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활동 | 신문에서 TV편성표를 폐지하는 이유
26-06-25 13:21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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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에서 TV편성표를 폐지하는 이유
필자가 어렸을 적, 추석이나 설 연휴엔 신문에 <명절특집 TV편성표>가 별도로 있었다. 그러면 필자와 형제들이 서로 다퉈가며, 빨간 펜으로 보고 싶은 프로그램에 동그라미를 치고는, 명절 내내 고이 모셔 놓았다. 주로 ‘특선 영화’가 인기였다. 영화 보기가 어려웠던 시절이었다.
TV 편성표는 라디오 편성표와 함께 신문 맨 뒷면에 있었다. 그러다가 케이블TV가 생기자 편성표는 한 면을 모두 차지하게 되면서, 내지로 옮겨갔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지금은 TV 시청하는 사람이 크게 줄었다. 특히 신문 편성표를 참고하여 본방송을 제시간에 맞춰보는 시청자는 거의 없다.
신문 보는 사람 역시 크게 줄었다. 또한 인터넷이나 플랫폼에서 편성표를 불 수 있기 때문에, 편성표를 보려고 굳이 신문을 펼칠 필요도 없어졌다.
신문 광고도 크게 줄면서, 신문 지면도 줄었다. TV 편성표를 비싼 지면에 굳이 실을 필요가 점점 없어졌다.
이렇게 신문 지면의 터줏대감이었던 TV 편성표가 미디어 환경 변화(OTT, 유튜브 중심)와 종이 신문 제작비용 부담으로 인해 빠르게 퇴장하고 있다.
경향신문, 한국일보, 한겨레, 서울신문, 세계일보, 국민일보 등 6개 종합지는 지면에서 TV 편성표를 완전히 삭제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문화일보 등 4개 종합지는 아직 편성표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이들 역시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종편) 위주로 대폭 축소해 게재한다.
해외 언론들은 우리보다 훨씬 빠르게 움직였다.
미국 최고의 유력지인 뉴욕타임스(NYT)는 이미 2020년 9월을 기점으로 81년간 이어오던 지면 TV 편성표를 전면 폐지했다.
사실 신문사들은 수년 전부터 TV편성표 폐지를 만지작거렸다. 하지만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검색이 서툰 골수 고령층 독자들의 항의와 절독 협박이 워낙 거세어, '폐지했다가 슬그머니 다시 부활시키는' 과정을 반복해 왔다.
하지만 2026년 현재는 고령층마저 유튜브나 스마트TV 사용에 익숙해지면서, 신문사들이 마침내 완전히 결단을 내릴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나마 아직 편성표를 유지하고 있는 4개 신문은 고령층 독자가 많은 보수 신문들이다.
영원할 것 같고 넘볼 수도 없었던 TV의 시대가 이렇게 저물고 있다.
애환이 잔뜩 담긴 TV편성표를 찾아보기 어려워지는 이유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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