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활동 | 김에 진심이다 보니...
25-12-22 11:33페이지 정보
좋아요 0개 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 13관련링크
본문
김에 진심이다 보니...
대한민국의 ‘김’이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K-푸드의 대표로 우뚝 섰다.
우리나라는 김의 원조이자 김에 진심인 나라다.
자연산으로 가끔 채취해 먹던 김을, 조선 인조 시대(1640년대)에 세계에서 가장 먼저 김 양식을 시작한 나라다. 병자호란 이후 전남 광양 태인도에 머물던 ‘김여익(金汝翼)’이란 분이 바다에 떠다니는 나무껍질에 김이 붙어 자라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이를 응용해 밤나무 가지를 갯벌에 꽂는 ‘섶꽂이’ 방식을 고안해, 세계 최초로 양식에 성공했다.
당시 명칭이 없던 이 해조류가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고, “광양의 김(金) 씨가 만든 것”이라는 말을 들은 임금이 직접 ‘김’이라는 이름을 하사했다고 전해진다.
김을 오랫동안 양식해 왔지만, 위기도 있었다.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김의 종자가 일본 것으로 바뀌었나 보다) 김은 높은 수온에 아주 취약한데, 기후 변화로 수온이 올라가면서 김 생산이 안 되었다고 한다.
이에 해양수산부와 국립수산과학원은 고온에서도 잘 자라는 국산 품종을 찾아내어 신품종 개발에 박차를 가해, 그 결과 기존 품종보다 높은 수온에서도 생산성이 유지되는 ‘해풍 1호’, ‘해모돌 1호’ 등을 개발해 보급했다. 이들 품종은 맛도 좋고 수확량도 많아, 이젠 국산 품종 보급률은 95%를 넘어섰다.
오늘날 한국 김은 전 세계 120여 개국으로 수출되며, 세계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는 독보적인 1위다. 2024년 수출액 1조 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25년에는 11월까지 10억 달러(약 1조 4천억 원) 이상의 실적을 올리며, ‘바다의 반도체’라는 별명을 입증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Black Paper (블랙 페이퍼 – 검은 종이)’라며 싫어하던 서구인들조차 ‘에브리데이 슈퍼푸드'로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감자칩 대신 먹을 수 있는 저 칼로리 고단백인 건강한 스낵(Seaweed Snack)으로 인식되었다. 특히 비건(Vegan)과 글루텐 프리(Gluten-free) 트렌드에 완벽히 부합하며, 웰빙 식품의 대명사가 되었다. 영화배우 휴잭맨의 어린 딸이 길거리에서 김을 먹는 사진이 눈길을 끌기도 했다.(사진) 또한 김은 맥주 안주나 간식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도 김을 양식하며 먹는다. 그런데 일본의 김은 주로 두껍고 질겨 초밥용으로 쓰인다. 하지만 한국 김의 얇고 바삭하며 들기름과 소금으로 조미되어, 입안에서 녹는 식감을 따라올 수 없다.
특히 밥을 김에 싸서 먹는 그 맛은 외국인들도 감탄하고 좋아한다.
우리가 워낙 김에 진심이다 보니, 어느 새 세계인들이 찾는 식품이 되었다.
문제는 공급에 한계가 있어 가격이 오른다는 점이다. 국내 소비자 입장에서 그리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전체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