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활동 | 사라진 범죄
24-11-11 10:08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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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범죄
요즘 국제 보도를 보면 파리나 로마같이 유럽 유명 도시에 소매치기가 정말 극성이다. 아예 대놓고 훔쳐가고, 들켜도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간다. 심지어 지하철에서 휴대폰을 보고 있는데, 문이 닫히는 순간에 채가는 경우도 있다. 영상으로 볼 땐 청소년들이 많은 게 특징이다.
그런데 당국은 뭘 하는지 모르겠다. CCTV에 다 찍히고 증거도 넘치는데, 안 잡는 건지 처벌이 약한 건지 모르겠다.
지금 우리나라엔 소매치기가 사실상 사라진 셈이다. 있어 봤자 러시아 소매치기단 같은 외국인이나, 소매치기로 교도소 생활을 하다 출소해 또 소매치기하는 노인들이 대부분이다.
예전엔 우리나라도 소매치기가 많았다. 당시엔 ‘쓰리꾼’이라고 했다. (일본말이나 파생어인 줄 알았는데, 사전을 찾아보니 ‘'소매치기'의 비표준어’라고 나온다)
몸을 고의로 부딪히면서 주의를 돌려 속주머니나 뒷주머니에서 지갑을 빼가는가 하면, 몰래 핸드백을 열어 지갑을 훔쳐가는 경우가 많았다. ‘안창따기’ 혹은 ‘밑창따기’ 같이 예리한 면도칼을 사용하여, 남성의 상의를 기술적으로 찢거나 여성 핸드백의 밑창을 찢어 훔쳐가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한때 소매치기를 막기 위해 핸드백에 동전을 깔고 다니란 캠페인도 있었다. 밑창이 따이면 동전이 우수수 떨어지며 소리가 나기 때문이다.
한편 만약 어떤 사람이 소매치기 당하는 걸 눈치채고 소리를 지르면, 그 칼로 얼굴을 그었다는 설이 파다했다. 그래서 당시 소매치기는 공포의 대상이기도 했다.
하지만 90년대까지만 해도 꽤 활동하던(?) 소매치기는, 2000년대에 들면서 급격히 줄어든다.
가장 큰 이유는 사람들이 대부분 신용카드를 사용하면서, 현금을 안 가지고 다니기 때문이다. 기껏 훔쳐봤자 지갑엔 돈이 별로 없었다. 요즘은 아예 현금 없이 다니는 사람들도 많다. 따라서 소매치기 해 봤자, 남는 게 없다. 괜시리 신용카드 잘못 사용했다간 더 큰 사달이 난다.
또 다른 이유는 CCTV다. 버스나 지하철 쇼핑센터 어디에나 CCTV가 주시하고 있다. 빼도 박도 못하는 증거가 된다.
하지만 특히 지방의 전통시장 같은 곳엔 소매치기가 아직도 남아 있다고 한다. 노인들이 현금을 가지고 다니기 때문이다.
어쨌든 소매치기가 사라지면서 또 다른 범죄가 늘겠지만, 대중교통 이용할 때 맘 놓고 있는 것만도 좋아진 세상이다.
이런 걸 보면 우리나라는 치안이 꽤 좋은 나라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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