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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탁칼럼 | ‘빨리빨리’ 문화

25-12-24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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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빨리’ 문화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상 깊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빨리빨리’ 문화다그들은 빨리빨리’ 문화가 우리나라 경제 산업 발전에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 입을 모은다. ‘신속 정확은 산업 현장을 비롯해우리나라 어디에나 구호처럼 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빨리빨리는 아니었던 것 같다특히 왕족이나 양반들은 걸음걸이부터 느릿느릿이었다그들에게 빨리는 체통 없는 행동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빠귀었다아마도 경제발전을 이루던 시기가 아니었나 싶다경영자 입장에선 시간을 단축해야 비용이 절감됐다노동자 입장에선 신속하고 정확하게가 스스로 성실하고 능력 있음을 입증할 수 있고그 결과 임금을 더 받거나 승진할 수 있었다.

게다가 안 되면 되게 하라는 군대 문화가 합쳐지면서,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노력을 집중하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더 나은 제품 서비스 능력을 제공해야 살아남다 보니이젠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까지 갖추게 되었다.

 

그런데 외국인 입장에서 빨리빨리’ 문화를 어떻게 생각할까?

세계 최고 속도를 자랑하는 인터넷(통신택배 의료 행정 등은 물론 안경 제작까지외국인들은 감탄하며 칭찬이 이어진다.

 

하지만 외국인들 일부는 적응하지 못하는 문화가 있다.

바로 식당’ 문화다.

유럽이나 남미에선 점심시간이 보통 1~2시간이라고 한다대화하면서 천천히 먹는 게 습관이다그런데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먹으면 쫓겨난다. (짜장면 한 그릇 먹으면서 두 시간 동안 수다를 떨면주인 입장에선 뭐가 남을까 싶다)

 

우리나라에선 점심시간이 보통 1시간이고실제 식당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은 30분 내외다음식이 느리게 나오면빨리 달라고 보채기 마련이다오죽하면 입구나 식탁에 있는 키오스크로 주문하고탁자 옆에 있는 수저통에서 식사를 위한 사전 세팅까지 미리 한다그후 음식이 나오면대화는 중단한 채 코 박고 열심히 먹고 끝내야 한다그래야 남은 시간 동안 커피를 테이크아웃 하든 양치를 하든 다른 일을 할 수 있다.

대신 대화와 여유 있는 식사는 저녁에 한다맛집을 가든 삼겹살에 소주 한잔 하든동료나 지인들과 대화하며 천천히 먹는다.

 

이렇게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 할 땐 집중해서 빡세게’ 하고끝나면 편하게 쉰다그래서 외국인 입장에선 달라 보이는 모양이다.

 

우리나라에서 오래 생활하다 본국으로 돌아간 외국인들 다수는 한동안 적응을 못 한다고 한다너무 느리기 때문이다택배는 기본이 며칠이고서류하나 떼는데도 며칠 걸리고인터넷도 느리고병원 진료 받으려면 기본이 며칠이고안경 하나 맞추는데 2주 걸리고...

 

물론 빨리빨리’ 문화가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빨리빨리’ 문화에서 살다 보면성격이 급해지고 본인도 모르게 스트레스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빨리빨리’ 문화에 절어 있다 보니 이게 당연한 것같고느리게는 답답해서 스트레스 받아 오래 못 살 것 같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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