배우던 중, 단어 단위로 끊어 읽는 것의 필요성을 절감하여 한글 문장 부호와 띄어쓰기 개념을 체계적으로 도입했다. 나아가 헐버트는 1896년 창간된 <독립신문>이 국내 간행물 중 최초로 띄어쓰기를 도입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최초의 순한글 교과서인 <사민필지>(1889)를 편찬하기도 했다.
특히 <독립신문>이 띄어쓰기를 도입하면서, 대중화의 물꼬를 텄다. 다만 초기에는 낱말 기준이 아니라 조사나 어미까지 불규칙하게 끊어 쓰는 등 혼란이 컸다.
이에 주시경 선생은 언어의 기본 단위를 명확히 하려 했으며, 1908년 국내 최초의 문법서인 <국어문법>을 통해 띄어쓰기의 이론적 기틀을 다지기 시작했다. 이후 1933년 조선어학회가 <한글 맞춤법 통일안>을 발표하며, 띄어쓰기에 대한 구체적이고 명문화된 기준을 세웠다. "문장의 각 단어는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하되, 조사는 그 윗말에 붙여 쓴다"는 오늘날의 대원칙이 이때 비로소 확립되었다.
만약 띄어쓰기가 없으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가장 큰 문제는 문장의 의미가 완전히 왜곡되거나, 해독하기 어려운 문장들이 속출한다는 점이다. (아버지가방에들어가신다)
또한 현대 사회에서 필수적인 정보 검색 및 디지털 환경에서도 치명적인 오류가 발생한다. 특히 법률 문장의 해석을 두고 다툼의 여지가 무궁무진하게 생겨나게 된다.
한국어는 조사와 어미가 발달하여, 교착어 특유의 복잡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완전히 새로운 걸 도입할 땐, 새로운 시각이 있어야 가능하다.
즉 평소에 띄어쓰기를 구사하는 외국인이어서, 한글에서도 띄어쓰기의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다.
좋은 건 잘 받아들이는, 당시 지식인들의 개방적인 자세가 다행이었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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